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테크 벤처·스타트업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부산시청)

[월간수소경제 박상우 기자]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가 녹색성장의 실현을 위해 범정부 역량을 결집해 기후테크 벤처·스타트업 본격 육성에 나선다.

탄녹위는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부산광역시와 공동으로 '기후테크 벤처·스타트업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오는 5월에 개최 예정인 기후산업국제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부산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 탄녹위는 국가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기후테크를 육성할 정책의지를 밝히고 이와 관련한 시민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기후테크는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에 기여하는 모든 혁신기술을 의미한다. 기후테크는 클린·카본·에코·푸드·지오테크의 5개 분야로 구분된다.

분야로는 △재생·대체 에너지 생산 및 분산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클린테크(Clean Tech)' △공기 중 탄소포집·저장 및 탄소 감축기술을 개발하는 '카본테크(Carbon Tech)' △자원순환, 저탄소원료 및 친환경제품 개발에 초점을 둔 '에코테크(Eco Tech)' △식품 생산·소비 및 작물 재배 과정 중 탄소 감축을 추진하는 '푸드테크(Food Tech)' △탄소관측·모니터링 및 기상정보 활용해 사업화하는 '지오테크(Geo Tech)'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의 탄소중립 선언으로 탄소감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으며 관련 산업·기술 분야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한 해 500억 달러 내외의 기후테크 자금이 투입되고 있으며 투자금은 매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기후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 펀드를 중심으로 기후테크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EU,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은 기후테크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이러한 상황에 뒤처질 경우 자칫 산업의 주도권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ESG 경영, RE100 참여를 선언한 대기업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벤처기업과 임팩트 투자자가 늘어나는 등 기후테크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추가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일반제품 대신 기후테크 제품을 구매할 의사를 지닌 MZ세대 소비자가 등장해 기후테크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기후테크의 5개 분야 중 하나인 지오테크에 해당하는 나라스페이스의 박재필 대표가 인공위성을 이용한 탄소 관측·감시 기술을 설명하고 해당 시장의 미래 비전을 선보였다.

인공위성을 이용해 탄소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나라스페이스는 초소형 큐브 위성을 여러 개 발사해 방대한 영역을 관측해 탄소와 관련한 빅데이터를 획득한 후 AI로 해석하는 기업으로, 탄소감축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분석하는 것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연구기관 등에 데이터를 판매하고 데이터 활용 플랫폼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케피탈이자 기후변화 전문기관인 BNZ파트너스의 임대웅 대표는 기후테크 투자 시장의 현황과 성장 전망을 발표했다.

임 대표는 경기침체 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벤처 투자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미래를 위한 기후테크 투자는 올해에도 지속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테크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선진국 투자 펀드를 중심으로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급성장하는 기후테크 산업을 선점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윤세명 기술혁신정책과장은 기후테크의 개념과 국내외 기업·투자 현황을 소개하고, 기후테크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의지를 밝혔다.

기후테크 벤처·스타트업은 탄소중립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개발하는 혁신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R&D, 규제개선 등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후 이어진 토론 시간에서 기후테크 기업인들은 기후테크를 육성하기 위한 과감한 시장 창출과 투자 확대를 주문하는 한편 규제개선과 인력양성, 사회적 인식 확산 등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의 필요성을 건의했다.

기후테크 투자자들은 민간 투자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활용한 투자 시스템을 조성해 급속히 변화하는 시장과 기술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부산시민과 청년들은 2023년 11월에 있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관련해 기후테크가 중요한 주제가 될 수 있음을 언급하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국제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우리의 높은 기술 수준 및 역량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탄녹위는 이날 행사에서 제기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관계부처와 함께 종합적인 기후테크 벤처·스타트업 육성 방안을 마련하여 3월 이후 탄녹위 전체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 내용에는 기후테크에 대한 현장 의견과 폭넓은 현황 분석을 바탕으로 민관의 협력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기후테크 벤처·스타트업 진흥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또한 오는 5월 부산에서 열리는 2023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에서도 기후테크의 현 기술 수준과 미래 가능성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정부, 관계기업 및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11월에 부산이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한 2030 세계박람회의 개최지로 최종 결정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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