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수소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을 한자리에서 볼 기회다.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H2 MEET 전시회(9월 13~15일)를 찾았다. 수소 활용 쪽에 치우쳤던 과거와 달리 수소의 생산, 저장·운송 부문에 힘이 실렸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수소 활용 측면에서도 ‘탈 것’ 중심의 모빌리티보다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수소, 암모니아 혼소발전 부문이 더 강조됐다. 현대차그룹만 해도 폐기물 수거를 위한 ‘수소전기트럭 청소차’와 이동형 수소충전소인 ‘H 무빙 스테이션’ 정도만 전시했다. 오히려 가축분뇨, 음식물쓰레기, 하수찌꺼기 같은 유기성 폐기물에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현대건설의 ‘폐자원 수소생산 패키지’,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고순도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P2E(Plastic to Energy) 기술이 더 눈에 들었다. 포스코그룹만 해도 ‘오만 그린수소 프로젝트’의 모형을 부스 맨 앞에 배치했다. 포스코그룹은 3개국 6개 회사로 이뤄진 컨소시엄을 이끌고 지난 6월 오만의 두쿰(Duqum) 지역에서 향후 47년간 그린수소 사업을 벌이는 독점권을 확보했다. 사업부지 면적만 서울시의 절반 크기다. 바로 이곳에 5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영국의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IDTechEx가 지난 4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2023~2033년: 기술, 응용 분야와 시장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SOFC 시장의 성장 전망을 예측한 보고서다. 결론부터 말하면 매우 긍정적이다. 연평균 25.1%의 성장율을 기록해 2033년에는 68억 달러(9조 원)에 이르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SOFC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발전효율과 연료의 유연성에 있다. 천연가스, 바이오가스, 수소, 암모니아, e퓨얼 등 무공해·저탄소 연료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개질 반응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와 미분해 탄화수소까지 연료로 쓸 수 있어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분산발전, LNG선박, 데이터센터나 병원의 비상전원 등 다양한 곳에 널리 활용할 수 있다. 미코파워, 발전효율 63.3% 달성 지난 8월 미코파워의 8kW SOFC 시스템이 한국가스안전공사 설계단계 검사에서 63.3%의 효율로 합격했다. 발전효율 63.3%는 국내 최고 공인 성적이다. 지난 6월 57.78%로 국내 연료전지 최고 효율을 경신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얻은 성과다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마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창원공단으로 향한다. 두산과 볼보라는 두 기업의 이름을 따서 붙인 ‘두산볼보로’ 표지판이 눈에 들면 목적지에 거의 다다른 셈이다. 마산항을 오가며 지나칠 때만 해도 ‘두산중공업’이었던 곳이 지난해 3월 ‘두산에너빌리티’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에너빌리티(Enerbility)는 에너지(Energ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조합해서 만든 말이다. 자세히 보면 그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마법의 단어(Enable)가 마산과 창원을 잇는 마창대교처럼 숨어 있다. 두산은 ‘중공업’이라는 무거운 이름을 내려놓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기존에 집중하던 플랜트 사업에서 벗어나 가스터빈, 수소, 신재생, 차세대 원전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취재는 창원 본사 현장을 둘러보는 형태로 진행했다. 차가 없으면 힘들 정도로 공장의 규모가 방대했다. 준공을 앞두고 있는 창원 액화수소 플랜트를 먼저 둘러본 후, 석탄화력발전과 연계한 암모니아 혼소버너 개발팀을 만나는 일정으로 갔다. 연 1,700톤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 큰길로 난 정문은 아직 막혀 있다. 대형 크레인이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3년 만에 김건태 대표를 다시 만났다. 그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라는 타이틀 대신 지티(GT)의 대표이사 직함으로 기자를 맞았다. “3년 전에 본 그 기술이 맞습니다. 제품 상용화에 나서면서 이런저런 문제에 부딪혔고, 그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가는 과정을 지금도 겪고 있죠. 대학에 있을 때 논문은 써볼 만큼 써봤고 ‘네이처’에 실리기도 했지만, 회사 운영은 또 다른 세계라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팔리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한 단가 싸움, 성능 싸움을 벌이고 있죠. 정글이 따로 없습니다.” 건즈 앤 로지스의 ‘웰컴 투 더 정글’ 가사가 잠깐 귀를 스친다. 김 대표는 대학이라는 ‘상아탑’에서 내려와 인천 송도에 있는 ‘갯벌타워’에 들어왔다. 갯벌은 생존의 터전이다. 발이 푹푹 빠지는 펄을 헤치고 나아가야 한다. 널배가 밀어낸 진흙의 흔적, 이 사업을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다짐과 압박감 같은 것이 그의 표정에 묻어난다. 분리막 적용한 수소생산 시스템 지티는 2020년 12월에 설립됐다. UNIST에 있을 때 회사를 설립했고, 이 회사는 이듬해에 울산·울주 강소연구개발특구 1호 연구소기업에 등록됐다. 당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50조 퍼붓고도 경쟁국에 7년 뒤져…“이대론 수소 수입국 전락” 아침에 본 기사 제목이다. ‘50조’, ‘전락’ 같은 단어들이 수프에 촘촘히 박힌 후추처럼 자극적으로 다가온다. “정부도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며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다만 수소 경쟁력은 여전히 경쟁국 대비 5~7년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기사를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수소는 생산, 저장과 운송, 활용 등 밸류체인이 너무 방대해서 경쟁의 잣대를 어디다 둬야 할지 헷갈린다. 이런 유의 평가는 의도를 품은 ‘단정’에 불과할 때가 많다. “중국의 수소차에서 상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98.5%에 달하지만, 국내 수소버스 운행 차량은 고작 423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쓴소리에 불과하다. 어떤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끌어온 ‘수치’도 문맥에 따라 ‘팩트’의 진실이 달라진다. 중국의 수소상용차는 배터리 용량을 늘린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은 쏙 빠져 있다. 국내 수소충전소는 여전히 200여 곳에 불과하고, 액화수소 플랜트는 해외 기업의 기술 제휴로 짓고 있고, 그린수소는 국내 생산보다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수소 기술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SK E&S가 미국의 대형 석유화학 기술 전문기업인 ‘하니웰(Honeywell) UOP’와 손잡고 천연가스 발전소 내 탄소포집 실증설비 구축에 나선다. 민간 부문에서 전용설비를 구축해 천연가스 발전 탄소포집 실증에 나선 첫 사례다. CCS(탄소 포집·저장)를 적용한 ‘저탄소 LNG 발전’을 통해 탄소 저감을 실천하고 탄소중립에 기여하겠다는 SK E&S의 목표가 담겨 있다. SK E&S는 지난 8월 30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에 있는 하니웰 UOP 본사에서 탄소포집 실증 플랜트 구축을 위한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고 26일 밝혔다. 통해 탄소포집 실증 플랜트 구축을 위한 기본설계(FEED)에 착수하고, 공동개발한 탄소포집 기술의 상용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SK E&S는 실증 플랜트 구축을 위해 보유한 발전소 부지 중 한 곳을 제공하고 각종 인허가와 EPC를 수행한다. 또 하니웰은 UOP사의 습식아민 방식 탄소포집 기술 중 하나인 ASCC(Advanced Solvent Carbon Capture) 기술을 SK E&S에 제공하고 공정효율 개선 등 기술 개발에 참여한다. ‘하니웰 UOP’는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수소에너지솔루션 전문기업인 비티이(BTE)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H2 Strategics LLC와 3,500만 달러(460억 원) 규모의 소형연료전지 발전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비티이는 이번 계약을 통해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파워팩을 적용한 50kW급 GEN50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3년간 미국 시장에 공급하게 된다. 2024년 6월에 1차 초도물량을 납품하며, 2026년까지 부산항을 통해 LA로 순차적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비티이는 수출 기반 확보를 위해 내년 6월까지 보령시로 본사를 이전해 새 공장을 연다. 이번 계약은 K-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이룬 대표 성과로, 비티이가 설립 초기부터 3년간 공을 들인 미국 시장에서 결실을 보게 됐다. GEN50의 공급물량은 현지 수요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GEN50은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기반으로 한다. 도서지역의 전기차 충전에 활용할 수 있고, 영화나 드라마 같은 콘텐츠 제작 현장 등에 발전용 전원으로 쓰임이 있다. 비티이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연구개발(R&D), 마케팅, 투자유치 지원 등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31개국에서 이케아 리테일을 운영하는 잉카그룹(Ingka Group)이 IKEA 창고 선반에 사용할 녹색철강 배송을 위해 H2 Green Steel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9월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잉카그룹의 지속적인 조치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구매되는 창고 선반의 50%에 이를 예정이다. 철강산업은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의 산업부문에서 CO2 배출의 25%를 차지한다. 이케아 매장에서 가구 품목 등을 보관하는 데 사용되는 창고 선반을 녹색철강으로 대체할 경우 탄소배출량 감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인 고품질 그린스틸을 확보하겠다는 약속은 2030년까지 기후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이케아의 야망과도 일치한다. 한편, H2 Green Steel은 글로벌 이차전지 배터리 제조업체인 노스볼트(Northvolt)를 공동 설립한 바가스 홀딩(Vargas Holding)이 지난 2020년에 설립한 친환경 철강 제조업체다. 지난 2월 스웨덴 북부에 있는 보덴 공장에서 유럽 최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