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재생에너지 하면 태양광이 딱 떠오른다. 도심 건물의 옥상이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수소지식그룹 사무실이 있는 가산하우스디와이즈타워 옥상에도 태양광이 쫙 깔려 있다.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한국동서발전 동해발전본부에도 태양광 모듈이 2MW나 깔려 있다. 주차장 부지에 태양광 패널을 올려 지붕으로 쓴다. 그래서 한낮에도 나무 그늘처럼 시원하다. 

태양광발전으로 전기를 얻는 시간은 하루 평균 3.6시간이다. 볕이 좋을 때 전기를 저장해뒀다 필요할 때 꺼내 써야 하는데, 그 간헐성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 일을 ESS(에너지저장장치)가 한다. 주차장 앞에 총 6MWh 용량의 ESS 컨테이너박스 2개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리튬이온배터리로 채운 ESS는 화재의 우려가 있다. 또 충방전을 지속해야 해서 오랜 저장에 한계가 있다. 

동해발전본부 인근에는 ‘P2G 그린수소 실증단지’가 있다. 3M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깔아놓고, 여기서 나는 전기로 수전해 설비를 돌려 하루 800kg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으로 가려면 재생에너지의 보급을 확 늘려야 한다. 한데 재생에너지가 크게 늘면 전력 계통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수소’가 등장하는 건 바로 이 지점이다. 

일론 머스크가 수소로 전환하는 데 드는 에너지와 비용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애써 생산한 전기를 그냥 버리는 것보다는 낫다. 또 향후 화재 위험이 없는 전고체배터리가 상용화되겠지만, 그 시점에 수전해 비용은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를 개발하는 중견기업인 예스티는 독일의 AEM 수전해시스템 제작사(인앱터)와 정식 계약을 맺고 그린수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조만간 경기도 이천에 태양광발전과 연계한 수소자립 주택을 지을 예정이다.

인앱터의 수전해 장비는 캐비닛 형태로 단순하게 구성된다. 일반 주택이나 건물에 설치하기도 쉽다. 향후 대량생산으로 가면서 기술의 혁신을 이룬다면 일상에서 그린수소를 접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햇볕과 바람은 전기가 되고 수소가 된다. 이 수소는 다시 전기와 열을 만들어낸다. 탄소배출 없이 돌아가는 이 사이클의 완성에 탄소중립의 미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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