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이상현 기자] 탈탄소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수소·전기차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현황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수소차는 3만3,796대가 등록됐다. 하지만 수소차 판매량은 전기차에 비할 바가 아니다. 지난해 전세계 수소차 판매대수는 약 2만 대다. 그에 반해 전기차는 802만 대나 판매됐다. 전기차 판매대수는 올해 들어 더 늘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등록된 전기차 대수만 966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4%가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동기간 전기차 42만1,000대를 팔아 전년 대비 10% 성장률을 기록했다. 탄소중립 달성 요구가 거세지면서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 전기차가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 절반을 차지할 가능성 전망(Electric vehicles are forecast to be half of global car sales by 2035)’ 보고서에서 2030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33%, 2035년 점유율을 49%로 예상했다. 차량 판매가 늘면서 폐차되는 전기차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지난 2월 통계 예…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새만금방조제로 넘어가기 전이다. 군산산업단지에 내려앉은 하늘은 겨울의 초입을 닮은 시린 파랑을 하고 있다. 입동 언저리에 HD현대인프라코어 군산공장을 찾았다. 큰길 건너에 타타대우상용차의 간판이 보인다. HD현대인프라코어 미래동력시스템개발팀의 박윤섭 책임연구원을 따라 엔진실로 향한다. 문어다리처럼 뻗은 배관의 중심에서 수소엔진이 약동한다. 클레이 사격장에서 쓸 법한 두툼한 귀마개 안으로 6기통 엔진의 그르렁거림이 진동으로 전해진다. ‘God Bless HX12.’ 터보차저용 공기 입출구 파이프에 누군가 신의 축복을 기원하며 적어둔 펜글씨다. ‘HX12’는 이 6기통 심장에 붙은 이름이다. 연료만 다를 뿐 엔진의 작동 방식은 여느 내연기관과 동일하다. 점화플러그의 불꽃이 수소를 폭발시켜 실린더 내부의 피스톤을 힘차게 밀어내는 중이다. 국책과제로 11L급 수소연소엔진 개발 중 수소엔진을 돌리려면 수소연료가 필요하다. 박윤섭 책임이 엔진연구동 뒤편으로 안내한다. 지난 10월에 완공했다는 수소공급시설에 튜브트레일러 한 기가 놓여 있다. “허가를 받아서 설치하는 데 4개월 정도 걸렸어요. 튜브트레일러 하나에 수소를 가득 채우면 300k…
[월간수소경제 성은숙 기자] 유럽 주요 국가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보일러를 과감하게 퇴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독일 의회는 가스보일러의 신규 설치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신규 주택지역에는 최소 65%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운영되는 난방시스템만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주택지역에 들어서는 새로운 건물의 경우 도시의 크기에 따라 2026년 또는 2028년부터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독일은 넷제로를 목표로 하는 2045년까지 모든 난방시스템을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오스트리아는 지난 2022년 6월 올해부터 신규 가스보일러의 판매를 금지하도록 했다. 영국은 두 단계에 걸쳐 화석연료 사용 보일러를 줄여 나갈 계획이다. 2025년부터는 새로 지어지는 건물에 가스보일러의 설치를 금지하고(1단계), 2035년부터는 보일러를 교체하는 경우 유류·가스보일러 설치를 금지한다(2단계). 2035년부터는 보일러 교체 시 반드시 히트펌프 등 저탄소 보일러로 교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최근 기존 가스보일러 금지 방침 대신 히트펌프 확대로 방향을 틀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개질(改質, reforming). 여기서 출발했다. 열과 촉매의 작용으로 탄화수소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일을 개질이라 한다. 주유소에서 흔히 보는, 옥탄가 높은 고급휘발유를 만들 때 쓰는 공정이기도 하다. 신넥앤테크(SN&T)는 바로 이 ‘리포밍’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건물용 연료전지에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수소를 연료로 하는 PEMFC(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 앞단에 메탄(도시가스)을 리포밍하는 개질기가 붙게 되죠. 기체가 아닌 액체 연료도 가능합니다. 메탄올이나 DME(디메틸에테르)로 수소를 개질하기도 하죠. 연료전지 시스템 작동에 필요한 수소를 만들어내는 개질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라 할 수 있습니다.” 신장식 대표이사가 말한다. 신넥앤테크는 세종시에 있는 산학연클러스터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다. 연료전지 시스템에서 개질기만 톡 떼어 말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이쪽 업계에서 ‘신넥앤테크’를 모르는 곳이 없다. 개질기를 자체적으로 만드는 기술이 없거나, 별도로 연구 과제를 진행하는 업체들이 맨 먼저 찾아왔다 맨 나중에 계약을 하러 찾는 곳이다. 메탄올 개질 수소, 고온 PEM 활용도 높아 신넥앤테크는 지난…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전 세계적으로 배출가스 규제 기준 강화에 따라 친환경 전동화 건설장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동화 건설기계 시장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1.2%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2,500만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8월 23~26일 독일 홈페르그에서 열린 유럽 최대규모 건설기계·장비 전시회 ‘스타인 엑스포 2023(Stein expo 2023)’에서는 볼보, HD현대 등이 친환경 건설기계를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볼보건설기계는 23톤급 전기 굴삭기 ‘EC230’, 종전보다 연비 효율을 25% 향상한 50톤 규모의 크롤러 굴삭기 ‘EC550E’, 세계 최초의 험지형 굴절식 수소트럭 ‘HX04’등을 전시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미 1.9톤급 전기 굴삭기를 출시했다. HD현대건설기계도 1.9톤 전기 굴삭기를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양사는 2026년까지 3.5톤급 등을 출시해 전기 굴삭기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14톤급 수소 굴삭기를 개발 중이다. 수소 지게차의 경우 미국은 월마트, 코카콜라 등…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3년 만에 김건태 대표를 다시 만났다. 그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라는 타이틀 대신 지티(GT)의 대표이사 직함으로 기자를 맞았다. “3년 전에 본 그 기술이 맞습니다. 제품 상용화에 나서면서 이런저런 문제에 부딪혔고, 그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가는 과정을 지금도 겪고 있죠. 대학에 있을 때 논문은 써볼 만큼 써봤고 ‘네이처’에 실리기도 했지만, 회사 운영은 또 다른 세계라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팔리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한 단가 싸움, 성능 싸움을 벌이고 있죠. 정글이 따로 없습니다.” 건즈 앤 로지스의 ‘웰컴 투 더 정글’ 가사가 잠깐 귀를 스친다. 김 대표는 대학이라는 ‘상아탑’에서 내려와 인천 송도에 있는 ‘갯벌타워’에 들어왔다. 갯벌은 생존의 터전이다. 발이 푹푹 빠지는 펄을 헤치고 나아가야 한다. 널배가 밀어낸 진흙의 흔적, 이 사업을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다짐과 압박감 같은 것이 그의 표정에 묻어난다. 분리막 적용한 수소생산 시스템 지티는 2020년 12월에 설립됐다. UNIST에 있을 때 회사를 설립했고, 이 회사는 이듬해에 울산·울주 강소연구개발특구 1호 연구소기업에 등록됐다. 당…
[월간수소경제 이종수기자] 한국무역협회(KITA)는 무역업계를 대표하는 민간경제단체로서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더불어 경제5단체에 속한다. 수출입을 하는 무역업체가 주요 회원사로, 현재 약 7만5,000여 개의 무역업체가 회원사로 가입되어 있다. 현재 회장은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이다. 수소가 국제 무역상품으로 떠오르면서 향후 한국무역협회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2022년 1월 두바이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연방상공회의소, 아부다비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한-UAE 수소협력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한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7월 26일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연구의 일환으로 ‘친환경 수소생산을 위한 주요국 정책 비교’ 보고서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 8월 15일, 22일에는 각각 ‘수소 저장·운송 산업 육성 현황과 정책과제’, ‘주요국 수소 활용 정책 비교와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월간수소경제>는 지난 7월호에 ‘친환경 수소생산을 위한 주요국 정책 비교’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데 이어 이번 9월호에는 나머지 두…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열화학 방식의 암모니아 수소추출 시스템이나 촉매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지만, 전기분해 방식의 수소추출 기술에 대한 연구는 전무합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드물죠. 제가 있는 바로 이곳, 단국대 에너지공학과에서 관련 기술에 대한 선행 연구를 진행해서 원천기술을 확보했고,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지난해 초 에이이에스텍(AES Tech)이라는 회사를 세웠어요. 제품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방안이라 할 수 있죠.” 충남 천안에 있는 단국대 과학기술대학을 찾은 길이다. 에너지공학과 이창현 부교수는 에이이에스텍의 기술총괄(CTO)을 겸하고 있다. “미국 MIT 출신의 한국인이 모여 창업한 아모지(Amogy)란 회사가 있어요.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창업 2년 반 만에 아마존, 아람코, SK이노베이션 같은 회사에서 2억2천만 달러(약 3천억 원)에 이르는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죠. 아모지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기술이전을 받은 루테늄 촉매를 써서 열화학 방식으로 개질한 수소를 연료전지에 적용했어요. 드론부터 시작해서 트랙터, 대형트럭을 구동하는 데 성공했죠. 에이이에스텍이 다른 점은 전기화학 방식으로 암모…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울산대학교의 ‘친환경 수소산업 전주기 연구센터(센터장 정진석, 화학공학부 교수)’가 지난 6월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2023년도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RLRC) 사업’에 선정됐다.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 사업은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핵심연구 분야 육성 및 국가 기초연구 역량 향상을 위해 비수도권 4개 권역에서 창의성과 수월성을 갖춘 우수 연구집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친환경 수소산업 전주기 연구센터’는 이번 사업 선정으로 오는 2030년 2월까지 국비 101억 원, 시비 20억 원 등 147억2,000만 원을 지원받아 울산 지역 화학·자동차·조선 산업을 수소 기반 산업으로 전환하는 수소 전주기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이 분야 전문인력도 양성한다. 센터는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고온 이산화탄소 흡착제와 수전해 촉매, 대용량 수소저장을 위한 액상유기수소운반체(LOHC) 소재, 수소 활용을 위한 연료전지용 전극 등 수소 전주기 기술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이들 요소기술을 통합해 최종적으로 수소추진 선박에 적용하는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필요성 울산대 친환경 수소산업 전주기 연구…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국토교통부 시범사업으로 처음 추진된 ‘수소교통 복합기지’가 평택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그곳에 광신기계공업의 다이어프램 압축기 7기가 들어와 있다. 3기는 하이브리드 타입의 저압압축기, 4기는 고압용 2단 다이어프램 압축기다. ‘KwangShin’은 전국의 수소충전소를 다닐 때마다 가장 자주 접하는 압축기 브랜드 중 하나다. 광신이 운영 중이거나 구축 중인 수소충전소만 43곳에 이른다. E1에서 운영하는 성남수소충전소, 충주에 들어선 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에도 광신의 압축기가 들어와 있다. 잠잠하던 하늘에 한바탕 소나기가 퍼붓는다. 경남 함안에 있는 광신기계공업을 찾아 권병수 부사장을 만난 길이다. 그는 기업부설연구소장으로 설계팀을 이끌고 있다. 평택항에서 처음 본 압축기 이야기를 하자 설계 도면부터 내민다. “하이브리드 타입의 압축기로 한쪽은 왕복동 피스톤 타입, 한쪽은 다이어프램 타입이죠. 피스톤, 다이어프램 압축기는 저마다 장단점이 있어요. 피스톤은 많은 유량을 처리하는 데 반해 피스톤 링 틈으로 기체 누설이 생기죠. 그래서 저압에 잘 맞아요. 다이어프램은 오일이 이동하는 부분과 수소가 이동하는 부분이 딱 나뉘기 때문에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