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수소시장에 난데없는 ‘사기 논란’이 거세다. 제2의 테슬라로 불려온 수소트럭 스타트업 기업 ‘니콜라(Nikola)’를 두고 벌어진 일이다. 

공매도 행동주의 헤지펀드 ‘힌덴버그 리서치’는 “이런 정도의 속임수를 본 적이 없으며 기술력은 사기 수준”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로 니콜라를 일순간 ‘희대의 사기꾼’으로 내몰았다.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니콜라의 주가는 한때 상장가격 이하로 폭락했고 트레버 밀턴 니콜라 CEO는 결국 사임했다. 그럼에도 ‘사기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현지는 물론이고 국내까지 여파가 미쳤다.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그룹’을 필두로 수소차 부품주까지 주가 변동폭을 키웠다.   

어떻게 봐야할까. 진정 니콜라는 전 세계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힌덴버그 리서치의 주장의 핵심은 ‘수소트럭을 만들어낼 기술이 니콜라엔 없다’는 것이다. 기술이 없으니 수소트럭을 만들 수 없고, 지금의 관심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그럴까? 니콜라는 자동차 제조업계 큰손(?)과의 협력을 이끌었다. 이탈리아 상용차 업체인 CNH 인더스트리얼이 차체 제작을 맡는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독일 보쉬와는 구동계를 비롯한 파워트레인을 공동 개발한다. 그리고 또 하나, 자동차 제조 왕국으로 불리는 ‘제너럴모터스(GM)’와 수소트럭 양산을 위한 합의를 이끌었다. 여기까지는 차량 제조를 위한 동맹으로 볼 수 있다.  

수소차량이 실제 도로 위를 마음껏 질주하기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가 필수이다. 차량 연료인 수소를 제때 공급받아야 한다. 니콜라의 대안은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공급’이다. 이를 위해 국내 한화그룹과 전략적 동맹을 이끌었다.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수전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면 차량에 필요한 수소를 뽑아낼 수 있다. 한화는 이 과정에서 ‘태양광-수전해-저장탱크’로 이어지는 핵심 장비 공급체계를 제공하게 된다.  

니콜라는 차량 제조사가 아니다. 되고 싶은 생각도 없어 보인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아이템을 선점해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이끄는 ‘플랫폼 기업’에 가깝다. 기존의 잣대로는 평가될 수 없다. 오히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릴 수도 있겠다.     

결국 비전이 구체화되고 실현되는지 여부가 ‘사기’와 ‘혁신’을 결정지을 것이다. 서로 양 끝에 위치해 절대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 극단의 평가도 ‘한끗’ 차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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