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내일을 향해 쏴라’란 1969년 영화가 있다. 부치와 선댄스라는 죽이 잘 맞는 갱이 나오는 서부극이다. 폴 뉴먼이 부치 캐시디, 로버트 레드포드가 선댄스 키드를 연기했다. 

영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죽이 잘 맞는 ‘콤비’ 이야기를 하려는 거다.

수소법 개정을 두고 ‘청정’수소 안에 ‘그린’수소만 넣을지, ‘블루’수소도 함께 넣을지를 놓고 국회에서 공방이 있었다. 수소(H) 안에는 탄소(C)가 없다. 그런데 탄소가 들어 있는 화석연료로 수소를 만들면 어쩔 수 없이 이산화탄소(CO2)가 배출이 된다. 

수전해로 가면 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아직은 대량의 수소를 싸게 생산할 정도로 경제성 확보가 안 됐다. 그래서 바람 잘 불고, 볕이 쨍한 타지에서 생산하는 그린수소를 대량으로 수입할 계획이다.

이 수소를 머나먼 이역에서 배로 실어 나르기가 만만치 않다. 기체로 담기에는 부피가 너무 크고, 액화해서 나르려니 영하 273℃의 극저온 설비가 필요하다. 이 액화수소운송선이 상용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암모니아다. 암모니아(NH3)에는 수소가 많다. 질소야 과자봉지 충전재로 쓸 만큼 안전하다. 무탄소 연료인 셈이다.

다만 그린수소로 그린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일이 썩 ‘그린’하지가 않다. 이 그린수소를 국내로 들여와 여기서 다시 수소를 분해하는 일도 ‘그린’하지 않다. 암모니아를 혼소해서 발전용으로 그냥 쓰자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암모니아와 함께 자주 거론되는 물질이 메탄올이다. 메탄올(CH3OH)은 탄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생산 과정에 이산화탄소를 활용할 수 있다. 탄소 포집·활용(CCU) 아이템이다. 메틸알코올이라 위험물로 분류가 되긴 해도 운송비가 저렴하고 용처가 다양해 그냥 쓰기에 좋다.

메탄올과 암모니아, 이 둘도 블루수소와 그린수소, 부치와 선댄스처럼 하나의 콤비라 부를 만하다.

호주나 말레이시아, 사우디나 칠레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를 암모니아로 가져올지 메탄올로 가져올지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지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다만, 그 배경에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탄소(C)가 단단히 박혀 있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된다.

C를 버리기가 참 어렵다. 인류가 전쟁을 멈추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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