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무역, 투자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KOTRA의 수소 전담 부서에 물었다.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국내 수소산업은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중심으로 한 활용 부문에 집중해서 발전해왔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초기만 해도 수소충전소 구축을 통한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발전용·건물용 연료전지 확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정부는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수소경제 표준화 로드맵, 수소 기술개발 로드맵 등 후속 계획을 마련했고 수소법 제정, 수소경제위원회 출범, 수소경제 전담기관 지정 등 정부 주도로 수소경제 이행체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2021년 초에는 활용 부문에 집중된 국내 수소산업이 수소의 생산과 저장 등 인프라 부문을 아우르는 전주기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민간기업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전기가 마련됐다. 

▲ 국내 수소산업은 모빌리티와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성장했고, 그 중심에 현대차그룹이 있다.

SK가 2021년 1월 SK E&S를 중심으로 수소사업 진출을 본격 선언했고, 미 플러그파워의 지분 9.9%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또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거론하며 2050년까지 수소생산 500만 톤 체계를 구축해 철강부문의 탈탄소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이어서 탄소 다배출 업장에 드는 정유사, 화학사들이 수소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건설사들도 수소·암모니아 관련 환경 플랜트 사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2021년 9월에는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롯데, 한화, GS, 현대중공업 등 15개 회원사로 꾸려진 수소기업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출범했고, △공동투자를 통한 해외 청정수소 공급기반의 확보 △수소 공급-활용기업 간 협력을 통한 효과적이고 신속한 국내 생태계의 조성 △수소 가치사슬 전반의 핵심기술 조기 확보 같은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 2021년 9월에 공식 출범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있다.

이는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위한 ‘국가 수소전략’을 앞다퉈 내놓았고, 재생에너지와 연계해서 청정수소를 생산·유통하고 활용하는 전주기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전환’이라는 시대적 사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안보 이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EU의 ‘그린딜 산업계획(Green Deal Industrial Plan)’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민국은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다. 일찌감치 1962년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설립해 ‘무역’과 ‘투자’를 진흥해왔다. 이에 KOTRA의 전문가에게 수소산업의 궁금증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무역에 대한 답변은 ‘인프라·에너지산업팀’에서, 투자에 대한 답변은 ‘기간산업유치팀’에서 받았다.

“나라별 해외무역 전략, 다르게 가야”

민주현 KOTRA 인프라·에너지산업팀 과장

Q 인프라·에너지산업팀은 어떤 일을 하는 부서인가?
KOTRA 인프라·에너지산업팀은 국내기업의 무역 진흥을 위해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 지원 △이차전지, 수소, 재생에너지(해상풍력), 전력·원전 기자재 분야 등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Q 국내 수소업계에서 주로 어떤 요청이 들어오나? 이런 요구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지난 3월 3일 산업통상자원부 수소산업과에서 수소전문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국내 수소전문기업, 예비수소전문기업을 이끄는 분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소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이 인증, 인력 채용, 국내 수소산업 관련법의 제·개정 문제였다. 

국내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해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 아직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KOTRA는 산업통상자원부,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와 위 문제들을 포함하여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현실적인 수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사업을 함께 구상 중에 있다. 

▲ H2 MEET 전시장에 마련된 KOTRA의 비즈니스 라운지.

KOTRA는 기업마다 비즈니스 상황이 다른 점을 고려해 기업의 수요에 따라 밀착 지원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작년 말에 A사가 ‘유럽 공동이익을 위한 중요 프로젝트(IPCEI)’ 제도와 관련한 정보조사를 문의한 적이 있다. 이에 뮌헨, 브뤼셀 등 무역관을 통해 해당 정보를 회신해서 전해드렸다. B사 같은 경우에는 서남아시아 지역의 바이어로부터 견적 요청을 받은 프로젝트 건에 대한 추가 정보(프로젝트 규모, 실체 등) 확인 요청이 있었고, 이에 무역관을 통해 확인한 정보를 공유했다. 

Q 최근 수소업계가 예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해외 바이어 방한과 관련해 핀포인트(Pin Point) 상담회 지원을 주로 하면서 일부지만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작년, 올해를 거치면서 수출을 위한 준비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또 대기업과 에너지 공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청정수소 생태계 구성, 해외 청정수소·암모니아의 국내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이 활발하게 추진된 사실을 알고 있다. 수소시장 선점을 위한 각국 정부와 기업·기관들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Q 각 나라별, 지역별 수소산업의 특징이 다른 만큼 국내기업의 해외무역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여기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다
KOTRA의 각 해외무역관은 주요 산업에 대한 동향 보고서를 생산한다. 수소산업도 여기에 든다. 특히 지난 2021년부터 2년 동안, 미국·호주·캐나다·EU 등 주요 지역의 수소경제 동향과 국내기업의 진출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또 국내기업들이 각 나라별 수소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캐나다, 호주, 중국, 유럽 등 수소경제 동향을 설명하는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열었다. 이런 방식으로 해외 수소경제 정보를 국내에 전파해왔다. 

또 해외 바이어의 수요를 무역관에서 상시 파악하고, 이 수요에 맞는 국내기업을 연결해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월에 호주의 F사가 현지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 건설을 위해 국내 ‘소부장’ 기업과 미팅을 원한다는 요청을 받았다. 먼저 관련 기업의 롱리스트를 전달한 후 확정된 숏리스트 기업들의 기밀유지협약(NDA) 체결, 상담, 후속사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당시 미팅한 기업들의 제품에 대한 샘플 테스트가 현재 진행 중인 걸로 안다. 

▲ 호주는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과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지만, 국가별 수소경제 활성화 전략은 수소산업 밸류체인 전체를 아우를 때가 많다. 따라서 특정 지역이 특정 분야만을 주력으로 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점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일, 네덜란드, 북유럽은 모두 북해의 해상풍력을 활용한 수소생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주력 분야는 조금씩 다르다. 중동도 블루수소 생산에 큰 투자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린수소나 그린암모니아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고 있다. 호주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생산 환경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과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 부서는 이 같은 지역별 구분 전략에 대응하기보다는 바이어별, 국내기업별 수요에 따른 개별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외에도 국내외 전시회 참가 지원을 통한 바이어 발굴, 상담 지원도 주요 사업에 든다. 전시회가 활성화되어 있는 수소선도국인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을 중심으로 연계 사업을 진행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작년 9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풍력에너지(Wind Energy) 박람회’다. 한국관을 열어 국내 수소기업의 참가를 지원하는 한편, 한독 수소 세미나를 통해 수출 상담을 지원했다. 또 국내 최대의 수소전시회인 H2 MEET(구 수소모빌리티+쇼) 행사의 공동주관기관으로 수출상담회 등을 지원하고 있다.

▲ KOTRA는 작년 9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풍력에너지 박람회’에 한국관을 열고 수출 상담을 지원했다.

Q KOTRA가 올해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KOTRA는 수소경제 분야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다각도로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H2KOREA를 중심으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유관기관, 수소산업 선도 지자체와의 협업을 확대해가고 있다. KOTRA는 국내 수소경제 기업에 대한 전주기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차로는 해외 수소경제 동향 전파를 위한 심층보고서 발간, 해외 진출 세미나 개최에 집중하고, 2차로는 바이어 발굴을 통한 국내기업과의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을 지원한다. 또 국내기업과 해외 바이어의 개별 수요에 따른 맞춤형 대응, 사업의 지속성 확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Q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운영 중인 사업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2023년 산업부 수출바우처사업’ 참여를 통해 선정된 중소·중견기업은 수출에 필요한 해외마케팅 서비스 소요비용을 수출바우처로 일부 정산할 수 있다. 또 특정 품목이나 바이어, 거래선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해외시장조사(수출24 글로벌 대행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고, 현지 거점 설립이 필요한 경우에는 해외 주요 지역에 위치한 GP센터(글로벌 공급망 안착 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런 다양한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H2KOREA와 함께 해외 진출 세미나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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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초기단계지만 성장 가능성 높아”

김승현 KOTRA 기간산업유치팀 과장

Q 기간산업유치팀은 어떤 일을 하는 부서인가?
KOTRA에서 수소산업 분야 외국인 투자유치 유관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국가 투자유치 전담기구인 ‘Invest KOREA’ 안에 기간산업유치팀이 있다. 화학소재·수소, 반도체, 자동차·이차전지 등 첨단 제조업 분야 공급망 강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의 투자유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국내에 공장이나 R&D센터를 설립하려는 해외기업의 수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해서 투자유치에 나서는 업무를 적극적으로 전개해왔다.

Q 반도체, 이차전지가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이들 산업과 비교해서 수소의 전망을 어떻게 보나?
반도체는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국가 최대 수출 산업이다. 웨이퍼 제조에서부터 전공정(노광, 식각, 증착 등), 후공정(조립, 패키징, 검사 등)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해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차전지 산업 또한 전기차 시대로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국가 전략산업으로 떠올랐다. 국내 배터리 3사를 필두로 국내기업들이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해외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꼽히는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핵심 광물 분야 경쟁력도 국내외 기업 간 조인트벤처(JV) 설립, 핵심 R&D센터 유치 등 다양한 형태로 투자를 유치해 극복해가는 중이다.  

반도체, 이차전지에 비해 수소산업은 이제 성장의 첫걸음을 뗀 미래 핵심 산업으로 볼 수 있다. 성장성과 수익성의 관점에서 봤을 때 ‘성장성’은 높으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해외 수소기업들의 공통된 의견이자 고민이었다. 특히 지난해부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투자비용이 상승하고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가운데, 시장 형성 단계 초입에 있고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수소산업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신중하게 고민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11월 1일에 열린 수소의날 행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박일준 차관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정부 정책 또한 수익성보다 성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수소산업의 성장 잠재력과 투자 동기가 동시에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탄소중립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한·중·일, 미국, EU 등 주요 국가들이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수소산업 육성 정책을 연이어 발표했고,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이슈로 인해 세계 각국은 수소산업 육성을 통한 에너지 역량 강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중동의 산유국도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석유 위주의 산업구조를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로 다각화하고 있다.

EU가 ‘그린딜 산업 계획’ 등을 발표한 것은 이러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성장 초기단계에 속한 수소산업의 특성상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렵겠지만, 그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하게 지원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해외 전시회나 투자설명회를 자주 다닐 것 같다. 해외 투자 동향이랄까, 수소 전주기와 관련해서 어떤 분야가 주목받고 있는지 궁금하다
해외 수소 관련 전문 전시회는 크게 미국(Hydrogen & Fuelcell Seminar, Hydrogen Technology and Conference 등)과 유럽(프랑스의 Hyvolution, 네덜란드의 World Hydrogen, 독일의 Hydrogen Technology Expo 등)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로 보면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고 있는 H2MEET를 필두로 점차 수소 전문 전시회가 늘어나고 있으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각종 재생에너지 전시회에서도 수소산업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KOTRA 인프라·에너지산업팀에서 H2MEET와 연계한 수출상담회를 개최해왔고, 기간산업유치팀은 지난해 H2KOREA, 울산경제자유구역청,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국내 수소 앵커기업과 협업해 ‘H2 Innovation KOREA’라는 수소산업 특화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또 올해 2월 미국 LA 롱비치에서 열린 ‘Hydrogen & Fuel cell Seminar’에 산업부, H2KOREA, 국내 주요 수소 기업과 함께 한국 홍보관을 운영하면서 수소산업 투자 환경 발표도 진행했다. 

현장에서 보면 국내외 투자 동향은 유사한 면이 많다. 세계 3대 산업용 가스 기업인 린데, 에어리퀴드, 에어프로덕츠는 오랜 기간 축적한 가스 취급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수소 생산·저장·운송을 주도하고 있고, JV 설립 등 국내기업·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수소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국내외 화학·철강기업들은 공장에서 나오는 그레이수소(부생수소 등)로 시작해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활용한 블루수소,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린수소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시에 국내외 소부장 기업들이 압축기, 충전기, 냉각기, 수소저장용기 등을 생산하면서 수소의 저장·운송·활용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수소 밸류체인 중 마지막 단계인 활용 부문에서는 연료전지 분야의 국내외 기업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모빌리티 분야도 수소전기차를 넘어 지게차, 선박, 열차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 산업 전 분야에 수소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Q 해외에서 국내 수소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주로 어떤 쪽에 투자 의향을 내비치고 있나?
많은 해외기업들이 한국을 수소산업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Test Bed)로 생각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세계 5위권의 석유화학산업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은 울산, 전남 여수, 충남 대산 등 대규모 화학산단을 중심으로 수소산업이 태동하고 있고,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 분야의 글로벌 선도기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 측면에서도 수소법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면서 수소 수요 창출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 중견·중소기업은 한국의 대기업들이 수소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자사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창출될 거라는 기대를 안고 있고,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경우 한국에 제조공장을 짓는 데도 관심이 있다. 실제로 프랑스의 자동차 부품 기업인 플라스틱옴니엄은 국내 고객사로부터 확보한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전북 완주에 수소 연료탱크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해외 대기업은 기술력이 우수한 국내 수소 분야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를 진행하거나 제품 공동개발에 나서려는 수요가 감지되고 있으며, 자금회수를 목표로 하는 재무적인 투자보다는 수소산업을 함께 개척하려는 전략적인 투자 수요가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기업이 투자나 협력에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수소생산 분야에서는 액화수소, 암모니아 크래킹, CCUS, 수전해 촉매 개발, 수전해 전극 대면적화 등에 관심이 많고, 저장·운송 분야에서는 수소탱크, 트레일러에 관심이 많다. 수소활용 분야에서는 수소충전 설비, 연료전지 스택, 기체확산층(GDL), 분리판,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등을 유망하게 보고 있다. 그 관심이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있다고 볼 수 있다.

Q 해외기업 투자유치의 경우 통상 어떤 절차를 거치나? 국내기업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함께 알려달라
외국인 투자유치는 크게 그린필드(Green Field)형 투자와 M&A(인수·합병)형 투자로 나뉜다. 해외기업이 직접 국내에 공장이나 사업장을 짓는 그린필드형 투자의 경우, KOTRA에서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해 투자가가 입주를 희망하는 지역의 지자체, 중앙정부와 함께 지원하고 있다. 이때 투자 인센티브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 진행 과정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M&A형 투자의 경우에는 투자가들의 수요를 바탕으로 이들과 협력을 희망하는 국내기업을 매칭하고 있다. 

▲ 수소산업에 대한 투자는 수소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른다.

국내기업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때는 IR(Investor Relations) 능력이 필수다. 기업의 제품 소개, 매출액 예상 추이 등 객관적인 정보를 신뢰성 있게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영진이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외기업과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협력을 희망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해외 벤처캐피탈(VC)과 투자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는 기업의 차별화된 강점(USP, Unique Selling Point)을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느냐가 투자유치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Q 역으로 국내기업이 해외 투자에 나서는 사례는 없나?
현재로서는 국내기업의 해외 수소시장 투자는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글로벌 수소시장이 커진다면 중견·중소기업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청정수소 생산 여건이 좋은 국가와의 수소 밸류체인 공동 구축을 통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중동, 호주, 캐나다에서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생산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이들 국가에서 생산된 수소를 국내로 들여와 사용하는 날이 머지않은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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