▲ 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
[월간수소경제] 2015년 12월 채택된 파리협정으로 세계 각국은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기후변화 대응·기후재원 조성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에너지 정책과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파리협정에 따라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웠으며 그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확대 보급, 청정에너지 산업 확장 및 관련 분야 정부 지원을 늘려 나가는 등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발생량 세계 7위인 우리나라는 파리협정으로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37%의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지고 있어,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대응, 본격화하는 수소경제시대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세계경제는 화석연료에 대안에너지로서 수소에 주목하고 있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 고갈과 수급 불안, 환경문제 등에 대한 우려로 수소가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 급부상되고 있는 것이다. 

수소는 산업, 수송, 발전, 건물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화석에너지 대체가 가능한 에너지원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경우 이산화탄소 발생이 전혀 없는 그린에너지로서 에너지전환이라는 과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혁신성장을 가속화하고 경제체질·생태계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플랫폼 경제’를 구현키로 하고 데이터경제, 인공지능과 함께 수소경제를 3대 전략투자분야로 선정해 2019년 5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수소경제 육성을 위해 수소산업 생태계를 아우르는 단계별 밸류체인 구축과 수요기반 확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밸류체인 R&D 실증에 700억 원을 투입하고 권역별 수소 생산기지, 수소버스 기반 대중교통망, 수소시범도시 등 수소생산거점 구축에 200억 원을 투입한다. 또한, 수소전기차 보급 확산을 위해 구매보조금, 세금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차량의 성능 개선 및 충전인프라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작업도 진행하게 된다. 특히,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2022년까지 민관투자 2조 6,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이러한 정책은 수소경제 관련 법안 추진과 함께 수소경제사회, 수소산업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시의 에너지 정책과 수소산업 발전 잠재력
대구시는 ‘청정에너지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비전으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비전 실현을 위한 목표로 ‘세계적인 청정에너지 자족도시 조성’을 제시하고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20% 이상 확대, 전력자립률 100%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구시 에너지 정책을 뒷받침할 에너지원은 신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 발전이다. 대구시의 청정에너지 발전 목표는 2030년까지 원전 2.5기에 해당하는 2.5GW 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태양광·풍력·소수력·바이오에너지를 통해 0.4GW, 연료전지 등 0.6GW, 천연가스 발전 1.5GW로 구성된다.

특히 천연가스 발전은 수소산업 육성과 긴밀하게 연결되며 천연가스 기반 수소생산·공급을 통한 청정에너지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정책적 관심이 수소로 확대되기에 충분하다.

대구시는 국내 천연가스 공급주체인 한국가스공사가 입지해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라 2014년 본사를 대구혁신도시로 이전했으며 최근 전국에 있는 가스 배관과 연결된 공급관리소를 수소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구시 관내에는 한국가스공사의 정압관리소 5곳과 블록밸브관리소 1곳이 있다. 이러한 점은 대구시가 수소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대구시 혁신도시에 소재한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또한 대구시는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상생협력 사업 추진, 정책적 연대 등을 통해 천연가스 개질 기반 수소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최적지이다. 최근 발표된 ‘제13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2018~2031)’에는 천연가스 기반 수소제조·공급 실증센터를 구축해 안정적인 수소공급 체계를 실증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중앙정부와 대구시, 한국가스공사 연계 협력으로 수소제조·공급 인프라 구축 시 대구의 수소산업 육성 잠재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에는 산업용으로 수소를 이용하는 기업이 18개가 있다. 경산시와 구미시 등 인근 경북까지 확대하면 수소 수요기업은 71개에 이른다. 이와 함께 천연가스 기반 수소제조에 중요한 CNG 충전소가 12곳이다.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해 지역의 대학 및 연구소를 중심으로 수소 관련 연구개발도 확대 추진 중이다. 

물론 양호한 여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 수소 수요기업은 수소를 전량 원거리에 있는 수소산지에서 구매하고 있어 높은 운송비용 부담을 안고 있다. 대구에서 가장 가까운 수소생산지인 울산은 100㎞ 이상 떨어진 거리로 파이프라인 연결이 어렵다. 이 때문에 수소를 튜브트레일러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실정으로 제조원가에서 운송비에 대한 비용부담이 크다.

대구시가 수소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수소 관련 성장 잠재력을 점검하는 한편 산업기반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대구시의 정책 기본방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구시는 청정에너지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비전으로 에너지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에너지원 중 하나는 천연가스 발전이며 이는 수소산업 육성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또한 대구시는 한국가스공사가 입지하고 있어 천연가스 개질 수소생산을 위한 에너지원의 장기적·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

따라서 대구시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수소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위한 천연가스 기반 수소제조·공급체계를 구축해 수소의 산업적 이용을 활성화하고 지역 수소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구시가 청정 수소산업 육성 기반 구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인프라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소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한국가스공사를 통한 천연가스의 장기적·안정적 공급을 바탕으로 한 천연가스 개질 기반의 수소 제조·공급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수소 전문기업을 유치하고 수소 수요기업을 지원할 거점이 필요하다. 올해 4월 발의된 수소경제법안에는 수소경제사회 이행을 위해 수소특화단지를 지정하고 수소전문기업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과 함께 수소특화단지 우선 입주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한 지역 차원의 대비와 함께 수소 전문기업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 실증, 사업화와 수소 수요기업에 대한 사업 활동, 인력양성 등을 지원할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수소산업 육성을 통한 수소경제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수소시장 활성화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한 거점이 구축되어야 한다. 수소는 2차 에너지이므로 사업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즉 연료전지, 에너지저장 등 융합을 통해 수소시장 사업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 동시에 수소의 운송 및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저장장치, 저장용기, 원천기술 확보, 기술개발 강화 등 중장기적 측면에서 수소산업 융합을 통한 시장 활성화를 선도할 연구개발 역량 강화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 티씨에스원이 지난 2010년 10월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준공한 11.2MW 연료전지발전소.(사진=티씨에스원)


수소 생산·공급, 기업지원, 신시장 창출 위한 전략사업 추진
앞서 제안한 대구시 수소산업 육성 3대 추진전략의 구체화를 위해서는 먼저 전략사업이 제시돼 추진될 필요가 있다. 전략사업을 통해 다양한 인프라 구축과 확장 가능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수소 제조·공급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천연가스 기반 수소제조·공급 실증센터를 대구에 유치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4월, ‘제13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2018-2031)’을 통해 천연가스 신시장 창출을 위한 수소 공급 인프라를 구축하고 2019년까지 ‘천연가스 기반 수소제조·공급 실증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하였다.

한국가스공사가 입지한 대구는 천연가스 기반 수소제조·공급·실증의 최적지이다. 대구의 강점을 활용한 전략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소제조·공급체계 구축을 위해 천연가스 기반 수소생산 플랜트·충전소 설립이 필요하다. 특히, CNG 충전소를 활용한 천연가스 개질형 복합 충전소를 건설하고 안정적인 수소에너지 수급 및 가격 관련 정보 제공·관리를 위한 수소유통센터 설립 역시 필요하다.

둘째, 수소산업 지원 기반 강화를 위해서는 수소산업에 투입되는 제품, 부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성능평가와 지역 중소기업의 부품 설계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수소산업 인재육성센터를 설립해 수소산업 기반 구축과 관련한 현장 기술인력·기업 종사자의 재교육 및 기능인력 역량강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기업의 수소 관련 비즈니스를 지원할 수소산업 비즈니스센터를 설립해 마케팅, 유통채널 확보, 판로개척 등 다양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소산업 융합 신산업 거점 구축을 위해 연료전지 발전 등 분산발전 신산업 촉진이 필요하다. 연료전지 발전 확대는 수소의 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료전지는 주원료가 메탄과 수소다.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력원인 것이다.

대구시의 전력 자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청정에너지발전시설 구축이 필수적이며 연료전지를 포함한 분산발전사업을 확대해 수소 이용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수소 생산 및 상용화를 위해서는 튜브트레일러용 고압수소용기, 수소저장합금, 수소액화 기술, P2G(Power to Gas) 기술개발에 나서 원천기술 확보는 물론 기술 고도화를 이뤄 국내 관련 시장 활성화는 물론 수출로도 연결해 국부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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