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버스 구동시스템 통합성능 평가장비가 버스 후축에 결합된 모습.(사진=교통안전공단)
수소버스 구동시스템 통합성능 평가장비가 버스 후축에 결합된 모습.(사진=교통안전공단)

월간수소경제 = 이상현 기자 | 지난해 전기·수소차 누적등록 대수가 처음으로 LPG차를 넘어서는 등 친환경차의 상승세가 매섭다. 정부와 지자체도 친환경차 활성화를 위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운송수단이 배치되고 있는 만큼 안전성 관리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는 특히 수소상용차 보급이 활발할 전망이다. 상용차 운영에 유리한 액체수소가 시장에 공급되기 때문이다. 국내최초 액화수소플랜트가 가동되며 액체수소 충전소도 인천·부산 등에서 상반기 내에 문을 열 예정이다. 액체수소 부피는 기체수소의 800분의 1 수준으로 운송효율이 10배 이상 높다. 많은 양의 수소를 필요로 하는 상용차에 희소식이다.

액체수소 주요 수요처로는 버스가 유력하다. 실증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게차나 화물용 트럭보다는 범용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도 수소버스 보급에 힘을 싣고 있다.

액체수소가 유통됨에 따라 수소버스 보급이 확대될 전망이다.(사진=인천시)

환경부는 올해 수소시내버스 910대, 수소광역버스 810대의 구매보조금을 지원한다. 또 30대의 수소버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교체비용을 보조한다. 인천시는 2024년까지 누적 700대의 시내버스와 광역·전세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인천 출입 공항버스, 시내버스, 통근버스 등 1,300여 대의 수소버스를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버스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수소버스 안전성이 부각되고 있다. 버스 등 교통수단의 경우 인명사고로 직결될 수 있기에 내압용기, 출력, 충격 테스트, 수소 누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안전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전경.(사진=교통안전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 전경.(사진=교통안전공단)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교통안전공단)은 수소버스 내압용기 안전 확보를 위해 레이저 초음파 비파괴 검사기술(이하 비파괴 검사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육안 검사 위주로 진행되던 수소 내압용기 표면검사를 강화한 움직임이다. 플라스틱·카본 복합소재 수소 내압용기의 특성과 내압용기 재검사 환경을 고려해 고안됐다.

비파괴 검사기술은 구조물에 펄스 레이저를 조사해 발생하는 열탄성에 의한 초음파를 측정해 결함을 검출한다. 레이저 가진부와 수신부로 구성됐다. 가진부는 레이저 발생기와 스캐너로 이뤄졌으며 레이저 생성·조사를 담당한다. 발생한 초음파 신호를 수집하는 수신부에는 AE(Acoustic Emission)센서와 Pre-Amp가 있다.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크기·깊이의 결함이 내외부에서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결함 종류, 화학물질 침투 등도 알 수 있었다. LSTM(Long Short Term Memory)을 기반으로 1.5mm 깊이의 결함을 96.5% 정확도로 검출했다.

해당 기술은 향후 내압용기 재검사방법 개선에 활용된다. 교통안전공단은 지난 2022년부터 내압용기 재검사를 맡아오고 있다. 재검사는 내압용기 구조 장치 변경, 내압용기 장착검사, 자동차 자기인증 후 내압용기가 장착된 자동차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생산검사, 장착검사, 기술검사, 안전검사 등이 내압용기 재검사 과정에 포함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전경.(사진=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수소버스 구동시스템 통합성능 평가장비’도 개발했다. 토크, 회전속도, 출력 등 수소차의 동력성능을 측정해 차량의 시스템 출력을 평가하는 장비다. 이를 활용해 차량 단위 출력 시험, 평가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 평가장비는 초고속 동력계, 고토크 동력계, 유성기어 박스 등 3종 장치로 구성됐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개발한 초고속 동력계.(사진=교통안전공단)

초고속 동력계는 흔히 말하는 모터 동력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터 동력계는 모터를 동력측정장치(다이나모미터)에 직접 연결해 부하제어용 모터를 회전시켜 속도, 토크, 파워를 측정하는 장비다. 초고속 동력계는 전기모터, 감속기나 변속기 등의 복합 입출력 시험 용도로 개발됐다. 5자유도 공시체 축정렬 프레임을 적용해 시편을 자유롭게 배치한 후 사용할 수 있다.

차량 단위 시험이 가능한 토크미터가 장착된 고토크 동력계도 고안했다. 버스의 경우 전축은 조향만 되는 축이며 후축에서 동력이 나온다. 후축에 기기적 연결을 통해 회전속도, 토크를 측정해 출력을 알아낼 수 있다. 분산되는 출력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평가 시 좌우에 고토크 동력계를 각 1기씩 배치한다. 평가 후 양측에서 유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개발한 고토크 동력계.(사진=교통안전공단)

이 장비는 차량의 실제 출력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교통안전공단 미래차연구처의 설명이다. 타이어·휠을 제하면 내부에 휠허브 판이 있는데 여기에 유성기어 박스를 통해 고토크 동력계와 연결해 출력을 측정한다. 이전에는 모터동력계를 활용해 모터 출력 시험을 수행해왔으나 차량의 시스템 출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동력 전달 구조의 효율 등 차량 시스템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해당 장치를 개발했다. 이전에는 전달 구조에서 출력이 흡수되는 등 실제 출력과 달라지는 경우가 있었다.

김종완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허브 동력계 시스템 단위로 상용차의 출력을 테스트하는 장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자동차 국제기준에 따른 차량의 출력 성능 평가·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장치는 유성 기어 박스다. 자동차 기어 박스와 동일하게 속도와 토크를 바꿔준다. 버스에 높은 동력이 가하면 부하가 생기는 데 이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수소버스 구동시스템 통합성능 평가장비는 국토교통부의 ‘수소버스 안전성 평가기술 및 장비개발’ 사업 과제로 개발됐다. 3월에 과제가 종료되는 대로 현장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아직은 연구과제가 끝나지 않아 과제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며 “추후 장비를 어떻게 운영·활용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개발 과정에서 문의·의뢰 요청이 이어진 만큼 수요가 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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