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태형 SOFC산업화포럼 회장(미코파워 대표이사).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연료전지 보급 확대가 필수적이며,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이 주축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SOFC 산업화포럼의 중장기적인 목표는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정부도 제도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태형 SOFC산업화포럼 회장은 지난 9월 초대 회장인 이동원 STX에너지솔루션 대표에 이어서 제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미코그룹 부회장이면서 미코그룹의 연료전지(SOFC) 사업을 담당하는 미코파워의 대표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미코파워, STX에너지솔루션, 에이치앤파워 등의 기업들이 자체 기술로 건물용 SOFC를 개발하고,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미코파워가 지난 2019년 9월 안성에 국내 최초의 SOFC 시스템 전주기 제조공장을 준공해 SOFC 선도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 미코파워는 지난 2019년 9월 안성에 국내 최초의 SOFC 시스템 전주기 제조공장을 준공했다.

특히 하 회장은 대외적으로 한국형 뉴딜 TF 위원과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재편심사위원을 겸임하면서 정부 측에 건물용 연료전지 보급 확대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열정을 쏟아왔다. SOFC산업화포럼 회원사 등 건물용 연료전지 업계가 하 회장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 규모 키워야”

하 회장이 신임 회장으로서 내세운 공약 중 최우선 목표는 SOFC산업화포럼을 ‘한국건물용연료전지협회’로 전환하는 것이며, 내년부터 협회로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 회장은 “SOFC에 한정하기보다는 큰 의미로서 건물용 연료전지 산업 자체를 키우기 위해서 관련 업계가 정부에 한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라며 “분산형 전원으로서 건물용 연료전지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고, ‘2050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국익에도 맞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SOFC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SOFC 연료전지는 도시가스 기반 전기와 열의 종합효율이 90% 이상이므로 도심 건물에서 고효율 에너지 이용에 의한 탄소저감 효과가 크고, 특히 부지확보에 한계가 있는 도심의 주요 탄소 배출 요인인 난방에너지 혹은 가스냉방 기기 등의 대안이 되고 있다. 보일러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SOx, NOx 등이 발생하지 않아 도심 미세먼지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며 “앞으로 탄소 저감을 위한 커뮤니티 기반으로 생산될 바이오가스 등을 활용하면 탄소제로 발전원이 되고 이미 해외에서는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회원사 간 교류와 산학연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오는 12월 처음으로 상견례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고. 앞으로 이런 모임을 통해 건물용 연료전지 업계의 합의된 목소리를 수렴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감으로써 국가적인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 하태형 미코파워 대표가 SOFC 시스템 제조공장 준공식에서 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하 회장은 회원사를 확충하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현재 회원사가 21개사인데, 3개사가 추가로 가입을 신청한 상태이다. 임기 동안 100개 회원사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국내 연료전지 시장은 발전용 중심으로 정부 주도의 시장으로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탄소 저감을 위해 발전용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건물에서도 상당 부분 배출되는 탄소를 저감하고 연료전지 부품산업 육성을 위해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된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한 지원정책이 활성화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SOFC 보정계수 산정 시급”

특히 새롭게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에 진입하는 SOFC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는 게 하 회장의 지적이다. 최대 현안은 정부가 SOFC에 대한 원별 보정계수를 확정・공고하는 것이다. 정부 정책적으로 SOFC 자체가 중요한 연료전지 제품군으로 편입될 수 있는 핵심이 바로 원별 보정계수라는 설명이다. 

SOFC에 대한 KS 표준 제정 이후 원별 보정계수 마련이 늦어져 SOFC가 아직 공공 의무화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으나 연내 보정계수가 나올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하 회장은 서울시 사례를 들며 중앙정부와 다른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서울시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67%는 건물에서 나오기 때문에 건물의 탄소 저감이 시급할 수밖에 없다”라며 “서울시는 중앙정부와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건물용 연료전지 의무화 시장을 먼저 열었다”고 밝혔다.

▲ 실증 운전 중인 미코파워의 2kW SOFC 시스템.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녹색건축물 설계기준’과 ‘서울특별시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지침’ 등에 따라 연면적 3,000㎡ 이상 건물을 신축할 경우 태양광, 연료전지 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의무 비율 이상 설치토록 하고 있는데, 지난해 건물용 연료전지의 종류에 SOFC를 추가하는 즉시 SOFC에 대한 원별 보정계수도 확정 공고했다. 

하 회장은 “다른 지자체들도 서울시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가 먼저 원별 보정계수를 만들어야 다른 지자체들이 이를 참고해 쉽게 따라올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부가 11월 중으로 보정계수 산정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내년 초까지는 보정계수를 확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 건물용 SOFC 기준 확립

하 회장은 건물용 연료전지가 비상발전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 회장은 “국내 대부분 건물은 단전됐을 때 디젤발전기가 비상전원을 담당하고 있다. 디젤발전기는 가격이 싸고 차지하는 면적도 작은 장점이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전력시스템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단전이 잘 발생하지 않아 디젤발전기를 작동할 일이 거의 없어 방치된 채로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기업이 바로 SOFC산업화포럼 회장사인 미코파워다. 

미코파워는 충남 수소 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참여해 SOFC 계통전환 시스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SOFC 계통전환 시스템 실증은 정전 시에도 비상발전을 통해 연료전지 발전을 중단하지 않고,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안전성을 입증해 기준안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또 미코파워는 동해기술개발과 함께 서울시가 발주한 관련 연구용역을 수행 중으로, 올해 안에 완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 회장은 “연료전지는 전기가 아닌 가스 라인으로 발전을 하고, 특히 SOFC는 24시간 발전을 하기 때문에 기저 전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갑자기 정전이 되면 계통전환이라고 해서 SOFC가 생산하는 전기의 일정 부분을 비상전원으로 전환함으로써 엘리베이터, 컴퓨터,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라며 “평소에는 건물용 연료전지로 사용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되 비상 시에는 계통전환을 통해 비상전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하태형 미코파워 대표(왼쪽)와 김영명 KT 에너지플랫폼사업단장 전무가 ‘수소연료전지 융·복합 사업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코파워는 충남 수소규제자유특구 사업에서 SOFC 복합배기 시스템과 순수 수소 공급형 SOFC 시스템 실증사업도 추진하며, 국내 SOFC 기준을 정립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현재 연료전지 복합배기는 저온 연료전지(PEMFC)에 한해 하나의 연통에 6개 이하로 연결하는 경우에만 가능하고, 고온형 연료전지(SOFC)는 복합배기 시스템 설치가 불가하다. SOFC에도 복합배기를 허용함으로써 이를 규제자유특구에서 실증하는 것이다.

발전용 시장에도 진출한다

서울시가 건물용 SOFC 시장을 열었기에 하 회장에게 미코파워의 SOFC 제품 공급 추진현황을 물었다. 

“서울시는 건물용 연료전지 의무화제도 시장이기에 신축건물(연면적 3,000㎡ 이상)은 연료전지가 탑재되도록 설계되지 않으면 건축 허가를 받지 못합니다. 실제로 서울시 보정계수 수립 이후 서울시 건축물에 SOFC 설계반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 회장은 미코파워가 2년 후부터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도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코파워는 2kW, 8kW를 개발한 데 이어 현재 50kW를 개발 중이다. 

하 회장은 “8kW 단위 모듈을 활용해 50kW로 스케일-업을 할 수 있다”라며 “내년 중에 50kW 시제품을 개발해 1년 정도 실증 운전을 한 후 50kW 단위 모듈을 활용해 발전용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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