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울산과학기술원 최유리 연구조교수, 류정기 교수, 오현명 연구원.(사진=UNIST)

[월간수소경제 성재경 기자] 폐목재 같은 바이오매스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전자’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바이오매스 분해 후 생산된 결과물은 고부가가치 화합물이 되며, 수소 생산 효율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기술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류정기 교수팀은 바이오매스에 포함된 리그닌(Lignin)을 이용하는 ‘바이오 연료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몰리브덴(Mo) 기반 촉매로 리그닌을 분해해 유용한 화합물을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추출된 전자를 이용해 수소를 효과적으로 생산한다.

보통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서 얻는다. 바로 이 수전해 과정에서 수소이온(H+)이 전자를 얻어 기체수소(H2)가 되는데, 이때 필요한 전자를 공급하는 반응인 ‘산소발생반응’이 매우 느리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백금과 같은 고가의 촉매가 필요하다.

하지만 UNIST 류정기 교수팀이 개발한 바이오 연료 시스템은 리그닌을 분해하는 반응을 통해 전자를 얻는다. 이 과정에서 수소뿐 아니라 바닐린, 일산화탄소 같은 화합물을 얻을 수 있다. 바닐린은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그 바닐라 향의 원료이기도 하다.

수소 생성 과정은 이렇다. 몰리브덴(Mo) 금속 기반 촉매를 통해 폐목재에 많이 들어 있는 리그닌을 분해하고, 이를 전자 공급원으로 활용했다. 이를 통해 전기로 물을 분해할 때 나타나는 두 반응 중 산소발생반응(OER)을 대체하면서 수소발생반응(HER)의 효율을 높였다. 

인몰리브덴산(Phosphomolybdic Acid) 촉매는 바이오매스와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반응해 바이오매스를 분해한다. 이 촉매를 쓰면 바이오매스를 분해하는 동시에 전자를 얻어 이중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오현명 연구원은 “높은 에너지와 귀금속 촉매가 필요한 산소발생반응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물의 전기분해보다 적은 에너지(과전압)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며 “기존 방식에서는 1.5볼트 이상의 전압이 필요했지만, 이 시스템에서는 훨씬 낮은 0.95볼트에서 수소를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UNIST 류정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 연료 시스템은 백금 같은 고가의 촉매 대신 저렴한 촉매와 낮은 전압을 써서 수소와 유용한 화학물질을 생성하는 기술”이라며 “그린수소 생산의 궁극 목표인 수전해 방식에 또 하나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ACS catalysis’(1월 3일)에 공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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