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임재웅 연구원, 아미토시 샤르마 박사, 백승빈 연구교수.(사진=UNIST)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다공성 고체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연료전지 전해질막 소재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7일 UNIST에 따르면 화학과 나명수 교수, 백승빈 연구교수, 김영삼 교수 공동연구팀은 금속과 유기물이 혼합된 다공성 물질인 금속-유기 골격체(MOF; Metal–organic framework)로 수소이온 전도성이 뛰어난 연료전지용 전해질막 소재를 개발했다.

수소연료전지는 2개의 전극과 두 전극 사이에서 수소이온을 통과시키는 전해질막으로 이뤄져 있다. 이 전해질막의 수소이온 전도도가 화학반응 속도에 영향을 줘 연료전지 효율을 결정한다. 

연구팀은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해 다공성 골격구조체를 이루는 MOF로 60℃에서 10-2S(지멘스)/cm 이상의 수소이온 전도도를 지닌 전해질 소재를 개발해냈다. 

MOF의 한 종류인 MOF-808에 아미노술폰산 이온을 첨가(손님분자)해 만들었다. MOF-808은 지르코늄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한 MOF다. 

이번에 개발된 다공성 소재를 고온에서 열처리해, 하지 않은 경우보다 30배 이상 높은 이온전도도를 기록했다. 열처리를 하면 기공 내부의 산성도가 높아지면서 수소이온이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수소결합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기공 내 산성도가 높아진 이유도 분석해냈다. 첨가된 손님분자인 아미노술폰산 이온이 수소결합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처리로 아미노술폰산 이온 1개에 금속이온 2개가 결합해(배위수 변화) 산성도가 높아지는 원리다. 반면 열처리를 하지 않으면 아미노술폰산 이온 1개와 지르코늄 금속이온 1개가 결합한다.

▲ 열처리 조건에 따른 배위모드 변화와 수소 이온전도도 향상의 원리.(그림=UNIST)

개발된 MOF-808 고체전해질은 황산과 같은 강산이 포함되지 않아 성능 저하 없이 장기간 쓸 수 있으며, 합성 또한 쉽다. 일반적으로 MOF 고체전해질을 이용해 수소이온 전도도를 10-2S/cm 이상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황산 같은 강한 산성 물질을 MOF 기공에 고정(담지)하거나, MOF 구조를 구성하는 유기물 리간드에 쉽게 수소이온을 내놓는 작용기를 끼워 넣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하지만 이 방법은 강산에 의한 MOF 안정성 저하, 유기물 리간드 합성의 어려움 등이 있었다.

나명수 교수는 “고체전해질 내에서 수소이온 이동 원리를 구체적으로 찾아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며 “새로운 MOF 기반 수소연료전지용 고체전해질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데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앙게반테 케미' 표지 논문의 그림.(사진=UNIST)

이번 연구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화학 분야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5월 17일자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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