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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기반 청정수소 시대 머지않았다

2023.07.02 15:32:24

기업들, 청정암모니아 국내 도입 움직임 ‘활발’
원익머트리얼즈, 국내 최초 상업용 암모니아 수소추출기술 확보
‘충북 그린수소 규제자유특구’서 암모니아 수소생산 실증사업 진행
규제 불합리로 인한 사업비 증가 등 애로사항 많아…정부 관심・지원 필요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 따르면 발전 분야와 철강·화학 등 산업계의 수소 활용이 확대되면 국내 전체 수소 수요량은 2020년 22만 톤에서 2030년 390만 톤, 2050년 2,790만 톤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중 청정수소의 비중을 2030년 75%, 2050년 100%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 수소생산 여건으로는 이러한 수소 수요를 충당하기 힘들다. 부족한 양을 메우기 위해 해외에서 국내 기술과 자본으로 생산한 청정수소를 도입하려는 이유다. 


특히 수소 운송 수단으로 암모니아에 대한 관심이 크다. 실제 국내 기업들과 발전 공기업들은 암모니아 형태로 수소를 도입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도입된 암모니아는 그 자체로 혼소 발전용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암모니아 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할 수도 있다. 

 

국내 최초로 암모니아 기반 수소추출시스템을 개발한 원익머트리얼즈의 상용급 실증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그러나 현실적인 난관도 만만치 않아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암모니아 경쟁력
수소는 선박 운송 시 부피당 에너지밀도를 높이기 위해 보통 액체 상태의 수소운반체(H2 carrier)로 전환해 운송한다. 기체 형태의 수소는 단위 부피에 저장할 수 있는 양이 작아 한 번에 많은 양의 수소를 운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생산한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방식으로 액화수소, 암모니아, LOHC(액상유기수소운반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비료의 주원료로 사용되어 온 암모니아가 수소를 경제적·효율적으로 저장·운송하고 추출할 수 있는 방식이자 국가 간 수소거래의 핵심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소를 암모니아로 바꾸면 그냥 액화할 때보다 약 1.7배 많은 수소 저장이 가능하고, 전 세계적으로 암모니아 수출입이 활발해 생산시설, 운반선 등의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어 암모니아를 수소 캐리어로 활용할 경우 막대한 인프라 관련 투자가 필요하지 않아 수소공급의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연구결과에서도 암모니아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NIST 탄소중립대학원 임한권 교수팀이 수소 도입 예정 국가(한국, 일본, 독일)의 수요와 수소 수출 예상 국가(호주, 칠레 등 총 16개국)를 고려해 ‘국제적 해외 수소공급망의 경제성 및 환경성 측면 최적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암모니아가 최고의 경제성과 환경성을 지닌 수소운반체 모델임을 입증한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2019년 발표한 ‘수소의 미래’ 보고서에서도 액상 암모니아는 파이프라인과 배로 운송할 경우 액체수소와 LOHC보다 더 저렴한 최적의 수소 저장 및 장거리 운송기술로 언급됐다.    


IEA는 재생에너지 연계 그린 암모니아 생산·이송 기반의 차세대 무역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일본,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도 저탄소 수소경제를 위해 그린 암모니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50년 연 400조 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 암모니아 인프라 구축 추진
정부는 NDC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 암모니아 약 1,100만 톤의 도입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2021년 11월 26일)’과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2022년 11월 9일)’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 대규모 암모니아 운송과 IMO 온실가스 40% 감축규제 대응을 위해 정부 주도로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암모니아 추진-운송선(6만 톤급) 건조를 추진할 계획이다.  


석탄-암모니아 혼소 발전 등을 위해 석탄 수입터미널 개·보수를 통한 전환 또는 중앙집중형 신규 암모니아 인수기지 구축(2027년 약 110만 톤, 2030년 약 400만 톤)도 추진할 계획이다. 석탄발전사가 자체 보유한 개별부두를 기반으로 암모니아 도입 설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개별부두는 서해안 5개(태안·당진·보령·신서천·영흥), 남해안 4개(삼천포·여수·하동·고성), 동해안 4개(삼척3·강릉) 등 총 13개가 있다.


또 급격한 수요증가, 수입 차질로 인한 예기치 못한 공급부족에 대비할 수 있도록 3개 거점(서해·동해·남해)에 암모니아 15일분 비축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거점별 6만 톤 비축이 예상되어 3개 거점에 총 18만 톤을 비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순도 수소 분리, 무탄소 및 낮은 질소산화물 발생 연소기술을 2025년까지 확보해 2026년 이후 유통·활용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충북을 ‘그린수소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해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고 사용하는 실증을 허용했다.


정부는 액화수소 도입(2029년) 전인 2027년부터 암모니아 크래킹 설비를 우선 구축해 수소발전에 활용될 수소연료를 조달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부산을 ‘암모니아 친환경에너지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고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선박(30톤급) 설계·건조·운항 실증을 통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토록 했다. 
 
기업들,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 추진 
청정수소 개발부터 운송·저장, 활용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별 관련 민간기업들과 발전 공기업들은 해외에서 생산한 청정수소(블루·그린수소)를 국내로 들여오는 ‘H2 STAR’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대부분 수소를 액상 암모니아로 도입할 계획이다.


도입된 암모니아는 혼소 발전용(석탄발전소)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암모니아에서 추출한 수소를 수소 혼소 발전용, 수소충전소용, 연료전지용, 선박용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롯데그룹 화학군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은 한국석유공사, 남동발전, 서부발전, 포스코, SK가스, 삼성엔지니어링 등과 함께 중동, 말레이시아 등에서 청정 암모니아를 생산해 서해권역 인수 인프라를 통해 인근 암모니아 혼소 발전소로 공급하고, 암모니아 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해 인근 수소 혼소 발전용(LNG발전소)으로도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수소 제조기업 어프로티움은 미국 에너지 기업 톨그라스(Tallgrass)사로부터 오는 2027년부터 매년 80만 톤의 청정 암모니아를 국내로 도입해 석탄발전소와 LNG 발전소의 혼소 발전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 기술 개발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원익머트리얼즈와 KIST가 국내 최초로 1kW급 암모니아-수소추출시스템을 개발한 데 이어 현대차와 KIST가 5kW급 암모니아-수소추출시스템을 개발해 실증을 마쳤다. CES, 현대차, KIST, 젠스엔지니어링 등이 공동으로 20N㎥-H2급 암모니아 수소추출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과 GS건설은 수소공급을 위한 암모니아 분해기술 공동 개발에 나섰다. 롯데그룹 화학군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은 미국의 시지지(Syzygy), 일본의 스미토모(Sumitomo) 상사 그룹과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의 공동 개발·실증을 추진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세계 4위의 철광석 생산업체 포테스큐(FMG)와 금속분리막을 이용한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영국 암모니아 크래킹 솔루션 업체인 존슨매티와 수소복합발전과 연계할 수 있는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암모니아 취급 경험 많은 ‘원익’
원익머트리얼즈는 이미 국내 최초로 상업용 암모니아 수소추출 기술을 확보해 적극적으로 사업화에 나설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박일준 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지난 5월 9일 충북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있는 원익머트리얼즈를 방문해 암모니아에서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설비와 실증현황을 점검하고, 청정수소 중심의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수소안전관리 로드맵 2.0’을 발표한 바 있다.

 

 

1981년 4월에 설립된 원익그룹(회장 이용한)은 반도체, 무역·헬스케어, 금융·레저, IT·전자부품 등 4개 부문에서 원익아이피에스, 원익머트리얼즈, 원익큐엔씨 등 총 11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2006년 12월 1일부로 원익아이피에스의 특수가스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원익머트리얼즈(대표 한정욱)는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본사를 두고,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 및 일반산업용 가스의 충전·제조·정제 및 판매 등을 영위하고 있으며, 201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필수적이지만 수입에 의존한 고순도 특수가스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업체다. 암모니아(NH3), 일산화질소(NO), 삼불화붕소(BF3)를 시작으로 F2·BCI3 혼합가스를 포함해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전반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100여 종의 제품 라인업을 확보했다. 


미국과 중국에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고, 국내에는 3개의 사업장(양청·오창·전의)이 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전 사업장에 가스·화재 감지기 및 CCTV, 화학물질 리크센서, 열화상 카메라, 비상방송설비 등을 연동한 통합방재실을 운영하며 안전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추출기 개발에 성공하고,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소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유통되는 암모니아는 해외에서 전량 수입된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수입되는 암모니아를 고순도로 정제해 판매한다. 기본설계부터 건설·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한 연간 3,800톤 규모의 고순도 암모니아 생산설비를 운영 중이다. 


암모니아는 독성, 부식성, 가연성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취급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원익머트리얼즈는 20년간 고순도 암모니아를 취급하면서 다양한 안전관리 노하우를 축적했고, 암모니아 정제·충전 관련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선진 안전기술을 적용하고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해 무사고 운전도 실현하고 있다. 
 
원익, 국내 최초 암모니아 수소추출기 개발
원익머트리얼즈는 지난 2014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함께 국책과제로 암모니아 기반 수소추출 연구를 시작해 2021년에 하루 500kg급 수소추출기를 개발하고, 고효율 촉매기술도 확보했다.


먼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KIST와 국내 최초로 암모니아에서 하루 2kg의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연료전지와 연계해 전기를 생산하는 실증(1kW 연료전지 드론)에 성공했다. 이후 2019년까지 장기운전을 통해 하루 10kg급 암모니아 개질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암모니아 분해의 핵심 소재인 촉매 대량 제조시스템(연간 2.4톤)을 구축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하루 500kg급 파일럿 수소생산시스템을 개발해 연구 실증을 진행한 결과 전환율 99.9%의 촉매 성능과 99.97%의 수소 순도를 확보했다.


박재혁 원익머트리얼즈 수소공정그룹장은 “이러한 연구과정을 거쳐 상용급 암모니아 분해반응기 설계기술(시스템 최적화), 고성능의 촉매·흡착제 제조기술, 정제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속전구체 화합물을 이용해 촉매 활성 성분으로 루테늄을 포함하는 암모니아 개질 촉매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고, 이 촉매와 관련한 다수의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박 그룹장은 “저온에서도 우수한 수소 전환율(99.9%)을 보이고, 촉매 담체와 조촉매 물질 성분 구조상 열 안정성이 우수한 특징이 있다. 촉매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최적의 공정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소생산설비 운영이 가능한 성능 균일도와 최적 물성을 구현할 수 있다”라며 “대용량(하루 100톤급)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해 장기 내구성, 고강도, 고압 반응 등이 가능한 촉매를 연구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 공정은 수증기 개질 방식의 천연가스 기반 수소생산 공정보다 단순하다. 수소생산 원료인 암모니아(NH3)를 투입하면 먼저 분해반응기(Reformer, 개질기)에서 촉매를 통해 질소와 수소로 분리된 이후 잔류한(미반응) 암모니아와 질소가 정제장치에서 흡착제를 통해 제거되고 수소는 정제되어 최종 제품인 고순도 수소가 된다.   


수소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존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 방식과 달리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 방식은 600℃의 온도에서 운전하기에 열원으로 천연가스, LPG 등의 화석연료를 사용하지만 암모니아 분해 과정에서 수소와 질소만을 생성하기에 이산화탄소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완전한 무탄소 공정을 위해 암모니아와 수소를 열원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시스템 실증  
원익머트리얼즈는 사업화를 위해 ‘충북 그린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에서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는 아직 암모니아 기반 수소추출시스템에 대한 상세 검사기준이 없어 수소용품 인허가 및 제조·판매가 불가능하다. 사업화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던 중 충북도에서 추진하는 그린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 사업자로 선정되어 암모니아 수소추출기를 실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충북은 전국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내륙지역으로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및 LNG 수급기지가 들어설 수 없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부생수소 수급이 어렵고 천연가스 기반 수소생산에 불리하다. 이에 따라 현재 충북은 타 시도의 수소 공급 의존도가 높고, 수소 수요 증가 시 수소 공급 공백지역이 될 가능성도 크다.   


충북은 1959년부터 1983년까지 국내 첫 화학비료 공장(충주비료)을 건설해 암모니아와 요소비료를 생산·공급해온 한국 암모니아 생산 역사의 본산이다. 

 

 

원익머트리얼즈가 주관하는 이번 실증 사업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하루 500kg급 암모니아 개질 수소생산 상용화 시스템을 구축해 암모니아에서 추출한 수소를 99.997% 이상의 고순도로 정제해 반도체 공정이나 수소충전소에 공급하는 것까지 실증하는 사업으로, 원익머트리얼즈의 관계사인 원익홀딩스, 디앨, 한화 글로벌부문, 충북테크노파크 등 5개 사업자가 참여 중이다. 실증 이후 하루 2,000kg급 암모니아 개질 수소생산시스템을 상용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실증 사이트는 충주 메가폴리스 산업단지 내에 있다. 이번 실증과제는 총 3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암모니아 탱크·기화기·수소추출기·정제기·충전 설비를 구축하고, 상용급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정제 시스템 실증 및 성능평가를 하는 것이다.    


2단계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 시스템의 성능평가와 안전을 실증하는 것으로, 수소품질 검사 방법에 적합한 분석장비를 활용해 총 4군 데에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현장에서 수소 품질을 즉시 확인하게 된다. 


3단계는 충북테크노파크의 이동식 수소충전소, 반도체용 믹스가스, 충주지역 수소충전소, 수소연료전지 스택 평가용 등에 암모니아 기반 수소를 공급해 경제성을 평가하고 사업화 표준모델을 도출하는 한편 청정수소 인증제 및 인센티브 기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이번 실증과제를 총괄 관리하면서 수소추출기를 설계·제작하고, 인프라와 연계 부대설비를 구축하게 된다. 


산업부가 지난 5월 9일 발표한 ‘수소안전관리 로드맵 2.0’에 2025년까지 암모니아(열분해·촉매) 기반 수소추출설비 안전기준 개발이 반영되어 있는데, 원익머트리얼즈의 이번 사업이 그 토대가 된다.  
 
사업화 난관 해결 시급
그러나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애로점이 많아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먼저 정책적인 부분이 있다. 산업부는 수소생산·수입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청정수소로 인증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청정수소인증제’를 오는 2024년에 시행할 예정이다. 


국내의 경우 암모니아 전량을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는데, 대부분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그레이 암모니아다. 암모니아는 1900년대 초반 개발된 하버-보쉬(Haber-Bosch)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데 350℃ 이상, 250~300bar 이상의 고온·고압에서 진행되어 에너지 소비가 많고,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린수소를 이용해 저온·저압에서 암모니아 생산이 가능한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다. 재생에너지 기반 암모니아 생산은 수전해와 하버-보쉬 공정의 조합으로 빠른 스케일업(scale-up)과 상업화가 가능하지만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낮은 온도·압력에서 충분한 암모니아 합성률을 보이는 촉매 개발과 함께 저에너지로 암모니아를 분리·농축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수전해 효율 개선도 필요하다. 


조병옥 원익머트리얼즈 연구소장(전무)은 “정부 주도의 청정수소 도입을 위한 글로벌 수소 공급망을 구축 중으로, 향후 해외에서 생산한 수소를 그린·블루 암모니아 형태로 도입할 예정”이라며 “현재 청정수소 도입 초기인 만큼 그레이 암모니아 활용이 불가피한 점을 고려해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수소생산 과정 중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고려해 전기차 사례처럼 청정수소인증제에서 암모니아 기반 수소에 대한 예외조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원익머트리얼즈는 규제의 불합리로 인한 현실적인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이번 실증사업의 예산은 총 83억 원이지만 원익머트리얼즈가 추가로 131억 원을 자체 투자할 예정이다. 수익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자체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당한 금액이지만 국내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 관련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안전기준을 정립하는 선도기업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경영진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동일한 양의 수소를 생산·저장하는 데 적용기준에 따라 다른 사업소와의 경계거리가 1.7배까지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소충전설비가 구축되는 사업장의 경계거리 기준을 보면 KGS FP216은 제조식 수소자동차 충전의 시설·기술·검사 기준으로 고압의 수소를 저장·취급함에도 불구하고 경계거리가 최소 10m로 상대적으로 짧지만 KGS FP112(고압가스 일반제조의 시설·기술·검사·감리·안전성 평가 기준) 적용 시 최소 17m를 준수해야 하므로 향후 수소사업 확장을 위한 수소 저장 및 충전 공간 확보가 어렵고 경제성 악화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사업장 특성에 맞는 적합한 기준 적용을 위한 사전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암모니아-수소생산 사업화 방향
원익머트리얼즈는 암모니아 분해의 핵심소재인 촉매와 흡착제, 단위설비인 개질반응기와 정제기(PSA, 흡착탑, 증류탑)를 EPC 및 플랜트 기업에 판매하는 것은 물론 분산발전, 온사이트 충전소, 거점형 수소생산기지, 선박·열차용 등을 위한 하루 500kg급 이상의 암모니아 개질 수소생산 시스템·플랜트 구축사업과 반도체 공정, 수소차, 연료전지 및 가스터빈 발전 등에 암모니아 기반 수소를 생산해 공급하는 사업까지 비즈니스 모델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협력체계도 구축해 나가고 있어 가장 경쟁력 있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익머트리얼즈와 원익홀딩스는 지난 2021년 10월 한화(글로벌부문), 한화임팩트와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공급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암모니아 분해 수소생산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추후 대규모 수소 생산·공급 시설의 구축까지 함께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한화는 해외에서 생산되는 그린 암모니아를 조달해 이를 분해한 뒤 국내에 청정수소를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임팩트는 수소가스터빈 기술에 암모니아 개질 수소를 활용할 계획이다.  


또 원익머트리얼즈는 지난 2022년 3월 한화(글로벌부문), 한국석유공사와 ‘친환경 수소·암모니아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암모니아의 도입·저장 인프라 구축, 암모니아 분해 수소생산·공급 등 수소생태계 전주기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

 

 

2022년 7월에는 한화임팩트와 암모니아 기반 대규모 수소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 및 상업화 협약을 체결했다. 원익머티리얼즈는 상용급 암모니아 분해 촉매 개발·공급을, 한화임팩트는 암모니아 분해 공정 개발과 오는 2026년까지 대용량 수소 생산설비 구축을 각각 추진한다. 


한정욱 원익머트리얼즈 대표는 “당사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생산 기술의 글로벌 선도기업”이라며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암모니아 기반 수소추출 상용시스템 실증을 완료하면 세계 최초 상용화가 가능해지므로 정부와 관련 기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종수 기자 jslee@h2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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