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가스공사 대구 본사 전경.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지난 2019년 4월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발표한 한국가스공사가 2030년까지의 수소사업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2030년에 기존 사업과 수소사업・신사업을 통해 영업이익 3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가스공사(사장 채희봉)는 지난 9월 27일 대구 수성구 호텔 인터불고에서 ‘KOGAS 2021 : A New Era’ 행사를 열고 미래 100년을 이끄는 친환경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수소사업・신사업 추진 전략을 공유했다.  

가스공사는 이날 ‘비전 2030 선포식’에서 천연가스 공급 도매 사업자에서 대한민국 대표 수소플랫폼 사업자로 탈바꿈할 것을 선언하고, △해외 그린수소 생산·도입 △수소생산 인프라 구축을 통한 2030년 그레이・블루 수소 연 83만 톤 공급 △수소충전소 152개소 구축 △분산형 연료전지 1GW △탄소중립 수소 메가스테이션 플랫폼 구축 △그린수소 중심 제주 그린 아일랜드 사업 △LNG 벙커링 △콜드체인 클러스터 △GTP(Gas To Power) 등 각 사업의 추진 전략을 공개했다. 

2030년 103만5,000톤 수소공급

2030년까지 그레이・블루 수소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를 기반으로 2040년부터 그린수소 생태계 구축을 선도한다는 게 가스공사 수소 사업의 큰 방향성이다. 

가스공사의 2030년 수소공급 목표는 103만5,000톤으로, 이 중 65%(66만8,000톤)는 추출수소(그레이수소), 15%(16만7,000톤)는 블루수소, 20%(20만 톤)는 그린수소(재생에너지 발전을 활용한 수전해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 한국가스공사의 LNG 생산기지.

가스공사는 전국에 수소충전소와 연료전지를 타깃으로 한 LNG 생산기지(인수기지) 기반 수소생산 인프라를 구축해 2030년에 연간 83만5,000톤의 그레이・블루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수소공급을 목표로 모빌리티용 수소 인프라, LNG 인수기지 기반 배관 수소 혼입 인프라, 수소 혼소・전소 발전 인프라 등 총 15개소의 수소생산기지를 구축해 국내 최대 수송・발전용 수소 공급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모빌리티용 수소 인프라는 전국 거점도시에 수송용 수소생산기지 4개소(평택, 창원, 통영, 광주)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총 8,840억 원을 투입한다. 연간 목표 생산량은 총 3만5,000톤으로,  2023년부터 기체수소 5,000톤, 2025년부터 평택 액화수소 1만 톤, 2027년부터 통영 액화수소 1만 톤, 2030년부터 평택 확장 물량 1만 톤 등 순차적으로 생산을 개시할 계획이다. 

LNG 인수기지 부지 내에는 천연가스 배관에 수소 혼입을 위한 수소생산기지 4개소(인천・당진・삼척・부산)를 건설해 연간 40만 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총사업비 1조800억 원을 투입해 2025년부터 인천, 2026년부터 당진, 2028년부터 삼척, 2030년부터는 부산에서 각각 운영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 한국가스공사의 천연가스 공급설비.

이와 함께 발전 수요가 있는 곳에 수소 혼소・전소 발전을 위한 수소생산기지 7개소(인천・당진・보령・군산・울산・부산 등)를 건설해 연간 40만 톤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총사업비 1조3,500억 원을 투입해 혼소용(연간 30만 톤)은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운영을 개시하고, 전소용(연간 10만 톤)은 2030년부터 당진에서 운영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당진에는 혼소용과 전소용 각 1개소씩 총 2개소가 구축된다.  

블루수소 생산에는 CCUS 기술을 활용한다. 가스공사의 수소생산기지 탄소저감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사업 로드맵에 따르면 2022년에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2025년까지 타당성 조사와 함께 투자를 결정하고, 2028년까지 CCUS 설비 1단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CCUS 설비를 통해 추출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20% 감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2032년까지 CCUS 설비 2단계를 구축해 2035년에 이산화탄소 60%를, 2036년부터 설비를 확장해 2040년에 이산화탄소 100%를 각각 감축한다는 목표다.  

수소생산 인프라 구축 비용은 가스공사가 20%를 투자하고, 나머지 80%는 PF를 통해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탄소중립 수소플랫폼 구축

특히 가스공사는 탄소중립 수소플랫폼 구축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자원개발 및 천연가스 공급 기업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탄소중립 수소생산과 그린수소 도입, 배관 내 수소 혼입, 수소 혼소・전소 발전, 수소충전소 등 수소의 생산부터 공급·활용에 이르는 수소 사업 전 분야의 플랫폼을 지배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198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천연가스를 도입했던 경기도 평택 인수기지를 국내 최초의 ‘탄소중립 수소 메가스테이션’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경기도 평택을 수소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최대한 빨리 만들어 곧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며 “평택에 최초로 LNG를 도입하면서 수도권 도시가스 배관과 천연가스 발전 시스템을 구축해 천연가스에 대한 대량 수요를 확보했듯이 가스공사의 주배관과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수소 혼입과 수소 발전소를 통해 그린수소에 대한 대량 수요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 사장은 이어 “글로벌 기업, 전문가 그룹과 함께 실증을 수행함으로써 연간 40만 톤 규모의 수소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9월 27일 친환경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2030 비전’을 선포했다.

또한 가스공사는 그린수소 공급을 위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 17.1GW를 구축할 예정이다. 2025년부터는 국내 최초로 호주,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그린수소를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2025년 10만 톤을 시작으로 2030년 20만 톤, 2040년엔 121만 톤의 해외 생산 그린수소를 도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10월 7일 인천에서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 선도국가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해외 청정수소 개발부터 운송·저장, 활용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별 관련 기업들이 연합해 청정수소를 도입하는 ‘청정수소 밸류체인 5개 프로젝트(H2 STAR 프로젝트)’가 소개되었다. 

가스공사는 5개 프로젝트 중 현대글로비스, 한국조선해양, 중부발전, 현대차, 현대제철 등 총 10개사가 참여하는 ‘당진・태안 프로젝트’에서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생산 부문을 담당한다. 호주에서 블루・그린 암모니아 300만 톤(연간)을 도입하기 위해 오는 2023년까지 수소생산 설비 및 암모니아 합성 플랜트를 착공할 계획이다. 

▲ 한국가스공사와 글로벌녹색성장기구는 그린수소 사업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9월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인도네시아 등 그린수소 사업 개발 유망 국가에서의 공동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지열·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과 국내 도입사업을 우선 추진해 나가는 한편 그린수소 생산 사업 개발을 위한 타당성 조사, 현지 정책·제도 수립 및 금융 지원, 유관기관과의 파트너십 공동 체결 및 친환경 사업 정보 공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상에 나와 있는 예상 가격을 적용하면 가스공사의 2040년 그린수소(121만 톤) 매출은 4조5,175억 원으로 추산된다. 

채 사장은 “최대한 빨리 그린수소 도입방안을 확정해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스공사는 제주도를 청정수소 그린 아일랜드로 탈바꿈시키는 사업도 추진한다. 해상 풍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배관 혼입과 튜브트레일러를 활용한 수소 운송, 수소충전소와 수소 혼소 발전 등을 아우르는 수소 활용이라는 그린수소의 전체 밸류체인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사업이다.  

기술 기반 수소사업 추진

가스공사는 글로벌 파트너십,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기술 기반의 글로벌 수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지난 5월 GS칼텍스와 ‘액화수소 생산·공급사업의 성공적 런칭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사는 연산 1만 톤 규모의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을 구축해 향후 수도권과 중부권에 공급할 계획이다.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은 가스공사 LNG 기지의 천연가스를 원료로 수소를 추출한 후 LNG 냉열을 활용해 액체수소로 변환·저장하고, 탱크로리로 액체 수소충전소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2024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는 수도권과 중부권에 액체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한편 수소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화학제품 원료를 생산하는 CCU(탄소 포집・활용)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사업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 한국가스공사와 지멘스에너지는 그린수소 생산 등 수소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9월에는 독일 지멘스에너지와 ‘그린수소 생산 및 수소 발전 등 안정적 수소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국내 대용량 그린수소 생산 및 공급 실증, 수소터빈 발전, 해외 그린수소 생산 및 도입, 수소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등 수소 사업 전 분야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실증연구 참여를 통한 기술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23년까지 진행되는 제주도 풍력연계 PEM 수전해 실증연구에 참여해 그린수소 생산 플랫폼 설계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진행될 새만금 그린수소 클러스터 내 10MW 그린수소 플랫폼 및 수전해 시스템 실증사업도 참여한다. 

아울러 대량의 그린수소(해외 생산)를 도입하기 위해 2030년까지 진행될 예정인 100MW급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플랫폼 설계・실증사업에 참여한다. 재생에너지 연계 5MW급 SOEC 수전해 실증도 추진할 예정이다.  

채 사장은 “가스공사는 기술 기반의 안정적인 수소사업을 위해 더 많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가스공사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전해 수소생산, 수소배관, 수소탱크, 수소 발전 분야의 해외 유망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M&A와 지분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나스닥 상장 등 선진 자본시장 상장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연료전지 등 LNG 연계 사업 진출  

가스공사는 기존 LNG 사업과 연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수소 사업으로는 수소충전소 구축과 연료전지 발전사업이 있다. 2030년까지 액체 수소충전소 90개, 기체 수소충전소 62개(하이넷・융복합 60기, 직영 2기) 등 총 152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9월 10일 현대로템 등 5개사와 융복합 수소충전소 구축ㆍ운영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주협약을 체결했다.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의 최대 출자사인 가스공사는 LNG 기반 융복합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가스공사는 지난 9월 10일 현대로템, 삼성물산, 우드사이드(호주) 등 5개사와 ‘융복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합작법인 하이스테이션(가칭) 설립을 위한 주주협약’을 체결했다.

합작법인은 시내버스 차고지를 중심으로 하루 최대 72대의 수소전기버스를 충전할 수 있는 융복합 수소충전소 6곳을 구축하게 된다. 현장에서 천연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방식이다. 융복합 수소충전소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압축천연가스(CNG) 등의 천연가스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 설비도 추가 구축한다.

2030년까지 전국 6개 지역(인천・평택・당진・부산 각 200MW, 광주・대구 각 100MW)에서 총 1GW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에 투자할 계획이다. LNG 생산기지의 유휴부지와 BOG를 활용해 대규모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추진한다.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위해 발전사, 열 사업자 등과 SPC 설립 시 지분 51%를 투자할 계획이다. 총사업비의 20%는 SPC가 투자하고, 나머지 80%는 PF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BOG(Boiled-Off Gas)는 저장 중인 액체 상태의 천연가스(LNG)가 자연 기화하면서 발생하는 가스로, 설비 운영의 안정성을 위해 재액화 과정을 거쳐 저장한다. 연료전지 발전사업에 BOG를 활용하면 BOG 재액화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스공사는 연료전지 발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쌍용건설, 평택에너지서비스와 ‘평택 연료전지 발전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인천에 이어 평택 LNG 생산기지에서 BOG를 원료로 활용하는 100MW급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추진해 2026년부터 연료전지 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력과 열을 공급할 계획이다. 

▲ 한국가스공사의 LNG 벙커링 선박 조감도.

또한 지난 38년간의 최대 규모 저장설비 및 전국 배관망의 안정적 운영 경험을 토대로 ‘LNG 냉열을 활용한 콜드체인 사업’, 친환경 해상 연료 보급사업인 ‘LNG 벙커링 사업’, LNG 생산-공급-발전 원스톱 패키징 사업인 동남아 등 신흥국 중심의 ‘해외 Gas To Power 사업’ 등 LNG와 연계된 다양한 친환경 신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LNG 냉열 활용 콜드체인 사업과 관련해 지난 9월 인천신항 콜드체인 사업 주주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부산신항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냉열을 활용한 데이터 센터 구축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 도미니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계획 중인 Gas To Power 사업 수주도 적극 추진 중이다.

▲ 한국가스공사가 경남 김해시 안동에 자사 최초로 구축한 ‘제조식 수소충전소(김해 수소충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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