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7 (수)

TREND

수소 건설·산업기계 상용화 잰걸음

글로벌 친환경 전동화 건설장비 시장 확대
국내 지게차・굴삭기 등 수소중장비 개발 활기
군산에 국내 최초 건설・산업기계용 수소충전소 준공
저공해건설기계 지원 법적 근거 마련…수소건설기계 보조금 지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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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전 세계적으로 배출가스 규제 기준 강화에 따라 친환경 전동화 건설장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동화 건설기계 시장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1.2%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2,500만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8월 23~26일 독일 홈페르그에서 열린 유럽 최대규모 건설기계·장비 전시회 ‘스타인 엑스포 2023(Stein expo 2023)’에서는 볼보, HD현대 등이 친환경 건설기계를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볼보건설기계는 23톤급 전기 굴삭기 ‘EC230’, 종전보다 연비 효율을 25% 향상한 50톤 규모의 크롤러 굴삭기 ‘EC550E’, 세계 최초의 험지형 굴절식 수소트럭 ‘HX04’ 등을 전시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미 1.9톤급 전기 굴삭기를 출시했다. HD현대건설기계도 1.9톤 전기 굴삭기를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양사는 2026년까지 3.5톤급 등을 출시해 전기 굴삭기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14톤급 수소 굴삭기를 개발 중이다. 


수소 지게차의 경우 미국은 월마트, 코카콜라 등 30여 개 사업장에서 5만 대 이상을 운영 중이다. 일본은 500대 이상을 운영 중으로, 2030년까지 1만 대 이상을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 건설·산업기계 개발 활발
최근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중장비 대비 대용량 에너지 저장에 유리하고, 충전시간(3~5분)이 짧은 수소중장비가 기존 디젤 건설·산업장비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건설 중장비의 운전 특성과 건설현장 환경에 적합한 고효율·고출력·저소음의 수소연료전지-배터리 하이브리드 동력시스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또 수소엔진을 적용한 건설기계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수소 지게차를 시작으로 굴삭기, 스키드로더(트랙터) 등으로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는 한편 상용화를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가온셀은 5kW급(PEMFC)과 메탄올 기반 1.5kW(DMFC) 수소 지게차를 개발했다. 가온셀은 5kW급 연료전지(PEMFC)를 탑재한 2.5톤급 수소 지게차를 울산 수소 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내에서 실증 운행을 진행했다.  


가온셀은 양산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사우디-한국산업단지(SKIV: Saudi-Korean Industrial Villag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제2의 공업 도시인 얀부에 직접메탄올연료전지(DMFC), 수소연료전지(PEMFC), 수소 전동카트·지게차, 연료전지 발전기 등의 자동화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또 가온셀은 디엠파워, PDIGID와 함께 경남 사천시와 전북 완주군에 각각 해양 수소모빌리티 협동화단지, 직접메탄올·수소 연료전지 협동화단지를 조성해 PEMFC·DMFC 파워팩을 생산할 계획이다. 두 곳의 단지는 가온셀의 사우디 공장에 공급할 핵심부품 생산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 2020년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와 함께 5톤급 중형 수소 지게차(50kW급)를 개발하고, 2022년 11월 말부터 울산 수소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내 현대글로비스 KD 센터에서 실증 운행 중이다. 


이 지게차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수소 지게차 상용화를 위한 실증 기반 신뢰성 검증 기술개발’ 시범사업(2022년 4월~2026년 3월)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범한퓨얼셀은 지게차 회사 두인 등과 함께 지난 2016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2톤급 전동식 건설중장비용 연료전지 파워팩 개발’ 과제를 통해 2톤급 수소 굴삭기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범한퓨얼셀은 건설현장에서 사용이 가능한 내진동·내환경 특성을 갖는 15kW급(연료전지 8kW, 배터리 7kW) 연료전지 파워팩 통합모듈, 연료전지 스택·파워모듈의 내환경·내진동 설계 기법, 연료전지-배터리 하이브리드 최적화 운전기술을 확보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5톤급 수소 지게차에 이어 ‘14톤급 건설 중장비용 수소연료전지 파워시스템(50~70kW) 개발’ 과제(2020년 5월~2024년 4월)를 통해 14톤급 수소 굴삭기를 개발 중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 과제를 통해 14톤급 휠로더를 개발 중이다. 


지난 1975년 국내 최초로 건설기계 등에 적용하는 엔진을 개발한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2년 5월부터 산업부가 지원하는 ‘건설기계·상용차용 300kW급 수소연료 엔진 시스템 및 저장·공급계 개발’ 과제를 통해 수소엔진을 개발 중이다. 


2024년까지 트럭·대형버스 등 상용차와 굴삭기 등 건설기계에 수소엔진을 탑재, 검증을 거친 후 2025년 본격적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SK E&S와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의 합작법인 ‘SK 플러그 하이버스’와 수소 지게차를 개발하고, 지난 2022년 8월 31일부터 9월 3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H2 MEET 2022’ 전시장에서 처음 선보인 바 있다. 


SK 플러그 하이버스가 플러그파워의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 지게차용 연료전지를 개발해 공급했다. 플러그파워는 아마존, 월마트, 홈디포 등 미국·유럽의 유통·물류 기업에 6만 대 이상의 수소 지게차용 연료전지 파워팩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두산밥켓과 SK 플러그 하이버스는 ‘수소 지게차 상용화를 위한 실증 기반 신뢰성 검증 기술개발’ 시범사업에도 참여한다.  


한편 SK E&S는 물류 회사와 함께 수소 지게차를 통한 친환경 수소 물류센터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SK 플러그 하이버스는 지난 2022년 9월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켄달스퀘어자산운용과 ‘친환경 수소 물류센터 구축과 운영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국내 이커머스 대표 기업인 쿠팡의 물류 자회사로, 쿠팡은 전국 30개 이상 지역에서 100개가 넘는 물류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켄달스퀘어는 국내 물류 전문 투자 개발 플랫폼 회사로 현재 42개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우선 충남 천안에 있는 쿠팡 목천물류센터에 수소 지게차를 도입하고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를 조성해 ‘국내 1호 친환경 수소 물류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SK E&S는 올해 7월 CJ대한통운과도 협약을 맺고 우선 경기도 군포·동탄·양지 지역 내 물류센터에 수소 지게차와 화물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수소 지게차와 화물차 등에 연료를 공급할 액체수소충전소 구축은 SK플러그하이버스가 담당한다. CJ대한통운의 자회사인 한국복합물류도 전국 물류기지 내 적합한 부지에 액체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로 했다.


세계 최초로 스키드로더를 개발한 두산밥켓은 두산퓨얼셀파워 등과 함께 건설·농기계용 수소 스키드로더를 개발 중이다. 두산퓨얼셀파워가 주관사인 ‘건설·농기계용 스키드로더용 50kW급 수소 다중 동력시스템 개발·실증’ 과제(2022년 4월~2026년 3월)에 참여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확보 과제
개발된 수소 건설기계·산업기계(비도로형 특수장비)를 실증하기 위해선 수소충전소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 법규상 일반 고정식 수소충전소와 이동식 수소충전소에서는 수소자동차만 충전이 가능해 지게차·굴삭기 등의 건설·산업기계는 규제자유특구와 규제샌드박스(실증특례)를 통해 충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울산 수소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내에서 이동식 수소충전소를 이용해 수소 지게차와 무인운반차 실증 운행을 진행했다. 

 

 

특히 국내 최초의 건설·산업기계 전용 수소충전소가 군산에서 준공해 지게차, 굴삭기 등의 비도로형 특수장비 시장에서도 수소 모빌리티 보급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6일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종합시험센터(군산)에서 수소 건설·산업기계 전용 수소충전소 준공식을 개최했다.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은 기업들이 국가 R&D·실증사업(산업부, 중기부)을 통해 개발한 수소 건설·산업기계의 충전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지난 2022년 2월 실증특례를 승인받아 수소충전소를 준공했다. 


이번 수소충전소는 국내 최초의 중대형 수소 건설기계 개발 과제인 ‘14톤급 건설 중장비용 수소연료전지 파워시스템 개발’과 연계되어 구축됐다. 


현대로템이 구축한 이 충전소는 약 13억 원이 투입되어 43.2㎡ 규모로 컨테이너 패키지형으로 지어졌다. 충전능력은 시간당 25kg(하루 200kg 가능 설비)으로 일반 수소차용 충전소와 규모가 비슷하다. 압축기 용량은 450bar로, 350bar 충전을 한다. 충전소요시간은 5분 이내로, 수소 굴삭기 기준 1회 10kg 충전이 가능하다. SAE J2601 기준을 준수해 700bar와  350bar 건설·산업기계의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소와 보호벽의 이격거리를 기존 30cm에서 90cm로 강화하는 등 상용 일반 수소충전소보다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했다. 

 

 

특히 수소 건설·산업기계의 충전 안전성과 신뢰성 검증뿐만 아니라 종합시험센터 내에서 △주행시험(On Road, Off Road) △안정도 측정 △소음·진동 성능시험 △연비 성능시험 △굴삭·등판능력 측정 △선회 제어 성능시험 △로그 로더 시험 △유압 브레이커 시험 △중량 측정 △인양력 측정 △실차 시험 테스트 등 총 12가지의 연계 시험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5.3만 평(17만6,675㎡) 면적에 지어진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종합시험센터는 현재 6개 시험동, 13개 전용시설, 6개 시험설비를 운영 중으로, 건설기계뿐만 아니라 산업기계, 특수목적기계 등 모든 중장비의 시험·검증·평가와 연구가 가능한 최적의 장소이다.   

 

 

이곳에서는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두산밥켓, 가온셀 등이 제작한 수소 건설·산업기계 8종 13대 차량의 실증 평가가 예정되어 있다. 한편 수소 드론도 법적 규제를 검토해 시험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산업진흥원은 실증특례를 승인받아 지난 2022년 11월 국내 최초의 ‘수소 모빌리티 통합형 수소충전소’인 대원수소충전소(창원) 운영을 시작했다. 수소차뿐만 아니라 수소 트램, 수소드론, 수소 이륜차, 수소 건설기계 등 모든 수소 모빌리티를 충전할 수 있다.    
 
수소 건설기계 상용화 ‘꿈틀’
이처럼 수소 건설·산업기계의 개발이 활발함에 따라 상용화를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발표한 ‘수소 안전관리 로드맵 2.0’을 통해 2024년에 자동차 외 수소모빌리티도 수소차 충전소에서 충전이 가능토록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시행규칙 별표5와 수소법 하위 가스기술기준을 개정할 예정이다. 


지게차, 트램, 열차, 건설기계, 선박 등의 수소 모빌리티 개발과 충전을 위한 다수의 규제샌드박스 실증을 진행 중으로, 이를 통해 안전성을 검증하고 수소충전 국제규격(SAE J2601 등)에 따른 안전조치 준수 등 안전기준을 개발해 적용한다는 것이다. 


또 2024년에 건설기계, 트램 등 각각의 수소 모빌리티용 연료전지 안전기준을 개발해 수소법 하위 가스기술기준을 개정할 예정이다. 


특히 산업부가 지원하고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이 주관하는 ‘수소 지게차 상용화를 위한 실증 기반 신뢰성 검증 기술개발’ 시범사업(2022년 4월~2026년 3월)에 관심이 모아진다. 실제 작업 환경에서 수소 지게차를 실증하고, 경제성을 분석해 상용화를 위한 수소 지게차 보조금(안)과 보험 수가 책정 모델(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전주기 수소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고려아연이 이번 시범사업에서 울산 제련소 부지에 배관으로 수소를 공급받는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수소 지게차 45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실제로 향후 수소 건설기계 구매와 충전인프라 구축에 보조금이 지원될 전망이다. 환경부가 저공해건설기계 보급 확대를 위해 마련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6월 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어 6월 28일부터 시행됐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지원대상이 되는 저공해건설기계를 정하고, 지원을 위한 전문기관 업무 위탁 근거 마련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저공해건설기계’는 유럽과 미국의 정책을 비롯해 국내 건설기계 출시 현황을 고려해 ‘전기건설기계’와 ‘수소전기건설기계’로 정해졌다.


현재 전기 굴삭기 구매자에게는 배터리 성능 등에 따라 최대 2,000만 원을 지원 중이다. 국내에는 HR E&I(구 호룡), 에브리코리아, 이스쿠스, 볼보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5개 수입·제작사의 전기 굴삭기 8종이 출시됐다. 


환경부는 향후 전기 및 수소전기 건설기계 보급, 내연기관 건설기계의 개조, 충전시설 설치 등 다양한 분야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한국환경공단에 저공해건설기계 자금 보조 지원, 충전기 설치 등의 업무를 위탁해 저공해건설기계 보급지원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한국환경공단은 최근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한 ‘수소충전소의 효율적 보급과 지역자립형 청정수소 공급방안 마련 연구’를 통해 수소 지게차 등 신모델 모빌리티(건설기계·철도·항공·선박 등)에 적합한 충전소 유형과 다양한 형태(기체·액화·패키지·이동형 등)의 충전소 구축에 따른 수소충전소 표준유형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반영한 보조금 지급개편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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