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열 발맥스기술 대표이사.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국내 1위 의류업체인 세아상역이 지난 3월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의 주주사 중 하나인 발맥스기술을 인수해 큰 화제가 됐다.

그간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을 추진해온 발맥스기술은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된 이후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설비 사업에 진출하는가 하면 해외 수소・암모니아 사업 및 액화수소 분야 진출 등 수소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발맥스기술 인수에 따라 한국가스공사 출신의 박동열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박 대표는 가스공사 재직 때 LNG터미널의 생산기술 파트에서 현장 감독을 거쳐 본사에 들어와서 설계 업무를 오랜 기간 담당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에는 북한 경유 러시아 PNG 배관 프로젝트의 기술 파트를 담당했다.

또 한국가스공사와 롯데케미칼이 함께 투자해 케미칼공장, 자동차용 실린더 공장, 충전소 등을 짓는 우즈베키스탄 사업에 참여한 이후 평택 LNG생산기지본부장을 끝으로 가스공사를 퇴임하고, 지난 4월 12일 발맥스기술의 대표로 취임해 기업 CEO라는 제2의 인생을 열었다.

글로벌세아그룹 편입
“100년 기업을 향한 글로벌세아그룹의 비전은 인간의 기본 욕구인 의(衣), 식(食), 주(住), 지(智) 영역에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고객에게 최상의 삶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올해 쌍용건설과 에너지플랜트 기업 발맥스기술을 인수하게 됐습니다.”

박동열 발맥스기술 대표의 설명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세계 최대 의류수출기업 세아상역, 원단생산기업 윈텍스타일, 원사생산기업 세아스피닝, 조이너스・꼼빠니아・트루젠 등 장수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기업 인디에프, 2018년 인수한 발전・환경・오일 분야 EPC 기업 세아STX엔테크, 국내 최대 골판지・종이 생산기업 태림페이퍼, 포장재 생산기업 태림포장,식음료회사 태범,글로벌세아S2A갤러리등 의・식・주・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글로벌 기업경영 화두인 ESG를 실현하기 위해 수소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에너지플랜트 전문기업 발맥스기술을 인수하는 한편 지난 10월에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싱가포르), 주메이라 에미리트 타워스 호텔(UAE), 로얄 아틀란티스 리조트 & 레지던스(UAE, 시공 중)등 유명 건물을 시공한 쌍용건설까지 품에 안았다.

▲ 글로벌세아 S2A 갤러리에 전시 중인 김환기 화백의 ‘우주Universe 5-IV-71 #200’.

박 대표는 “글로벌세아그룹은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차원에서 에너지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보니 근본적으로 환경을 개선하면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을 고민해왔고, 천연가스・수소 등 에너지플랜트 분야에서 기술력과 전문성을 쌓아온 발맥스기술을 인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EPC사업을 통해 발전소, 수처리설비, 에너지설비를 구축하는 세아STX엔테크, 주거 및 플랜트사업의 영역을 공고히 하는 쌍용건설, 탄소중립의 핵심수단인 수소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발맥스기술의 설계기술 협력과 현장기술의 보완을 통해 규모가 큰 플랜트나 프로젝트에서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세아STX엔테크가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발맥스기술이 수전해 등 세부적인 부분을 설계해서 함께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쌍용건설이 아파트를 지을 때 분산전원인 연료전지시스템 적용 시 수소사업을 하는 발맥스기술의 협력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소충전소 사업 지속 확대
발맥스기술은 지난 2002년 설립된 이후 천연가스·오일 계량 및 분석시스템을 제작해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으며, 연료가스 공급시스템(Fuel Gas Supply System; FGSS), 증발가스(Boil Off Gas; BOG) 핸들링, BOG Re-Condenser, LNG 벙커링시스템 설계와 제작에 있어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LNG 증발가스의 재액화 시스템’, ‘소형선박용 LNG 벙커링’ 등의 국내 특허와 ‘LNG Fuel Gas Supply System’ 등의 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메인 사업이었던 발전용 FGSS사업이 주춤하고 있다.

박 대표는 “LNG 발전소가 상시 기동성으로 인해 그간 많은 수익을 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발전 공기업 및 민간 에너지사의 투자여력이 다소 낮아짐에 따라 발전용 FGSS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대신 뒤늦게 진출한 선박용 FGSS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국제해사기구의 해양환경 규제에 따라 선박 연료가 오일에서 천연가스로 전환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발맥스기술은 최근 해양환경공단 선박과 싱가포르 선박에 LNG연료공급시스템을 설계・제작해 납품한 바 있다. 앞으로 선박의 수소연료 전환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 발맥스기술이 최근 해양환경공단의 예방선과 싱가포르의 해도 조사선에 납품한 LNG연료공급설비.

발맥스기술은 수소에너지네트워크 출자사로서 수소충전소 사업에 진출해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적극 부응하며 저탄소 그린에너지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0월 전주송천 수소충전소 준공을 시작으로 올해 11월 말까지 총 13개소의 충전소를 구축했다. 추가로 내년 상반기 중으로 수원권선, 남양주수석, 안성맞춤휴게소, 옥천문정 등 4개소의 수소충전소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정부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통해 2040년까지 총 1,200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임을 밝혔다”라며 “앞으로도 지자체 등과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 지자체와 민간기업이 발주하는 수소충전소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전해 그린수소 사업 진출
발맥스기술은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된 이후인 지난 5월 수전해 그린수소 사업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프랑스의 PEM(고분자전해질) 수전해설비 전문업체인 엘로젠(Elogen)과 그린수소 솔루션 상용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수전해 그린수소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힌 것이다.

엘로젠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에서 LNG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화물창 기술 라이선스 시장의 세계 1위 사업자인 프랑스 GTT그룹의 자회사로 PEM 수전해설비 등 그린수소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엘로젠은 짧은 기동시간 및 빠른 부하 응답성이 장점인 PEM 수전해 기술의 세계적 선두주자”라며 “엘로젠의 수전해 핵심부품인 스택은 유럽의 압력용기 설계・제작 기준인 PED(Pressure EquipmentDirective)인증을 획득해 그 안정성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 프랑스 엘로젠의 PEM 수전해 설비.

박 대표는 이어 “엘로젠 수전해 스택의 수소생산효율은 49.9kWh/kg(BoL 기준)이고, 수소의 순도는 99.999%로 수소전기차 충전용으로 적합하다”라며 “특히 수전해 설비의 최대 난제인 내구성과 관련해 핵심부품인 스택에 대해 7만시간 운전을 보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맥스기술은 올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처음 공모한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 하루 1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 설비 납품을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새만금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의 수전해 설비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이다. ‘새만금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은 전라북도, 부안군, 전북테크노파크(주관기관), 현대건설, 테크로스 워터앤에너지, 테크로스 환경서비스, 에스와이에프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오는 2024년 4월까지 108억 원(국비 54억 원, 지방비 30억 원, 민자 24억 원)의 예산을 투입, 부안 신재생에너지단지 연구용지 내에 수전해 설비(PEM) 및 출하시설 등을 갖춘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기지(2.5MW)를 구축할 예정이다.

발맥스기술은 이번 사업 참여를 위해 엘로젠 사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수전해 설비 공급사로 최종 선정되면 엘로젠은 스택을 비롯한 핵심부품을 공급하고, 발맥스기술은 주변설비(BOP)를 조달해 발맥스기술의 아산공장에서 운송이 가능한 컨테이너 모듈로 조립・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새만금 사업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에 선정된 ‘강원도 평창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 참여도 준비 중이다. 이 사업은 강원도, 한국가스기술공사, 한화솔루션이 3년간 총 121억 원(국비 54.3억 원, 민자 50.7억 원, 도 현물 16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대관령면 횡계리 일원에서 풍력발전 연계 수전해 기술을 활용해 하루 1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사업(2.5MW, PEM)이다.

박 대표는 “새만금 수소생산기지 수전해 설비 납품을 시작으로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설비의 상업화가 진행될 시 스택을 제외한 모든 기자재를 자체적으로 조달해 운송이 가능한 모듈로 조립・생산하는 수전해 시스템 통합(Integration) 전문 회사로서 국내 수전해 설비 인프라 조성에 이바지할 계획”이라며 “국내 글로벌 EPC 회사가 해외 대규모 수소생산설비 사업에 참여할 때도 동반 진출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발맥스기술은 수소충전소 구축 시 외부에서 튜브트레일러로 수소를 공급받는 방식에서 벗어나 향후 수소충전소 옆에 수전해 설비를 설치해 충전소 내에서 직접 수소를 조달하는 온사이트형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 발맥스기술이 구축한 ‘하이넷 수원영통 수소충전소’.

다양한 수소제품・기술개발
발맥스기술은 초음파 수소가스 계량기, 수소디스펜서, 이동형 수소충전소, 수소가스검지기, 수소드론 등의 수소 제품・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 수소압축기 조립・생산사업도 추진한다.

발맥스기술은 한국자동차연구원과 함께 진행 중인 연구과제를 통해 한국형 수소디스펜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제는 디스펜서의 고속・동시 충전을 위한 부품 및 한국형 프로토콜 개발하는 게 목표다. 발맥스기술은 공동 참여기관들의 연구 성과물을 통해 디스펜서를 설계・제작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디스펜서와 동일한 성능을 갖춘 시제품을 설계 중으로, 2023년 초에는 시제품을 제작해 한국자동차연구원에서 시험할 계획이다.

수소드론 등 수소모빌리티에 대응할 수 있는 이동형 수소충전소도 연구과제를 통해 개발할 계획이 있다.

발맥스기술은 서진인스텍, 피디케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과 함께 충남 수소에너지전환 규제자유특구에서 진행되는 수소충전소 중량식 검사장치 및 유량계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수도, 주유기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계량기는 계량 오차가 불가피해 법적으로 허용오차를 두고 있다.

수소충전소의 충전기도 마찬가지다. 수소공급업체로부터 공급받는 수소량의 측정방식(체적 측정)과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수소량의 측정방식(중량 측정)의 차이로 인해 운영손실이 발생한다.

이러한 운영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평가기술을 개발하는 게 이번 사업의 목적이다. 발맥스기술은 수소 유량계 및 중량식 검사장치 실증을 위한 테스트 모듈 제작을 담당한다.

박 대표는 “정부는 지난 2019년 4월 ‘수소경제 표준화 전략 로드맵’을 통해 수소충전소의 계량기에 대해 오차 평가기술을 정립하고, 국제법정계량기구(OIML) 규정 개정, 법정계량기 제도화 등을 통해 충전량의 정확성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라며 “이러한 정부 정책에 부응해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이미 시험 결과 등을 토대로 2016년 말에 OIML 규정 개정을 제안한 결과 2018년 10월에 OIMLR139-1규정이 개정되어 수소유량계의 최대 허용오차가 1.5~2.0%로 정해졌다.

발맥스기술이 개발한 초음파 수소가스 유량계, 수소가스검지기 등은 현재 네덜란드에서 인증 등 공인 검증이 진행 중이다.

▲ 발맥스기술 아산 본사・공장 전경.

수소사업 다각화 추진
박 대표는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됨에 따라 수소사업 다각화에 힘써 수소사업의 일관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수전해 그린수소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하수슬러지 처리를 통한 수소・전기생산 기술을 보유한 CACH2와 상호협력을 통해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소출하센터의 설계・건설과 함께 한국가스공사의 수소유통사업 참여도 추진하는 한편 석탄발전소의 암모니아 혼소 발전 등에 대비해 해외 수소・암모니아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LNG・수소 등 친환경 선박의 FGSS 설비의 설계・구매・시공, 시운전 및 유지보수를 지속 추진함은 물론 액화수소 분야 진출도 모색한다. 

박 대표는 “FGSS 등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수소사업을 확장해 향후 연매출 5,000억 원 이상의 규모와 기술경쟁력으로 ESG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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