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리전트 에너지의 연료전지 모듈이 장착된 DJI 드론.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영국 러프버러에 본사가 있는 인텔리전트 에너지(Intelligent Energy; 이하 IE)는 자동차, 우주, 항공 분야 등에서 30년간 개발 경험이 있는 연료전지 개발사다. 특화된 냉각기술과 경량 설계를 바탕으로 한 IE의 고분자전해질(PEM) 연료전지 제품은 자동차, 물류운반차, 드론 등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시한다.

IE의 공랭식 연료전지 전 제품은 유럽 CE와 미국 FCC 인증을 받았으며, 유럽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한국, 중국 등에 진출해 글로벌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인텔리전트 에너지의 최고영업책임자이자 엔지니어인 리 주비(Lee Juby) 박사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수소 연료전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만날 수 있다. 

IE의 제품을 보면 △드론(UAV) △고정식·휴대용 연료전지 모듈 △자동차로 크게 나뉜다. 세 가지 제품의 특징을 알고 싶다.

먼저, 무인항공기의 경우 DJI의 상용 드론에 IE의 연료전지 파워 모듈을 달고, 비행거리나 비행시간에 따라 교체형 실린더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IE의 연료전지는 기존 배터리 제품에 비해 세 배 이상의 비행시간을 달성할 수 있다. 현재 상용 드론 서비스업체, 드론 편대 운영업체, 드론 제작업체 등이 이용할 수 있다. IE의 연료전지 파워모듈은 가장 가벼우면서도 전력밀도가 높다. 배송이나 점검 서비스 업체에 부족한 비행시간 문제를 해결하고, 경량 설계로 더 무거운 짐을 탑재할 수 있다.

▲ 드론용 650W 연료전지 모듈로, 2개를 병렬로 연결할 수 있다.

두 번째는 ‘FCM 800 시리즈’로 출시되는 고정식·휴대용 연료전지 모듈이다. 이 모듈은 이동형을 비롯해 물류운반차량 응용 분야에서 1kW에서 4kW까지 다양한 출력을 지원한다. 이 출력 범위는 배터리와의 조합으로 최적화될 수 있다. FCM 시리즈는 공사현장에서 쓰임이 많다. 작업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이동형 컨테이너나 이동형 조명시스템에 쓰는 디젤발전기를 대체하고 있고, 지게차 같은 물류운반차량에 적용되어 깨끗한 전력을 제공한다. 

마지막은 자동차용 연료전지다. IE가 자체 개발한 연료전지는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 응용 분야에 쓰임이 있다. 자동차의 주 동력을 대체할 수 있고, 배터리 전기차의 주행거리 연장, 냉장트럭의 냉장용 전력과 보조전원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셀 스택이 늘어나면 출력이 높아지는 대신, 더 높은 열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IE의 기술력이 담긴 공기냉각(Air Cooled) 기술, 기화열냉각(Evaporatively-Cooled) 기술이 궁금하다.

공기냉각(AC)은 IE의 고출력 공랭식 연료전지의 핵심기술이다. 저온에서 운용이 가능하고 단순화된 주변기기를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전체적으로 소형의 스택과 시스템 모듈을 사용하고, 적은 수의 부품을 써서 신뢰성을 높이고 전체 시스템 비용을 절감했다. 연료전지 스택에서 발생하는 열은 냉각판으로 전도되고, 냉각팬에 의한 공기 흐름으로 제거되는 단순한 방식을 구현했다. 이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드론과 물류운반차량, 이륜차와 소형차량의 주행거리 연장용으로 사용된다.

기화열냉각(EC) 기술은 기존의 수랭식 연료전지 스택과 비교하여 각 셀 간에 개별 냉각 채널이 필요하지 않다. 이는 스택 질량과 부피 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제공해 차량 내부 패키징과 무게 절감에 도움을 준다. 자체 기술 기반의 열 관리, 높은 전력밀도, 저압 운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금속분리판(Bipolar Plate)을 특징으로 한다. 스택 구성에 따라 120kW까지 지원하며, 기화열냉각 방식 연료전지는 자동차나 우주항공 산업의 전략적 파트너에게 제공된다.

국내 액체수소 전문기업인 메타비스타(MetaVista)와 손을 잡고 ‘12시간 7분 5초’ 비행이라는 기네스 신기록을 세운 걸로 알고 있다.

2019년 4월로 기억한다. 메타비스타는 IE의 800W 연료전지 파워모듈과 6리터 액체수소 용기를 이용해 12시간 이상을 비행해 드론의 최장 비행시간 기록을 세웠다. 이전 비행 기록은 2시간 6분 7초였다. 이러한 큰 차이는 전통적인 배터리 기반 드론의 비행시간 한계를 극복한, 상업용 드론 시장에서 연료전지의 가능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비행시간을 늘린 수소드론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IE의 연료전지를 장착한 드론을 상업 운영에 활용한 사례가 있다면.

IE는 상업용 드론을 운용하는 여러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산업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화물 배송뿐 아니라 파이프라인 점검, 송전 선로 점검에 투입된다. 측량이나 지도 제작, 영화나 방송 촬영에도 긴 비행시간은 큰 도움이 된다. 농업이나 특수 분야, 군사용으로도 쓰임이 있다. 그중 세 곳을 소개하겠다. 

먼저 ISS Aerospace다. 이 회사는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고객을 위해 첨단 드론을 제작하고 운영한다. SENSUS 모델의 경우 광학·적외선 시스템과 화학물질 탐지센서, 감마선·중성자 감지기, 지표투과레이더(GPR) 등을 탑재해 운영할 수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견고한 군용 규격의 플랫폼으로, IE의 800W 연료전지 파워모듈을 장착했다.

▲ 인텔리전트 에너지의 연료전지 모듈을 장착한 ISS Aerospace의 드론.(사진=Aerospace)

작년에 IE는 BATCAM, Productiv 사와도 협업을 수행했다. BATCAM은 드론을 이용해 스포츠 경기를 촬영하는 회사다. 기존 배터리 드론은 5kg의 카메라 장비를 탑재하고 11분 정도 비행했다. 1시간 비행을 목표로 협업을 수행했고, Productiv 사와 공동으로 70분을 비행하는 카메라 플랫폼용 드론을 개발했다. 

마지막으로 RoboDEX는 산업용 드론을 개발하는 일본 제작사다. 시장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신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종류의 드론을 만들어낸다. 작년에 후쿠시마에서 IE의 연료전지 모듈을 활용해 화물을 배송하는 성공적인 시연을 했고, 올해 4월에는 IE의 일본 대리점 계약을 맺었다. 

드론의 경우 연료탱크 자체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알고 있다. 국내 고객의 경우 연료 충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방침인가.

글로벌 시장의 경험을 통해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단일 솔루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IE는 나라별로 선택 가능한 방법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수소 충전에 필요한 설비나 장비 등에 대한 모범 사례를 제안하는 것이다. 수소가 충전된 실린더를 요구하는 일부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한국 내 공급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재충전 방법을 검토 중이다. 

▲ BOC 사의 350바 이동형 수소용기로 간편하게 주입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법적으로 불가능하다.(사진=Aerospace)

기화열냉각 기술이 적용된 ‘자동차 연료전지’에 대한 질문이다. 이 제품은 언제 개발이 완료됐나.

고출력 EC 기술은 오랜 기간에 걸쳐 개발되고 운영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기간 동안 IE의 기화열냉각 기술이 적용된 런던택시를 택시회사에서 운영한 경험이 있다. 또 가장 최근에는 중국의 장안자동차, 영국의 버스회사인 알렉산더 데니스(ADL)와 함께 수소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장안자동차는 SUV 플랫폼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알렉산더 데니스는 승객 운송용 버스에 적용해 제품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장안자동차가 2021년에 주행거리 연장형(Range Extender) 수소전기차를 출시하고, 2025년에 정식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들었는데, 이 프로젝트를 말하는 건가.

그렇다. 이 프로그램은 2019년에 시작되어 3년간 진행된다. 지난해 10월 중국 우한에서 IE, Tri-ring Group, Hynertech 3사 간에 중국자동차시장 협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IE의 고출력 연료전지 기술, Hynertech의 수소공급 시스템을 Tri-ring Group이 생산하는 자동차에 적용하게 된다. IE의 연료전지시스템이 적용된 한 대 이상의 차량을 제작해 잠재 고객을 상대로 시연에 들어가게 된다.  

현대차 넥쏘에 들어가는 연료전지와 비교했을 때 어떤 장점이 있는지, 전기효율이나 기술 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IE의 고출력 EC 기술은 독창적인 PEM 연료전지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연료전지의 음극 쪽에 물을 주입하고 이 물이 스택 내에서 증발하는 것을 허용한다. 이때 발생되는 수증기는 열교환기에서 응축되는데, 이때 전통적인 연료전지 냉각기와 비교해 20% 정도 부피가 줄어든다. 또 연료전지 스택 자체는 경쟁업체 제품에 비해 작고 가볍다. 금속분리판 설계는 별도의 냉각판 없이 단일 분리판을 사용하고, 각각의 분리판은 전력 생산과 냉각에 사용된다. 

IE의 제품은 동일 제품군에서 가장 작은 셀 간 간격을 유지하고 있고, 용접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같은 출력을 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분리판을 써서 더 작은 크기와 부피로 만드는 단순 공정으로 저비용을 실현했다. 보조장치도 단순하고 가습기도 필요 없고, 최소한의 냉각수를 사용한 단일 냉각 루프만 필요하다. 

한국시장은 어떻게 보고 있나? IE가 특별히 주목하는 분야가 있다면.

한국시장 개척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이제 막 조사를 시작한 단계지만, 한국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IE는 한국 고객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기술과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동형 전원, 물류운반차량, 드론, 자동차, 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 IE의 연료전지를 접목할 수 있다. 우리는 한국시장에서 더 많은 기업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 고객과의 대화에서 듣고 배우는 과정을 거쳐 시장을 이해하게 된다.

 

▲ 인텔리전트 에너지의 최고영업책임자인 리 주비 박사.


건설기계 쪽은 어떤가? 지게차나 굴착기에 IE의 제품을 적용한다면 어떤 방식이 될 것 같나.

건설산업에서 소형 디젤발전기를 대체하는 이동형 파워솔루션(FCM 시리즈 기반)을 건설 현장에 성공적으로 제공해왔다. 또 IE가 최근 개발한 제품도 물류운반차량과 관련이 있다. 유럽에서 물류운반에 보통 클래스3 지게차를 쓰고, 여기에는 210mm 표준 배터리 박스가 들어간다. 이 분야에서 IE는 뛰어난 전력밀도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의 FES(Fahrzeug-Entwicklung Sachsen) 사와 협력해 이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려고 노력 중이다. 


Lee Juby 박사가 본 세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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