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국내 SOFC 업계의 사정은 녹록치 않다. 블룸에너지로 대표되는 해외 선진사가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고,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은 PEM(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가 주도하고 있다. 주택용(가정용) 연료전지는 시장 자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SOFC 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 자금이 요구된다. SOFC 핵심 소재와 세라믹 셀을 동시에 상용화한 케이세라셀 임경태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2010년에 창업해서 SOFC 소재와 셀 개발에 매진해왔습니다. 국내 기업문화는 단기 성과를 중시하죠. 하지만 SOFC용 셀 제작공정은 이와 거리가 멀어요. 도자기를 굽는 도공의 장인정신이 필요하죠. SOFC용 셀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내부에는 여러 가지 기술과 노하우가 녹아 있어요. 세계 최고의 성능을 보유한 셀을 입수해서 똑같이 만든다고 해도 전혀 다른 물성을 보이죠. 시간과 노력의 경험치가 정말 중요합니다.”
도자기 굽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가마에 불을 지피는 도공은 없다. 임경태 대표는 “이 일이 꼭 그렇다”고 한다. 선조들이 만든 고려청자를 앞에 두고 재현하는 일처럼 막막할 때가 많다. 그 막막함을 견내야 한다.
국내 업체의 SOFC용 셀과 스택은 성능과 내구성 면에서 해외 선진사에 못 미친다. 현실이 그렇다. 두산만 해도 영국 세레스파워의 셀(스택)을 쓰고, 에이치앤파워나 에프씨아이(FCI)는 이탈리아 솔리드파워의 셀(스택)을 쓴다. SK는 블룸에너지와 손을 잡은 덕에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을 장악했다.
“STX에너지솔루션은 유니온머티리얼에서 생산한 셀과 스택을 공급받고 있고, 미코파워는 자체 생산한 셀을 쓰고 있죠. 국내에서 생산한 셀과 스택으로 SOFC 시스템을 제작하는 업체는 이 두 곳이 대표적입니다.”
케이세라셀은 충남 금산에 본사와 공장이 있다. 본사 인근에 셀 생산을 위한 2공장을 매입한 상태로, 후속 투자를 통해 올 상반기 중에 연 1MW 규모의 셀 양산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임경태 대표에게 국내 SOFC 시장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세라믹 소재로 된 SOFC 단전지는 형태에 따라 각각 원통형(tubular), 평판형(planar), 평관형(flat-tubular)으로 나눌 수 있다. 케이세라셀은 이 세 가지 형태의 셀을 모두 생산하는 걸로 안다.
원통형은 우수한 기계적 물성이 장점이고, 평판형은 높은 출력밀도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평관형 셀은 원통형과 평판형의 장점을 조합했다고 보면 된다. 평관형 셀·스택의 최고 기술은 일본의 교세라가 보유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에 8만 시간의 내구성을 보증하고 있고, 오랜 역사의 세라믹 전문회사답게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평관형 스택은 용량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평판형 셀은 연료극지지형 셀(ASC)과 전해질지지형 셀(ESC)로 구분된다. ASC는 중·저온 영역(650~750℃)에서도 높은 출력밀도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SC는 높은 출력밀도를 얻기 위해 고온 영역(800~900℃)에서 구동하는 단점이 있지만 연료 효율이 높고 다양한 연료극을 적용하는 데도 용이하다. ESC가 대형 발전용에 주로 들어간다. 블룸에너지가 대표적이다.
장인정신을 특히 강조했다. SOFC 소재나 셀 기술개발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특허 전해질의 소재 개발은 해외 선배들이 거의 다 이루어놓았다. 우리는 후발주자라 조금 다른 전략으로 접근했다. 현재 1등 소재들의 단점을 찾아내고 그 부분을 보완해가는 과정에서 운 좋게도 많은 결과물을 얻었고, 어느 정도 경험이 축적되면서 응용이 가능하게 됐다.
SOFC용 셀 개발은 후발주자일지 몰라도, 그린수소 제조용 SOEC(고온수전해) 셀만큼은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작년에 정부 지원을 받아 SOEC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같은 이유로 암모니아 연료용 셀 개발도 기획 중에 있다.
SOFC 업계의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현재로서는 해외 업체들의 지분이 커 보인다.
앞서 말한 것처럼 SOFC 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국내 기업문화로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여전히 인프라가 너무 열악하다. 그간 SOFC 시스템 기술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핵심 부품인 스택 개발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좋은 스택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셀 외에도 다른 부품 소재들의 국산화가 진행돼야 한다.
다행히 포스코에서 저가의 SOFC 전용 합금(STS460FC)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제는 많은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스택 부품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래 수소 산업에 관심을 두고 대기업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해외 업체들과 협업을 하는 건 이해가 가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중소기업 육성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발전용 SOFC 국산화를 위한 스택 모듈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뜻을 좀 더 명확히 알고 싶다.
대용량 발전용 SOFC 국산화를 위해서는 성능이 우수한 셀과 단위 스택이 필요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스택 모듈화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케이세라셀이 스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다만 스택의 핵심 부품소재 개발에서 많은 결과물이 나오고 있고, 협력 기관들의 도움을 받아 완성도를 높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수소경제 로드맵’에서도 확인되지만 국내 연료전지 시장은 발전용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발전용 SOFC 국산화를 위해서는 신뢰성 높은 단위 스택을 기반으로 25kW급 이상의 스택 모듈이 개발돼야 한다. 이게 가능해야 200kW급 이상의 발전용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 기존과 다른 관점에서 모듈 개발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 다행히 협력업체에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주택·건물용 시장의 경우 PEM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PEM 업계가 중심인 ‘청정건축물 연료전지협의회’와 SOFC산업화포럼의 후신인 ‘연료전지협의회’가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개인적으로 경쟁이 아닌 상생을 말하고 싶다. 자동차도 지금은 전동화가 대세지만, 몇 해 전만 해도 각자의 취향과 용도에 맞게 디젤, 가솔린, LPG 차량을 선택했다. 연료전지도 마찬가지다. 각 기종마다 장단점이 있다. PEM은 가정이나 건물에서 필요할 때 바로 켜서 운전할 수 있다. 이 점에서는 SOFC가 불리하다.
연료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PEM은 순수수소 연료가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이다. 반대로 SOFC는 천연가스 사용이 더 효율적이다. 다만 천연가스는 탄소배출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유기성 바이오매스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를 SOFC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역 균형발전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국내 농어촌에 도시가스 보급이 어렵다. 분산발전용으로 바이오가스와 연계한 SOFC 보급이 좋은 대안일 수 있다. 블룸에너지가 최근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는 전력·가스 인프라가 열악한 국가 중 하나다. 블룸에너지가 자사 SOFC를 설치하면서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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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이 최근 프레스 성형방식을 적용한 금속분리판으로 2kW급 SOFC 스택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에서 개발한 연료전지용 금속분리판 소재를 이용해 세종공업의 금형기술, 동일브레이징의 브레이징 접합기술을 접목해 제작했다.
“프레스기로 찍어내는 스탬핑 금속분리판 제작기술을 SOFC 스택 제작에 적용한 국내 최초의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에서 생산한 두께 1mm의 국산 분리판 소재를 썼어요. 스탬핑 방식으로 분리판에 유로를 찍어내면 기존 방식에 비해 공정시간이 1/100 이하로 줄어들고, 제조비용도 1/10 이하로 낮출 수 있습니다.”
KIER 수소에너지연구본부의 유지행 책임연구원 말이다. 국내 고온형 연료전지를 대부분 해외 업체에서 수입해 쓰는 상황에서 국산 소재와 부품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블룸에너지의 경우 크롬 기반 합금 소재를 넣은 분말야금 공정으로 분리판을 자체 제작하는 걸로 알아요. 분리판 제작 시 스탬핑 외에도 습식에칭(부식액으로 일정한 유로 패턴 부분을 녹이는 방식)이 이용되기도 하지만, 스탬핑과 비교해 장단점이 있죠. 에칭은 깎아내는 방식이라 다양한 패턴 제작이 가능해요. 대신 두꺼운 판재를 써야 하죠. 에칭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모든 분리판의 유로 깊이를 동일하게 가져갈 수 있죠. 균일한 유로 형성, 작업시간 면에서 스탬핑이 유리합니다. 양산성이 좋아 제작비도 저렴하고요.”
연료전지 스택에서 금속분리판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십 개의 단전지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연결재인 동시에 연료와 공기를 각 셀에 공급하는 매니폴드의 핵심 부품이다. 기체 연료와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미세한 유로를 포함하고 있어 셀과 함께 스택에서 가장 높은 가격 비중을 차지한다.
2kW급 스택에 불과하지만, SOFC 스택용 금속분리판의 대량생산 길을 열어 스택 양산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유지행 책임연구원에게 국내외 업체의 SOFC 기술력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먼저 해외 업체의 SOFC 셀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발전용 SOFC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블룸에너지는 전해질지지형 평판셀을 쓴다. 블룸에너지의 핵심 기술은 모듈화를 통한 확장성에 있다. 이것이 첫 번째 특징이다. 1kW급의 작은 스택 25개 세트를 연결해 25kW 모듈로 만들고, 이를 확장해 100kW 시스템을 만들고, 100kW 단위 시스템을 확장해 MW 단위로 발전설비를 늘린다.
두 번째는 셀(결과적으로 스택) 제조비용이 아주 낮다. 개개의 스택에 사용되는 단전지(전해질지지형 셀, ESC)는 음극지지형 단전지(ASC)에 비해 성능은 다소 낮지만 제조공정이 단순해서 수율이 높고 제조단가가 낮다. 낮은 제조단가, 확장성이 용이한 스택과 모듈화 기술을 앞세워 대용량 연료전지 발전시장을 선점했다. 일례로 블룸에너지는 100kW 시스템에 25kW급 모듈을 여분으로 넣었다가 고장 난 모듈을 교체하는 동안 스페어 모듈을 가동시킨다.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세 번째 장점은 음극의 두께가 얇아 연료이용률(주입된 연료 중 전기화학적 전환에 이용되는 연료의 비율)을 높일 수 있어 전기효율이 높다.
솔리드파워와 엘코겐(Elcogen)은 음극지지형 평판셀을 쓴다. 두 곳 다 유럽의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의 강자라 할 수 있다. 건물용의 경우 작동온도가 700℃ 정도로 낮기 때문에 블룸에너지처럼 두꺼운 전해질을 사용할 수 없다. 대신 두꺼운 음극지지체 위에 5~10μm 두께의 얇은 전해질을 입혀 만든 고성능 단전지를 사용한다. 셀 제조공정의 난이도가 높아 제조단가가 높은 대신 성능이 좋아 5~10kW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에 유리하다. 또 음극의 두께가 300~400μm로 두껍기 때문에 연료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전기효율은 낮지만 배열을 이용해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기에 유리하다.
일본의 교세라는 음극지지형 평관셀을 쓴다. 아이신(AISIN)사의 700W급 가정용 연료전지로 20만 대 이상이 보급됐다. 스택의 구조상 10kW 이상 확장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로 국내 미코파워는 음극지지형 평판셀을 쓰고, STX에너지솔루션은 교세라와 동일한 음극지지형 평관셀을 쓴다.
국내 업체가 궁금하다. 어떤 업체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나?
소재부품 기업으로는 케이세라셀의 성장이 가장 두드러진다. 7~8년 전에는 SOFC용 분말(전해질, 전극)을 해외에서 수입하거나 학교·연구소 단위의 수요에 대응해 소재를 개발하던 회사였지만, 현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단전지(셀)를 판매하고 있고 해외로 소재 수출도 하고 있다.
순수 국산 스택을 사용해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기업은 미코파워와 STX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모기업(미코)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고 생산공장을 이미 갖춘 미코파워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본다.
해외 스택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두산과 에이치앤파워가 각각 250kW급 발전용 SOFC와 20kW급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두산은 발전용 SOFC 시스템 기술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이 PAFC뿐 아니라 발전용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블룸에너지의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업적인 성공 면에서는 단연 SK에코플랜트다. 과거 삼성SDI나 포스코의 SOFC 개발 실패 경험을 통해 핵심 기술을 블룸에너지에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범한퓨얼셀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2025년 4월까지 발전효율 60% 이상 고효율 SOFC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제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안다.
과거 연료전지가 발전과 열회수를 고려한 종합효율 측면에서 개발됐다면, 지금은 스마트그리드 구축, 전기차 보급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 탈석탄 같은 탄소중립 이슈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은 전기효율이 높은 연료전지를 원하고 있다. PEM 연료전지로 보급된 국내 건물용 연료전지가 40% 이하의 낮은 전기효율로 실제 가동률이 낮은 점,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이 전기효율 60%의 SOFC로 대체된 점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범한퓨얼셀 컨소시엄은 10kW급 건물용 SOFC로, 60% 이상의 전기효율(발전용에 비해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동등한 전기효율)을 얻기 위해 1차 연료전지 스택에서 배출된 미반응 연료를 재생해 2차 스택에 공급함으로써 전기효율을 극대화하는 ‘캐스케이드 스택’과 시스템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다.
범한퓨얼셀은 잠수함용 연료전지(PEMFC) 사업화에 성공했고, SOFC 연구개발 경험은 1년 이내로 짧지만 이미 2kW SOFC 핫박스 200시간 운전에 성공할 정도로 기술이 급성장하고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업체다.
국내 업체들의 SOFC 셀과 스택 개발기술 수준은 어떤가? 케이세라셀을 빼면 대부분 해외 업체 제품이다.
하나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셀과 스택은 별개의 기술이다. 셀은 세라믹 제조공정 기술에 해당하고, 스택은 좀 더 기술의 난이도가 높은 설계·제작 기술이다.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스택(설계, 특허)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미코, STX 등이고,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는 KIER가 유일하다. 포스코에서 투자를 받아 연구개발에 나섰던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공식적으로 SOFC 연구를 포기한 상태다.
정확히 말해 두산은 세레스파워의 스택(금속지지형 셀 포함)을 사용하고, FCI나 에이치앤파워는 솔리드파워의 스택(음극지지형 셀 포함)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미코와 STX가 유일하게 자체 스택을 사용해 시스템을 제작하고 있다. 미코는 평판셀을 자체 생산하고 있고, STX는 유니온머티리얼(구 쌍용머티리얼)에 설계를 맡겨서 위탁생산한 평관형 셀과 스택으로 시스템을 제작하고 있다. 케이세라셀은 KIER와 오랜 기간 연구사업과 위탁생산을 통해 평판셀과 평관셀 제작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SOFC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핵심 소재 부품인 세라믹 셀과 스택에 대한 요구가 크다. 세라믹 셀 제조기술은 전해질·전극 소재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대면적 세라믹 성형·소결 기술을 포함한다. 국내 대학은 새로운 소재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대면적 셀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은 KIER,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정도만 보유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이런 원천기술을 보유하기가 어려워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최소한 음극지지형 셀에 대한 노하우를 갖게 됐다. 스택에 대한 핵심기술(특허)도 미코파워 외에 보유하지 못한 이유도 안정적인 성능의 셀을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업체가 그동안 없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케이세라셀의 셀 양산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결론적으로 국내 SOFC 산업이 성장하려면 더 많은 소재부품(세라믹 셀, 분리판 가공) 업체가 나와야 하고, 스택·시스템 개발 기업(두산, 에이치앤파워, STX, 미코 등)이 관련 소재부품 기업과 동반 성장하면서 국산화를 이뤄내야 한다. 또 연구소는 각 기업들과 협력해 그들이 부족한 점(소재기술, 단위 셀 제조공정기술, 스택 설계·제작기술, 시스템 설계 등)을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열리는 SOFC 학회를 돌아보고 느낀 점이 있다. 일본이나 유럽, 미국의 선진 기업들은 국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각 분야 전문가나 기업들의 컨소시엄 역량이 매우 높다. 반면에 국내는 과거 LG, 포스코, 삼성, SK의 SOFC 개발과 포기 사례에서 보듯, 관련 기업과 연구소들이 배타적인 태도로 기술개발을 추진한 결과 국내 연구자들의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국가 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산학연 컨소시엄이 현재도 여전히 그 결과물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기술이 축적되지 못하고, 새로운 사업이 시작될 때마다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비효율이 반복된다. 국내 SOFC 업계가 살아남으려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가야 한다. 정부의 일관된 정책 하에 조직화된 연구개발 프로그램 운용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