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도쿄돔호텔 31층 룸 침대에 앉아 산토리 하이볼을 홀짝이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기를 본다. 공교롭게도 TV에선 바로 옆 도쿄돔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과 이탈리아의 8강 준결승전이 중계되고 있다.

오타니가 선발로 나온 날이다. 한국은 1라운드 조기 탈락으로 서둘러 짐을 싸야 했다.

오타니는 잘 던지고 잘 쳤다. 외모도 훈훈해서 클로즈업 화면도 잘 받았다. LA 에인절스 팬이 아니어도 좋아할 만한 구석이 많은 선수였다.

도쿄 빅사이트에서 온종일 FC 엑스포 현장을 돌아보고 온 길이다. 도요타는 미라이2에 들어가는 연료전지 스택을 역으로 돌려 수전해로 수소를 생산하는 법을 연구하고 있었다.

같은 PEM 연료전지 스택으로 전기도 만들고 수소도 생산한다고? 투타 겸업에 나선 ‘이도류(二刀流)’ 오타니 쇼헤이를 연료전지 시장에서 보게 되는 걸까?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며 기포를 타고 콧속으로 번지는 위스키의 잔향을 음미했다.

전날 요코하마시를 찾아 ‘하마윙 수소실증사업’ 현장을 다녀왔다. 사업 담당자였던 야마다 씨의 말대로 현장에는 하마윙 풍력발전기(2MW)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지난 2017년에 본격 시작된 이 사업은 5년에 걸친 실증을 모두 마치고 지난 2021에 관련 장비를 모두 철거했다.

한국과는 분명한 기술 격차가 있었다. 제주 행원에 풍력발전과 연계한 3MW급 수전해 설비가 들어서 올해부터 실증에 들어간다.

일본은 하마윙 후속으로 지난 2020년 ‘후쿠시마 수소에너지 연구필드(FH2R)’를 열고 태양광발전과 연계한 10MW급 알칼라인 수전해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국내는 2025년에나 메가와트급 수전해 현장을 제주에 보유하게 된다.

늦었지만 쫓아가야 한다. 일본은 수소 선도국으로 좋은 경쟁자이자 본보기가 된다. 세리머니는 우승 후에 트로피를 들고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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