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 인포그래픽.(그림=과기정통부)

[월간수소경제 박상우 기자] 정부가 2030년 전후 상용화할 미래 탄소중립 대표 기술 100개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한국형 탄소중립 기술 연구‧개발’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19일 서울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탄소중립기술특별위원회’ 제7회 회의를 개최했다.

탄소중립기술특별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특별위원회 중 하나로, 국가 탄소중립 연구개발 컨트롤타워로서 범부처 탄소중립 연구개발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해 10월에 수립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술혁신전략’에 이어 지난 4월에 발표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의 후속조치로서 탄소중립 분야의 본격적인 기술개발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 선정(안) △탄소중립 기술혁신 전략로드맵 – 석유화학·철강·시멘트 분야(안) △디지털 기반 탄소발자국 점검(모니터링) 기술 육성 전략(안) △제3차 탄소흡수원 증진 종합계획(안) 등 총 4건의 안건을 상정했다.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은 범부처 차원의 탄소중립 기술개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좁은 국토면적, 저풍량 환경, 국내 자원 부족 등 지리적 여건과 고탄소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 구조, 국내외 기술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을 선별한 것이다.

100대 기술 선정을 위해 분야별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탄소중립 100대 기술 선정 작업반(산·학·연 전문가 총 233명)’을 운영했으며, 이를 통해 국내외 탄소중립 세부 후보 기술 약 450개 중에서 에너지 전환, 산업, 수송·교통, 건물·환경 부문과 관련된 17개 중점 분야를 대상으로 ‘100대 핵심기술’을 선정했다.

‘100대 핵심기술’의 주요 특징은 지난해 10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서 발표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술혁신전략’에서 기술 간 연계성과 차별성을 고려해 분류 체계를 보다 합리화했다는 점이다.

또한 초격차, 신격차, 감격차 등 기술 수준별과 단기형(‘30년까지 상용화 목표), 중장기형(’30년 이후 상용화 목표) 등 기간별로 구분하는 등 다각적인 분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마련해 범부처 차원의 전략적 기술개발 투자 방향을 설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먼저 에너지 전환 부문에서는 지리적 여건, 주민 수용성 등을 고려해 고효율화, 대형화 관련 8개 분야 35개 기술을 선정했다.

해당 부문에는 수소 분야가 포함됐다. 수소 분야에 포함된 기술은 △기체수소 저장‧운송 △해외 수소‧암모니아 대용량 저장‧운송 △차세대 수전해 △액체수소 운송선 △알칼라인 수전해 및 PEM 수전해 △액체수소 저장‧운송 △수소전용배관망 △차세대 해외수소 저장·운송 △액체수소 인수기지 등 총 10개다.

또 무탄소 전력 공급 분야의 경우 △고효율 연료전지 열병합 △수소혼소 가스터빈 △수소전소 가스터빈 △석탄 보일러 암모니아 혼소 △초고효율 연료전지 복합발전이 포함됐다.

산업 부문은 주로 공정과 관련된 분야로서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탈탄소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으며, 이를 위해 원료 전환·연료 전환 등 전반적인 공정 혁신 기술을 중심으로 5개 분야 44개 기술을 선정했다. 철강, 석유화학 등 대부분의 기존 공정에서 대대적 혁신이 요구되는 만큼 수준별로는 신격차 기술, 기간별로는 중장기형 기술이 주로 선정됐다.

해당 부문에는 CCUS 분야가 포함됐다. CCUS 분야에 포함된 기술은 △분리막 포집 △화학적 전환 △광물 탄산화 △습식‧건식‧차세대 포집 △저장소 탐사·평가·선정 △저장 시설·설비 설계·구축 △저장소 CO2 주입·운영 △CO2 저장 모니터링 △생물학적 전환이다.

수송·교통 부문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로써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빠르게 고성능의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친환경자동차와 탄소중립 선박, 총 2개 분야 13개 기술을 선정했다.

친환경자동차 분야 중 수소와 관련된 기술은 △연료전지 시스템 고도화 △수소차용 수소저장시스템 △수소충전소이며 탄소중립 선박의 경우 △선박용 연료전지·배터리 시스템 △선박 전기추진 시스템 등이다.

건물·환경 부문에서는 우리 주거형태 및 도시 환경 적합성, 효율적인 국토 이용 등을 고려하여 2개 분야 8개 기술을 선정했다.

정부는 이번에 선정된 탄소중립 100대 기술을 중심으로 전략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100대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국가 차원에서 100대 핵심기술 관련 사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범부처 통합적으로 예산 배분·조정을 추진한다.

여기에 예비타당성조사 기간 단축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신속·유연한 탄소중립 연구개발을 뒷받침하고, 100대 기술을 중심으로 임무중심의 탄소중립 기술혁신 전략 단계별 이행안(로드맵)도 수립하는 등 탄소중립의 체계적인 기술 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은 국내외 기술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필요시 신규 분야·기술 추가, 기존 분야 범위·목표 재조정 등 재설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탄소중립 기술혁신 전략로드맵’을 상정했다.

탄소중립 기술혁신 전략로드맵은 탄소중립 기술이 실제 현장에 적용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임무지향형 기술임을 고려해 구체적인 목표와 시한을 정하고, 전(前)단계 개발이 성공하면 후속 개발로 진행하는 임무 중심의 각본(시나리오) 방식으로 기획되었으며, 정부는 상기 단계별 이행안(로드맵)을 탄소중립 분야의 정부 연구개발(R&D) 투자의 기본 청사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단계별 이행안(로드맵)은 산업계의 자발적인 탄소중립 참여를 높이기 위해 산업별 대표 협회 및 기업 등이 로드맵 작업에 직접 포함되는 등 민간 주도형 기획으로 진행됐다.

먼저 석유화학은 플라스틱, 섬유, 고무, 접착제 등 각종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산업 분야로서 우리나라가 세계 4위 수준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 주력산업인 반면, 탄소 배출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산업 중에서 2위(‘18년 기준 4,690만톤)로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과감한 공정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석유화학 전주기(△연료 대체 △원료대체 △자원순환 △신(新)공정)에 걸쳐 친환경 공정혁신기술이 2030년 전후를 기점으로 상용기술로 안착되는 것을 목표로 기술 개발 전략을 수립했다.

이 중 연료 대체 분야에서 기존의 고탄소 연료를 전기 혹은 무탄소 연료(수소혼소, 수소전소 등)로 전환하는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전기 가열로의 수율을 기존 석유기반의 공정 이상(‘30년 기준 에틸렌 생산 수율 30%이상)을 달성하고, 무탄소 연료도 기존 공정에 실제 적용(‘30년 기준 NCC 2기)하여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해 나간다.

철강 산업은 산업 분야 중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2018년 기준 1억120만 톤)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에서 철강 등 고탄소 수입품에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도입할 예정임에 따라 철강 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도 탄소 배출량 감축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이에 2030년을 전후로 철강을 생산하는 기존 공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상용기술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혁신적인 철강 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전략을 수립했다.

먼저 고로-전로 공정에서 사용하는 코크스, 철광석 등의 연‧원료를 수소가 함유된 가스, 대체철원 등 저탄소 연‧원료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적용하고 전기로 공정의 경우 에너지 효율 제고 및 저탄소 연료 대체 기술을 확보해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탄소를 다량 배출하는 기존 고로-전로를 수소 및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함으로써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혁신적인 공정인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기 위해 공정 및 설비 설계 등의 핵심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또한 철강 최종제품을 생산하는 하공정에서 사용하는 석탄계 연료를 수소‧암모니아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해 나가고,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철강 원료, 저탄소 건설자재 등으로 재활용하는 유망기술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 시멘트 산업은 철강, 석유화학 다음으로 많은 탄소를 배출(‘18년 기준 3,410만톤)하고 있으나, 순환연료를 적극 사용하고 있는 유럽연합 등 주요국에 비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 수준은 뒤쳐져 있어 적극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멘트 생산에 사용되는 연료‧원료를 저탄소 연료‧원료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기술을 2030년 전후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 개발 전략을 수립했다.

이 중 유연탄 등의 연료를 순환연료(폐합성수지 등) 및 무탄소 연료(바이오매스, 수소 등)로 대체할 수 있도록 전처리, 오염물질 제어 등 순환연료 사용을 위한 주요기술을 확보해 실증하고 바이오매스‧수소 연소에 필요한 균일열원 공급 등의 기술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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