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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로드맵 2.0 ② 정책 등에 업은 ‘수소경제’ 시장 전망

2022.01.01 00:00:01

‘청정수소’에 블루수소 포함 놓고 이견…수소법 개정은 “아직”
포스코, 호주 중심으로 청정수소 생산‧도입에 적극적
롯데케미칼, 국내 수소 수요의 30% 공급 목표
글로벌 수소 시장 경쟁 치열…선두권 유지가 관건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이 나왔다. ‘코리아, 수소경제 시즌 2’가 시작됐다. 지난해 2월 세계 최초의 수소법 시행 이후 정부가 확정한 첫 번째 법정 기본계획이다. 여기엔 2050년까지 연간 2,790만 톤의 수소를 모두 그린·블루수소로만 공급하겠다는 법정계획 일정이 담겨 있다.


수소경제 전환 작업은 그동안 큰 잡음 없이 순탄하게 이뤄져왔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수소경제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에너지 전담 차관과 함께 수소국을 신설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 2월에 발효된 수소법을 보완하기 위한 수소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의지와 달리 작년 5월에 발의된 6건의 수소 관련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기업들은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현대차, SK, 포스코, 롯데, 한화, 효성 등 16개 회원사가 속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호소문을 내고 개정안 통과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원욱, 송갑석, 정태호 의원 등이 발의한 수소법 개정안에는 △청정수소의 정의와 규정 신설, 등급별 인증제 도입 △청정수소 발전 의무화제도(CHPS) △수소가스터빈 등 수소발전 사업의 법적 지원 근거가 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무슨 일이든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그런데 ‘청정수소의 정의’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개정안에는 수소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와 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통해 배출량을 최소화한 ‘블루수소’를 모두 청정수소의 범주에 넣고 있다. 이를 두고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만 청정수소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수소경제에 비판적인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을 들어보자. 그는 지난해 11월 23일 법안소위에서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은 그레이수소와 부생수소로 에너지 생산 효율이 떨어지고 이산화탄소가 발생된다”고 지적했다. 양이 의원은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청정수소냐 아니냐로 구분된다.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한다고 해서 시행령에 위임하는 것은 수소의 청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목소리는 다르다. 블루수소를 청정수소에서 제외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그린수소의 상용화까지 앞으로 상당 기간이 필요하고, 국내 입지와 기후의 특성상 풍력이나 태양광의 발전효율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잉여 전력이 충분하지 않아 수전해로 얻을 수 있는 수소의 양이 한정적이라 결국 많은 양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수소를 해외에서 도입할 경우 블루냐, 그린이냐는 색깔 구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유럽에서도 CCS와 연계한 블루수소 사업을 추진 중이고, 탄소중립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블루수소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해외 청정수소 도입에 나선 기업들

정부 정책도 중요하고, 법과 제도의 뒷받침도 중요하다. 수소경제는 에너지 전환과 맞물려 있다. 몇몇 기업이 나서서 될 일이 아니라 밸류체인 전반에 큰 변화가 요구된다. 청정수소의 정의를 두고 벌어진 최근 논란은 대세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큰 사안은 아니다. 


수소경제는 마라톤 경주에 해당된다. 가야 할 길이 멀다. 경기장의 트랙을 돌아 아스팔트길로 나선 기업들은 어떻게든 선두권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글로벌 수소경제 패권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생각보다 치열하다. 몇몇 활용 부문에선 앞서 있지만, 수소생산 부문에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은 그동안 활용 부분에 집중됐던 수소전략의 초점이 수소의 생산과 유통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미 정부와 국내 대기업들은 청정수소 확보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50년에는 수소가 최종 에너지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에너지원이 된다. 이 중 80%가 해외에서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청정수소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수소생산의 잠재력이 큰 국가와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호주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호주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자리에서 양국의 산업부 장관이 ‘탄소중립 기술 파트너십 이행계획 양해각서’란 걸 주고받았다.


그 내용을 보면 △한-호 에너지자원협력위 내 탄소중립기술 워킹그룹 신설 및 연 1회 이상 개최 △수소공급망, 탄소포집 및 활용·저장 기술, 저탄소철강 등 최우선 협력 분야를 비롯한 탄소중립기술 전 분야 협력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 인증, 인프라 구축 협력 등을 담고 있다.


호주는 재생에너지에 적합한 기후와 입지를 잘 갖추고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과 연계한 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일본의 이와타니, 가와사키중공업 등 4개 기업만 해도 퀸즐랜드 주정부가 소유한 전력회사와 손을 잡고 그린수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블루수소 사업도 눈여겨봐야 한다. 호주 제1의 가스개발 기업인 산토스(Santos)는 이미 ‘뭄바 CCS’ 프로젝트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지중에 주입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CCS를 통한 이산화탄소 저감 비용이 톤당 25~30호주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사업성이 좋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호주 6위의 천연가스 생산·개발 기업인 세넥스에너지 인수에 나선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세넥스에너지는 호주 현지에 3개의 가스전과 2개의 탐사광구를 보유하고 있다. 총 인수대금은 약 7,700억 원으로 알려진다. 이 중 포스코인터내셔널이 50.1%, 핸콕에너지가 49.9%를 투자한다. 이번 인수가 성공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한국의 한 해 천연가스 소비량의 44%에 해당하는 천연가스 매장량을 확보하면서 현지에서 CCS를 접목한 블루수소 생산 등의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된다.


삼성물산도 해외 청정수소 도입에 적극적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한국남부발전, 남해화학과 청정수소와 청정암모니아를 국내로 도입해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남부발전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암모니아 혼소를 실증하거나, 암모니아를 열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방안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GS에너지는 아예 아랍에미리트(UAE)의 대규모 블루암모니아 생산 플랜트 사업에 참여한다.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가 지분 80%를 보유하고, GS에너지와 일본의 미쓰이가 나머지 10%씩을 보유해 공동으로 플랜트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플랜트는 2025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간 100만 톤의 블루암모니아를 생산하게 된다.


GS에너지는 이번 프로젝트 참여로 연간 20만 톤의 블루암모니아 생산량을 확보했으며, 이를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암모니아 20만 톤으로 수소 3만 톤을 얻을 수 있지만, 여기에 또 에너지가 드는 문제가 있다. GS에너지가 도입하는 블루암모니아는 GS그룹 계열 발전소의 혼소 발전에 사용하고, 일부는 수소로 만들어 수소전기차 충전에 활용할 계획이다.


수소는 우선 암모니아로 유통될 가능성이 높다. 액화수소운반선은 기술의 난이도가 높아 개발에 시간이 걸리지만, 암모니아는 기존 인프라로 해결할 수 있다. 암모니아에 가장 큰 강점이 있는 기업으로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을 들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한 발 늦게 수소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수소생산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30년까지 블루·그린수소를 연 60만 톤까지 생산할 계획으로, 이는 2025년까지 28만 톤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한 SK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수소 수요의 30%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그린수소 44만 톤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현재 포스코, 삼성엔지니어링과 함께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에서 블루·그린수소 사업 개발을 위해 주정부와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그린수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해 국내로 운송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롯데정밀화학을 주관사로 지난해 11월부터 실증사업도 시작됐다. 암모니아를 기반으로 연간 800톤의 수소를 생산하는 파일럿 플랜트를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에 짓게 된다.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약 70%의 암모니아 유통을 맡고 있다. 

 

수소생산·기술투자에 지갑을 열다

SK는 국내 수소생산에 집중한다. 2025년까지 부생수소 기반 액화수소 3만 톤, 청정수소 25만 톤 등 연간 28만 톤 규모의 수소 생산·공급 설비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보령LNG터미널 인근에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 청정수소 생산 플랜트를 구축한다.


그룹 내에서는 SK E&S가 수소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SK E&S는 지난해 11월 26일 충청남도, 보령시, 한국중부발전과 정식으로 ‘친환경 청정수소 생산 기반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SK E&S가 2025년까지 약 5조 원을 투자해 청정수소의 생산과 유통, 활용 인프라를 구축한다. 또 중부발전은 석탄회처리장 유휴 부지를 제공해 투자와 운영에 참여한다.




SK는 글로벌 수소 기업에 대한 투자도 공격적으로 진행해왔다. 지난해 1월 미국을 대표하는 수소 기업인 플러그파워에 1조6,000억 원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이 대표적이다. 플러그파워는 프랑스의 완성차 업체인 르노와 연료전지 합작사인 ‘하이비아(HIVIA)’를 세워 유럽 내 경상용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부터 수소전기차 3종의 판매에 나선다.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전기버스 제조사인 에디슨모터스도 플러그파워의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수소전기버스 개발에 나선다. 내년 상반기에는 125kW 프로젠 연료전지를 탑재한 수소버스의 양산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SK가 투자한 미국의 청록수소 생산 기업인 모놀리스도 주목해야 한다. 아크 플라즈마를 활용한 ‘메탄 열분해’ 기술로 이산화탄소 발생 없이 수소와 고체탄소를 생산하는 플랜트를 상용화했다. 고체탄소는 타이어의 주성분인 카본블랙, 전기차 배터리용 인조흑연 등에 쓰임이 많다. 모놀리스는 최근 미 에너지부(DOE)로부터 10억4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청정에너지 대출 승인도 받았다.




국내 LNG 시장 1위인 SK가스도 지난해 12월 청록수소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스타트업 씨제로(C-Zero)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는 수소생산 과정에서 포집한 CO2를 저장할 공간이 부족하고, 그린수소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높고 상업화 기술도 성숙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청록수소를 대안으로 삼은 셈이다. 


SK가스는 현대자동차·한국수력원자력·LS일렉트릭·두산퓨얼셀·태광산업과 손을 잡고 울산미포산업단지에 연료전지 발전소도 건설한다. 산단의 석유화학 또는 철강 공장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가상발전소(VPP) 플랫폼을 통해 상황에 따라 발전량을 조절하는 부하대응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또 롯데케미칼과 합작사를 세워 수소충전소와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고, LNG냉열을 활용한 액화수소플랜트 사업도 고려하고 있다. 합작사는 SK가스의 LPG충전소 네트워크와 롯데의 물류·부지 자원을 활용해 수소충전소 100여 개를 건설할 방침이다. 연료전지 발전소의 경우에는 울산에 있는 파이프라인을 활용한다.


국내 수소생산은 LNG터미널을 보유한 민간 천연가스 직수입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최근 ‘LNG직도입협회’가 새롭게 출범했다. SK E&S·GS에너지·포스코에너지·파주에너지서비스·나래에너지서비스 등 민간 천연가스 직수입사들이 모여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협회가 나서 청정수소의 범주에 블루수소를 꼭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최초 블루수소 플랜트’ 타이틀은 두산중공업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7월 28일에 착공한 창원 수소액화플랜트에 CCUS 기술을 적용한다. 2023년까지 이산화탄소 액화설비를 구축, 하루 5톤의 블루수소와 48톤의 액화탄산을 생산해 각각 수소충전소와 가스제조사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효성중공업도 빠뜨릴 수 없다. 2023년 5월 본격 가동을 목표로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000톤급 액화수소플랜트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금까지 전국 20여 곳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한 수소충전시스템 시장 1위 업체다. 액화수소플랜트 완공 시기에 맞춰 전국 30여 곳에 대형 상용 수소차를 위한 액체수소충전소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2023년에 수소충전 인프라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수소 시장 둘러싼 치열한 경쟁

일본 도쿄도에는 85대의 수소버스가 운행 중이다. 이 중 70대는 도쿄시가, 15대는 민간에서 소유하고 있다. 도쿄도는 2030년까지 300대 이상의 수소버스를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그에 반해 서울은 4대가 전부다. 주민 반대로 도심 버스차고지에 수소충전소를 짓지 못하다 보니 수소버스 보급이 더딘 것이다.


환경부는 올해 수소차 보급 목표를 지난해 대비 87% 증가한 2만8,350대(누적)로 설정했다. 수소차 관련 예산도 지난해 4,416억 원에서 8,928억 원으로 2배 이상 늘렸다. 또 2025년까지 전국 226개 시군구에 원칙적으로 1기 이상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2030년에는 주요 도시에서 20분 이내, 2040년에는 15분 이내에 수소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는 융복합충전소 확대 등을 통해 2050년까지 2,000기 이상의 수소충전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계획이 들어 있다. 충전 인프라 확대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수소경제위원회가 기본계획을 발표하던 날 당일 사전행사로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전환 협약식’을 열기도 했다.


한국주유소협회와 한국LPG산업협회는 수소충전소 확산을 위해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 코하이젠과 손을 잡았다. 자동차 업계의 내연기관 차량 단종 선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으로 주유소·LPG충전소 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하다. 하이넷과 코하이젠은 전국 1만3천여 개의 주유소와 LPG충전소의 여유 부지를 활용하거나, 휴·폐업 주유소·LPG충전소를 대상으로 적합성을 검토한 후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천 대가 넘는 수소전기차를 수출했다. 내수물량까지 합쳐 수소차 점유율 58%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CJ대한통운(2대), 현대글로비스(2대), 쿠팡(1대)이 참여하는 수소화물차 시범운행이 시작된다. 도로화물운송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약 2,800만 톤으로 수송 부문 전체 탄소배출량의 30%가량을 차지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화물차 1만 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연구개발(R&D) 본부 내 엔진개발센터를 폐지하고 전동화 중심으로 연구개발 조직을 개편했다. 이전에도 ‘하이드로젠 웨이브’ 비전을 통해 모든 상용 신모델을 수소전기차 또는 전기차로만 출시하고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넥쏘뿐 아니라 스타리아 같은 경상용차(LCV)에도 전동화를 적용하고, 다가오는 2025년에는 수소전기차 모델을 3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완성차 업체는 부품 공급망을 탄탄히 하고 품질이나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통상 두 곳 이상의 벤더 사를 통해 납품을 받는다. 현재 현대차에 들어가는 타입 4 수소저장탱크는 전량 일진하이솔루스에서 납품한다. 하지만 이 구도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경주 강동면에 사업장을 둔 플라스틱옴니엄 사가 기존 공장부지에 414억 원을 투자해 연간 6만 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연료탱크 제조시설을 2023년까지 신설한다. 플라스틱옴니엄 사는 이미 지난해 9월에 현대차와 수소전기차용 스타리아 3만 대 분량의 타입 4 수소탱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다.


플라스틱옴니엄은 연료탱크와 범퍼 등 대형 플라스틱 부품 세계 1위 업체로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두고 있다. 25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부품 제조사로, 한국 법인은 지난 1992년에 설립됐다. 


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이제 수소 사업은 글로벌 에너지 정책의 중심으로 진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매년 ‘글로벌 수소 리뷰’ 보고서를 펴내기로 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수소 정책을 맡고 있는 에너지부는 지난해 12월 21일 ‘청정에너지시범국’을 신설했다. 우리로 치면 산업부에 신설한 수소국에 해당된다. 


청정에너지시범국은 청정수소, 탄소포집, 그리드 규모의 에너지 저장, 소형 모듈식 원자로 등을 포함한 분야에서 청정에너지 기술 시범사업에 200억 달러(23조7,500억 원) 이상을 지원할 방침이다. 에너지부가 모놀리스에 승인한 대출금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놀리스나 플러그파워는 미국 기업이지만 SK를 통해 한국과 연결된다. 지난해 주식시장에 데뷔한 일진하이솔루스도 현대차만 보고 가지는 않는다. 독일 오스터홀츠에 있는 유럽 최대 환경특장차 제조사인 파운(FAUN)그룹과 수소탱크 계약을 맺는 등 세계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라톤 경주에선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이 중요하다. 팀 선수 중 가장 잘 달리는 사람을 위해 30km까지 선두권을 유지하며 페이스를 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도중에 오버페이스를 하는 것도 경쟁 주자의 페이스를 흔들려는 전략에서 온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도 페이스메이커로 시작했다. 수소경제는 마라톤으로 치면 이제 막 5km 지점을 지나 선두권이 가려진 상태다. 이것도 일종의 팀플레이다. 지금은 주변을 곁눈질하며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어떻게든 선두권을 유지하면서 ‘우승각’을 노려야 한다. 

성재경 기자 h2.inno@h2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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