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훈 에스모빌리티 대표.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에스퓨얼셀이 지난 2021년 8월 설립한 에스모빌리티는 그간 에스퓨얼셀이 쌓아온 건물용 연료전지 기술력과 바잉파워(Buying Power)를 바탕으로 지게차, 선박, 자동차, 드론 등 다양한 분야로 가장 저렴한 범용 연료전지 파워팩 공급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에스퓨얼셀 내에서 연료전지사업 경험이 풍부하고 실력을 인정받은 조용훈 FC사업부문 상무(부문장)가 지난 2022년 10월 28일(등기일 기준)부터 에스모빌리티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조 대표는 GS칼텍스 연구소에서 연료전지 연구개발에 참여하다 지난 2014년 GS칼텍스에서 스핀오프(Spin-off) 형태로 분리 설립된 에스퓨얼셀에 합류한 국내 대표적인 연료전지 전문가다.    

조 대표는 올해 본격 연료전지 파워팩을 공급해 매출 3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모빌리티용 파워팩 시장은 초기 단계라 국내에서는 실증 위주로 제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해외수출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가격 경쟁력 갖춘 범용 제품 개발
“에스퓨얼셀은 건물용 연료전지 사업을 하면서 모빌리티 파워팩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정부도 수소모빌리티에 강력하게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기존 건물용 연료전지 기술력이 있기에 미래 성장 동력인 수소모빌리티용 연료전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발 빠른 시장선점과 효율적인 투자재원의 조달을 위해 연료전지 파워팩 전문기업인 ‘에스모빌리티’를 신설하게 되었습니다.”  

조 대표는 회사 설립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에스퓨얼셀이 60%, 에스에너지가 40%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는 에스모빌리티는 지게차·드론·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파워팩 보급확대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 KT 송파 빌딩에 설치된 에스퓨얼셀의 연료전지시스템.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와 함께 에스퓨얼셀이 수십 년간 건물용 연료전지 사업 분야에서 얻은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기술력으로 연료전지 파워팩을 생산한다는 생각이다. 기존의 핵심부품 공급망을 이용해 제작원가 절감 등으로 확보한 가격 경쟁력과 시스템 안정성이 높은 제품을 양산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일단 파워팩 핵심기술인 스택 설계 기술이 있다. 스택을 효율적으로 설계함으로써 출력 향상과 BOP의 소모 전력 감소가 가능하다. 여기에 연료전지시스템을 소형화할 수 있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는데,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운행시간 및 출력을 높여 주요부품 단가절감 등을 통한 가격 경쟁력 제고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배터리 하이브리드 기술을 통해 출력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스택의 수명과 원가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에스모빌리티의 강점은 제품의 범용성이다. 현재 연료전지를 모빌리티에 적용할 때 연료전지 사양에 맞추어 지게차, 드론, 선박의 모터·추진체 등을 변경하지만 에스모빌리티의 연료전지 파워팩은 모빌리티의 사양에 맞춰 설계 변경이 가능하도록 개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파워팩 개발에 앞서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 업체의 수요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연료전지 파워팩 적용의 어려움과 시스템을 가동하는 기술적 난이도로 업체가 겪는 높은 진입장벽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수소지게차 개발을 예로 들면 연료전지 파워팩에서 갖춰야 하는 정격출력, 최대출력, 입력 전압, 에너지밀도, 통신방식 등의 사양이 제조사마다 다르다. 

현재 시판 중인 연료전지 파워팩을 기존 지게차나 드론에 적용하려고 해도 세부 사항에 대한 상호적용이 불가했던 대부분 상황을 현장별로 분석해 시장에서 원하는 요구 사양에 맞는 연료전지 파워팩 제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편의성 제고를 최대로 강화한 연료전지 파워팩을 개발해 최종 사용자가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주요 설계 방향으로 확정했다.  

“수소모빌리티의 엔진인 연료전지 스택(파워팩)의 설계는 업체마다 다릅니다. 이렇다 보니 부품의 호환이 되지 않아 모든 부품을 새로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에스모빌리티는 에스퓨얼셀의 건물용 연료전지 부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요. 또 지게차, 드론, 선박 등 다양한 모빌리티의 사양에 맞게 파워팩을 수정할 수 있죠. 우리의 큰 장점인 시스템 통합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택 설계부터 시스템 로직 및 프로그램, BOP 등의 모든 기술을 가지고 있어 각각의 업체가 요구하는 사양의 파워팩을 빠르게 만들 수 있어요. 게다가 건물용 연료전지 사업을 하고 있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의 자재를 구매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습니다.”  

또 정치형 연료전지와 이동형(모빌리티용) 연료전지의 가장 큰 기술적 차이점은 ‘시스템 운영 로직’에 있다. 정치용은 장시간 고정 출력으로 안정적으로 운전해야 하는 ‘내구성’, 모빌리티용은 ‘출력’ 위주로 해야 하는 특성 때문이다. 같은 제품을 쓰더라도 시스템 운영 로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모빌리티용은 시스템 로직을 차후에 배터리와 연계도 해야 하고, 단독으로도 해야 하므로 정치용과는 다른 기술 방향이 필요하다.    

▲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에스퓨얼셀 본사 전경.

현재 에스퓨얼셀이 생산・판매하고 있는 LNG 개질형 5kW 제품의 경우 5kW 정격출력 제품으로 공급하지만 같은 스택으로 이동형 연료전지시스템 운영 로직을 적용해서 시스템을 가동할 경우 약 20kW급 출력을 내는 시스템으로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조 대표는 “모빌리티용으로 연료전지를 적용할 때는 ‘높은 에너지밀도를 갖는 시스템 공급이 가능한지’가 핵심”이라며 “에스퓨얼셀은 핵심부품 기술과 시스템 운영 로직 개발 부분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에 에스모빌리티가 이동형 연료전지 시장에 제품을 론칭하는 데 있어서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양한 모빌리티로 파워팩 시장 확대 
조 대표는 지게차를 시작으로, 드론・선박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 정책에 따른 모빌리티용 연료전지 파워팩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지게차와 같은 건설기계 차량 분야는 탄소중립 등의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모빌리티로 급격히 전환 중이고, 드론・선박 시장도 배터리의 에너지밀도 문제로 인한 운전시간 한계와 내연기관의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로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대한 전주기적인 산업 생태계가 확대되고 있다”라며 “에스모빌리티는 이러한 글로벌 에너지・환경 패러다임 전환에 발맞춰 국내기업과 수소모빌리티 보급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진행해 건설기계 차량 분야를 시작으로 드론・선박 등 다양한 모빌리티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면서 최종 수소차량기지 시장까지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에스퓨얼셀 수원 본사 내에 있는 에스모빌리티 사무실 전경.

정부와 지자체가 구축을 추진 중인 ‘수소차량기지’는 교통 수요가 많은 교통거점에 대용량 수소충전소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파워팩을 탑재한 다양한 차량의 부대시설을 설치하고, 인근의 수소생산기지로부터 저렴하게 안정적으로 수소연료를 공급받는 인프라다. 주요 시설 구축 시기에 맞춰 건설기계 차량을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 파워팩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에스모빌리티의 사업 운영 방식은 모기업 에스퓨얼셀과 같다. 큰 틀에서는 사업기획총괄, 기술개발, 외주협력업체 관리로 구분하고, 영업・생산・A/S는 외주업체를 활용해 인적・물적 자원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기술개발과 사업화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특히 모빌리티용 파워팩을 소형・중형・대형 순으로 개발하고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모빌리티용 파워팩은 건물용 같은 정치형 연료전지와 시장이 차별화되어 적극적으로 해외 선진 파트너사와 협력 관계를 맺고 핵심부품 금속 및 공랭식 스택 등의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며 “지게차・드론 파워팩을 시작으로 트럭과 선박용으로 시장 확대를 추진한 이후 더욱 공격적으로 항공용, 트램용, 군용 파워팩 시장에도 진입하는 것이 사업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치형 연료전지보다 상품 개발의 난이도가 높지만 10년 이상의 건물용 연료전지의 검증된 기술력으로 각 항목에 맞는 정확한 자원을 투입해 시장선점을 주도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 에스모빌리티의 수소지게차용 연료전지 파워팩.

에스모빌리티는 이미 현대건설기계와 수소지게차 보급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은 국내 최대의 건설・물류 기계 제조기업인 현대건설기계가 소형 지게차의 수소화 파트너사로 에스모빌리티를 선택한 것이다. 

조 대표는 “현재 5톤 미만 소형 수소지게차에 탑재할 파워팩을 개발하고 있다. 제품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현대건설기계 등 국내 7개 수요처를 중심으로 확대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해외 유명 기업들로부터도 납품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드론용 연료전지 파워팩도 개발한 상태다. 지난 2020년 10월 에스퓨얼셀은 2kW급 연료전지와 액체수소용기를 채용한 수소드론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 에스퓨얼셀은 지난 2020년 10월 2kW급 연료전지와 액화수소용기를 채용한 수소드론 개발에 성공했다.

아직 규모는 작지만 자동차용 프로토타입 파워팩도 처음으로 적용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국민대학교와 함께 지난 2022년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인도네시아 롬복에서 열린 ‘Shell Eco Marathon 아시아’ 대회에서 수소차 프로토타입(Prototype) 부문 2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달성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 사용된 파워팩은 직접 수소를 사용하는 500W급 파워팩으로, 이동용으로 개발 중인 공랭식 스택을 사용하는 파워팩 모듈이다.   

조 대표는 “쉘 에코 마라톤 대회는 동일한 양의 수소를 사용해 주행거리별로 순위를 결정하기 때문에 연료전지의 무게와 성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수소 1Nm³를 이용해 270km를 주행했으니 가솔린으로 환산 시 800km/L의 연비이며, 상용차 대비 40배 이상의 고연비에 해당한다”라며 “이번 대회에 고효율・초경량 파워팩을 제공하며 기술력의 우수성을 입증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세계 1등 PEMFC 파워팩 기업 목표
“배터리 지게차 대비 수소연료전지 지게차는 연간 1.2~5억 원의 운용비용 절감으로 사업장의 고정비 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소지게차의 강점을 활용해 용량 다변화를 이끌어 신규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개척하고, 제품 수요처 및 부품 공급처와의 협력을 통해 수소 파워팩의 개발부터 최종 사용단까지 전반적인 파워팩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 조용훈 에스모빌리티 대표가 <월간수소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 대표가 생각하는 중장기 사업 목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향후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룹사 모기업 에스에너지는 2007년에 신재생에너지 기업 최초, 에스퓨얼셀은 2018년에 연료전지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된 바 있다. 에스모빌리티도 2025년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과감히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는 모빌리티용 파워팩 수요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시장이 열릴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지 않겠다는 게 조 대표의 생각이다. 국내는 정부가 지원하는 실증 과제 위주로 제품을 공급해 실증하는 동시에 사업 협력 파트너사를 찾아 납품을 진행하고, 올해부터 인증을 받은 제품의 해외 수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국내 수소선박 실증 과제에 참여해 선박용 파워팩 공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지게차를 우선으로 해외 수출을 추진할 계획인데, 미국・유럽・호주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특히 호주가 향후 수소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가 되어 지게차 등 수소 활용 제품 도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며 “현재 유럽 등 해외 수출을 적극 추진 중인 모기업 에스퓨얼셀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매출은 올해 지게차・드론 파워팩에서만 30억 원, 2024년부터 선박용 파워팩을 추가해 80억 원, 2025년부터는 트럭용 파워팩으로 시장을 확대해 180억 원, 2030년에는 특수목적 맞춤형 파워팩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1,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 대표는 “금속분리판 스택을 확보해 제품의 에너지밀도를 높여 트럭용, 선박용, 항공용, 도심 철도(트램)용, 군용 파워팩 등의 신규시장에 진입한 이후 국내외 시장에서 제품 양산화 및 건물용 제품과의 부품 공용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앞서 언급한 대로 해외 선진 파트너사와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핵심부품 금속 및 공랭식 스택 등의 개발을 통해 에스모빌리티만의 제품 우위성을 확보해 대한민국과 세계의 1등 PEMFC 파워팩 기업이 되는 게 회사의 비전과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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