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설치되어 있는 500kg/day급 천연가스 개질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사진=에너지기술연구원)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수소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 핵심 요소인 ‘경제적 비용의 고효율 수소생산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수소연구단 윤왕래 박사 연구진은 도시가스 파이프라인을 연결해 도심이나 수요처 인근에서 99.999%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저렴하게 생산해 공급하는 ‘현장생산형(On-Site) 고순도 수소생산유닛’의 원천설계와 엔지니어링 기술을 100%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윤 박사 연구진에 따르면 수소 인프라 구축의 핵심인 ‘현장생산형 천연가스 개질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의 핵심기술에 대한 국산화율은 40~50%에 불과하다. 수입에 의존할 경우 초기 시설투자비는 대당 30억 원에 이른다.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제시한 2022년 목표치인 수소 공급가격 6,000원/kg의 비용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산화율을 높여 대당 10억 원 이하, 수소생산효율 80% 이상이 되어야 한다.

현장생산형 고순도 수소생산기술은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초기 핵심 인프라 시설로, 천연가스와 수증기를 반응시켜 수소를 뽑아내는 리포밍 모듈, 여기에 포함된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미반응 메탄 등 불순물을 흡착 분리해 99.999%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정제 모듈(VPSA)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 천연가스 개질 고순도 수소생산기술의 구성 흐름도와 화학반응식.(사진=에너지기술연구원)

시스템 효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설비는 개질반응기다. SMR(Steam Methane Reforming)로 불리는 ‘수증기 메탄 추출 방식’으로, 메탄(천연가스)과 물을 연료로 700℃ 이상의 고온에서 촉매 반응으로 수소를 추출하게 된다.

윤왕래 박사 팀은 열교환 일체형 대류 열전달 개질기를 설계해 발열반응을 자동 제어하고, 열교환형 수성가스 전이반응기를 모듈화해 크기를 줄이면서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또 고순도 수소 정제를 위해 기존의 PSA가 아닌 VPSA(진공압력변동 흡착)를 자체 개발했고, 탈착압력을 낮추면서 5가지 흡착제의 최적 레이어링과 배열을 통해 유효 흡착량을 높여 분리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수소 정제 효율 99.999% 이상, CO 농도를 0.2ppm 이하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설비는 미국 에너지부와 일본 NEDO에서 초기 수소에너지 보급 사양으로 제시한 수소생산효율 75~80%를 상회하는 81%의 고효율을 기록했으며, 기존 LNG 공급망을 활용하여 추가 인프라 투자 없이 쉽고 안정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수소연구단 윤왕래 박사는 “추출수소는 부생수소와 더불어 초기 수소경제 이행의 핵심 수소 공급원으로서 큰 역할을 기대한다”며 “자발적 시장 진입의 전제가 되는 대당 10억 원 이하의 비용 경제성과 더불어 효율 80% 이상, CO 농도 0.2ppm 이하, 안정적인 가동 등 시스템 성능 관련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개발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지원하는 BIG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2017년부터 4년간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5월 18일 에너지기술연구원 대전 본원에서 ‘가압형 모듈화 고순도 수소생산유닛 국산화 설계기술’로 ㈜원일티엔아이와 총액 50억 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진행했다.

원일티엔아이는 ‘현장생산형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 기술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분산형 소규모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 적극 대응하면서, 이를 확장해 거점형 수소생산기지를 위한 중형개질 시스템의 기반 기술로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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