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몰고 이틀 동안 ‘바람의 섬’ 제주를 돌았다. 한라산의 서쪽과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풍력발전기가 즐비했다. 

#제주공항 #협재해변

제주공항은 마스크를 쓴 사람들로 북적인다. 공항 앞에 세워둔 돌하르방도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있다. 사흘 전 예약해둔 전기차를 몰고 애월과 곽지를 지난다. 협재에 닿아 단골로 찾던 식당에서 고기국수 한 그릇을 비우자 제주에 발을 디딘 기분이 든다.


#신창해안도로 #내가여기서이걸할줄몰랐다

한국남부발전 국제풍력센터를 지나 한경면에 있는 신창해안도로를 탄다. 바다에 한 줄로 도열한 해상풍력기 10기가 눈에 들면 싱계물공원에 거의 다다른 셈이다. ‘내가 여기서 이걸 할 줄 몰랐다’는 카페 앞에서 피식 웃음을 물고 ‘새로 발견된 갯물’이라는 싱계물을 돌아본다. 용천수를 활용한 노천 목욕탕이 있는 곳으로, 남부발전에서 세운 풍력발전기가 바람개비 조형물처럼 우뚝 서 있다.


#노지귤 #전기차충전소

돌담 너머로 노지 귤이 노랗게 익었다. 제주는 전기차 천국이다. 곳곳에 전기차 충전소가 있어 배터리 칸이 아래로 떨어져도 마음 졸일 일이 없다. 부러운 인프라다. 에코 모드로 회생 제동 장치를 돌리며 규정 속도로 달린다. 오후의 온화한 햇살이 귤빛으로 차창에 번진다.


#상명풍력발전소 #P2G

한국중부발전에서 운영하는 상명풍력발전소를 찾는다. 풍력발전기의 잉여전력으로 수전해를 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500kW 실증 시설이 들어선 곳이다. 제주의 바람이 전기가 되고 수소가 된다. 이 수소로 드론을 띄우고 버스를 굴릴 날이 머지않았다.

#일몰 #하귤 #한라산소주

한경면 낙천리에 있는 밭에서 일몰을 맞는다. 유채를 꼭 닮은 노란 갓 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제주에 지인이 산다는 건 고맙고도 행복한 일이다. 고등어회를 안주 삼아 간밤에 마신 21도짜리 한라산 소주를 그리다 아침에 눈을 뜬다. 부엌 창에는 계절을 거스른, 푸른 하귤이 매달려 있다.



#제주글로벌연구센터 #월정해안도로

김녕을 지나 월정리로 넘어간다. 이곳 동쪽 해변에도 풍력발전기가 즐비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제주 분원인 제주글로벌연구센터에 들러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전기차에 충전하는 시설을 둘러본다. 신재생에너지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는 노력들이 제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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