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레 북단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태양광 공원.(사진=Felipe Cantillana, dialogochino.net)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지난해 연말 청정에너지 투자에 가장 매력적인 국가 순위를 매긴 ‘2021 Climatescope’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중 칠레가 재생에너지 투자 부문에서 브라질, 캐나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칠레는 4년 연속으로 재생에너지 투자 부문에서 ‘미국 최고의 국가’에 선정됐다. 지난해 신흥 경제국 평가에서도 인도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보고서에 따르면 칠레는 2020년 동안 주로 태양광, 풍력 같은 청정에너지 투자에서 46억 달러(약 5조5,000억 원)를 유치했다. 또 국가 전기 이동성 전략을 개발, 2050년까지 40%의 전기자동차와 100% 전기버스를 목표로 하는 실질적인 교통 전기화 달성을 희망하고 있다. 

칠레는 남북으로 4,270km나 되는 긴 영토를 가진 나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칠레의 가장 큰 태양광 자원은 아타카마 사막의 최북단에 있으며, 하루에 9kWh/㎡의 태양광 발전 잠재력이 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효율이다.

▲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칠레의 태양광발전 잠재력을 보여준다. 태양광발전 잠재력이 가장 큰 곳은 최북단의 사막 지역이다.(그림=세계은행그룹)

칠레는 또한 광대한 해안선에 풍속이 좋은 수많은 육상풍력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다. 초속 8m 이상의 평균 풍속을 유지하며, 그 중 단연 최고는 최남단의 파타고니아 지역이다.

북쪽의 태양광 발전은 광산 작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완벽한 위치에 있지만, 산티아고 같은 주요 도시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 에너지 캐리어로서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에 주목하는 이유다.

칠레는 지난 2020년 11월 초에 ‘국가 그린수소전략’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5GW의 수전해 용량에 도달하고 2030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그린수소(1.5달러/kg)를 생산, 2040년까지 세계 3대 수출국 중 하나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에너지부,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 벨기에의 앤트워프 항과 제브뤼헤 항 등과 계약을 체결해 그린수소의 수출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칠레의 국영 기관인 생산개발공사(Corfo)는 약 10억 달러의 투자금 유치를 위해 에넬(Enel Green Power Chile), 린데, 에어리퀴드 같은 회사에 그린수소 개발을 위한 6개의 프로젝트를 허가하기도 했다. 

한국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9일 박기영 산업부 2차관은 후안 카를로스 호베트(Juan Carlos Jobet) 칠레 에너지부‧광업부 장관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칠레 저탄소 수소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칠레의 재생에너지 자원과 한국의 수소 활용기술·보급 경험을 결합해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저탄소 수소 무역시장을 확대해갈 방침이다.

칠레는 구리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며,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의 두 번째 생산국이다. 양국이 광물, 재생에너지, 에너지 연구개발(R&D) 등에 협력을 강화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재생에너지 관련해서는 동서발전·한수원 등 국내 발전사들이 칠레 정부의 지원을 받아 현지 태양광 산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으며, 향후 태양광 출력제어·계통지연 관련 사례의 공유, 공동연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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