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듈식 설계가 적용된 에너지볼트의 빌딩형 블록인 EVx 플랫폼.(그림=에너지볼트)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친환경, 탈탄소 제련소 구축을 위해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고려아연(회장 최창근)이 호주 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인 에퓨런(Epuron)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에너지 저장시스템 개발업체인 에너지볼트(Energy Vault)에 5,000만 달러(약 600억 원)를 투자해 화제가 되고 있다.  

스위스에 기반을 둔 에너지볼트는 신개념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인 EVx로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EVx는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으로 전기모터를 구동해 30톤의 블록을 들어 올리고, 전력이 필요할 때 블록을 순차적으로 내려 전력을 생산하는 플랫폼이다. 

이는 한밤중에 남아도는 전력을 사용해 상부의 저수지로 물을 퍼 올린 후 낮에 전력수요가 몰릴 때 물을 방류해 발전하는 ‘양수식 발전’과 닮은 면이 있다. 

에너지볼트는 멕시코의 시멘트 제조사인 세멕스(Cemex)와 협력해 광산 찌꺼기, 석탄재, 폐기된 풍력터빈의 블레이드, 흙 같은 복합재료를 활용한 친환경 방식으로 30톤 무게의 블록을 만든다. 

에너지볼트는 지난 2018년 스위스 남부 티치노(Ticino)주에 4분의 1 크기인 파일럿 설비인 CDU(Commercial Demonstration Unit) 타워를 세우고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꿔 생산한 전기를 전력망에 공급하는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 스위스 남부 티치노주에 설치된 에너지볼트의 CDU 파일럿 설비.(사진=에너지볼트)

고려아연 외에도 일본의 소프트뱅크,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BHP도 에너지볼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에너지볼트는 상장 지분에 대한 사모투자(PIPE)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해 1억5,000만 달러를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올해 중반 호주의 아연제련소인 선메탈(SMC) 인근에 EVx를 설치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2030년까지 80%, 2040년까지 100% 재생 가능 전력으로 전환하기 위해 호주 퀸즐랜드주에 있는 SMC를 세계 최초의 그린아연(Green Zinc) 제련소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고려아연은 호주의 자회사인 아크에너지(Ark Energy) 주도로 지난해 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인허가는 물론 EPC, 운영, 모니터링 등에 특화된 신새쟁에너지 전문기업 에퓨런의 지분 100%를 인수한 바 있다. 

여기에 에너지볼트의 EVx를 에너지저장 플랫폼으로 도입, 탈탄소 생산체계 구축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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