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명 본사에서 만난 스웨즈락 코리아의 배광환 상무.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1947년 설립된 스웨즈락은 석유・가스, 화학・석유화학, 반도체, 운송업을 위한 유체시스템 제품, 조립품 및 서비스를 개발해 연간 매출 20억 달러 규모를 달성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솔론에 본사를 둔 스웨즈락은 9,4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개 제조 시설과 5개 글로벌 기술센터, 70개국의 200여 개 영업·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스웨즈락은 싱가포르에 아시아 태평양 거점을 두고, 3개 기술센터와 50개 이상의 판매・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84년 오픈한 한국 공식 판매・서비스센터 ‘스웨즈락 코리아’는 광명(본사), 대전, 울산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미 수소충전소에 밸브・피팅 등 유체시스템 제품과 관련 서비스를 공급해온 스웨즈락 코리아는 올해 8월 광명으로 본사를 확장 이전해 고객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수소 산업에 최적화한 이중 페럴 방식의 피팅을 출시하는 등 수소 시장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998년 스웨즈락 코리아에 입사해 2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영업’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유체시스템 전문가 배광환 상무를 광명 본사에서 만났다.  

배 상무는 대체 연료 영업 대표, 튜브 피팅 & 조절 장치 스페셜리스트, 중압 및 고압장치 영업 교육 담당을 지낸 후 현재는 일반 산업 및 신규 증설 프로젝트 영업 총괄을 맡고 있다.  

스웨즈락이 공급하는 ‘유체시스템’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

산업에서 유체시스템은 사람으로 치면 혈관과 같다. 사람 몸에 있는 혈관이 피를 필요한 곳에 운반하는 것처럼 수소나 물과 같은 유체(기체・액체)를 한 곳에서 다른 곳까지 운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체시스템이라고 한다. 

무척 복잡하기도 하고 단순하기도 한 이 유체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밸브, 게이지, 피팅과 같은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이 필요하다.  

유체가 흐르기 위해서는 압력과 온도가 필요하다. 천차만별인 온도와 압력을 제어하려면 기본적으로 관과 관을 연결하는 피팅의 누설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을 잠그거나 양을 조절하는 밸브도 필요하다. 시스템 환경에 따라 호스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처럼 유체시스템에서 기본적으로 쓰이는 것은 피팅, 밸브, 호스이다. 이밖에 게이지나 다른 액세서리가 같이 들어간다.

어떤 식으로 유체시스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스웨즈락은 대부분 제품을 미국 본사에서 생산하고, 일부는 영국의 맨섬(isle of man: 영국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아이리시해 중앙에 있는 섬)에서 제작한다. 국내 광명에 위치한 스웨즈락 코리아의 솔루션 및 서비스 센터에서는 미국과 영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모아서 고객이 원하는 시스템으로 설계하고 조립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고객이 요청할 경우 컨설팅은 물론 미국 본사 엔지니어와 협업을 통해 직접 조립도 해줄 수 있다. 고객이 의뢰를 했을 때 고객의 생각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스웨즈락은 꾸준한 노력 끝에 고객이 어떤 점을 고민하고 있고, 어떤 부분에서 개선점을 찾는지를 잘 파악할 수 있게 됐다. 

▲ ‘Class 100 클린룸’에서 고순도 솔루션을 조립하고 있는 스웨즈락 코리아의 직원들.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해주기 위해서는 우리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하고 준비가 되어야 한다. 스웨즈락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면 오랜 시간을 들여서라도 정확한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을 선호한다.  

스웨즈락은 설립 이래 70년간 축적한 전문 지식과 현장 경험을 인정받아 반도체부터 석유화학, 운송수단, 제약 산업 등 여러 산업의 세계 유수 회사들과 거래하고 있다.

스웨즈락은 유체시스템 관련 교육에 남다른 신경을 쓰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에 힘쓰는 이유를 말해달라.

스웨즈락은 70년 이상 축적된 전문지식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유체시스템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여기에는 튜브 피팅, 밸브, 호스, 레귤레이터 등 유체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제품 설비(installation) 및 선정 방법 등이 포함되어 있다. 

올바른 전문 지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본사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한 공인 교육자(Swagelok Certified Trainer)만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고객들이 이론 교육에 그치지 않고 직접 실습을 해볼 수 있도록 본사를 광명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최신 설비를 갖춘 실습실을 구현했다. 

스웨즈락이 이렇게 정성을 들여 꼼꼼하게 교육을 진행하는 이유는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 몸도 모세혈관에 이상이 생겨 특정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병원에 가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없듯이, 피팅 등 아주 작은 것 하나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스웨즈락은 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고객의 현장에 나가 개선 포인트를 함께 찾는 현장 점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스웨즈락이 이런 서비스 개발에 상대적으로 투자를 많이 하는 이유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고,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라는 사실을 경험으로 터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은 지난 20년간 다양한 사고 내용을 직간접적으로 들었다. 그래서 계속해서 안전에 대해 강조한다. 스웨즈락에서 교육을 받고 수료증을 획득한 사람들은 실제 현장에서 설비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들은 이러한 효과를 보고 스웨즈락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본다.

스웨즈락 코리아가 지난 8월 광명으로 본사를 확장 이전했다. 이번 광명 본사 이전을 계기로 한국 시장에서의 영업전략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스웨즈락은 2019년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사무실을 개설하는 등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국내 고객에게 부가가치를 직접 제공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웨즈락 코리아 이재영 대표이사도 그러한 방면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스웨즈락 합류 이전에 다양한 성공 사례를 경험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스웨즈락 역시 이에 발맞춰 나아가기 위해 광명으로 이전해 고객들이 많이 와서 공통 관심사를 공유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투자하고 있다.

광명 본사의 새로운 공간에는 고순도(High-purity) 및 일반 산업 유체시스템을 설계・조립하는 솔루션 센터, 정기적인 교육과 실습을 진행하는 트레이닝 센터, 스웨즈락 자동 용접기를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서비스센터가 들어섰다.

▲ 그랩 샘플링 시스템을 조립하고 있는 스웨즈락 코리아 직원.

고객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을 위해 설계하고 조립하는 스웨즈락 코리아만의 또 다른 부가가치를 더 적극적으로 공유하겠다는 차원에서 광명센터로 본사를 확장 이전했다.

스웨즈락이 수소경제 분야에 공급할 수 있는 수소 애플리케이션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해달라.

수소 시장은 굉장히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으로 R&D 시장부터 인프라 시장, 자동차 시장 등이 있다. 수소전기차 배관시스템에도 스웨즈락의 밸브가 들어간다. 수소전기버스에도 피팅들이 설치되어 있다. 수소충전소용 밸브의 경우 KS 인증 대상은 최대한 빠르게 인증을 받으려고 노력 중이고,  그 외의 제품은 공급 중이다.

수소는 입자가 굉장히 작고 통제하기가 아주 힘들다. 폭발성도 있어서 굉장히 주의해서 다뤄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스웨즈락 제품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웨즈락은 단순히 밸브・피팅 회사로서 수소 산업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훨씬 높게 멀리 보고 있다. 그래서 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얻으며 올바른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본사에서는 한국의 수소 시장을 굉장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본사는 한국과 중국이 조금 더 큰 그림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빨리 나아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이 다른 시장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본사에 부각하고 있다.

최근 수소 산업에 최적화한 이중 페럴 방식의 ‘FK 시리즈’ 피팅을 개발해 출시했다. 이 제품에 대해 소개해달라.

스웨즈락은 전통적으로 ‘이중 페럴’ 방식의 금속 밀폐 방식에서 기술적 우위를 보여왔다. 

FK 피팅은 이러한 스웨즈락 고유의 이중 페럴 방식 설계를 적용해 2만 PSI까지의 고압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 제품은 수소 산업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출시되었다. 

누설, 진동, 수소 취성에서 매우 경쟁력 있는 밀폐구조와 재질의 화학적 구성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고, 설비 면에서도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Cone & Thread’ 방식에 비해 시간을 1/5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 스웨즈락이 국내에 출시한 이중 페럴 방식의 수소용 ‘FK 시리즈 피팅’.

정부가 2022년까지 국내에 310기의 수소충전소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안전한 제품을 손쉽고 빠르게 설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웨즈락은 이중 페럴 방식으로 제품을 설계하는데 그치지 않고, 표준화된 오류 점검 게이지를 사용해 작업자별 설비 오류를 최소화했다. FK 시리즈 피팅을 설비하는 방법은 스웨즈락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고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다.

유체시스템에서 가장 크게 신경을 쓰는 부분을 말해달라.

통제되지 않는 유체가 흐르면 누설된 유체가 한곳에 모여 있다가 조그마한 발화점에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스웨즈락은 이 누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누설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한데, 대부분 잘못된 금속 대 금속 밀폐, 부적절한 설비, 그리고 자재 선정 오류 때문이다. 그래서 스웨즈락은 이런 오류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정확한 설비 조립 지침과 제품 선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현장을 점검할 수 있는 전문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누설이 생기면 안전하지 않고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 중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 아주 중요하다. 스웨즈락이 진행하는 피팅 교육은 ‘안전 설비 세미나’라고 부른다.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명칭인데, 그만큼 우리가 설비에 대해 교육을 하는 이유는 안전을 위함이다. 

아무리 피팅을 정밀하고 안전하게 만든다고 하더라도 마지막에 설비하는 사람에 따라 품질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과도하게 잠근다든지, 맞지 않은 장비를 억지로 끼운다면 결과가 안 좋게 나올 것이다. 스웨즈락이 설비 방법에 대해 교육하고, 현장에 나가서 누설이 생기지 않는지 확인하는 이유가 모든 과정이 품질과 안전에 직결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소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고, 그만큼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누설을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배광환 스웨즈락 코리아 상무.


스웨즈락 코리아 영업 총괄 임원으로서 고객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달라.

스웨즈락은 고객들을 응대할 때 필요한 솔루션을 정확히 제공할 수 있도록 고객이 현재 처한 상황을 먼저 들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 

고객이 ‘스웨즈락이 믿음을 주는구나, 효과적인 솔루션을 주고 있구나, 찾아가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석유화학부터 원자력, 조선・해양, 반도체 그리고 수소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을 만나오면서 느낀 것은 고객들은 항상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회사 직원 간 그리고 고객과 긍정적인 피드백을 끊임없이 주고받으면서 고객이 더 나은 내일을 보낼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할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동시에 보람을 느끼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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