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지난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3’이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문재인 정부 시절의 화려함은 줄어들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문 정부 때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등 다양한 로드맵이 발표되고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는 등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분주했고, 많은 대기업이 수소사업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그야말로 역동적인 모습들이 이어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과거 전시회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2021년 9월에 열린 ‘수소모빌리티쇼+(H2 MEET의 전신)’에서는 수소기업협의체 ‘Korea H2 Business Summit’ 창립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무총리와 대기업 수장들이 대거 행사장을 찾아 수소경제 추진 의지에 대한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기억이 난다. 올해 전시회에는 정부와 기업의 고위층 인사들이 대거 몰리지 않아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사실 현장에서 기업을 취재하다 보면 현 정부가 이전 정부보다 수소경제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얘기를 종종 듣곤 한다. 지난 7월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이옥헌 산업통상자원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50조 퍼붓고도 경쟁국에 7년 뒤져…“이대론 수소 수입국 전락” 아침에 본 기사 제목이다. ‘50조’, ‘전락’ 같은 단어들이 수프에 촘촘히 박힌 후추처럼 자극적으로 다가온다. “정부도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며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다만 수소 경쟁력은 여전히 경쟁국 대비 5~7년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기사를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수소는 생산, 저장과 운송, 활용 등 밸류체인이 너무 방대해서 경쟁의 잣대를 어디다 둬야 할지 헷갈린다. 이런 유의 평가는 의도를 품은 ‘단정’에 불과할 때가 많다. “중국의 수소차에서 상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98.5%에 달하지만, 국내 수소버스 운행 차량은 고작 423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쓴소리에 불과하다. 어떤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끌어온 ‘수치’도 문맥에 따라 ‘팩트’의 진실이 달라진다. 중국의 수소상용차는 배터리 용량을 늘린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은 쏙 빠져 있다. 국내 수소충전소는 여전히 200여 곳에 불과하고, 액화수소 플랜트는 해외 기업의 기술 제휴로 짓고 있고, 그린수소는 국내 생산보다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수소 기술…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SK E&S, 효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가 각각 인천, 울산, 창원에서 총 연간 4만 톤 정도의 수소액화플랜트를 올 하반기에 준공할 예정임에 따라 연말이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액체수소가 생산되어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단연 생산 규모가 가장 큰 SK E&S의 인천 수소액화플랜트(하루 90톤, 연간 3만 톤)이다. 하루 90톤은 수소전기버스의 대당 1회 충전량 25kg을 기준으로 했을 때 3,600대 분량이다. SK E&S가 하루 생산하는 액체수소를 소비하기 위해선 몇천 대의 수소버스가 운행되어야 한다. 당연히 수소버스에 수소연료를 공급할 액체수소충전소도 구축되어야 한다. SK E&S는 환경부의 액체수소충전소 구축비용을 지원받아 전국에 26개의 액체수소충전소를 구축 중이다. SK를 포함한 연간 4만 톤 정도의 액체수소가 원활하게 소비되면 국내 수소산업 확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환경부는 올 상반기부터 SK E&S의 수소액화플랜트 건설 현장을 찾아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액체수소충전소 구축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인천 수소버스 선도도시 조성 실시협약 등 여러…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수십 개의 거짓말을 기반으로 한 복잡한 사기’. 2020년 2월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에 대해 펴낸 보고서의 제목이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고, 니콜라의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은 유죄 판결까지 받았다. 이런 대형 스캔들에도 니콜라는 무너지지 않았다. 아무도 니콜라가 제시한 ‘비전’을 의심하진 않았다. 다만 이를 실현할 기술력과 자금, 전문 인력이 문제였다. 이탈리아의 상용차 제조기업인 이베코는 니콜라와 기술 개발을 이어갔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회사인 보쉬도 자사의 연료전지시스템을 니콜라의 수소트럭에 넣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삼각동맹은 굳건했다. 이베코의 에스웨이(S-WAY) 플랫폼을 기반으로 ‘니콜라 트레’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이 개발됐다. 수소트럭에는 보쉬의 연료전지 파워모듈과 핵심 부품이 들어간다. 폭스바겐, 오펠 등을 거친 자동차 업계의 베테랑인 마이클 로쉘러가 올해 초 사장으로 부임해 니콜라를 이끌었다. 수소 생산·유통 전문 브랜드인 HYLA를 새롭게 출범시켰고, 시장에 대한 교통정리도 마쳤다. 이베코그룹이 ‘니콜라 이베코 유럽(합작법인)’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유럽 시장은 이베코’, ‘북미 시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정부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수소발전 입찰시장(일반수소)을 개설했다. ‘청정수소인증제’는 수소를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등의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청정수소로 인증하고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2024년 상반기에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선 올해 안으로 청정수소인증제와 관련 법령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난 6월 29일 개최한 ‘청정수소인증제 민관 포럼’을 통해 배출량 기준은 4kgCO2eq/kgH2, 배출량 산정범위는 ‘Well-to-Gate’로 하는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산업부는 올 하반기에 수소법 하위법령 개정, 청정수소 인증기관 지정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청정수소 인증방법론과 혜택안(인센티브안)에 대한 별도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기업과 전문가들은 청정수소인증제와 관련해 단계적인 기준 강화와 과감한 인센티브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단계적 기준 강화는 정부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당초 배출량 기준에서 수소의 원료(천연가스 등) 조달 시 선박에서 나오는 배출량 등을 산정범위에서 포함하려다가 한시적으로 제외했다. 배출량 산정범위도 ‘Well-to-Gate’로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월간수소경제>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게 2020년 1월이다. 2017년 8월에 창간해서 올해로 6주년을 맞았으니 절반이 넘는 시간을 함께한 셈이다. 국토부가 주관하는 수소시범도시 사업이 딱 그해에 처음 시작됐다. 경기도 안산시, 울산광역시, 전북 전주·완주 등 3곳에서 수소시범도시 사업이 시작된 해가 2020년이다. 그로부터 3년이 흘렀다. 수소시범도시 사업은 약 90%의 공정률로 이제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창간 6주년을 맞아 세 도시의 담당자를 모시고 특집 좌담회를 열었고, 여기서 나온 이야기를 핫이슈 코너에 담았다. 이번 좌담회는 여러 모로 의미가 있다. 수소사업을 두고 수소연료전지, 수소차, 수소충전소, 수소생산기지 등등 해서 따로 떼어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않다. 수소가 생겨나서 흘러가는 모든 영역, 즉 전주기 관점에서 에너지의 흐름을 짚어야 한다. 천연가스를 흔히 도시가스라 부른다. 도심의 지하를 지나는 배관을 통해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가스라는 의미다. 수소도 ‘도시가스’가 될 수 있다. 발전을 해서 전기를 만들고, 자동차를 움직이고, 열을 냉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 첫 지방 취재가 기억난다.…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올해는 ‘액화수소 원년’이다. 창원, 울산, 인천 등 3곳에서 연간 최대 4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가 준공되어 액체수소 생산이 시작된다. SK E&S만 해도 인천에 연 최대 3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열게 된다. 탱크에 저장된 액체수소는 최대한 빨리 출하하는 게 좋다. 영하 253℃로 액체상태를 유지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소 수요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SK플러그하이버스의 경우 ‘니키소 씨이앤드아이지 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액체수소충전소를 짓고 있다. 수소버스 같은 상용차량을 위한 대용량 충전소다. 액화수소를 유통하기 위해서는 진공단열밸브, 액체수소펌프, 액화수소저장탱크 등 관련 기술이 필요하다. 밸브 쪽은 피케이밸브앤엔지니어링, 대형탱크 쪽은 에스탱크엔지니어링 같은 업체가 대응하고 있고, 액체수소펌프를 개발 중이라는 압축기 회사 소식도 간간이 들린다. 액화수소 기술은 난이도가 높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오랜 시간 내구와 안전을 검증받은 제품을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니키소 씨이앤드아이지만 해도 50년 동안 수소 서비스를 위한 극저온 장비를 제조한 경험이 있다. 과거 린데의…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한화와 한국서부발전이 지난 6월 21일 충남 서산시에 있는 한화임팩트 대산사업장에서 ‘대산 수소터빈발전 실증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취재를 위해 30여명의 기자들이 방문해 수소 혼소 발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움을 엿볼 수 있었다. 한화는 서부발전의 평택1복합 발전설비(1994년 준공)에서 노후되어 운전 정지한 LNG 가스터빈을 활용해 80MW급 중대형 터빈 기준 세계 최고 혼소율인 59.5%의 수소 혼소 발전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배출가스 내 CO2와 NOx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수소 혼소 발전기술의 조기 상용화도 병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한화의 성과는 의미가 크다. 특히 가스터빈 원제작사(GE)에 대한 기술 의존 없이 한화의 독자적인 수소 연소기 기술을 더해 혼소 발전이 가능하도록 혼소 터빈으로 재생시켰고, 터빈을 구동하기 위한 보조기기도 국내 기업과 협력해 국산 기술로 구축했다는 점이 더욱 인상적이다. 발전용 가스터빈 세계 시장 점유율을 보면 제너럴일렉트릭(GE) 58%, 지멘스 27%, 미쓰비시파워(MPW) 11%, 안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올해 국내에 세계 최초로 수소발전 입찰시장이 열린다. 수소발전 입찰시장은 사업화 단계에서 연료전지 등 수소발전 산업에 예측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장을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간 산업부는 수소발전 입찰시장 설명회를 개최하고, 3개년(2023~2025년)의 입찰시장 개설물량과 연도별 구매자의 구매량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수소발전 입찰시장 연도별 구매량 산정 등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일반수소 발전시장 입찰물량에 대해 정부와 업계 간 의견 차이를 보이며 논란이 일었지만 정부가 제시한 물량대로 최종 결정됐다. 이에 따라 수소발전 입찰시장 관리기관인 전력거래소는 6월 중으로 일반수소 발전시장을 개설한다. 이후 낙찰자 선정(9월), 계약 및 전력거래 등록(10월) 절차가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입찰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사전 준비 기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올해 개설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도록 상반기(6월) 입찰에 물량을 최대한 많이 배정해주길 바라는 의견들도 많다. 우선 정부가 이 부분을 고려해 입찰을 진행해주길 바란다.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내년에 시행될 청정수소인증제를 앞두고 블루·그린 수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또 분산에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통한 원전수소가 청정수소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린수소의 경우 가장 주목할 곳은 제주 행원의 3.3MW 그린수소 실증단지다. 현재 2.3MW 규모의 수전해 설비가 현장에 설치되어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완성검사를 통과했다. 이들 설비에서 나온 수소가 조만간 함덕 그린수소충전소에 공급되어 수소버스 운행이 시작될 예정이다. 제주가 그린수소 사업에 발 벗고 나선 이유는 출력제한 때문이다. 풍력,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보급이 크게 늘면서 전력계통에 과부하가 걸리는 일이 잦아졌고, 이를 막기 위해 전력거래소에서 발전 중지 조치를 내리는 횟수가 크게 늘었다. 제주는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수소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최적의 테스트베드다. 행원 실증단지는 실제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하는 국내 최초의 그린수소 생산기지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블루수소와 관련해서는 탄소포집(CC)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년간 ‘Korea CCS 2020’ 사업을 통해 습식, 건식, 분리막을 통한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