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텍사스 포트아서(Port Arthur)에 있는 에어프로덕츠의 탄소포집 시설.(사진=에어프로덕츠)

[월간수소경제 편집부] 미국 코넬대학의 로버트 하워스(Robert Howarth), 스탠포드대학의 마크 제이콥슨(Mark Jacobson) 교수가 공동 저술한 한 편의 논문이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 논문은 탄소 포집‧저장(CCS)과 함께 천연가스를 개질한 블루수소 생산 시 천연가스를 직접 사용하는 것보다 온실가스(GHG) 배출량이 20% 이상 더 많이 생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론은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2곳의 블루수소 공장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하며, 천연가스 생산에 따른 ‘비산 메탄’ 배출량은 미국 누출 통계 분석 후 3.5%를 적용했다. 두 공장은 SMR(증기메탄개질)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며, CCS 공정에 쓰인 전원은 가스 화력발전에서 공급됐다.

논문의 제목은 ‘블루수소는 얼마나 깨끗한가?(How green is blue hydrogen?)’로 오픈 소스 저널인 ‘에너지 사이언스 앤 엔지니어링(Energy Science & Engineering)’에 전문이 올라와 있다. 

지난 8월에 발표된 이 논문에 따르면 “블루수소의 온실가스 발자국은 천연가스나 석탄을 열로 태우는 것보다 20% 이상 크고 디젤유를 태우는 것보다 약 60% 더 크다”고 밝혔다. 

▲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천연가스, 디젤유, 석탄의 비연소 메탄, 이산화탄소 배출량 비교. 메탄 누출율로 3.5%를 적용했다.(그림=How green is blue hydrogen?)

또한 블루수소 생산 과정에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때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거나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어디에 활용할지 불확실하고, 포집한 탄소를 지하에 영구 저장하는 안도 입증되지 않은 낙관적인 가정에 기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천연가스 추출 시 상당한 양의 메탄이 대기 중으로 빠져나간다고 본다. 업계 표준에 따라 이러한 ‘비산 배출’ 또는 의도치 않게 누출된 가스에 대한 누출율을 소비량의 3.5%로 추정해 반영했다.

아르스 테크니카(Ars Technica) 의 팀 드 챈트(Tim De Chant)는 단 20년 만에 1톤의 메탄 배출이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보다 86배나 많은 온실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워스 교수는 이번 분석에서 20년 단위의 영향력을 반영, 메탄의 지구온난화지수(GWP)를 86으로 적용했다. 다만 여기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누출율은 미국 가스 생산 분석에 해당하며, 네덜란드와 노르웨이의 메탄 누출율은 0.03%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메탄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20년이 아닌 100년 단위로 적용하면 86배가 아닌 25배로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메탄의 GWP에 대한 20년 기준은 여전히 논쟁 중이다. 

유럽의 경우 재생에너지를 적용한 그리드에서 전원을 공급받는 사례가 많다. 특히 SMR 방식보다 수소생산 효율이 높은 ATR(자열개질) 방식에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리드를 도입할 경우 결론은 전혀 달라지게 된다.

그럼에도 하워스 교수의 이번 연구는 의미가 있다. 수소생산에 따른 온실가스(메탄, 이산화탄소) 배출이 화석연료를 그냥 사용하는 것보다 많을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를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특정한 매개변수가 고려되지 않을 경우 블루수소가 도리어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블루수소라고 다 같은 ‘블루수소’가 아니다. 유럽은 블루수소 생산 공정에 대한 민감도 분석을 통해 탈탄소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천연가스를 그냥 사용하는 것보다 블루수소가 환경에 더 해롭다면 애써 큰 비용을 들여 CCUS 설비를 붙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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