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박상우 기자] 지난 1973년 10월 1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일방적으로 원유가격의 인상을 결의해 원유고시가격을 17% 인상해 종전의 1배럴당 3달러 2센트에서 3달러 65센트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17일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회복할 때까지 원유생산을 전월대비 5%씩 감산한다고 발표하면서 석유를 정치적인 무기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원유가격이 급등해 1974년 7월 1일 OPEC의 석유 수출 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기본 유종을 기준으로 배럴당 11.65달러로 고시됐다. 이는 1973년 10월 수준의 4배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제1차 석유파동이다.
석유파동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고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됐으나 중동 산유국들은 10년에 걸친 장기호황을 누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오만 등은 석유파동으로 번 막대한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부족했던 도로,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중동진출을 타진, 1973년 삼환기업의 사우디 고속도로 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동아건설 리비아 대수로 공사, 현대건설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공사, 대우건설 파키스탄 고속도로 건설 등 1985년까지 700억 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1981년부터 1984년까지 석유 수입 대금의 36%에 해당한다.
이것이 바로 ‘중동 붐’이다. 이 중동 붐이 수소와 함께 또 한 번 불어오고 있다.
석유 중심 산업구조 바꾸려는 산유국들
지난 2016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는 중장기계획인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사우디 비전 2030은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와 정부 재정 개혁방안으로, 외국인 투자 확대와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비석유 민간 부분 역량 강화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는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크게 낮추고 저탄소 에너지원을 더 많이 활용하는 에너지 전환이 활발해지면서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국제유가의 하락 및 변동성이 확대되자 국가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2022년 6월에 발표한 ‘에너지전환시대 중동 산유국의 석유산업 다각화 전략과 한국의 협력방안’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수준을 밑돌면서 석유화학업계의 마진율이 향상돼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LPG, 에탄, 납사 생산의 투자가 확대되고 화석연료보다 탄소 발생이 적은 천연가스의 생산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미국, 일본, EU 등 주요국들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청정에너지원으로 손꼽히는 수소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풍부한 셰일가스를 바탕으로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에틸렌을 생산하는 에탄 크래킹 공정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재활용하고 있다.
또 중국은 석유화학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공급 원료를 다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석유화학 부문에서 석탄 사용을 줄이고 수소생산기술 개발, 수소인프라 건설, 수소전기차 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 때문에 석유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중동 산유국들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2015년 OPEC 회원국의 석유 수출 수입액은 5,182억 달러로 2014년 대비 45.8% 하락했다. 그 결과 회원국의 전체 적자 규모가 996억 달러에 달했다. 2014년 2,381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타격이다.
여기에 사우디는 2015년 GDP의 15% 수준인 980억 달러 규모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사우디는 2016년 재정지출을 14% 삭감했다. UAE의 경우 재정수지가 GDP 대비 2015년 -3.4%, 2016년 –2.4%로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광범위한 에너지 보조금 개혁과 정부 지출 삭감을 단행했다.
이러한 위기를 겪은 중동 산유국들은 석유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경제구조의 취약성을 깨닫고 석유 중심의 산업구조를 개편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 경제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중장기 전략을 내놓았다.

UAE는 지난 2017년 1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UAE 최초의 통합 에너지 전략인 ‘UAE 에너지 전략 2050’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 고도화와 수소산업 육성을 통해 2050년까지 청정에너지 비중을 44%로 확대 추진하는 것이다.
또 국영 석유기업인 ADNOC의 부문별 세부 전략을 통해 탐사, 개발, 생산 등 석유 상류 부문과 정제, 석유화학, 제품 판매 등 석유 하류 부문의 수익 증대, 천연가스 공급 확대, 탄소배출 감축, 디지털 기술 도입 등의 석유산업 다각화에 대한 방향성을 포함했다.
오만은 지난 2021년 9월 석유화학, 의료기기, 제약 등 제조업 중심의 산업 육성을 중점 추진하고 교통 및 물류업, 수산업, 광업, 관광업에도 역점을 두어 2040년까지 비석유 부문이 GDP의 93%를 기여하도록 하는 중장기 경제개발계획인 ‘비전 2040’을 발표했다.
카타르는 지난 2008년에 수립한 중장기 국가발전계획인 ‘카타르 국가비전 2030’을 기반으로 5년마다 국가발전전략을 수립해 세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된 2차 국가발전전략에서는 유전 및 가스개발과 경제 다각화로 나눠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과 비에너지 산업의 공통 육성을 목표로 추진됐다.
천연가스와 태양에너지로 수소 캐는 산유국
이같이 석유 중심의 산업구조를 개편하려는 이들이 주목하는 것이 바로 수소다. 이는 풍부한 천연가스 매장량과 신재생에너지를 바탕으로 수소를 저렴하게 생산·공급하면 산업구조를 다각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수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215만km2의 국토 중 80% 이상이 사막 지형인 데다 1m2당 연평균 일사량이 5,700~6,700Wh, 하루 태양에너지 생산량이 2,500kWh/m2다. 또 지상 80미터에서 풍속이 6~7m/s이고 산간 지역인 북동쪽과 중부지역은 더 강한 바람이 불며 걸프만과 홍해 연안은 풍부한 풍량과 풍속을 가지고 있다.
천연가스 매장량은 2019년 12월 기준 237조4,000억scfd로, 사우디의 국영 석유·천연가스회사인 아람코가 2019년 138개 가스전에서 90억scfd를 생산하고 2030년까지 생산량을 230억scfd로 확대한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이다.
사우디는 이를 바탕으로 연간 청정수소 생산량을 2030년 290만 톤, 2035년 400만 톤까지 확대해 세계 최고의 수소 수출국이 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 동안 블루암모니아를 앞세워 세계 수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람코는 자푸라 유전에서 나오는 가스를 활용해 2030년까지 연간 최대 1,100만 톤의 블루암모니아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탄소 포집과 수소 기술을 개발 중이며 블루수소 생산을 통해 205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2020년 세계 최초로 발전용 블루암모니아 40톤을 일본으로 수출했다.
또 사우디는 2020년 8월 네옴시티, ACWA 파워, 에어프로덕츠가 태양광·풍력으로 만든 4GW 규모의 전력을 통해 2025년까지 하루 650만 톤, 연간 120만 톤의 그린 수소·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UAE는 평균 일조량이 2,200kWh/m2에 달할 정도로 풍부하고 국토의 80% 이상이 사막 지형으로 지대가 매우 저렴해 태양에너지 발전에 적합한 기후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은 2019년 기준 각각 1,050억 배럴과 7조7,000억m3로 세계 7위에 해당된다.
UAE는 이를 바탕으로 블루수소와 그린수소 생산능력을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2030년까지 2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지난해 1월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 아부다비 개발지주회사는 UAE 정부 중심의 수소에너지 개발 연합체인 ‘아부다비 수소연합체’를 결성했다.
아부다비 수소연합체는 UAE가 유틸리티, 모빌리티, 산업 등 주요 분야에서 수소 도입과 사용을 가속하기 위한 로드맵을 각 운영사와 파트너를 통해 개발할 예정이다. 또 아부다비를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안전한 수소 및 수소운반체 공급거점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을 목표로 연합체에서 개발된 프로젝트를 위해 국제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을 조정한다.
이와 함께 UAE는 현재 7개의 전략적 수소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수소생산량을 2050년 최대 2,200만 톤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ADNOC는 지난해 3월과 6월 각각 독일, 일본과 수소공급망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먼저 ADNOC는 구리생산기업인 아우루비스, 에너지기업인 RWE 등 독일의 4개 업체와 그린·블루수소 파생 상품을 연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9월 ADNOC의 비료 생산 합작법인 페르티글로브가 생산한 블루암모니아를 UAE에서 독일로 해상 운송하는 실증사업에 성공했다.

ADNOC는 또 독일의 에너지기업인 유니퍼, 하이드로젠니어스와 액체유기수소운반체(LOHC) 기술을 사용해 UAE와 독일 간 운송을 모색하는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독일의 물류·운송업체인 HHLA, UAE의 물류·운송업체인 AD 포츠 그룹(AD Ports Group)과 독일의 함부르크항을 수소 수입 허브로 전환해 UAE가 유럽으로 수소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ADNOC는 일본의 석유회사인 에네오스, 미쓰이그룹과 UAE 아부다비 루와이스 산업 지역에 있는 ADNOC 시설에서 생산된 수소를 수소 수송 벡터의 효율적인 형태인 메틸사이클로헥산(MCH)으로 전환해 일본으로 운송하는 사업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부생수소를, 2단계는 천연가스를 활용해 만든 블루수소를 활용한다. 세 회사는 연간 5만 톤 규모의 수소생산시설 관련 기술 및 엔지니어링을 검증하고 연간 20만 톤의 상업적 생산 가능성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한다.
카타르는 천연가스 매장량이 2020년 기준 24조7,000억m3로 세계 매장량의 13.1%이며, 원유 매장량은 252억 배럴로 세계 매장량의 1.5%이다. 또 연간 일사량은 2,140kWh/m2, 평균 일조 시간은 9.5시간이다. 풍부한 자원과 천연가스 액화 및 기화 시설, 저장소 등의 건설 및 운영에 대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암모니아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2022년 5월 카타르는 독일과 LNG 및 수소 분야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공동의향서를 체결했다. 양국은 LNG 및 수소 관련 워킹그룹을 구성해 무역 관계 발전을 지원하고 인프라와 규제를 논의하는 포럼을 개최하는 등 활발한 민간 협력을 도모한다. 또 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 등에 관한 워킹그룹을 통해 필요한 프레임워크 조건, 인프라 개발, 기술 등을 논의한다.
카타르 국영석유회사인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는 2022년 9월 10억6,000만 달러를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120만 톤의 블루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암모니아-7’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2026년 1분기에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35년까지 연간 1,1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오만은 천연가스와 원유의 매장량이 2019년 기준 각각 7,000억m3와 54억 배럴이다. 또 연간 320일 이상 맑은 날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태양광 발전에 적합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은행 발표에 따르면 오만의 태양광 발전 잠재력은 세계 6위, 걸프협력기구(GCC) 중 1위다.
오만은 연간 그린수소 생산량을 2030년 최대 125만 톤, 2040년 최대 375만 톤, 2050년 최대 850만 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2022년 10월 국영수소회사인 Hydrogen Oman(Hydrom)을 설립했다. Hydrom은 수소 프로젝트를 할당하고 특별경제구역 및 자유구역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공통 인프라와 연결된 생태계 산업 및 허브의 개발을 촉진한다.
2022년 1월 오만 에너지광물부와 영국 BP가 2030년까지 기가와트(GW)급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개발을 진행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BP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할 수 있는 적합한 위치 및 관련 정보를 수집·평가하고, 오만 정부는 BP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허브의 향후 개발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 개발에도 활용한다.
오만 국영에너지기업인 OQ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1년 5월부터 오만 중부지역에서 25GW급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을 기반으로 180만 톤의 그린수소와 최대 1,000만 톤의 그린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시설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기회 창출 위해 중동 적극 공략
이에 정부와 업계는 유럽, 중국, 미국 등 일부에만 국한된 저변을 확대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중동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특히 1970년대 한국경제의 도약을 이끈 중동 붐처럼 현재 지속되는 글로벌 복합 경제위기를 돌파하고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고 있다.
실례로 사우디는 ‘사우디 비전 2030’ 일환으로 북서부 시나이반도 인근에 친환경 미래도시인 ‘네옴시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사업비만 5,000억 달러에 달한다. 네옴은 폭 200m, 길이 170km에 이르는 초대형 거울로 둘러싸인 일자형 직선·수직형 도시 ‘더 라인’, 바다 위 미래형 복합산업단지 ‘옥사곤’, 항구와 산악지대를 잇는 초대형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으로 구성된다.
2022년 1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를 순방했다. 먼저 방문한 UAE에서는 ‘한-UAE 수소협력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수소경제 전주기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협력 및 투자 확대 등을 논의했다.
행사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수소·암모니아 등 청정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를 논의했으며 국내 기업의 UAE 내 수소 프로젝트 참여, UAE 수소 대중교통 기반 조성, 수소 관련 투자에 관한 금융지원, 양국 수소협력채널 구축 등을 검토했다. 또 한국무역보험공사와 UAE ECI는 공동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양국 기업의 수출·투자 진흥 및 수소사업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UAE에 이어 방문한 사우디에서는 ‘한-사우디 스마트 혁신성장 포럼’을 열고 수소경제 전주기에 걸친 협력을 통해 탄소중립을 위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공사는 아람코와 수소·암모니아 협력을, 포스코와 삼성물산은 PIF와 그린수소사업 공동개발과 사업타당성조사 협력을, 수소융합얼라이언스는 아람코와 수소 관련 정보 공유 및 협력체계, 수소공급망 구축 협력을, 에쓰오일은 아람코와 수소공급망 협력을, 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와 블루암모니아 및 블루수소 사업화 공동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22년 5월 한국전력, 삼성물산, 서부발전은 UAE 키자드 산업단지의 키자드 본사에서 UAE 개발사인 페트롤린케미와 UAE 키자드 그린 수소·암모니아 사업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전력, 삼성물산, 서부발전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UAE 아부다비 키자드 산업단지에 연간 20만 톤 규모의 그린암모니아 생산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먼저 연간 3만5,000톤 규모의 그린암모니아를 생산하는 1단계 사업을 진행한 후 연간 16만5,000톤을 생산하는 2단계 사업으로 규모를 본격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2022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이자 세계 최고 갑부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수교 60주년을 기념하고 사우디 북서부 사막지대에 세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협력을 논의하고자 방한했다.

빈 살만 방한에 맞춰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투자부는 ‘한-사우디 투자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에서 총 26건의 계약 또는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 중 삼성물산 건설부문, 한국전력, 한국남부발전, 한국석유공사, 포스코홀딩스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사우디 그린 수소·암모니아 사업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사업은 사우디 홍해 연안 얀부시에 있는 39만6,694m2 규모 부지에 태양광과 풍력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기반으로 연간 120만 톤의 그린 수소·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것으로, 예정 사업비는 65억 달러이며 이르면 2025년에 착공해 2029년에 준공될 예정이다.
5개 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PIF로부터 사업 정보를 공유받아 예비 타당성 조사에 착수하고 올해 1분기 사업 타당성 조사와 사업 참여 조건을 PIF 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한국전력은 사우디 민간발전업체인 Acwa Power와 그린 수소·암모니아 사업개발을 위한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그린 수소·암모니아 사업개발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이번 협력계약 체결을 통해 그린 수소·암모니아 사업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초석을 마련하고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예정이다.
2022년 12월 6일에는 수소융합얼라이언스와 주오만 대한민국 대사관이 오만 컨벤션전시센터에서 ‘한-오만 그린수소 전략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이날 한국과 오만의 그린수소 분야 공공기관과 함께 GGGI, 포스코홀딩스, 삼성엔지니어링, 오만통합에너지공사 등의 주요기업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해 그린수소 산업 발전 전략과 정책 및 주요 플랜트 사업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날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본사에서 사우디 수출입은행과 양국 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우디 수출입은행은 비석유부문 수출 확대를 위해 지난 2020년에 설립된 수출신용기관이다.
양 기관은 해외 프로젝트 지원에 상호 협력하고 양국 기업의 수출 확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주요 내용은 △해외 프로젝트 발굴과 지원에 협력 △ 프로젝트 정보 교류 및 무역금융 노하우 공유 △상대국 희망 수출·수입 거래선 매칭 추진 등이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의 사업 참여 기회를 넓히고 수출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우디가 산업 다각화 일환으로 추진 중인 그린 수소·암모니아 국내 도입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같이 정부와 업계는 국내 수소경제의 도약을 이끌 ‘중동 수소 붐’을 일으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