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신 울산경제자유구역청장.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경제자유구역은 IMF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환경 개선과 한국을 떠난 기업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기업을 운영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만든 경제특구로, 우리나라에서 지정·운영되고 있는 경제특구 중 최상위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을 비롯해 국내 기업 유치와 기업 경영활동 지원, 외국인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지정・운영되고 있으며, 2003년 인천을 시작으로 부산-진해, 광양만권 등 9곳이 운영 중이다. 울산은 광주와 함께 2020년 6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어 올해 1월에 개청했다.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동북아 에너지 허브’라는 비전으로 수소산업을 주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조영신 울산경제자유구역청장은 <월간수소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수소 기업과 연구소를 중점 유치해 울산을 수소산업 선도도시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이 올해 1월 공식 출범했다. 울산경제자유구역에 대해 소개해달라.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동북아 에너지 허브’라는 비전을 내세워 수소산업거점지구, 일렉드로겐오토밸리, R&D 비즈니스밸리 3개 지구로 구성해 출범했다. 3개 지구 전체면적은 4.7km²이며, 현재 약 87% 개발을 완료했고, 나머지는 2023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수소산업 거점지구(테크노산업단지, 남구 두왕동 소재)는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앵커 지역으로, UNIST(울산과학기술원), 수소산업실증화센터, 에너지기술연구원 등 다양한 수소산업 관련 연구기관과 중소·중견 업체들이 모여 있어 수소산업을 펼치기에 좋은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이 올해 1월 개청했다.

일렉드로겐오토밸리(이화일반산업단지, 북구 중산동 소재)는 전기를 의미하는 ‘일렉트릭시티’와 수소를 의미하는 ‘하이드로겐’을 합쳐놓은 말로,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친환경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 부품생산을 주력으로 성장시킬 곳이다. 

마지막으로 R&D 비즈니스밸리(하이테크밸리 등, 울주군 소재)는 수소산업의 사업화와 비즈니스 지원을 위한 MICE 산업과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상업・서비스 시설을 중점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앞으로 이 3개 구역에 수소산업을 중심으로 첨단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해 UNIST, 울산테크노파크 등 모든 기업과 기관들이 협력해 울산이 수소 선도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동북아 에너지 허브’를 비전으로 삼은 이유가 뭔가? 이러한 비전에 따른 사업 목표와 추진 과제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울산은 최고의 산업도시이자 부자 도시라고 일컬어져 왔으나 최근 울산경제를 부양하고 있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이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구조조정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울산의 주력산업을 체계적으로 고도화하는 한편 울산이 준비하는 미래 먹거리 산업인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원전해체 산업 등과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수소산업 활성화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게 된다면 울산은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 에너지 중심도시’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에 ‘동북아 에너지 허브’를 핵심 비전으로 삼아 울산의 경기회복과 세계 최고 수소 선도도시를 꿈꾸고 있다.

▲ 조영신 울산경제자유구역청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울산을 ‘동북아 에너지 허브’로 만들기 위해 수소 기업과 연구소를 중점 유치해 울산을 수소 산업 선도도시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동북아 에너지오일 허브 지구, 부유식 해상풍력 지구도 향후 경제자유구역으로 새롭게 편입해 울산시가 수소산업을 비롯한 오일, 가스, 원전해체, 해상풍력 등 에너지 전체를 아우르는 동북아 최대 에너지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울산경제자유구역의 조기 정착과 운영 활성화 기반 구축을 목표로 유치업종 집중 육성,  산학연 협력 및 네트워킹 활동을 지원하는 혁신생태계 기반 구축, 하이테크밸리 및 KTX 역세권 개발사업(2단계) 추진 등 R&D 비즈니스밸리 지구 내 투자 인프라 조성,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주변 기반시설 정비, R&D 비즈니스밸리 연결도로 개설, 공공시설 관리 등을 통한 성장기반 강화, 투자유치 활성화와 체계적인 투자유치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유치협의회 및 투자유치팀 운영 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국내외 수소 기업 투자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울산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해야 하는 당위성과 투자유도를 위한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의 지원 혜택이 궁금하다.

울산은 우리나라의 눈부신 산업발전의 역사 그 자체로서 울산만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매력이 있다. 세계적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은 물론 부생수소 생산량이 많은 석유화학단지 내 S-OIL, SK와 국내 수소생산량의 60%를 점유하는 덕양 등 수소생산 능력이 뛰어난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국내 자동차의 34%, 선박의 33%를 수출하는 울산항과 함께 울산 KTX역 및 울산공항 등의 항만·물류 인프라도 충분히 구축되어 수출에 유리한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어 수소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동북아 에너지 허브’라는 비전 아래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투자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수소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울산의 경쟁력과 다양한 수소 연관 산업들이 발전할 것이라는 미래 비전을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또한 울산에는 많은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이 있고 이들과 협력관계에 있는 해외 기업들도 많아 투자유치 가능성이 높은 해외투자기업을 전략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이들이 공장이나 연구시설을 울산에 설립할 경우 집적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울산에 투자할 유인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울산의 혁신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타깃 기업을 선정하고, 기업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투자유치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비대면 온라인 홍보나 일대일 화상회의, 웹 세미나 등 온택트형 미팅을 활성화하고,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 해외 현지에 직접 투자유치단을 파견하거나 외국기업을 울산으로 초청하는 등 대면 IR 활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울산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하면 크게 네 가지 인센티브가 있다. 첫 번째로 조세 감면이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관세와 취득세, 재산세가 감면되고, 앞으로 수소산업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경영활동 지원이다. 투자기업들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운영을 위한 현금지원, 기반시설 확충, 외국 교육기관 설치, 임대지원과 임대료 감면 혜택 등이 주어진다. 

세 번째로 경제자유구역 내 행정 절차 간소화이다. 그동안 건축, 토지, 환경 관련 각종 인허가 민원 업무(도시개발법, 택지개발촉진법 등 각종 법률에 규정된 각종 인허가 사항)는 구·군에서 처리해 왔으나 경제자유구역으로 입주하면 기업의 민원 편의를 위해 원스톱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 경제자유구역청에서 처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각종 규제완화이다. 기업들이 자유롭게 산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노동규제 일부 완화, 일정 금액의 외환거래 자유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개청 5개월 만에 2차전지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스엠랩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으로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개청 5개월 만에 1,215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 성과를 냈다. 2차전지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스엠랩이 2022년까지 R&D 비즈니스밸리 내 하이테크밸리에 ‘2차전지 양극재 생산시설’을 증설할 계획이다. 

지난 8월에는 일렉드로겐오토밸리 내 이화일반산업단지에 있는 현대모비스가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을 설립하는 데 3,02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수소차 생산비의 40%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핵심부품으로 울산의 수소산업 전주기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세계경제자유구역협회에 가입해 세계 경제자유구역 간 교류와 정보공유, 투자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대내외 투자유치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일부 경제자유구역은 개발 지연과 외자 유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울산경제자유구역의 활성화 방안을 말해달라.

급변하는 세계 경제 상황,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울산뿐만 아니라 전국 경제자유구역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각 경제자유구역에서는 국내 경기회복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으며, 울산 또한 경제자유구역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울산경제자유구역은 현재 사업지구의 87.8%가 이미 개발을 완료한 상태이며, 나머지 미개발지인 12.2%에 해당하는 하이테크밸리 일반산업단지 2단계 조성공사도 2023년에 완료할 계획으로 개발 지연으로 인한 어려움은 없는 상황이다. 

추가로 다른 경제자유구역과의 차별화를 위해 동북아 오일가스허브지구, 원전해체지구(에너지융합산단 일원), 부유식풍력지구 등을 추가로 편입해 사업 분야를 확대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우수한 산업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기에 개청 이후 상반기에만 50여 개 이상의 주요 수소 기업·기관을 방문하는 등 기술력이 있는 국내외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경제자유구역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수소 분야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간의 활동 현황과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수소는 태양광, 수력 등의 다른 재생에너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장기간 대용량 저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매우 뛰어난 에너지이다. 또한 120여 개 국가의 탄소중립 선언과 EU 탄소세 부과 등 전 세계적 흐름에 맞추어 기존 화석연료 산업에서 친환경 에너지 산업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이러한 변화의 선두주자로서 수소 분야 기업 유치와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과 수소산업을 접목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은 수소 분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가고 있다. 수소산업을 중심으로 한 입주기업의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위해 우수 입주기업을 선정해 규제특례와 시제품 제작, 전문가 자문, 마케팅 등 다양한 부문에 최대 2,000만 원을 지원하는 혁신생태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수소산업의 성장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수소기술 상생 오픈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올해 7월 12일부터 8월 31일까지 개최되는 ‘K-H2 그랜드 챌린지 공모전’을 통해 우수한 수소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현대중공업, S-OIL, SK가스, 한국동서발전 등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대기업 및 공공기관과의 사업협력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 내년에는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경제자유구역 내 입주기업과 지원기관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방문 간담회를 열어 입주기업의 애로사항을 수렴하는 등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다.  

끝으로 초대 청장으로서 앞으로의 각오를 말해달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국민과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연대와 협력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모든 경제 주체들이 연대와 협력의 정신 아래 수소산업 중심의 혁신생태계를 구축해 울산시가 수소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정부 차원의 뉴딜사업인 디지털 그린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한 주력산업의 고도화로 울산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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