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는 수소 시범도시에 이어 광양·포항·보령 등 6곳을 수소도시로 선정하고, 오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소도시 확산에 나선다.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전국 지자체의 관심이 뜨겁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 12월 ‘수소시범도시’ 공모사업을 통해 안산, 울산, 전주·완주를 수소시범도시로, 강원 삼척을 수소 R&D 특화도시로 선정한 바 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소도시를 확산하기 위해 광양, 포항, 보령, 당진, 평택, 남양주 등 6곳을 수소도시로 선정하고 본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수소시범도시 사업은 세계 최초로 추진된 사업으로 주거・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기술・제도적 제약, 수용성 문제, 낮은 경제성 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수소도시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의 융합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고, 기술과 자본을 갖춘 민간의 자율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수소도시 활용기술과 사업모델을 표준화한 한국형 수소도시를 해외로 수출하는 발판도 마련해야 한다.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수소도시법 제정과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산·학·연·관 협력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올해 안으로 국회에서 수소도시법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학·연·관 협력 지원체계인 ‘수소도시융합포럼’도 오는 12월 창립될 예정이다.  
 
수소도시 정책 방향
수소도시는 수소의 생산·이송 인프라를 구축해 주거·교통 등 다양한 시민생활에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되어 이러한 도시혁신을 시민이 체감하는 건강하고 깨끗한 도시를 말한다. 수소특화도시는 지역 특화산업(에너지, 자동차 등) 핵심 인프라 등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혁신적 기술을 실증할 수 있는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도시이다. 

국토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2019년 1월)에 따라 수소도시를 확산시키기 위한 ‘수소도시 추진전략’을 마련(2019년 9월)하고, 주거·교통 중심으로 기술을 실증하는 시범도시 3곳(울산, 안산, 전주·완주)과 R&D 특화도시 1곳(삼척)을 선정(2019년 12월)했다. 이후 전문가 컨설팅, 사업내용 발굴 등을 통해 2020년 10월에 시범도시별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 수소시범도시 울산의 석유화학단지에서 생산된 수소를 배관으로 공급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는 시범도시 1곳당 마스터플랜 수립, 연료전지·통합운영센터 등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해 3년간(2020∼2022년) 국비 200억 원을 지원(지방비 200억 원 매칭)했다. 

또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소도시 확산 전략’을 마련했다. 이 전략에서 ‘세계 최초 수소도시 조성으로 수소도시 세계 시장 선점’을 비전으로 하고, 2022년까지 수소시범도시 3개 조성 및 그린수소 실증, 2030년까지 전국 지자체의 10%를 수소도시로 조성(그린수소 분담율 10%), 2040년까지 전국 지자체의 30%를 수소도시로 조성(그린수소 분담율 20%)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소시범도시 고도화, 그린수소 거점지역(새만금 그린산단) 육성, 수소 확산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 수소시범도시에 설치된 연료전지.

정부는 수소시범도시 고도화를 위해 국가산단 및 인근 캠퍼스 혁신파크에 수소배관망을 설치하고, 조력발전·태양광 활용 수전해 기술의 조기 실용화를 위해 그린수소 실증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등 다른 부처 연계사업을 활용해 인프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R&D 사업과 수소시범도시 사업을 연계할 계획이다. 범부처 수소기술 개발사업인 가칭 ‘그린수소 등 저탄소 수소공급망 구축기술 개발 및 실증사업’(2023~2031년)의 예타가 추진될 예정인데, 이 사업에 수소도시의 수소배관망 구축·운영기술 개발·실증, 탄소중립을 위한 국토교통 분야 수소기술의 전 과정 환경성 평가 플랫폼 구축 연구 등 수소시범도시 연계 신규 소액 사업을 반영해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 시범도시 3곳은 수소 인프라 안전성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제어하는 통합안전관리 센터를 구축·운영할 예정이다. 제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수소도시법 제정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인 새만금에 신재생에너지 생산・이용 기술을 대규모로 실증하는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연간 1만4,000톤의 그린수소 생산을 목표로 하는 ‘그린수소 생산 클러스터’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새만금 산단 중 일부(4㎢ 내외)를 스마트그린 국가시범산단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최근 수소도시로 선정된 평택시에 구축된 수소생산기지. 평택시는 수소배관을 구축해 수소생산기지에서 생산된 수소를 교통복합기지, 항만, 수소도시로 연계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수소시범도시 성과를 3기 신도시로 확산해 5개 지구 중 2곳 내외를 수소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미 국토부는 3기 신도시 중 남양주 왕숙지구를 처음으로 수소도시로 선정해 국비를 지원한다. 

3기 신도시(수소도시)는 장기 임대주택 및 연계 주민 지원시설 등에 수소에너지를 공급해 입주민 에너지 요금 절감을 지원하는 한편 수소차 이용자의 충전소 접근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하고, 신도시에서 운행되는 S-BRT를 수소버스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밖에 도서지역 물류배송, 화재·방범 감시 등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드론 특화형 스마트 챌린지 사업’을 추진해 수소드론을 보급하는 한편 수소 화물차・트램 등으로 교통수단을 다양화하고 도심 물류단지, 환승센터 등 교통거점 내 대형 복합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수소도시 조성 걸림돌
지난 2020년부터 추진된 수소시범도시 사업은 수소도시별 수소기반시설(세부사업 33개)에 대한 기본계획(마스터플랜)과 설계를 진행해 현재는 각 기반시설에 대한 시공이 한창 진행 중이다. 올해까지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운영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울산은 공동주택, 문화시설 등 다양한 시설에 수소를 공급하고, 연료전지 열을 이용한 스마트팜과 트램 등 수소모빌리티 허브를 구축한다. 

안산은 시화호 재생에너지, 수소 교통복합기지, 하수처리장 및 체육센터 등 지역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 자립도시로 육성한다.

▲ 수소시범도시 전주에서 운영 중인 하이넷 송천수소충전소.

전주·완주는 지역 간 수소 생산(완주), 활용(전주) 인프라를 협업해 수소버스를 운영하고 산불감시에 수소드론 활용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러나 사업 초기부터 사용이 가능한 기술이 제한적이고 수소 가격의 경제성도 부족한 데다 폭발 사고 등에 대한 우려로 주민 수용성도 낮다는 세 가지 제약이 있었다. 

김종학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 부원장(수소도시추진단장)은 “계획・인허가 단계부터 법·제도의 부재, 해당 지자체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코로나19 등이 겹쳐 일부 시공 지연 등이 발생했다. 이는 새로운 에너지원인 수소가 우리 사회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오는 불가피한 부작용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험들은 향후 수소도시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값진 교훈이 될 것”이라며 “특히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했지만 수소의 다양한 활용 기준 및 안전 규정, 인허가 규정 등이 미흡하고 관련 소관 부처별 법령들이 일관성 있게 정비되지 않아 결국 제도 부분이 수소도시 사업수행에 최대 걸림돌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김 부원장은 이어 “산업부 등에서 수소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수소를 도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수소도시 규제샌드박스’ 등의 형태로 종합적인 형태의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국토부와 KAIA는 이러한 규제・제도의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수소도시 조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수소도시법) 입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수소도시법 제정 ‘눈앞’
수소도시법 제정은 현재 정부 입법안과 의원입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토부가 마련한 정부 입법안은 법제화 연구용역, 법안검토 자문회의, 장관방침, 입법예고,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지난 2020년 12월 18일 국회에 제출됐다. 홍기원 국회의원은 지난 2021년 2월 19일 의원입법안을 대표 발의한 후 입법예고를 했다.   

수소도시법은 체계적인 수소도시 계획 수립, 신속하고 효율적인 개발, 효과적인 지원을 종합적으로 규정해 수소도시 육성과 수소경제 이행을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고, 입지규제 완화, 인허가 시 의제 처리, 수소 관련 신기술 지정 지원 등의 특례사항과 재정적 지원 근거, 지원체계 규정 등을 포함하고 있다. 

▲ 국토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수소도시 지자체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2개 법안 모두 지난 2021년 9월 정기국회 국토위 제3차 전체회의에서 논의되어 국토위 법안심사소위로 회부됐다. 또 공청회(2021년 12월, 국토위)와 입법토론회(2022년 8월, 국토위)를 거쳐 지난 9월 국토위 법안심사소위 및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국토부는 오는 11월 본회의에서 의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학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부원장은 “수소도시법 제정은 수소도시사업의 장기 수행 기반을 마련하는 것으로 수소경제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산·학·연·관 협력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서도 수소도시법 제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수소도시융합포럼’ 창립한다
수소시범도시 사업의 성과를 확산하고, 기술·자본을 갖춘 민간의 수소도시사업 참여를 유도하는 데 필요한 산·학·연·관 협력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수소도시융합포럼’ 창립이 추진되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수소도시 추가 지정(평택・남양주・광양 등 6곳)을 통해 2023년부터 ‘수소도시’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 수소시범도시 사업을 통해 확보된 실행 방법과 노하우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또 수소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일부 기능을 실증하는 수소시범도시 단계를 벗어나 도시 내 다양한 기능을 대체하는 실질적인 수소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종합적 기술 구현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왔다. 

▲ 박래상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플랜트실장이 ‘2022 수소도시 컨퍼런스’에서 ‘수소도시 현황 및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박래상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플랜트실장은 “도시의 기존 주력 에너지원을 대체해 도심 속 다양한 영역 내 수소에너지가 기능하는 수소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이종기술의 융합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수소도시가 지정된 수소기술 및 인프라의 실증단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이뤄져야 하고, 특히 기술과 자본을 갖춘 민간의 자율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이어 “구체적이고 성공적인 수소도시 모델 정립과 확산을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원활한 소통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지원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라며 “수소도시와 연관된 산・학・연・관 이해관계자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수소도시 구축에 필요한 기술개발과 제도개선 등을 위한 협력・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소도시사업 추진을 통해 확보된 다양한 기술과 경험, 사업모델, 협력체계에 기반한 표준화된 사업모델을 정립해 저탄소 수소도시를 건설하려는 국가와 도시에 한국형 수소도시 모델을 수출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수소도시융합포럼 창립 추진배경이다.  

   

▲ 장성혁 수소지식그룹 대표가 ‘2022 수소도시 컨퍼런스’에서 ‘수소도시융합포럼 운영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수소도시융합포럼은 ‘한국형 수소도시의 글로벌 선점’과 ‘수소도시 표준모델 정립・확산’을 비전과 사업목표로 하고, △기술개발 △산학협력 △법・제도 정비 △보급・확산 등 4개의 핵심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소도시융합포럼은 운영위원회 산하에 사무국 역할을 하는 간사, 수소도시협의체(수소도시 지자체), 분과위원회(기술개발, 산학협력, 법・제도 정비, 보급・확산)를 두는 것으로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 간사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내 수소도시추진단이 맡을 예정이다.

국토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지난 10월 13일 코엑스에서 열린 ‘수소도시 컨퍼런스’를 통해 ‘수소도시융합포럼 사업설명회’를 가진 데 이어 11월 말까지 참여기관 신청서를 접수한 후 12월 중순까지 운영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오는 12월 말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소도시융합포럼은 향후 수소 관련 기술개발, 신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 등의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수소경제를 선도하고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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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박래상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플랜트실장
 

“수소도시 확산하려면 산·학·연·관 협력 지원체계 필요”

수소도시 노하우 공유·이종기술 융합·민간 참여 중요
‘K-수소도시’ 모델 수출까지…‘수소도시융합포럼’ 창립 예정 

▲ 박래상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플랜트실장이 <월간수소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소도시융합포럼’ 창립을 추진하는 배경을 설명해 달라.
지난 2020년부터 추진된 ‘수소시범도시사업’이 내년부터는 ‘시범’이라는 단어를 떼어내고 ‘수소도시사업’으로 본격 추진된다. 탄소중립의 실행방안으로 수소경제의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고, 수소도시는 이제 10개 도시로 확대되었다. 

수소도시사업은 단순한 일회성 사업이 아니고 인류가 초래한 에너지 및 기후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이를 국가 성장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해방적 파국’의 수단이라 할 수 있다.

3년간 추진된 수소시범도시사업을 통해 우리는 ‘국민의 삶에 실제 수소가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수소를 통해 도시의 에너지 전환이 어떻게 가능하고 시민의 삶이 변화될 수 있는지’를 체험했다. 

이제는 확보된 수소도시사업의 노하우를 공유·확산하고, 부분적 기술이 아닌 이종기술의 융합을 통해 수소도시 전체를 종합적으로 구현할 필요가 있다. 또 자본과 기술을 보유한 민간의 자율적 참여와 사업 확산을 위한 산·학·연·관 네트워크 지원체계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사업을 통해 국가 성장 동력(기술개발, 일자리 창출, 고부가가치 산업육성)을 창출하고, 글로벌 수소경제 우위를 확보하며, 탄소중립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관련 산・학・연・관의 의지를 모아 ‘수소도시융합포럼’ 창립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도시융합포럼’ 구성 및 운영방안과 사업방향을 설명해 달라.
수소도시융합포럼은 의사결정 기구인 운영위원회와 수소도시 지자체 대표자로 구성된 협의체, 4개의 분과위원회로 구성될 예정이다. 분과위원회는 기술개발 분과, 산학협력 분과, 법·제도 정비 분과, 보급·확산 분과로 구성되고, 추후 여건 등을 고려해 보완·조정할 계획이다. 

또한 수소도시융합포럼은 회원 모집·관리, 정보 및 동향(기술, 시장, 정책 및 규제) 조사·분석, 싱크탱크(정부, KAIA) 역할, 국내외 협력 및 해외 진출 지원, 대국민 홍보(포럼, 행사, 자료발간 등), 회의 운영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직구성이 완료되면 세부적인 사업내용 변경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수소도시융합포럼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수소도시법의 조속한 입법과 수소도시사업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 향상이 필요하다.

수소도시융합포럼의 핵심 전략 중 하나는 ‘법·제도 정비’이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수소도시법 제정 가능성을 말해 달라.
수소도시법이 왜 필요한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현업 종사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실제로 수소산업 활성화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은 바로 법·제도이다. 수소법이 제정되기는 했으나 이는 원론적인 ‘수소산업 활성화와 안전’에 대한 것으로 다양한 관련 업종 분야의 후속 법·제도가 개정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요즘 많이 추진되는 수소연료전지 기반 분산형 열병합 시설의 경우 이것이 전기공급 설비인지 열공급 설비인지부터 논란이 되는데 현행 법률에는 이러한 시설물에 대한 근거가 없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수소도시법안에는 수소도시 관련 국가계획의 수립, 인허가 의제 및 특례의 부여, 국가·지자체·공공기관 및 민간사업자의 사업 참여, 수소도시 지원의 근거, 연구개발 및 해외수출, 관련 기술의 건설기준 마련 및 신기술 인증, 소관 조직의 정비 등 민간 주도 수소생태계 구축을 뒷받침하는 방편들이 잘 반영되어 있다.

입법의 지연은 결국 수소산업과 수소경제 활성화, 에너지 전환 및 탄소중립의 지연으로 귀결될 것이다. 수소도시법은 이미 입법토론회와 공청회를 마쳤기에 여야 간의 이견도 없는 법률이다. 올해 안으로 입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도시융합포럼’의 사업 비전은 ‘한국형 수소도시의 글로벌 선점’이다. 해외로 수소도시 모델을 수출하겠다는 구상인데, 국내 수소도시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일본 등을 중심으로 국내 수소시범도시와 유사한 형태의 수소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해외의 모델과 국내 수소시범도시사업은 일단 사업 모델(주거, 교통, 인프라, 특화)과 규모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또한 국내 수소도시사업은 기본적으로 수소생태계(생산·저장·운송·활용) 기술이 모두 적용되고 있고, 배관을 중심으로 수소생산기지와 충전소·연료전지발전소·통합운영안전관리센터·차고지 등에 직공급으로 연계할 뿐만 아니라 수소생산기지의 수소생산 형태도 그레이·블루·그린수소 등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데 차이점이 있다.

석유 이후 에너지 패권을 희망하는 전 세계와 OPEC 국가, 에너지 전환에 대한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는 동남아 국가, 동유럽 등은 향후 급격한 저탄소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 경우 검증이 완료되고 트랙레코드(Track-Record)가 확보된 한국의 수소도시 모델은 ‘K-수소도시’로서의 위력을 발휘해 제2의 중동 건설 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수소경제는 곧 수소도시’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를 말해 달라.
국내 수소산업은 자동차와 연료전지, 수소충전소 등에 집중되어 있고, 다분히 국가·공공주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적인 기술로는 수소경제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수소도시는 ‘도시 내에 수소생태계가 구축되어 수소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도시혁신을 시민이 체감하는 건강하고 깨끗한 도시’로 정의할 수 있다. 수소도시사업은 도시 생활 속에 수소가 에너지원으로 구체적으로 작용되어 국민의 실생활에 근본적 변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결국 모든 산업에 ‘Add-In’ 효과를 가져오는 사업이다. 

‘그린뉴딜’은 ‘인프라를 친환경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인프라가 바로 크게는 도시이고 세부적으로는 주거, 교통(모빌리티), 건설토목이다. 또 분산형 에너지 인프라와 수소도시를 연계할 수 있다.  

이제 수소산업은 자동차와 연료전지, 수소충전소 등을 벗어나 수소수급 인프라, 수소도시 건설, 모빌리티 등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그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이 바로 수소도시라 할 수 있다.

‘수소도시융합포럼’의 창립과 관련해 모든 관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은 많은 사람의 관심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수소도시사업은 시대적 요구와 명분, 사업성까지 갖추고 있다. 이미 수소산업에 뛰어든 제조・시공업체뿐만 아니라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한다. 후회 없는 선택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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