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해마다 발간하는 ‘글로벌 수소 리뷰’를 기반으로 12월호 커버스토리 기사를 썼다. 170페이지에 이르는 원문 보고서를 정리하느라 제법 품이 들었다. 수전해 부문에는 중국의 약진이 돋보인다. 2022년 말까지 전세계에 설치된 수소생산용 전해조 용량은 약 700MW였고, 이 중 30%가 중국에 설치됐다. 올해 성과는 더 두드러진다. IEA는 연말까지 중국에 설치되는 전해조 용량이 1.1GW에 달해 전세계 점유율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수전해 부문만 앞선 것은 아니다. 연료전지를 적용한 수소전기차 개발에도 공을 들였다. 애초에 승용은 전기차, 상용은 수소차에 집중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시장의 간섭을 피했다. 그 결과 수소상용차 보급에 가장 앞선 국가가 됐다. 2023년 상반기 전세계 수소트럭 보급대수는 8,000대가 넘는다. 이 중 95% 이상이 중국에서 운행된다. 수소버스는 올해 6월 기준 약 7,000대가 보급됐고, 이 중 85%가 중국에서 운행된다. 중국산 제품의 품질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전해조뿐 아니라 연료전지의 성능과 내구를 꼼꼼히 따져봐야겠지만, 통계 수치에 담긴
[월간수소경제 성은숙 기자] 얼마 전 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가 사단법인 발기인 총회를 열고, 향후 추진할 활동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해양수산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등록할 예정인 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는 선박용 청정메탄올 전주기 산업 활성화에 우선 매진할 계획이다. 그린수소와 재생CO2의 합성을 통해 생산되는 청정메탄올은 친환경 선박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해사기구의 2050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영향이다. 해양수산부는 2027년까지 그린메탄올 23만 톤을 선제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지난 11월 15일 밝혔다. 정부의 청정메탄올 산업 육성 방침도 발표됐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지난 11월 23일 제5차 전체회의에서 2030년까지 국내에서 청정메탄올 50만 톤을 생산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청정메탄올 신산업 창출 추진전략’ 등을 내놨다. 이를 위한 3대 추진과제도 제시했다. 그린수소 시장도 그 영향을 받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청정메탄올산업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 국회, 산업계, 학계를 종횡무진하며 회원사와 청정메탄올 초기시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단체의 어깨가 무겁다. 해야 할…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대구 방천리 쓰레기매립장에 있는 인투코어테크놀로지의 수소생산시설을 돌아본다. 세계 최초로 플라즈마를 활용해 매립지가스(LFG)를 수소로 전환하는 실증시설이 들어선 곳이다. 12기의 플라즈마 모듈 장비가 두 줄로 정렬해 있다. 매립지가스에서 분리한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ICP(고주파 유도결합 플라즈마) 소스에 넣어 고온 열분해하면 합성가스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스팀을 불어넣어 수소생산량을 늘리게 된다. 메탄의 지구온난화 지수가 27이다. 수치를 이보다 높게 잡는 곳도 있다. 태워 없애야 하는 메탄과 이산화탄소로 수소를 생산하는 업사이클링 기술이라 시장의 관심이 크다. 플라스마 기술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인투코어가 하고 있는 ICP 플라즈마, DC 토치 플라즈마, 마이크로웨이브 플라즈마가 그것이다. 이 중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기술은 DC 토치 방식이지만, 이것대로 또 전극을 자주 갈아줘야 하는 문제가 있다. 과거에 마이크로웨이브 플라즈마 현장을 취재한 적이 있다. 그중 한 곳은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플라즈마, 한 곳은 저출력 마이크로웨이브 플라즈마를 활용한 현장이었다. 두 곳 다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월간수소경제 성은숙 기자] 최근 한국기계연구원과 현대기아자동차 공동연구팀이 수소 연료만 100% 사용하는 ‘직접 분사식 수소엔진’을 개발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고압의 수소연료를 연소실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으로 역화문제를 해결하고, 높은 압축비와 연료성층화, 초희박연소를 통해 열효율을 극대화하면서 출력 성능을 향상시켰다. 가솔린 엔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은 99%, 미세먼지 배출은 90% 정도 줄일 수 있는 성과를 냈다. 자동차 엔진의 연소 과정에서 생성되는 질소산화물(NOx)은 15ppm 이하로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개발된 수소엔진 기술의 장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연료전지와 달리 고순도 수소가 필요하지 않아 수소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전통적인 자동차의 엔진과 큰 차이가 없는 구조로, 화석연료를 무탄소 수소 연료로 대체할 수 있는 ‘즉각적이고 경제적인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유럽 등 해외 기업들의 수소엔진 개발 움직임은 활발하다. 진작부터 배터리, 수소연료전지뿐만 아니라 수소엔진 개발도 추진해왔다. 그에 비해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다. 수소엔진 개발에 있어 정부 지원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지난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3’이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문재인 정부 시절의 화려함은 줄어들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문 정부 때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등 다양한 로드맵이 발표되고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는 등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분주했고, 많은 대기업이 수소사업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그야말로 역동적인 모습들이 이어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과거 전시회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2021년 9월에 열린 ‘수소모빌리티쇼+(H2 MEET의 전신)’에서는 수소기업협의체 ‘Korea H2 Business Summit’ 창립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국무총리와 대기업 수장들이 대거 행사장을 찾아 수소경제 추진 의지에 대한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기억이 난다. 올해 전시회에는 정부와 기업의 고위층 인사들이 대거 몰리지 않아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사실 현장에서 기업을 취재하다 보면 현 정부가 이전 정부보다 수소경제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얘기를 종종 듣곤 한다. 지난 7월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이옥헌 산업통상자원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50조 퍼붓고도 경쟁국에 7년 뒤져…“이대론 수소 수입국 전락” 아침에 본 기사 제목이다. ‘50조’, ‘전락’ 같은 단어들이 수프에 촘촘히 박힌 후추처럼 자극적으로 다가온다. “정부도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며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다만 수소 경쟁력은 여전히 경쟁국 대비 5~7년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기사를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수소는 생산, 저장과 운송, 활용 등 밸류체인이 너무 방대해서 경쟁의 잣대를 어디다 둬야 할지 헷갈린다. 이런 유의 평가는 의도를 품은 ‘단정’에 불과할 때가 많다. “중국의 수소차에서 상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98.5%에 달하지만, 국내 수소버스 운행 차량은 고작 423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쓴소리에 불과하다. 어떤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끌어온 ‘수치’도 문맥에 따라 ‘팩트’의 진실이 달라진다. 중국의 수소상용차는 배터리 용량을 늘린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은 쏙 빠져 있다. 국내 수소충전소는 여전히 200여 곳에 불과하고, 액화수소 플랜트는 해외 기업의 기술 제휴로 짓고 있고, 그린수소는 국내 생산보다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수소 기술…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SK E&S, 효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가 각각 인천, 울산, 창원에서 총 연간 4만 톤 정도의 수소액화플랜트를 올 하반기에 준공할 예정임에 따라 연말이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액체수소가 생산되어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단연 생산 규모가 가장 큰 SK E&S의 인천 수소액화플랜트(하루 90톤, 연간 3만 톤)이다. 하루 90톤은 수소전기버스의 대당 1회 충전량 25kg을 기준으로 했을 때 3,600대 분량이다. SK E&S가 하루 생산하는 액체수소를 소비하기 위해선 몇천 대의 수소버스가 운행되어야 한다. 당연히 수소버스에 수소연료를 공급할 액체수소충전소도 구축되어야 한다. SK E&S는 환경부의 액체수소충전소 구축비용을 지원받아 전국에 26개의 액체수소충전소를 구축 중이다. SK를 포함한 연간 4만 톤 정도의 액체수소가 원활하게 소비되면 국내 수소산업 확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환경부는 올 상반기부터 SK E&S의 수소액화플랜트 건설 현장을 찾아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액체수소충전소 구축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인천 수소버스 선도도시 조성 실시협약 등 여러…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수십 개의 거짓말을 기반으로 한 복잡한 사기’. 2020년 2월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에 대해 펴낸 보고서의 제목이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고, 니콜라의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은 유죄 판결까지 받았다. 이런 대형 스캔들에도 니콜라는 무너지지 않았다. 아무도 니콜라가 제시한 ‘비전’을 의심하진 않았다. 다만 이를 실현할 기술력과 자금, 전문 인력이 문제였다. 이탈리아의 상용차 제조기업인 이베코는 니콜라와 기술 개발을 이어갔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회사인 보쉬도 자사의 연료전지시스템을 니콜라의 수소트럭에 넣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삼각동맹은 굳건했다. 이베코의 에스웨이(S-WAY) 플랫폼을 기반으로 ‘니콜라 트레’ 전기트럭과 수소트럭이 개발됐다. 수소트럭에는 보쉬의 연료전지 파워모듈과 핵심 부품이 들어간다. 폭스바겐, 오펠 등을 거친 자동차 업계의 베테랑인 마이클 로쉘러가 올해 초 사장으로 부임해 니콜라를 이끌었다. 수소 생산·유통 전문 브랜드인 HYLA를 새롭게 출범시켰고, 시장에 대한 교통정리도 마쳤다. 이베코그룹이 ‘니콜라 이베코 유럽(합작법인)’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유럽 시장은 이베코’, ‘북미 시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정부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수소발전 입찰시장(일반수소)을 개설했다. ‘청정수소인증제’는 수소를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등의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청정수소로 인증하고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2024년 상반기에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선 올해 안으로 청정수소인증제와 관련 법령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난 6월 29일 개최한 ‘청정수소인증제 민관 포럼’을 통해 배출량 기준은 4kgCO2eq/kgH2, 배출량 산정범위는 ‘Well-to-Gate’로 하는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산업부는 올 하반기에 수소법 하위법령 개정, 청정수소 인증기관 지정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청정수소 인증방법론과 혜택안(인센티브안)에 대한 별도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기업과 전문가들은 청정수소인증제와 관련해 단계적인 기준 강화와 과감한 인센티브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단계적 기준 강화는 정부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당초 배출량 기준에서 수소의 원료(천연가스 등) 조달 시 선박에서 나오는 배출량 등을 산정범위에서 포함하려다가 한시적으로 제외했다. 배출량 산정범위도 ‘Well-to-Gate’로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월간수소경제>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게 2020년 1월이다. 2017년 8월에 창간해서 올해로 6주년을 맞았으니 절반이 넘는 시간을 함께한 셈이다. 국토부가 주관하는 수소시범도시 사업이 딱 그해에 처음 시작됐다. 경기도 안산시, 울산광역시, 전북 전주·완주 등 3곳에서 수소시범도시 사업이 시작된 해가 2020년이다. 그로부터 3년이 흘렀다. 수소시범도시 사업은 약 90%의 공정률로 이제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창간 6주년을 맞아 세 도시의 담당자를 모시고 특집 좌담회를 열었고, 여기서 나온 이야기를 핫이슈 코너에 담았다. 이번 좌담회는 여러 모로 의미가 있다. 수소사업을 두고 수소연료전지, 수소차, 수소충전소, 수소생산기지 등등 해서 따로 떼어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않다. 수소가 생겨나서 흘러가는 모든 영역, 즉 전주기 관점에서 에너지의 흐름을 짚어야 한다. 천연가스를 흔히 도시가스라 부른다. 도심의 지하를 지나는 배관을 통해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가스라는 의미다. 수소도 ‘도시가스’가 될 수 있다. 발전을 해서 전기를 만들고, 자동차를 움직이고, 열을 냉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 첫 지방 취재가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