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4 (수)

  • 구름많음강릉 5.2℃
  • 연무서울 2.5℃
  • 연무인천 2.9℃
  • 맑음원주 3.7℃
  • 흐림울릉도 7.6℃
  • 박무수원 2.9℃
  • 흐림대전 3.9℃
  • 흐림대구 6.2℃
  • 구름많음전주 4.1℃
  • 흐림울산 4.6℃
  • 흐림창원 6.1℃
  • 구름많음광주 5.4℃
  • 흐림부산 7.4℃
  • 구름많음목포 4.0℃
  • 흐림제주 8.4℃
  • 구름조금양평 4.3℃
  • 흐림보은 2.8℃
  • 흐림천안 3.5℃
  • 흐림김해시 6.3℃
  • 흐림경주시 6.4℃
기상청 제공

수소경제 로드맵 1주년 기념 좌담회 “수소경제의 성과와 향후 과제”

국산화 기준 모호, 기술개발도 경제성 따져봐야
로드맵은 밑그림, 이젠 기본계획으로 세부 그릴 때
기업이 정부에 바라는 만큼, 기업도 적극 투자 나서야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지난 1년을 돌아본다. 수소산업 전체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기업은 물론 산학연 모두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수소산업 확장에 대한 정부 의지가 후속 대책으로 이어졌고, 정책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수소경제법’이 올해 초 확정되면서 수소경제를 맞이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분위기다.


이 시점에서 한번 짚어보고 싶었다. 수소법의 핵심이 ‘하위법령’의 디테일에 있는 것처럼, 관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현장의 요구를 들어보고 싶었다. 이번 좌담회는 지난 2월 13일 오후 4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6층 e라이브러리에서 열렸다.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H2KOREA) 본부장, 정기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소연료전지 PD, 윤용세 두산퓨얼셀 R&D 신사업본부 대외협력팀 부장이 패널로 참여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질문은 장성혁 수소지식그룹 대표가 던졌다.   

 



우선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1주년을 넘긴 현 시점에 대한 소감을 말해달라.

 

이승훈 본부장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틀이랄까,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인 틀이 잡힌 느낌이다.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추진된 일이다 보니 현재 부족한 점들도 눈에 띈다. 인프라 구축 문제부터 경제성 확보까지 세부 계획들을 더 치밀하게 보완해 나갈 때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올해는 수소법의 제도적인 틀을 잡아가야 한다. 정부 정책이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수소 관련 기업들과 함께 지원을 아끼지 않을 셈이다. 

 

윤용세 부장

정부의 수소 로드맵 발표로 수소의 생산, 저장, 활용의 전 부문에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갖게 된 건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수소경제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주 업무가 이쪽이다 보니 아무래도 발전용 연료전지에 관심이 많다. 


발전용 연료전지의 경우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보급 목표(1.7GW)가 이후 8차 계획에서는 크게 감소(746MW)해서 마음을 졸이고 있었는데, 정부가 수소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연료전지 보급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 점은 다행으로 생각한다. 

  


다들 긍정적인 변화를 실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을 것 같은데.

 

이승훈 본부장

사업은 점점 커져가고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한 시기인데, 지금 현장에 플레이어가 너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연구개발만 하더라도 제대로 수행해 실적을 내고 수소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분들(법인 포함)이 많아야 하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  


시장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는 반증일 수 있다. 정책에 따른 준비 단계의 실행이 빠르게 늘어나는데,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곳(인력 포함)은 한정되다 보니 어려움이 가중된다. 에너지 관련 모 공기업의 경우, 과거에는 수소 관련 과제가 많지 않아 한두 명이 대응을 했지만, 지금은 한 사람이 서너 개, 심지어 5개 이상의 과제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말도 들린다.  

 

정기석 PD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을 대신해 그렇지 않은 분들이 보일 때가 많다. 실질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그 속을 들여다봐야 할 분들이 너무 바쁘다. 그러다 보니 기획회의 자리에 나가도 해당 전문가가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체계적인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역할 분담보다는 특정된 곳에서 모든 것이 추진되고 있다.

 

이승훈 본부장

수소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움직임의 중심에 들어와야 하는데, 일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로드맵을 그렸고 이제 세부 분류를 통해 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체계적인 틀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과제만 잔뜩 뽑아내는 것 같다.

 




“수소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중심에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본부장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라 기술 로드맵이 제시된 상태다. R&D 관점에서 속히 개발돼야 할 기술 분야는 무엇인가.

 

정기석 PD

우선, 모든 기술을 다 개발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특히 다양한 이해관계로 산업 확장이 요구될 경우에는 더 그렇다. 필요한 기술(제품)이 있으면 사는 게 나을 수 있다. 대학이나 중소기업에서 기술개발을 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나서, 내재화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맞다. 


필요에 따라 해외업체와 공동개발도 하고 연구도 하고, 기술이전도 받으면 된다. 시장이 활성화되면 기술개발은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대응하기 마련이다. 모든 것을 다 갖추고 갈 수는 없다. 

 

이승훈 본부장

특정 분야를 콕 찍어 언급하기 어렵지만 상용화된 지 50년 이상 된 기술을 지금 개발하겠다고 욕심을 내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상용화가 아니라 그 시간 동안 기술과 제품 업그레이드가 된 분야에서 말이다. 설령 국내에서 기술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기존 기술을 넘어설 수가 없다.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초등학생과 대학원생을 붙여놓은 것과 같다. 이런 분야는 기업에서 추진하기보다는 기술 내재화를 목표로 정부나 출연 연구기관에서 진행하면 된다. 로드맵에 제시된 기술과 제품은 시장에 적합한 사업이지, 랩(Lab) 수준의 사업이 아니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국산화 없이 해외기술에만 의존할 수는 없지 않나? 사올 건 사오되, 기술개발이 꼭 필요한 부분도 있지 않나.

 

이승훈 본부장

선택에도 고민이 필요하다. 늦어도 한참 늦었는데, 지금 투자해서 따라잡겠다는 발상은 잘못됐다. 50년 전에 해당 기술을 개발한 업체들이 그동안 가만히 있었나? 그 기간 동안 최적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상황에 로드맵에 언급돼 있다고 해서 기업이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자칫 실리 없는 명분 싸움과 갈등을 불러올 수 있고, 여러 부작용을 낳을 뿐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국내에서 촉매 개발을 위해 오랜 기간 투자한 돈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럼에도 국산화된 게 얼마 없다. 결국 외국에서 다 사다 쓰고 있는 실정이다. 국산화 개념으로 접근하지 말고, 경제성과 효율성을 보고 정해야 한다. 사오는 게 나은지, 개발을 하는 게 나은지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값이 너무 비싸 꼭 국산화를 이뤄야겠다면 실력 있는 연구자들을 모아서 제대로 해야 한다. 

 

정기석 PD

개질 촉매라는 것도 여러 가지 기술들이 들어와서 완성이 되는 것이지, 활성이 좋은 촉매 하나 만들었다고 그 시장을 다 가져가는 게 아니다. 두루두루 봐야 한다. R&D 투자에 대한 실효성, 실용화에 대한 가능성을 짚어봐야 한다는 말이다.


모든 퍼즐을 다 우리 손으로 채워 넣을 필요는 없다. 우리가 모든 지원이 가능한가? 리소스(resource)가 넘치나? 아니다. 우리 자신의 리소스를 보고 최고 효율을 내는 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잘하는 것과 아니다 싶은 분야를 잘 판단해서 가야 한다. 국내 산업 환경도 살피면서. 전략에 맞는 선택과 집중이 답이다. 

 

 

국산화 언급이 있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묻겠다.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부품의 95% 이상 국산화를 이뤘다고 하는데, 연료전지 발전용 쪽 사정은 어떤가.

 

윤용세 부장

사실 국산화 기준이라는 게 모호하다. 모든 부품을 다 국내에서 생산하면 100% 국내 생산인가? 그건 아닌 것 같다. 두산퓨얼셀이 시스템 제조사인데, 시스템 완제품 중에서 셀 스택 어셈블리만 생산한다. 나머지는 다 협력업체에서 만든다. 케이스, 개질기, 탈황기, 파이프라인 같은 것들을 다 국내에서 조달한다. 그 비율이 98%고, 2% 정도만 불가피하게 해외에서 수입한다. 


그러나 98% 범위 내에도 부품을 수입해서 우리에게 공급해주는 곳이 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발전용 연료전지는 국산화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인 건 맞다. 

 

정기석 PD

질문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윤 부장이 언급한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95%의 국산화를 이뤘다고 하는 수소전기차의 경우에도 2, 3차 밴드를 고려해서 살펴야 한다. 멤브레인을 빼고 다 국산화를 이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예를 들어 전극을 만드는 카본은 어디 제품을 사용하고, 백금은 또 어디서 사오나?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확답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런 혼란 때문에 국산화율의 정확한 표기에는 신중해야 한다. 다만, (윤 부장의 말처럼) 연료전지 활용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관련 정책 기능이 작동하면서, 수송용이든 발전용이든 연료전지의 국내 기술 수준은 상당히 앞서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특정 부품이나 기술을 도입할 경우 제품 원가를 낮춰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부품에는 어떤 게 있나.

 

윤용세 부장

소재나 부품을 논하기 전에 짚을 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사실 이 부분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본다. 무엇보다 연료전지 생산량 자체가 작다.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협력사와 연결해서 보면 더 난감할 때가 많다. 


두산퓨얼셀은 많은 부품을 단독 업체를 통해 공급받는다. 회사에서 일부는 설비 투자를 지원하고 있지만, 해당 업체에 무조건 증설을 권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기술개발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수준의 생산량으로는 원가를 줄이기 위한 여지가 많이 부족하다. 

  


주제를 돌려보자. 최근 국내에서는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는 기업(중소·중견)이 많다. 발전효율이 높은 것 외에 다른 매력이 있나? 최근 발전용에서 수요가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어떤가.

 

윤용세 부장

개발사업자가 관심이 많으니 수요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해 발전시장의 수요라기보다는 개발사업자의 관심이 높다고 이해해야 한다. 

 

정기석 PD

SOFC 기술은 좀 더 검증돼야 하는 것이 맞다. 아직 완성된 기술로 보기 어렵다. 연료전지 발전효율은 MCFC(용융탄산염 연료전지), PEMFC(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의 기술적 차이보다는 작동 온도의 차이에 기인한다. 온도가 높으면 화학반응 속도가 빨라지고 전환율이 높아져서 효율이 오르는 거다. PEM은 온도를 높이 못 올리니 애로점을 안고 있고, PAFC(인산형 연료전지)는 그래도 200℃까지 올라가니까 화학반응이 많이 이뤄지는 거다. 같은 싱글 스택 하나를 놓고 같은 양의 가스를 흘리면 SOFC나 MCFC나 전기 효율이 같다. 


최근 국내 수요가 늘었다고 하는 블룸에너지의 SOFC는 850℃까지 운전 온도를 높여 효율성이 높은 데 반해, 내구성이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에너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SOFC는 운전 온도를 600℃ 정도로 낮추려고 한다. 전 세계 동향이 그렇다. 그렇게 되면 MCFC랑 (효율이) 같은 수준이 된다. MCFC나 SOFC나 효율이 비슷해지는 것이다.  


블룸에너지는 전해질 지정이라 운전 온도를 850℃ 이상으로 높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고온이라 부품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블룸에너지의 기술 중에서 모듈화는 매우 뛰어나다. 그렇지만 외형만 봐서도 곤란하다. 크든 작든, 고장이 안 나는 제품이 가장 좋은 거다.  

 

이승훈 본부장

온도를 내리면 효율이 떨어지고, 온도를 올리면 값이 치솟고. 이런 딜레마가 있다. 효율과 내구성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SOFC 기술은 좀 더 검증돼야 한다. 아직 완성된 기술로 보기 어렵다” 

- 정기석 한국에너기기술평가원 수소연료전지 PD



우문(愚問)일 수 있으나 그럼에도 연료전지 기술 특성을 고려할 때 가장 뛰어난 기술은 무엇인가.

 

정기석 PD

시장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 가장 뛰어난 것이다.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정책 내에서는 해당 제도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 살아남을 거고, 건물형에는 건물에 최적화된 기술과 제품이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 


기술마다 특징이 있다. ‘뭉쳐야 찬다’란 방송을 보면 이만기는 씨름은 잘해도 축구는 못한다. 모태범은 스케이트는 잘 탈지 몰라도 공은 못 찬다. 연료전지도 그렇다. 특징이 다르다. PEM은 가장 작은 부피에서 가장 많은 전기를 생산한다. 전력밀도가 가장 높아서 가정용이나 모빌리티에 들어간다. PAFC는 저온인데, 효율이 높으면서 작은 부피에서 전기가 나오고 부하운전이 된다. MCFC, SOFC는 부하운전이 아니라 기저발전이다. 껐다 켰다가 안 되는 대신 효율이 높다. 각각 특성에 맞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

  


RPS를 통해 해외진출을 타진한 걸로 아는데, 국내 연료전지(기술,제품)의 해외진출 사례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어려운 점이나 잘 안 되는 이유가 있나.


윤용세 부장

다른 발전원에 비해 비싼 게 가장 큰 문제다. ‘전기계의 프라다(PRADA)’란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우리나라는 정부에서 연료전지의 가능성을 보고 제도를 만들었기에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두산의 실적만 보면, 미국의 두산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영국에 설치한 사례가 있기는 하나 아직은 제한적이다. 결국 초기시장에는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잘 알다시피 두산의 PAFC는 미국 회사(클리어엣지파워)를 인수하면서 얻은 기술이고, 이후 국내에 공장을 세우고 기술이전을 받아서 생산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핵심부품 중 하나를 완전 대체했는데, 경쟁력이 있다. 이 부품을 미국 생산품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완제품 수출은 아직 어렵지만,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부품 중 일부는 국내에서 개발한 걸 수출하는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국내 RPS와 같은 의무화제도가 초기시장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말인데,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연료전지 상용시장의 확대에 맞춰 수출이 본격화되는 시점을 보고 있을 것 같다.

 

윤용세 부장

기업이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제시한 로드맵에 시점이 제시되어 있다. 즉 타 발전원 대비 연료전지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점이다. 그때가 되면 충분히 수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일정 수준 이상 시장이 유지되도록 지원을 해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주고, 기업은 기술개발, 원가절감 같은 부분에 노력을 기울이면 로드맵 수치가 단순히 숫자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화력, 원자력 같은 기저발전원 수준은 어렵겠지만, 중소형 가스터빈 발전단가까지 떨어지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한다. 이를 1단계로 본다. LNG 복합발전보다는 비싸겠지만, 그 차이는 연료전지의 친환경성과 분산전원의 이점을 통해 극복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수소경제 로드맵에 이어 1년 만에 수소법이 통과됐다. 정부가 최근 공포했으니 내년 2월 초에 발효될 것으로 본다. 1년 후 법 시행을 앞두고 올해 준비할 것들이 많아 보인다.

 

이승훈 본부장

법이 통과됐으니 시행령,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지만 해당 법령에 옮겨질 하나하나가 만만한 것이 없다. 예를 들어 법에는 수소전문기관(업)을 지정할 수 있다고 나오지만, 그 기준이 있어야 한다. 매출액은 얼마, 연구개발 투자는 몇 %가 되어야 한다는 등의 기준이 필요하다.  


기준만이 아니다. 논란의 소지도 다분하다. 여차해서 지정되면 해당 기업에 어떠한 혜택을 부여할 것인지도 정해야 한다. 지원 조건은 또 무엇으로 할 것인지, 계속 논란거리다. 법에 제시된 내용의 하위개념을 이런 식으로 모두 담아내야 한다. 1년이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종합해서 얘기하면 그동안 수소산업에서 정리되지 못했던 부분을 법령에 잘 녹여 시스템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법이 통과됐으니 민감한 내용이더라도 산업 확장을 우선 고려해 시스템적으로 잘 풀어낼 필요가 있다. 올해 할 일이 많다. 


법에 제시된 기본계획 수립은 올해 구체화될 내용이 아니라고 본다. 법령이 만들어지고 전담기관이 구축되면 본격적인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한다. 어찌됐든 산학연이 다시 모여 세부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로드맵으로 시기와 목표치를 정했다면, 기본계획을 통해 세부 업무를 정하고, 연구개발이나 인프라 등 세세한 그림을 그리게 된다. 수소 관련 기업들은 이 기본계획을 통해 정부의 실행 계획과 의지를 확인하고 투자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될 것이다. 법은 로드맵과 성격이 다르다. 일단 법이 시행되고 관련 기본계획이 제시되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 의무와 책임이 부여되는 것이다.

 

 



“정부 의지가 담긴 구체적인 실행계획 없이, 설비 투자를 결정하기란 불가능하다” 

- 윤용세 두산퓨얼셀 R&D 신사업본부 대외협력팀 부장 



기업과 정부의 역할, 기능은 언급됐는데 지자체들도 고민이 많다. 지자체 입장에선 뭘 준비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승훈 본부장

정확히 말할 위치는 아니지만 정부와의 협업 과정에서 지자체의 움직임을 보게 되면 우선 정부 공모사업에 대한 욕심이 많다. 정부의 정책 의지가 표명됐으니 그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기회로 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자 하는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문제점이 있다. 정부 로드맵에 따라 지역 특성에 맞는 분야를 정하고, 여기에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서 그림을 그려나가야 하는데, 기본 그림이 없다 보니 너도나도 같은 계획을 준비해서 추진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목적사업을 제대로 수행하고 연구할 기관이 많지 않다. 대부분 테크노파크를 주로 활용하고 있지만 수소산업뿐 아니라 해당 지자체의 타 산업분야 역시 동일한 지원 기능을 맡다 보니, 인력이 부족하고 전문성도 떨어지는 편이다.  


예를 들어 한 지자체는 지난해 3개의 정부사업을 가져갔는데 모두 테크노파크가 전담해서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업의 원활한 추진이 우선이지만 해당 사업의 홍보를 통한 기업유치 마케팅 등 연계 사업도 많을 텐데 어떻게 다 해나갈지 의문이다. 정부 초기사업은 실증과 시범사업이 주를 이루는 만큼 해당 사업의 성과를 내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수소산업 유치를 목표로 하는 지자체라면 우선 우리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를 찾고, 그 일을 실행하고 협력하는 체계를 미리 구축하는 등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도 중요하고, 국가에서 이를 통합관리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도 필요할 것이다. 

 

 

이제 좌담회도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달라.

 

윤용세 부장

로드맵은 정책적인 선언 정도였고, 구체적인 활성화 계획은 법정계획으로 3차 에너지 기본계획 정도가 나와 있다. 부차적으로 2년마다 나오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참 중요한데, 이게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율을 정하는 ‘에너지 믹스’의 법정계획을 담고 있다. 이것으로 정부의 의지를 판단하고 움직이는데, 6차에는 연료전지 발전량을 1.7GW 반영했고, 7차에 1.3GW로 줄었다가, 8차에는 746MW로 대폭 줄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후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연료전지시장 확대 의지를 우선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크고, 지난해 보급이 정상적으로 확대되어 안도하고 있다. 결국 법정계획이 유지되느냐가 관건인데,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 REC 가중치 축소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걱정이다. 실제 우려가 현실이 되면 투자가 힘들어진다.


제조사가 셀 스택 생산량만 늘린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부품 공급업체들의 생산량이 같이 받쳐줘야 하는데, 과거에는 시스템 제조사가 협력업체에 요청하고 구매 보장까지 하면서 억지로 끌고 왔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정부 의지가 담긴 구체적인 실행계획 없이, 중소·중견 협력업체들이 설비 투자를 결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만큼 이번에 발표될 발전 믹스가 중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소경제 로드맵에서 밝힌 보급 목표가 유지되어야 투자에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협력업체들의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알아야 한다. 로드맵에 보면 2022년까지 내수가 1GW, 2040년에는 8GW로 잡혀 있다. 그에 맞는 적정 수준의 수치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제시되었으면 한다.

 

정기석 PD

전력기본계획도 중요하지만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연료전지 보급에 대한 수치가 들어가야 한다. 이게 핵심이다. 정부 의지로만 되는 게 아니고, 기업들의 기술개발·투자 등 여러 가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발전사업을 하는 기업들에게 계기를 줘야 한다. 그 계기는 기업들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술개발로 발전단가를 얼마나 떨어뜨릴지, 전력 계획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등을 제시해야 한다. 기업이 정부에 기대하는 만큼, 기업도 기술개발이나 투자를 통해 보조를 맞춰야 한다. 그래야 정부 정책에 반영하기가 쉽다.

 

이승훈 본부장

무엇보다 기존 에너지기업의 수소산업 참여가 필요하다. 해외를 보면 에너지개발기업, 정유사의 수소산업 참여가 활발하다. 가장 먼저 나서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도 참여 의사가 불명확하다. 이들이 확보하고 있는 인프라, 기술, 경험이 지금 정책과 결합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용성 문제 역시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하는 과제다. 최근 수소에너지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범부처 TF팀이 구성돼 여수시를 찾아 첫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60여 명의 지역 주민이 나왔는데 ‘위험성’만 얘기하지 수소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다는 걸 느꼈다. 


로드맵과 수소법, 기본계획 등도 중요하지만 결국 주민 수용성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수소산업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홍보 실행안 마련과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