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통안전공단 검사원이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된 수소용기를 검사하고 있다.

[월간수소경제 박상우 기자]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등록자료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수소차 등록대수는 2만9,032대다.

정부가 2023년 수소차 목표보급대수를 1만7,000대로 설정한 만큼 곧 5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1만7,000대 중 승용차는 1만6,000대, 버스 700대(시내버스 400대+광역버스 300대), 화물차 100대, 청소차 120대다.

또 정부는 2022년 11월에 열린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구매보조금 지급 규모 확대 등을 통해 수소상용차 보급대수를 2022년 211대에서 2025년 5,000대, 2030년 3만 대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같이 늘어나는 수소차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프라가 더욱 중요해졌다. 수소는 무색·무취여서 누출을 감지하기가 어려운 데다 화염속도가 빠르다. 무엇보다 수소전기차는 압축천연가스(CNG)차보다 3.5배 더 높은 압력인 700bar로 압축한 기체수소로 운행되는 만큼 폭발에 따른 위험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수소차 내압용기 검사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내압용기 재검사 맡은 교통안전공단
지난 2010년 8월 서울 성동구 행당2동 행당역 인근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시내버스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원인은 차량 노후화에 따른 CNG 내압용기 손상으로 인한 밸브 오작동으로 밝혀졌다.

이에 정부는 수소차와 CNG차를 대상으로 하는 내압용기 재검사(정기검사)제도를 도입했다. 이전까지 내압용기 검사는 생산검사와 장착검사만 이뤄졌다.

내압용기 생산검사는 내압용기를 제조·수리 또는 수입한 자를 대상으로 내압용기를 판매하거나 사용하기 전에 하는 검사로, 설계단계검사와 생산단계검사 두 종류가 있으며 한국가스안전공사가 담당한다.

▲ 수소전기차 넥쏘에 적용된 수소저장용기.

장착검사는 자동차 제작자 등(자동차 자기인증을 하려는 자로서 자동차의 제작·시험·검사시설 등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등록한 자)을 대상으로 자동차 자기인증을 하기 전에 교통안전공단 검사인력이 자동차 제조공장에 직접 가서 하는 검사로 기술검사와 안전검사 두 종류가 있다.

기술검사는 동일한 형식의 내압용기 및 자동차에 대해 서류로 확인하는 검사로, 내압용기 설치 위치(차실 바닥 하부, 천정 상부 등) 및 고정방법, 내압용기 형식, 사용압력 및 용적, 용기밸브 형식, 감압밸브 형식 중 어느 하나가 변경되는 경우 기술검사 대상이다.

안전검사는 내압용기 및 자동차와 동일한 형식의 내압용기와 자동차에 대해 내압용기 장착검사기준에 적합한지를 물리적·기술적으로 확인하는 검사다.

여기에 재검사를 새롭게 추가한 것이다. 재검사는 내압용기가 장착된 자동차를 대상으로 하며 재검사 유효기간 기산 시기는 △내압용기 구조·장치의 변경을 마친 후 △내압용기 장착검사를 받은 후 △자동차 자기인증을 한 후이다. 재검사 주기는 영업용이 3년, 비사업용이 4년이다. 내압용기 사용 연한은 제조일로부터 15년이다.

내압용기 관리 감독권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로 이원화돼 있던 것을 국토교통부로 일원화하고 한국교통안전공단을 내압용기 재검사기관으로 지정했다. 

이에 교통안전공단은 내압용기 전용 검사장 확보, 한국형 내압용기 검사장비 개발(정치식 및 고소 검사대 장비 18종), 내압용기 전산망 구축, 선진 검사기술 도입 및 국제 검사원 인증 취득, 가스안전공사의 기술이전 및 업무 인계·인수 등으로 내압용기 검사제도의 안착과 내실화에 힘썼다.

이를 통해 교통안전공단은 전국에 총 32개의 CNG내압용기검사소를 구축해 CNG차를 대상으로 내압용기 재검사를 시행해왔다. 2022년 11월 기준 CNG차 등록대수는 3만3,356대다.

그러나 수소차는 재검사를 도입한 지 2년 만인 2013년에 현대차가 세계 첫 수소전기차 양산모델인 투싼 ix FCEV를 출시했기 때문에 등록 기준에 따라 수소내압용기 재검사는 2018년부터 시작됐다.

▲ 한국교통안전공단 검사원이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된 수소용기를 검사하고 있다.

점차 확대되는 수소내압용기 검사 인프라
2018년 3월 현대차는 현재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넥쏘를 출시했다. 그해 6월 정부는 ‘제1차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 겸 ‘제8차 경제장관회의’에서 2022년까지 수소승용차 1만5,000대, 수소버스 1,0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계획은 그해 12월에 수소승용차 6만5,000대, 수소버스 2,000대로 상향 수정됐다.

이같이 정부가 수소차 보급속도를 높이자 교통안전공단은 수소내압용기 검사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하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CNG내압용기검사소 32개소 중 22개소를 수소용기, CNG용기, LNG용기를 모두 검사할 수 있는 복합내압용기검사소로 전환했다. 

성산, 노원, 인천, 계양, 서수원, 양주, 신탄진, 천안, 광주, 전주, 수성, 포항, 해운대, 창원, 김해, 진주 등 총 16곳은 2018년부터 2021년 사이에 상암, 강동, 주례, 원주, 동해, 청주 등 총 6곳은 2022년에 전환됐다.

교통안전공단 특수검사처 이동화 부장은 “투싼 ix FCEV 등록 기준에 따라 2018년 4곳을 복합내압용기검사소로 전환했으며 이후 지자체별 보급대수를 감안해 순차적으로 전환했다”라며 “남은 10개소는 향후 수소차 보급 상황에 맞춰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통안전공단은 여기에 수소차 전용 검사소인 수소내압용기검사소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현재 울산에 첫 번째 수소내압용기검사소를 구축하고 있다. 이 검사소는 2023년 4월에 개소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총 4개의 검사실이 있으며 이 중 2개는 승용차, 1개는 버스, 1개는 안전도 검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연간 5,300대의 수소차를 검사할 수 있다. 여기에 전기차 정기검사시설, 대국민 홍보관, 체험공간, 스마트오피스, 스타트업 사무실, 전기차 충전기 등도 함께 구축할 예정이다. 총 사업예산은 55억 원이다.

이 검사소와 22개 복합내압용기검사소가 소화할 수 있는 총 연간 검사대수는 1만6,000대다.

▲ 울산 수소내압용기검사소 예상도.

교통안전공단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7년 중장기 경영전략 실행과제 일환으로 수소내압용기검사소 4곳을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여러 지자체에서 수소내압용기검사소 구축을 요청하고 있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부의 수소차 보급 속도에 따라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교통안전공단은 수소가스누출감지기, 가스누출량측정기, 전자장치진단기, 초음파두께측정기, 내시경, 버니어캘리퍼스 등 수소전기차 특성과 환경에 맞는 고도화된 수소내압용기 전용 검사 기술과 장비를 도입했다. 

지난 2020년 4월 국토교통부는 육안 위주로 진행하던 수소내압용기 재검사를 초음파 탐상기, 결함검출카메라, 전자장치진단기 등의 장비를 활용해 용기 내부 결함까지 검사하도록 관련 기준과 방법을 강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수소내압용기 검사는 상세육안검사와 전자제어진단을 통해 이뤄지며 승용차와 버스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상세육안검사는 △손상, 절상, 충격, 열해, 화학손상 등을 확인하는 용기표면검사 △수소밸브, 충전구, 감압밸브, 안전장치, 가스배관, 압력계, 고정장치 등 내압용기 관련 부품의 손상 및 부식 검사 △연료장치 가스누출 여부 등을 확인한다. 전자제어진단 장치로 용기의 압력과 온도, 전자밸브 작동상태, 수소누출센서 이상 유무, 충전횟수, 고장 발생 이력, 수소연료공급시스템 밸브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한다. 

또 교통안전공단은 CNG 버스 등 대형차량에 맞춰 제작된 기존 리프트를 모든 수소차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동화 부장은 “차량을 들어올리는 리프트에 넥쏘 크기에 맞춰 제작한 보조장치를 적용해 버스뿐만 아니라 넥쏘도 들 수 있게 했다”라며 “일부 검사소는 CNG 내압용기가 버스 하부에 있는 특성을 고려해 차량을 지상에 고정시키고 작업공간만 내려갈 수 있도록 하는 리프트가 설치됐는데 양쪽에서 슬라이딩 리프트가 나와 넥쏘를 받칠 수 있도록 개선했다”라고 설명했다.

교통안전공단은 오는 2024년 비파괴검사기, 수소투과량측정기, 연료전지 시스템의 미반응 수소배출농도 검사장비 등 수소내압용기 전용 검사장비를 개발·도입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2020년 4월부터 국가연구개발과제인 ‘수소버스 안전성 평가기술 및 장비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주관 연구기관으로 해당 과제를 총괄하고 있으며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교통연구원 등 17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들은 수소버스의 운행 또는 사고 시 수소누출 최소화로 2차 사고(화재 및 폭발 등) 예방과 구동시스템의 안전 확보를 위한 수소버스의 차량 및 부품별 안전성 평가 및 검사 기술을 개발한다.

▲ 교통안전공단 창원자동차검사소에서 개발 중인 수소내압용기 전용 검사장비 실증이 진행됐다.

또한 개발된 평가 검사기술은 국내 안전기준으로 제·개정을 추진하고 국제기준 제안으로 국제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소버스 운행차 검사장비, 구동시스템 성능 평가장비 및 대형 내압용기 안전성 강화를 위한 글로벌 수준의 인증 시험장비 등 총 19종의 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과제는 2023년 12월까지 진행되며 사업비는 정부 278억 원, 민간 41억 원을 합친 총 319억 원이다.

그 일환으로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 교통안전공단 창원자동차검사소에서 해당 과제를 통해 개발된 ‘미반응 수소배출농도 검사장비’와 ‘내압용기 투과량 검사장비’에 대한 현장 실증이 진행됐다.

미반응 수소배출농도 검사장비는 수소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생성하는 스택(Stack)의 전기 생성 이후 배출되는 수소농도를 측정하기 위한 기술이다. 내압용기 투과량 검사장비는 누출되는 가스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해 더욱 정밀한 검사를 지원하는 기술로, 자동차 안전기준 조화포럼(UN/ECE/WP29)의 자동차 세계기술규정(GTR)에 따라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교통안전공단은 실증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시스템을 검증·보완하고 수소차 검사기준과 방법을 개선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또 ‘수소전기차 내압용기를 검사하려는 경우에는 연료계통의 화재를 감지할 수 있는 장치와 가스가 누출될 경우 이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강제로 환기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자동감지센서, 자동환기설비, 적외선 열화상카메라 등을 검사소에 설치했다.

이동화 부장은 “검사대상차량이 오면 먼저 계기판에 경고등이 켜졌는지 확인해 누출 여부를 점검한다. 경고등이 켜지지 않았다면 이상이 없다고 보고 검사소 안으로 들여보낸다”라며 “리프트를 작동하기 전 스캔 장비로 누출 여부를 확인한 후 이상이 없으면 차를 들어올린다. 들어올린 후 또 한 번 누출 여부를 확인한 후 이상이 없으면 용기 검사를 진행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22개 복합내압용기검사소에 배치된 검사인력은 총 50명이다. 교통안전공단은 올해 3명을 추가 배치하고 4월에 개소하는 울산 수소내압용기검사소에는 7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그 이후에는 수소차 보급 상황에 따라 인력을 추가할 계획이다.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2018년부터 시행된 수소내압용기 재검사대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 12대, 2019년 45대, 2020년 78대, 2021년 97대, 2022년 588대(11월)이며, 2025년에는 1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압용기 재검사는 검사유효기간 만료일 전후 각각 46일 이내에 받아야 한다. 만일 해당 기간 안에 재검사를 받지 않으면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권용복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앞으로 수소전기차 증가 환경에 맞게 검사기술과 장비의 고도화 등 수소전기차 안전관리 체계 기반을 확충하고, 전문화된 현장 검사인력 양성으로 운행상 안전성을 더욱 강화해 국민 안전 확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넥쏘에 탑재된 각종 전자장치를 점검하는 장비.

 촘촘한 안전관리 체계 잘 작동돼야
지난 2019년 5월 강원도 강릉시 대전동 강릉과학산업단지 내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 1공장 외부에 설치된 수소저장탱크 4기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폭발했던 수소저장탱크의 설계압력은 12bar로, 수소전기차용 수소저장용기의 압력인 700bar의 약 70분의 1 수준이다. 그럼에도 3,300m2(998.25평) 규모의 사고 공장이 앙상하게 뼈대만 남았고 150m 떨어진 건물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으며 수km 떨어진 곳에서 폭발음이 들릴 정도로 엄청난 폭발력을 보였다.

해당 탱크보다 압력이 약 70배 높은 수소전기차용 수소저장용기는 파열 전 수소를 방출해 폭발을 방지하고 과압 발생 시 파열이 아닌 찢어지는 형태로 설계·제작된 이음매가 없는 탄소복합섬유로 제작된다. 

그러나 서울 행당동 버스 폭발 사고가 차량 노후화에 따른 CNG 내압용기 손상으로 인한 밸브 오작동으로 발생한 것처럼 수소차에 장착된 부품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내구성이 떨어져 가스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촘촘한 안전관리 체계가 잘 작동돼야 한다.

무엇보다 수소차 보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수소내압용기 검사 인프라를 꾸준히 확충하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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