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수소전기열차가 5년간의 개발 끝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최초 연료전지 기반 철도차량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은 2022년 12월 27일 수소전기열차 시험차량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열차는 국토교통부의 철도기술연구사업 중 하나인 ‘수소연료전지 동력시스템을 적용한 철도차량 추진시스템 최적화 및 운용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개발됐다.

이 사업은 철도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 저감, 비전철화 구간에서 전력설비 없이 운행이 가능한 연료전지 기반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 기술개발과 운용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8년부터 5년간 진행됐으며 총 사업비는 257억 원(정부 220억 원)이다.

7개 기관 역량 집약
수소전기열차 개발에는 주관기관인 철도연을 비롯해 우진산전, 한국철도공사 등 총 7개 기관이 참여했다. 철도연은 연료전지-이차전지 하이브리드 동력시스템, 고출력밀도 추진제어장치, 계통연계형 보조전원장치 등 추진시스템 최적화 기술 개발을 맡았으며 우진산전은 차량제작, 한국철도공사는 운영방법 조사 및 분석, 우진기전은 철도차량용 수소충전소 설계 및 구축을 담당했다. 코아전기, 엘케이엔, 이건산전은 전장품을 개발했다.

간선형 열차 형태로 제작
이 열차는 ITX-새마을과 같은 간선형 열차 형태로 제작됐으며 2량 1편성으로 구성, 총 탑승 인원은 132명이다. 이는 3량 또는 4량 1편성 디젤열차를 대체할 수 있다. 총괄연구책임자인 류준형 철도연 추진시스템연구실 실장은 “과제는 연료전지 기반 추진시스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어서 당초 시험용 차량을 제작할 계획이었으나 개발된 기술의 실용화를 추진하기 위해 승객 운송이 가능한 양산형 차량을 제작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열차는 추진시스템이 탑재된 동력차 2량을 연결한 형태이며 향후 노선에 따라 중간에 객차를 추가하고 그에 따라 출력을 높여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철도차량
각 차량 지붕에는 주 동력원인 200kW급 PEMFC 1기와 83kg(1편성 총 166kg)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14개의 700bar 고압수소저장용기가 탑재됐다. 회생제동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추가로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차량 하부에 배치됐다. 이를 통해 과제 목표인 ‘최고속도 110km/h 이상, 주행거리 600km 이상’을 달성했다.

류준형 실장은 “승객을 모두 태운 조건에서 주행거리 600km를 달성했으며 수송 승객 부하에 따라 주행거리는 더 늘어날 수 있다”라며 “주행거리와 최고속도는 적용노선에 따른 설계 요구사양에 맞춰 향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철도차량용 수소충전소 구축
철도연은 이와 함께 수소전기열차에 수소를 공급할 철도차량용 수소충전소인 ‘K-수소철도 오송충전소’를 충북 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에 구축했다. 철도연은 세계적으로 수소열차용 충전시설에 대한 기술기준이 마련되지 않음에 따라 2021년 4월 규제샌드박스를 신청, 7월에 승인받았다.

이후 여러 절차를 거쳐 그해 11월 승인을 받아 충전소 구축에 돌입해 2022년 9월에 완공됐다. 충전소는 350bar 압력으로 충전할 수 있게 설계됐다. 철도연은 실증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한 철도 분야 기술기준 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규제와 소극적 태도가 발목
철도연은 올해 경원선 연천~월정리 구간(30km)과 경기북부교외선 내 비전철 구간에서 수소전기열차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2023년도 예산안에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수소전기열차에 대한 운영과 유지보수, 수소충전시설, 규제·법령 등을 새로 구축해야 하므로 민간에서 단독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에서 추진하는 실증사업 형태의 상용화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때문에 수소전기열차가 언제쯤 상용화될지 가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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