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의 선박 및 육상 발전용 힘센엔진 H27DF 모델.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17일 주식 상장을 앞두고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통해 3대 핵심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친환경 선박 및 디지털 선박 기술개발(3,100억 원), 스마트 조선소 구축(3,200억 원), 해상 그린수소 인프라 구축(1,300억 원)을 통한 선제 투자로 친환경 선박의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는 비전이 담겨 있다. 

이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올 3월에 발표한 수소사업 비전인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의 연장선에 있다. 수소와 관련한 많은 사업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기자가 주목한 것은 ‘친환경 선박’이다. 이중연료(Duel Fuel)엔진, 연료전지 추진 선박의 개발 동향, 관련 기술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현실적인 답변을 듣고 싶었다. 

그렇게 찾아낸 적임자가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그린동력시스템연구실의 박현춘 팀장이다. 그는 먼저 “내연기관 엔진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라는 생각은 오해”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은 ‘엔진’이 아니라 ‘연료’가 문제인 것이죠. 특히, 선박엔진은 에너지 변환효율도 5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요. 수소연료전지 효율이 40% 수준임을 감안하면 성능 면에서도 경쟁력은 충분합니다.”

선박용 엔진을 육상발전소에 많이 쓴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현대중공업의 힘센(HiMSEN)엔진이 들어간 이동식 발전설비인 ‘PPS(Package Power Station)’는 지난 2007년 쿠바에서 새롭게 발행된 10페소 지폐의 도안에 들기도 했다. 중유부터 경유, 바이오연료, 천연가스까지 다양한 연료로 발전할 수 있는 엔진발전소의 인기는 대단했다. 

흥미로운 답변은 이후로도 이어졌다. 수소·암모니아 이중연료엔진의 개발 동향, SOFC 연료전지를 선박에 적용하기 힘든 이유, 연료전지 추진 선박과 수소엔진 선박의 장단점 비교 등 박현춘 팀장의 생생한 답변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었다.

엔진기계사업부 그린동력시스템연구실의 박현춘 팀장이다. KAIST 항공우주공학과를 나와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기계공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 엔진연구소에 입사, 현재 엔진기계사업부 그린동력시스템연구실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그린동력시스템 연구실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그린동력시스템 연구실은 최초의 국산 선박엔진인 힘센엔진과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선박용 엔진과 추진시스템 전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울산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하고 있다. 그동안 출력 1~30MW 규모의 선박 및 발전용 디젤엔진, 가스엔진, 이중연료(DF)엔진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고, 최근에는 연료전지를 비롯한 친환경 추진시스템 개발까지 진행하고 있다. 그린동력시스템 연구실은 엔진 개발 전반에 필요한 연소, 성능, 내구, 진동·소음, 윤활, 시험계측, 빅데이터 분야 전문 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중공업의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개발 로드맵은 어떤가? 상용화 순서를 보면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선박 순으로 보인다.

메탄올, 암모니아, LPG는 물성이 유사하여 저인화점(Low Flash Point) 연료로 분류되며 개발 시 많은 부분을 공유할 수 있다. 메탄올추진선박은 이미 개발이 완료되어 2016년에 현대미포조선에서 첫 번째 호선 인도가 이루어졌다. 암모니아추진선박 또한 LPG추진선박 시장점유율 1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9월에 암모니아추진선의 선급 기본승인(AIP)을 획득했고, 엔진·연료공급시스템을 비롯한 주요 기자재의 독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추진선박은 시장 흐름에 맞춰 개발하고 있고, 그 전단계로 액화수소 운반선의 선급 기본승인을 그룹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취득했다. 

이러한 친환경 연료 추진선에 탑재되는 힘센엔진과 관련해서는 오는 2022년 메탄올엔진, 2023년 암모니아엔진, 2025년 수소엔진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머스크사로부터 1만6,000TUE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걸로 안다.

세계 최대 해운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사와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의 LOI 체결 후, 올 8월에 건조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 해당 선박은 메인 엔진, 발전기 엔진 모두 메탄올 이중연료 엔진이 적용될 예정이다, 메인 엔진은 독일 만 에너지솔루션(이하 MAN ES) 엔진을 당사에서 라이선스 생산하고, 발전기 엔진은 당사 독자 모델인 힘센엔진이 적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힘센엔진은 세계 최초 메탄올 전용 모델인 힘센 H32DF-LM이다.

▲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메탄올추진선.


연료의 유통이나 저장 측면에서 수소보다 암모니아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 암모니아추진선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현대미포조선은 2020년 7월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암모니아 연료추진 50K 탱커 선박에 대한 선급 기본인증서를 받았고, 현대중공업그룹은 2021년 9월 한국선급(KR)으로부터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에 대한 개념설계 기본인증서를 받았다. 

당사와 현대미포조선은 이미 다수의 암모니아 겸용 LPG운반선을 인도한 실적이 있어, 암모니아 추진 엔진이 개발된다면 즉시 적용 가능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 엔진기계사업부에서 2023년 하반기를 목표로 암모니아 힘센 DF엔진을 개발 중이다. 

암모니아는 가연한계가 좁고 연소속도가 낮아 화염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수소와 혼소하는 방안이 효율적이라고 들었다. 수소·암모니아 DF엔진 개발은 어떻게 진행이 되나? 

차세대 친환경 선박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LNG,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는 저장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며, 이는 연소 특성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엔진에서 연소를 논할 때 하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층류화염속도(Laminar Flame Speed)이다. 디젤, LNG, 메탄올과 같은 탄화수소계열 연료는 층류화염속도가 40cm/s 내외인 반면, 수소는 200cm/s, 암모니아는 10cm/s로 매우 차이가 크다. 이에 따라 암모니아 엔진이 정상적으로 운전이 되려면 연소속도를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첫 번째는 기존의 디젤엔진과 동일한 방식(Diesel Cycle)으로, 암모니아를 연소실 내부에 고압분사하면서 발생하는 고강도의 난류를 활용해 연소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연소는 결국 연료와 공기가 얼마나 빠르게 만나느냐의 문제다. 층류연소속도가 느린 암모니아라도 강한 난류를 활용해 공기와의 혼합을 극도로 높여주면 충분히 빠른 연소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단, 암모니아는 디젤과 달리 착화온도가 높아 별도의 점화원이 필요하다. 현재 디젤연료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DF엔진의 특성을 살려 미량의 디젤연료를 분사(Micro-Pilot)해 점화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아울러, 이 방식은 암모니아가 완전 연소되기 때문에 유독물질인 암모니아가 배기관으로 유출되는, 이른바 암모니아 슬립(Slip)이 최소화되는 이점이 있다.

▲ 엔진기계사업부 직원들이 힘센엔진 시제품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는 기존 가솔린엔진과 동일한 방식(Otto Cycle)으로, 흡기포트에서 공급되어 미리 공기와 혼합된 암모니아가 연소실 내에서 점화원을 통해 연소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암모니아에 수소를 소량 혼합함으로서 층류화염속도를 높여 연소할 수 있다. 지난해 이미 국내 대학과 기초연구를 수행하면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다만 이 방법은 수소 공급을 위해, 암모니아와 수소를 따로 저장하거나 암모니아로 수소를 만드는 개질기를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와 같이 암모니아의 연소 특성을 극복하는 방식에 따라 암모니아엔진은 두 가지 방식으로 개발될 수 있지만, 당사의 DF엔진은 하나의 엔진에서 디젤·오토 사이클을 모두 구현할 수 있어 암모니아 엔진 개발에 특히 유리하다. 

각 엔진 방식의 장단점이 명확하고, 이에 따라 선박용과 발전용 엔진에서 필요한 방식이 다르다. 현재 두 가지 방식의 암모니아엔진 개발을 모두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이 좀 더 빨리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선박 시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디젤 사이클’ 방식의 암모니아엔진 개발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온 연소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내연기관은 친환경 연료를 쓰더라도 질소산화물(NOx) 발생은 필연적이다. NOx 저감을 위한 SCR(선택적환원촉매) 후처리시스템 개발을 이미 완료한 터라 동일 시스템을 암모니아 엔진에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2012년에 처음으로 DF엔진을 개발한 걸로 안다. 이중연료엔진의 작동원리가 궁금하다.

DF엔진은 필요에 따라 디젤 연료와 가스 연료를 자유롭게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이다. 앞서 말했듯 일반적으로 엔진의 작동 방식은 사용되는 연료의 물성에 따라 압축착화를 기본으로 하는 디젤 사이클 엔진, 별도 점화원을 필요로 하는 오토 사이클 엔진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엔진 방식에 따라 압축비, 피스톤, 흡배기관 등 엔진의 많은 부분이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이중연료엔진은 하나의 엔진에서 두 사이클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DF엔진은 두 방식의 공통분모를 최대한 공유하면서 각 방식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MP디젤인젝터(Micro-Pilot Diesel Injector), GAV(Gas Admission Valve), ECS(전자식 엔진제어기) 등이 추가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디젤 연료를 사용하는 디젤모드에서는 내구성과 신뢰성이 높은 기계식 연료분사시스템을 채용해 벙커C유부터 원유, 경유, 바이오디젤유까지 유종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석유계 연료를 사용할 수 있고, LNG를 사용하는 가스모드에서는 전자식 엔진제어기를 통해 가스연료량과 점화시기를 GAV, MP디젤인젝터(통상 가스 연료량의 1% 내외 디젤 분사)로 매우 정밀하게 제어해 노킹과 같은 이상연소를 억제해 48% 이상의 고효율을 달성했다.

힘센 DF엔진은 2012년 개발 이후, 선박·발전용 엔진 시장 점유율 1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처음 인도된 엔진은 현재까지 누적 3만 시간 운전에도 내구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등 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9월 8일 오스트리아의 파워트레인 기업인 AVL과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왜 AVL인가?

대형선박을 움직이려면 메가와트 단위의 대출력이 필요하다. 현대중공업그룹이 AVL과 개발을 협의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그 출력이 200kW~1.5MW에 달한다. 또 바다에서 운영되는 선박용 수소연료전지에는 염분제거장치 등과 같은 추가장치가 필요하다. 연료전지의 규모와 운영 조건이 확연히 다르다. 

AVL은 시험설비,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개발 용역 등 파워트레인 개발에 필요한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민간 기술용역 업체다. 힘센엔진 개발 초기부터 기술 교류를 해왔고, 무엇보다 선박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높다. 친환경 추진시스템 개발 추세에 맞춰 최근 연료전지 시험설비업체를 인수하고, 대규모 연료전지 시험센터를 오스트리아 본사에 구축하는 등 연료전지 개발 역량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9월 8일 AVL과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SOFC 연료전지추진선이 아닌 PEM 연료전지추진선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SOFC는 분리막으로 취성이 높은 세라믹을 사용해 600~800℃의 고온에서 운전되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급격한 온도 변화가 발생할 경우 열팽창률 차이에 따라 세라믹 분리막이 파손되는 내구성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SOFC는 온도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동 후 부하상승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부하추종운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SOFC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블룸에너지(미국)만 해도 연료전지 운전을 고객이 자유롭게 수행하지 못하고, 블룸에너지가 원격제어를 통해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특성 탓에 SOFC는 기저부하 발전만 가능하며, 해상 환경에 따라 긴밀한 부하변동이 필요한 선박 적용 시 불가피하게 내연기관, 배터리 등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구성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또 해상에서는 원격제어에 필요한 통신 네트워크가 불안정하고, 고장 시 유지보수가 쉽지 않은 문제가 우려된다.

국내 친환경 관공선 보급사업의 경우 중소형 선박부터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PEMFC를 중소형 수소추진선박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중대형 수소운반선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아울러 독일 함부르크,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 등 인구밀도가 높은 항만에서 온실가스를 포함한 유해배기가스에 대해 무배출 수준의 강력한 환경규제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연안에서 주로 운항되는 중소형선은 2030년부터 연료전지로 추진시스템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 연료전지추진선에서 얻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0년대 중후반에는 중대형 액화수소운반선용 PEMFC를 개발할 계획이다. 수소는 액화를 위해 영하 253℃ 이하를 유지해야 하므로, 액화수소운반선은 운항 중 필연적으로 증발가스(Boil Off Gas)가 상당량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수소운반선에서는 수소 BOG를 대기 중에 배출하지 않고 활용할 방안이 필요하며, 여기에 PEMFC가 적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 추진용 PEMFC는 2023년 말, 수소운반선용 PEMFC는 2025년 말에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로 세워두고 있다.

액화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추진선, 액화수소운반선의 상용화 시점은 언제로 보고 있나?

소형선과 중대형선 적용 시점이 다를 것으로 본다. 소형선(관공선 등)의 경우 2030년, 중대형선의 경우 204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액화수소는 극저온 저장기술 문제로 연료벙커링 간격이 짧은 소형선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운항거리가 긴 중대형선의 경우 수소의 대체재인 암모니아가 연료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전 세계적인 수소경제 전환 움직임에 따라 액화수소운반선의 상용화 시점은 더 앞당겨질 수 있다.

▲ 중대형 액화수소운반선의 상용화 시기는 2040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참고로 액화수소운반선 기술은 크게 화물창·연료탱크, 화물운용시스템, 수소연료추진시스템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화물창과 연료탱크의 경우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국책과제를 통해 160K(40K×4개) 타입B 독립형 화물창 개념설계를 진행했으며, 추가 국책과제를 통해 현재 20K, 80K급 타입C 화물창 상세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화물운용시스템의 경우 올해부터 국책과제를 통해 독자적으로 화물운용시스템 개념설계를 진행하고 있고, 2023년 화물운용시스템에 대한 기본인증서를 획득할 예정이다. 

수소추진시스템의 경우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과 사업화, 친환경 선박용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추진패키지 상용화 등을 다수의 기관과 공동 협약을 체결해 연구를 수행 중이다. 

‘수소연료전지 선박 VS 수소엔진 선박’의 비교를 부탁한다. 어떤 장단점이 있나?

수소연료전지(PEMFC) 선박은 질소·황산화물(NOx, SOx), 미세먼지(PM), 온실가스(GHG) 저감이 필요 없는 완전한 탄소제로 선박이다. 고부하뿐만 아니라 중저부하에서도 효율이 높고, 구동부를 최소화해 기계적인 고장 요인이 적다. 하지만 연료전지 파워팩(연료전지, ESS, 전력변환기, 모터) 구성에 큰 비용이 들고 고순도 수소 연료를 필요로 한다. 스택의 내구성 이슈가 있고, 선급 규정이 미비해 건조 시 개별 선급인증이 필요하다. 

그에 반해 수소엔진 선박은 내연기관의 검증된 내구성을 기반으로 선상 유지보수가 용이하다. 또 천연가스와 수소의 혼소가 가능하고, 저순도 수소까지 연료로 쓸 수 있다. 기존 DF엔진에서 최소한의 개조로 수소엔진으로 전환이 가능하고, 선급 규정도 이미 존재한다. 다만 PM이나 NOx 배출이 다소 발생하지만 환경규제 이내로 제어가 가능하다. 중저부하의 효율은 아무래도 수소엔진 선박이 떨어진다. 

MAN ES나 바르질라(Wartsila) 같은 친환경 선박 엔진 분야의 선도업체와 비교했을 때 기술력의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MAN ES와 바르질라는 4행정 선박엔진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였지만, 현재는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었다. 특히 힘센 DF엔진이 선박 시장의 친환경 추세에 맞춰 적기에 출시되어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탄소중립연료(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엔진 개발에서는 당사를 포함한 3사의 개발 로드맵이 대동소이하거나, 어떤 면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조금 앞선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엔진 개발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부한다.

▲ 현대중공업은 스마트 조선소, 해상 그린수소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1위의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힘센 DF엔진의 적기 출시로 시장선점 효과를 누린 것처럼 신연료 엔진에서도 적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울산에 있는 엔진기술센터에 다양한 연료를 시험할 수 있는 연료공급설비와 엔진 테스트베드를 확충했고, 올 연말을 목표로 연구용 단기통엔진도 구축 중이다. 

아울러 신연료 엔진에 필요한 연료공급시스템, 배기가스 후처리장치, 전자식 연료시스템 등 핵심 기자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에서는 해상풍력발전, 수전해기 핵심 기자재, CO2 회수설비, 암모니아 개질기, 수소·암모니아 운반선 등 제반 제품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선박용 엔진 같은 대출력 엔진은 육상발전에도 널리 사용 중이다. 수소법 제정으로 모빌리티와 발전 분야에 수소 사용을 촉진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연료전지와 수소가스터빈이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장치는 고가인 동시에, 핵심 부품(스택 소재, 터빈 블레이드 등)이 외국 기술에 크게 의존하거나 성능과 내구성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 콜롬비아 떼르모노르떼(Termonorte) 발전소 모델링으로, 힘센 DF엔진 10대로 총 93MW의 전기를 생산한다.

반면 당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신연료 엔진은 국산화율이 매우 높고, 다년간의 실적을 통해 성능과 내구성 등이 충분히 검증되어 기술적 완성도가 높다. 무엇보다 분산발전에 적합한 특성(발전용수 불필요, 부하추종운전 가능, 1~30MW 엔진 라인업, 짧은 납기)을 두루 갖추고 있으면서도 대출력 가스터빈보다 우수한 48% 수준의 발전효율을 확보하고 있다. 친환경 발전사업에서 수소·암모니아 엔진 발전에 대한 정책적인 관심과 배려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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