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수소에 대한 초기의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하면 지금은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너무나도 많은 변화가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의 말이다. 지난 2017년 4월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민관 협의체인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이 설립됐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사회 전반적으로 ‘수소는 먼 미래의 에너지이며, 수소폭탄의 원료로 매우 위험하다’라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정부에서도 수소는 10여 개에 이르는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로 다뤄지면서 그다지 관심이 없는 분야였고, 수소와 관련해 체계적으로 축적된 데이터나 자료 등도 없는 상황이었다.

추진단은 먼저 수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국회, 정부, 지자체 등 다양한 주체와 세미나, 협력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민간 차원에서 수소경제로의 이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10여 개의 워킹그룹을 운영하면서 자료와 데이터를 축적하고 추진단 차원의 로드맵도 마련해 계속 보완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소전기차를 시승하면서 수소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고, 수소전기차 ‘넥쏘’가 출시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게 일어났다.

국회에서도 신재생에너지 포럼을 중심으로 수소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환기시켰으며,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수소전기차의 공기정화 기능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수소와 관련된 업계, 학회 등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수소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가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도모하는 한 사람으로서 매우 다행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신 단장을 만나 그간 수소산업의 변화 흐름과 수소경제 활성화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 지난 2017년 2월 23일 개최된 ‘사단법인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창립총회’ 모습.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으로 취임했을 당시와 지금의 수소산업을 비교했을 때 정부 정책적으로나 시장 변화 등에 있어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취임 당시와 비교해 지금까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수소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접근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정부는 수소경제 전반에 대한 관심보다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수소전기차와 가정·건물용 및 발전용 연료전지 등 단순하게 개별 제품의 보급에 주목하고 있었다. 따라서 수소의 생산이나 저장 등과 같은 수소경제의 기반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고, 수소경제 전체적인 기준으로 보면 균형감이 상실된 채 추진되는 흐름이었다.

그러다가 정부가 지난해 수소경제를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8월에 ‘수소경제’를 ‘AI’, ‘빅데이터’와 함께 미래 혁신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분야의 하나로 선정하고,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이송, 제품 활용 등 전 밸류체인에 걸쳐 육성하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 작업 중인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이 마무리된다면 진정한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한 첫 단추가 끼워진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이제까지 화석연료 기반의 제조업과 수출로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각국의 CO2 감축 의무 부담, 자동차·선박 등 제조업 분야에서의 규제 강화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성장의 주축이었던 화석연료 기반의 제조업의 미래는 매우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친환경 수소기반의 새로운 산업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결정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수소경제를 선도하는 수소전기차를 보면 취임 당시 ‘투싼’이 양산체계를 갖추고는 있었지만 도요타의 ‘미라이’ 등에 밀리면서 세계시장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2018년에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넥쏘’가 출시되면서 국내 소비자는 물론 해외로부터의 반응도 뜨겁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국내 수소전기차의 생산과 보급을 급격하게 확대하면서 수소경제의 선도적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토록 일정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는 수소전기차 ‘넥쏘’가 출시돼 큰 반향을 일으켰고, 정부가 혁신성장 전략투자 대상으로 ‘수소경제’를 선정하는 등 의미 있는 일들이 많았다. 2018년 한 해 수소경제에 대해 총평해달라.
2017년 말 177대에 불과했던 수소전기차는 2018년에 약 700여 대가 신규 보급되면서 총 900대에 달하게 되었다. 2018년 한해에만 지난 몇 년간 보급한 수소전기차의 4배 가까이 보급된 것이다. 이는 새로 출시한 수소전기차 ‘넥쏘’가 소비자의 큰 호응을 이끌어낼 만큼 좋은 성능과 편리함, 디자인 등을 갖추었고 수소전기차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등에서의 홍보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보면 정부가 AI, 빅데이터와 함께 혁신성장의 3대 전략투자 분야로 수소경제를 포함하면서 수소의 생산, 액화 등 저장, 다양한 제품 개발 등 수소경제 전반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이는 수소의 생산부터 활용 단계에 이르기까지 수소의 전 밸류체인에 걸친 인프라 구축과 기술개발을 추구하는 것으로, 우리가 미래 세계의 수소경제를 선도하는 큰 흐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지난해는 수소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기초작업들이 이뤄진 한해였다. 국회에 수소산업 육성과 관련한 4개의 법안뿐만 아니라 수소의 안전관리와 관련한 법안도 2개가 상정됐다.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 마련에도 착수했다.

이러한 많은 긍정적인 변화 속에도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2018년에 5개의 수소충전소가 추가로 구축되는 데 그쳤다는 점이다. 충전소 건립과 관련한 주민 민원과 사업성 확보가 곤란한 점 등으로 인해 민간의 참여가 저조하면서 충전소 확산이 늦어지고 있다.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는 시장 초기 단계에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충전소 운영비 보조 등과 같은 획기적인 지원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국회 신재생에너지 포럼, 산업통상자원부,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이 지난 2017년 12월 개최한 ‘제1회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포럼’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2019년에도 수소산업 변화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점쳐지는 주요 이슈를 꼽아달라. 이와 관련해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의 추진 계획은.
2019년은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한 제도적 기틀이 마련되고, 우리 사회에서 수소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먼저 국회에 상정돼 심의 중인 수소산업 육성과 안전관리에 관한 6개의 법률제정안이 상호 조율되어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단일안이 마련돼 빠르면 2월 임시국회,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주관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거의 마무리 작업 중에 있어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국가에너지계획의 근간을 이루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도 수소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 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뤄지면서 1/4분기 중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법률이 제정되고 에너지기본계획에 수소가 반영되는 것뿐만 아니라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이 만들어지면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한 확고한 기반이 거의 완벽하게 구축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2019년 말이 되면 수소전기 승용차가 약 5,000대, 수소전기버스 30여 대가 각각 운행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전기택시도 서울 도심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여 우리 주변에서 흔히 수소전기차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많은 수소전기차가 보급된 미국에는 뒤지겠지만 일본과 유럽은 앞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소충전소도 이미 구축된 15개소에 현재 건설 중인 충전소 18개소를 합하면 최소 33개의 수소충전소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정부 예산에 반영된 수소공급기지 3개소, 도심 내 충전소 30개소,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 10개소 등이 신규로 설치되면 충전소 수가 그만큼 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충전소 수가 훨씬 적음을 감안하면 수소충전소 보급에 있어 정부의 획기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추진단은 이러한 이슈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 사이에서 상호 간의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중간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나갈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워킹그룹 운영을 통해 중장기 로드맵의 구체적 실현 방안, 제정되는 수소법의 세부 시행방안, 혁신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세부방안 등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


정부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수소에너지’를 반영하기로 했는데, 어떤 식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2018년 말까지 수립하기로 돼 있었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좀 더 충실함을 기하기 위해 조금 늦어져 올해 1/4분기 중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제3차 에기본에 수소를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해 정부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 수소를 전기처럼 최종에너지의 하나로 포함해 구체적인 전망을 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수소를 에너지로 간주해 에너지밸런스 체계에 포함하는 문제를 검토해본 적이 없어 관련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일정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계획에서는 수소경제로의 이행 가속화, 제4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시 2차 에너지에 수소 포함 등을 선언하고, 향후 수소를 에너지기본계획에 어떻게 녹일 것인지에 대한 방법과 작업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수소와 연관되는 분야(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믹스, 에너지 전환 2040 목표 등)에서 향후 수소경제로의 이행방향을 선언적으로 다루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산업부에서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승용차) 6만 5,000대를 보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맥킨지는 한국의 수소경제 전망에서 2050년에는 최종에너지 소비의 20% 정도를 수소가 담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수소 외에 정부가 수소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신규로 수소선박, 수소기차 등 수송용과 발전용, 건물용 등에 대해 적극적인 보급을 추진한다면 향후 수요 증가는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소에너지의 급격한 증가는 전체 에너지밸런스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흐름을 사전에 전체 에너지밸런스 체계 내에서 검토하지 않는다면 전체 에너지밸런스 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균형 등의 문제를 사전에 확인하지 못하고 문제가 발생한 후에야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수소에너지가 전체 에너지밸런스 체계 내에서 검토될 수 있도록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오른쪽)과 로스 베일리 캐나다 수소·연료전지협회 의장은 지난해 10월 ‘H2WORLD 2018’ 행사 기간 중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소산업 육성 및 안전관리 법안이 지난해 제정될 것으로 기대됐는데 해를 넘기게 됐다. 법안 제정의 논의 동향과 의미를 설명해달라.
국회에 발의된 수소법안은 수소산업 육성과 관련한 4개 법안, 안전관리와 관련한 2개 법안 등 모두 6개로, 법안의 내용을 검토하고 조정하는 시간이 필요하면서 수소법 제정이 2019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국회와 정부에서 법안의 검토가 마무리되면 빠르면 2월 임시국회나 상반기 내 임시국회에서는 처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소경제 이행은 기존의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시스템을 수소 중심으로 전환해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이행하는 과정에서 사회의 많은 변화가 요구되고, 여기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도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효율적으로 조정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수소경제법은 이러한 접근을 담을 수 있는 계획수립체계를 규정하고 있다. 5년 단위의 기본계획 수립 시 향후 발생 가능한 이해관계 상충의 자연스러운 해결방안, 기존 화석에너지시스템 종사자들의 원만한 수소에너지시스템으로의 편입 등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들을 처음부터 담아 나간다면 수소에너지로의 전환에 따른 파장과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소경제법은 민간 참여가 어려운 초기시장 단계에서 꼭 필요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을 가능하게 해준다. 초기시장은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아 민간의 참여가 어렵다. 따라서 초기시장의 형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 수소경제법은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기반 조성 지원 등의 근거를 규정함으로써 수소산업에 대한 안정적·지속적인 지원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은 그간 투자를 주저했던 민간의 참여를 보다 활성화하는 간접적인 효과도 크다.

또한 수소경제의 육성을 위해서 유념해야 할 사항은 안전관리이다. 수소도 에너지로서 고압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도 수소경제로 이행하는 데 꼭 필요한 사안이다. 안전관리법이 제정되면 수소에 대한 안전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짐으로써 수소를 훨씬 안전하게 우리 사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틀을 갖추게 될 것이다.

정부가 올해 1월 중으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소경제 로드맵이 어떤 방향으로 수립되길 기대하나.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한 전략투자 분야의 하나로 ‘수소경제’를 선정하고 2018년 말까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 전문가로 TF를 구성해 로드맵 작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수소경제 로드맵은 다뤄야 할 범위가 굉장히 넓고,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작업이 쉽지만은 않아 시간이 좀 더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해 1월 중으로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소경제 활성화는 수소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의 생산-저장-이송-활용 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지금 현 단계에서 우리의 수소현황과 관련한 가장 큰 문제는 각 단계별로 기술 수준의 편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수소전기차의 개발과 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등에서는 세계를 선도할만한 수준이나 수소의 생산·저장 등과 같은 기초단계에서의 기술은 선진국에 훨씬 뒤져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세계의 수소경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수소의 밸류체인별로 각각의 기술이 세계를 선도할 만한 수준으로 균형적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밸류체인별 기술의 균형적 발전 방안이 로드맵에 중장기적인 대책으로 명확하게 반영돼야 한다.

단기적인 과제로는 수소경제의 선도적 역할을 맡고 있는 수소전기차의 안정적인 보급이다. 수소전기차의 안정적 생산부터 수소충전소의 구축, 충전소 부품의 국산화 등에 대한 방안이 로드맵에 단기 및 중기대책으로 반영돼야 한다.

수소경제 로드맵은 기존의 화석연료 중심의 경제를 수소에너지 중심의 경제로 바꿔 나가는 과정을 계획하는 것이다. 따라서 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화석연료 관련 사업자들과의 사회적 갈등 등을 해소하는 방안 역시 검토돼야 한다.

과거 석탄이나 원자력 등의 에너지 전환 과정을 보면 우리 사회에 불신의 골을 심화시키는 심각한 갈등의 사례가 많이 있었다. 이러한 전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처음부터 면밀하게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이 지난해 12월 7일 서울 LW 컨벤션에서 ‘수소경제사회 모델로서 수소도시 조성방안’을 주제로 열린 ‘수소경제 컨퍼런스’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올해 수소충전소 설치·운영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HyNet’이 출범할 예정이다. SPC 출범 준비 현황이 궁금하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해결해야 할 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6월 추진단에서 수소충전소 SPC 설립을 위한 용역을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했고, 그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SPC 참여기업 공모 절차를 거쳐 한국가스공사,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13개 기업이 참여하면서 SPC 설립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4일 SPC 주주 간 협의회를 구성한 이후 Term Sheet 체결 및 주주 간 계약서안을 마무리 중에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의 기업결합 신고 및 승인이 완료되면 주주 간 계약서를 공식적으로 체결하고, SPC 발기인 대회를 통해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올해 2월 중에는 법인 설립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PC는 전략적투자자와 정책금융, 정부 지원을 통해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며, 초기 충전사업자에 대한 운영비(OPEX)를 지원하고 수소유통센터를 통해 수소를 공급하는 구조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대 현안은 SPC에 대한 정부의 안정적인 지원이다. 민간 기업들이 초기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위험을 서로 분담하면서 참여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부담하는 위험이 커지게 되면 SPC의 운영은 곤란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SPC가 부담하는 위험이 커지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재정적으로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우선 수소충전소의 구축 가격 저감을 위해 SPC의 충전소 대량·일괄발주가 가능하도록 해줘야 한다. 충전소 설치비 외에 운영비 보조도 필요하다. 설치비 지원 한도(15억 원) 역시 대용량 충전설비의 경우에는 좀 더 상향 조정해 줄 필요가 있다.

또한 SPC가 오는 2022년까지 4년간 수소충전소 100기를 구축하는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사업 관련 인·허가 등에 있어 정부, 지자체 등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정된 자원으로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수소전기차 보급확산, 수소유통비 절감 모델개발, 설비 안정화와 시장 활성화를 통한 지속적인 구축비용(CAPEX) 절감, 안정적인 충전소 운영을 통한 수소충전시장 신뢰성 제고, 안정적이고 고순도의 수소공급, 수소공급가격의 안정성 제고 등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가 수소충전소 설치 지원을 위해 규제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해결된 규제 개선 사항과 개선이 예정된 사항들도 있다. 앞으로의 규제혁신 방향에 대한 견해는.
정부는 지난해 11월 15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통해 수소산업과 관련된 애로사항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이동식 수소충전소와 개발제한구역 내 수소충전소 복합 설치를 허용하고, 수소전기차의 부품 및 용기의 인증기준을 국제기준에 맞추는 등 그간 현장에서 많이 요구해온 애로사항들이 해결됐다.

현재 개정예정으로 되어 있는 사항들도 관련 부처들이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세부적으로 시행방안을 마련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현안 애로사항들을 중심으로 규제를 개선해 왔다면 앞으로는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사항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소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새로운 기술개발 및 응용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요구가 커지고 있어 이러한 요구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다만 이러한 규제 개선들이 무분별하게 추진되기보다는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추진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 국회 신재생에너지 포럼,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이 공동 주최한 ‘2018 국제 수소에너지산업 포럼’이 지난해 2월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해선 수소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확대가 중요하다. 필요한 노력은 무엇인가.
어떠한 에너지이든 초기 보급을 확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그 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수소에너지의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수소폭탄을 생각하면서 매우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추진단은 이러한 오류가 있는 인식들에 대한 개선, 수소에너지의 좋은 점 알리기 등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해왔다. 국회, 중앙정부, 지자체, 학회 등 다양한 주체들과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다양한 언론매체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소에너지의 올바른 인식 확산에 노력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창원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수소·연료전지 특화 국제규모 전시회인 ‘H2WORLD’ 등 다양한 전시회 참가, 초등학교 1일 교사 참여, 홍보 책자 발간 및 배포 등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추진단 출범 당시보다는 비교적 많은 인식 개선이 이뤄졌지만 아직 일반 국민 저변까지는 인식이 확산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수용성을 일반 국민 저변까지 확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소전기차와 수소충전소, 가정·건물용 및 발전용 연료전지, 드론 등과 같은 다양한 수소제품 및 시설들을 많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소전기택시, 수소전기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수단으로서의 수소전기차를 늘려 나가고, 수소시범도시와 같은 수소가 일상화되는 지역을 구현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추진단은 다음 세대의 주역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 노력과 함께 지역의 가장 근간을 이루는 기초지자체 주민들의 인식도 높여 나가기 위해 기초지자체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국회 신재생에너지 포럼,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수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내 수소경제 로드맵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주제로 신재생에너지 포럼을 개최했다.


끝으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언이나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19년은 지난해 형성된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한 초석을 더욱 튼튼히 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그 이전만 하더라도 민간에서 수소경제로 이행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정부가 앞장서서 수소경제로 나아가겠다고 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이러한 흐름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부분은 민간 투자와 기술개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정책에 보조를 맞춰 과감하게 투자를 하고, 우리가 미진한 분야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경제성과 경쟁력을 높여 나감으로써 다가오는 수소경제를 주도할 수 있는 내적 역량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수소는 에너지이자 산업이다. 우리가 수소로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은 전 세계 에너지와 산업을 선도한다는 의미이다. 우리의 후손들이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영위하면서 글로벌 선두에 서서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비록 어렵고 험한 길일지라도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제레미 리프킨의 말처럼 수소경제가 실패한 모험이나 잃어버린 기회로 무효화 되지 않고, 인류에게 지혜롭게 활용될 수 있도록 정부와 산·학·연, 그리고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역량을 결집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만들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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