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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수소경제 주목되는 기술·제품 19. CES의 ‘암모니아 분해 수소생산 시스템’

수소 충전을 위한 암모니아 분해 수소생산 시스템
KIST‧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현대자동차 등 참여
CES 주관으로 20N㎥/h급 수소생산 시스템 제작 중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지난 6월 10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부산형 암모니아 기반 그린수소 포럼’이 열렸다. 여기서 나온 발표 중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수소차 충전소용 암모니아 분해 수소생산 시스템.’ 암모니아와 수소충전소? 처음엔 허니머스터드 소스와 물뿌리개의 조합처럼 생경했다. 뒤늦게 발표 자료를 구해 읽었고, 이내 무릎을 쳤다.

CES라는 회사가 이 사업의 주관사였다. 서둘러 수소문을 했다. 플랜트·엔지니어링 분야에서 15년간 업력을 쌓은 회사로, 경기도 군포에 본사가 있었다. 지하철 1호선 당정역 인근에 있는 아파트형 공장을 찾아 박종률 상무를 만났다. 



“호주에서 잉여전기로 생산한 그린수소와 공기 중 질소를 결합시켜 만든 암모니아를 액화해서 배로 실어옵니다. 그 암모니아를 수소충전소에서 바로 분해해서 쓰면 이산화탄소는 전혀 배출하지 않고 수소를 생산해 사용할 수 있죠. 현재 일본도 같은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암모니아는 수소 운반이나 저장에 이점이 많아요. 액화수소처럼 복잡한 설비나 공정이 필요하지 않죠.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해서 쓰는 온사이트형 수소충전소와 경쟁해도 승산이 있습니다.”
 
20N㎥/h급 암모니아 분해 수소생산 시스템
CES는 ‘암모니아 분해 수소 생산·정제 시스템 개발’이라는 정부 과제의 기술개발 주관사였다. 사업은 벌써 2년 전에 시작됐다. 2018년 6월부터 2021년 5월까지 36개월간 진행되는 사업으로, 암모니아를 분해해 20N㎥/h(시간당 약 1.8kg)의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올해 연말까지 개발하게 된다.

“대전에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실증 설비를 구축해서 시험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나온 자료를 토대로 내년 5월까지 300N㎥/h급 수소생산 시스템의 설계도를 작성하게 되죠. 시간당 300루베는 돼야 상용급으로 의미가 있으니까요.”



300N㎥/h면 시간당 25kg 남짓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정도면 넥쏘 5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CES는 암모니아 분해 수소생산 시스템을 통합해서 개발하고, 현장에 구축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이번 과제에 참여하는 연구기관으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있고, 젠스엔지니어링이란 벤처기업이 수소 정제용 PSA(Pressure Swing Adsorption, 압력순환흡착) 시스템 개발사로 참여한다. 또 잔류 암모니아 제거에 필요한 흡착 시스템 제작과 수소차 연료전지에 적용하는 실증시험에는 현대자동차가 이름을 올렸다. 



“암모니아(NH3)는 한 개의 질소와 세 개의 수소로 이뤄져 있죠. 암모니아를 촉매분해장치에 넣고 6에서 9bar 정도로 가압을 하면서 450에서 600℃의 열을 가하면 질소와 수소, 미량의 미분해 암모니아로 분해가 돼요. 여기다 촉매를 쓰면 분해율을 크게 높일 수 있죠.”

연구 초기에는 촉매로 산화니켈을 주로 썼지만, 지금은 니켈(Ni)에 귀금속을 섞은 촉매를 쓰고 있다. 니켈과 백금(Pt), 니켈과 팔라듐(Pd), 니켈과 루테늄(Ru) 등 다양한 촉매가 있는데, 이중 루테늄 기반의 촉매가 분해율이 높게 나온다. 

촉매 기술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보유하고 있다. KIST는 원익머트리얼즈와 함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과제로 암모니아 개질과 연료전지를 연계한 통합 시스템에 대한 1kW급 실증을 2017년에 완료했다. 이 장비는 ‘1kW급 암모니아 기반 수소추출시스템’으로 불린다. KIST는 그 후속으로 현대차 의왕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현대자동차그룹 협력연구센터, KIST 수소에너지 공동연구소’를 통해 5kW 암모니아 기반 수소발생기를 만들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촉매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 촉매를 담지하는 금속구조촉매 코팅 기술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기연)에서 보유하고 있죠. 에기연에서 루테늄이 코팅된 금속구조체 촉매를 적용해 시간당 5N㎥급 암모니아 분해반응기를 제작했어요. 공정 최적화를 통해 분해 효율은 84.45%가 나왔으니, 목표치인 75%보다 높죠. 이 장비를 올해 말까지 20N㎥/h로 키울 예정입니다.”


 
촉매분해장치, 수소정제장치 등으로 구성
촉매분해장치를 거친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 미반응 암모니아가 된다. 암모니아의 분해율은 99% 이상이며 분해가스에는 3,000ppm 정도의 암모니아가 남게 되는데, 이 잔류 암모니아의 농도를 흡착시스템을 통해 0.1ppm 이하로 낮추게 된다. 이 시스템은 현대자동차에서 이미 개발을 마쳤다. 4개의 흡착탑이 들어 있는 20N㎥/h급 암모니아 흡착 시스템을 현장에서 연결하게 된다.

마지막 공정인 수소정제장치 개발은 젠스엔지니어링에서 맡고 있다. 순도 99.9999%의 고순도 수소정제 기술을 갖춘 회사로 대전에 본사가 있다. 수소전기차에는 순도 99.97% 이상의 수소가 필요하다. 압력 차이로 기체를 정제하는 PSA 공정에서 수소의 순도가 결정된다.



“암모니아 촉매분해장치, 잔류 암모니아 제거장치, 수소정제장치 이렇게 세 단계를 거쳐 수소를 생산하게 됩니다. 여기에 일반 수소충전소를 붙이게 되죠. 천연가스를 개질한 추출수소를 쓰는 국내 온사이트형 수소충전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돼요. 다만,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방식이라는 점에 큰 차이가 있죠.”

국내 온사이트형 수소충전소는 수증기 메탄 개질(Steam Methane Reforming, SMR)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한다. 황을 제거한 탄화수소 원료와 뜨거운 수증기를 혼합한 뒤 700~850℃의 온도와 8~10bar의 압력에서 촉매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기존 도시가스 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명확하다. 

이 방식은 물을 가열한 수증기가 꼭 필요하고, 수소 1kg을 만드는 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이 8.6~9.8kg에 달해 CO2-free 수소 생산과는 거리가 있다. 탈탄소 에너지 전환의 대안으로 수소가 뜬 만큼, 그린수소 도입의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암모니아가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비료의 원료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합성되는 물질 중 하나죠. 생산, 저장, 운송 기술이 이미 나와 있어요. 운송만 하더라도 기존 LPG용 탱크로리를 그대로 쓸 수 있죠. 무엇보다 암모니아는 수소 저장밀도가 높아요. 기존 수소충전소가 튜브트레일러를 하루에 한 차례 운행한다면, 액체 암모니아는 2주에 한 번만 운행하면 되죠. 또 암모니아 분해 시스템은 수처리 장치와 물공급 장치가 필요 없기 때문에 메탄 개질 방식보다 설비 구조가 간단하고 열 소모가 적어요. 운영비도 당연히 적게 들죠.”
 
액화수소보다 수소 저장·운송에 이점
수소충전소 유형별 구축비용을 보면, 파이프라인 연결형(기존 구축망 활용)은 27억 원, 튜브트레일러를 활용한 수소가스 운반형은 26억 원, 도시가스 추출형은 약 56억 원이 든다. 암모니아 분해형 충전소 구축에 53억 원이 드는 만큼, 도시가스 추출형 온사이트 충전소와 직접 경쟁이 가능하다. 암모니아를 분해하면 질소가 나오는데, 이는 인체에 해가 없고 환경에도 무해하다. 

액화수소와의 차별점도 명확하다. 수소를 액화하려면 영하 253℃ 이하로 냉각해야 하고, 별도의 운송차량과 저장탱크를 갖춰야 한다. 워낙 온도가 낮아 기화로 탱크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기체를 따로 빼줘야 한다. 이 같은 기화손실을 피할 수 없고, 액화수소 수송용 선박도 따로 개발해야 한다. 

사실상 수소 저장에선 암모니아만 한 게 없다. 1㎥당 120kg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자연발화 온도가 651℃로 높아 화재 위험성도 아주 낮다. 다만 유독성 가스로 냄새가 심해 누출 감지 시스템이나 추가 안전설비가 꼭 필요하다. 촉매의 완성도를 높여 수소와 질소의 분해 효율을 높이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호주는 재생에너지, 수전해와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에 힘쓰고 있어요. 이 수소를 질소와 합성해서 암모니아 형태로 수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죠. 암모니아는 영하 33℃면 액체가 돼요. 이걸 배로 부산항에 들여와서 암모니아 분해 장치에 넣어 현지에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죠.”    


수소 도입(수입)과 관련한 운송 기술에서 선두를 달리는 건 일본이다. 액화수소, 톨루엔 LOHC, 암모니아 이 세 가지 방식을 두고 실증을 진행 중이다. 호주의 갈탄에서 추출한 수소를 액화해서 고베로 운송할 예정이고, 브루나이의 석유 생산 과정에서 나는 부생수소를 톨루엔에 넣어 가와사키로 들여오는 프로젝트도 한창이다. 

이 두 가지 방식에 비해 암모니아 운송법은 명확하다. 기존 LPG 선박을 활용하면 된다. 결국 국내에 들여온 암모니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해해서 수소로 만들어 쓰느냐가 관건이다. 이 기술만큼은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 

“분해 효율을 높이려면 촉매가 가장 중요해요. 일본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서로 눈치를 보면서 촉매 재료를 두고 말을 아끼고 있죠. KIST의 윤창원 박사, 에기연의 정운호 박사 같은 분들과 일을 진행하면서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여왔습니다. 올해 연말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20N㎥/h 암모니아 분해 시스템이 설치될 예정이니, 관심을 두고 지켜봐주세요.”
 
수전해, 그린수소, 암모니아의 상관관계
최근에 나온 ‘독일 수소전략’이나 ‘유럽 수소전략’을 보면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이 로드맵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 수소 연료의 생산에서부터 탈탄소를 고민하고 있고, 세계적인 흐름도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호주 최대의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인 ‘애로우스미스(Arrowsmith) 수소 프로젝트’를 보자. 호주 퍼스에서 320km 떨어진 동가라 마을 인근에서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해 하루 25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으로, 준공 시점은 2022년으로 잡혀 있다. 향후 그 규모를 100톤으로 늘려갈 예정이다. 

호주는 이미 지난 2018년 8월에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주도로 암모니아에서 분해한 수소를 수소전기차에 충전하는 실증을 마친 바 있다. 호주는 수전해로 생산한 그린수소를 공기에서 분리한 질소와 합성해 암모니아로 만들어 유통하는 방식을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 이번에 CES가 주관하는 ‘암모니아 분해 수소 생산·정제 시스템’도 그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 3대 부호로 꼽히는 사우디의 왕세자 빈 살만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지중해와 홍해 사이의 좁은 협로에 들어서는 스마트시티 네옴(NEOM)에 태양광·풍력 시설을 짓고, 여기서 나온 전기로 수전해를 해서 하루 650톤 규모의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 수소를 암모니아로 합성하는 세계 최대 암모니아 플랜트를 세워 하루 3,500톤(연간 120만 톤)의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동을 대표하는 산유국이 청정에너지 생산에 뛰어든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소 캐리어로 암모니아를 선택한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독일과 손을 잡고 그린 암모니아 생산에 뛰어드는 모로코, 유럽의 수전해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아프리카, 자원 부국인 호주 등 이미 많은 나라가 ‘그린 암모니아’를 주목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의 저장과 운반에 큰 장점이 있다. 암모니아 원료 구입비와 운송비를 따지면 가격 경쟁에서 천연가스 개질을 통한 추출수소에 밀리지만, 그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CES의 박종률 상무가 300N㎥/h급 설비에서 하루 14시간 운영한다는 가정 하에 수소 생산비를 계산한 자료를 근거로 든다. 

“추출수소 생산에 하루 130만 원 정도가 든다면, 암모니아 분해 수소는 140만 원 정도가 들어요. 10만 원의 차이는 환경의 이점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암모니아 생산량이 늘어 수입가가 낮아지면 경쟁력은 더 커지죠.”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수전해는 하루에 약 410만 원으로 세 배 이상 비싸다. 아직은 그렇다. 하지만 그 기술은 과거에 비해 크게 발전했고, 앞으로 많은 투자와 연구가 뒤따를 예정이다. 수전해로 생산한 그린수소를 액화해서 이송할까, 암모니아로 합성해서 이송할까? 이런 고민을 할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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