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진 지티씨 대표.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최근 수소전기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수소충전인프라 시장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해 14기에 불과했던 수소충전소는 올해 10월 현재 31기가 운영 중이다.  

정부는 본격적으로 수소충전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및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의 후속 조치로 지난달 21일 ‘수소 인프라 및 충전소 구축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310기, 2030년까지 660기, 2040년까지 총 1,200기의 충전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충전소 구축 방안은 경제성·편의성·안전성에 초점을 맞췄는데, 경제성 부분에서 충전소 핵심부품 국산화가 주요 과제로 올라와 있다.

부지확보, 설비·기자재 수입 등에 소요되는 높은 비용부담은 수소충전소 조기 확산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소충전소 핵심부품 국산화율은 40% 수준에 불과하다. 핵심부품 중 압축장치만 해도 약 12억 원에 달한다.  

정부는 수소충전소의 구축비용 절감을 위해 핵심부품 국산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핵심부품 국산화율(구축비용)은 2019년 40%(25억 원)에서 2022년 60%(15억 원), 2030년 100%(7억5,000만 원)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소충전소 핵심부품 중 하나인 수소압축기 국산화 개발에 성공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가스압축기 전문업체 ‘지티씨’다.

지티씨는 국책연구과제로 고압 대용량 수소압축기를 개발하고, 시험 테스트를 완료한 후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원진 지티씨 대표이사를 만나 수소압축기 개발 과정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회사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소개해달라.
올해로 창립 44주년을 맞은 지티씨는 다양한 산업현장에 널리 쓰이고 있는 고압 및 대용량의 가스압축기를 제작·보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1975년 공작기계 생산을 시작으로 출범한 지티씨는 1981년 공기압축기 개발·생산 개시 이후 현재까지 고압 에어(공기) 및 수소, 천연가스(CNG), 이산화탄소, 질소, 바이오가스 압축기 등 다양한 가스압축기와 디스펜서, 저장탱크, 건조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 지티씨 함안 본사 전경.

지난 1998년 국내 최초로 코리아PTG 울산공장에 수소용 고압(450HP×69kg/㎠) 가스압축기, 2000년 삼성SDI 양산공장에 초고압(200HP×200kg/㎠) 공기압축기, 2002년에는 태경화학에 국내 최대의 CO2 가스설비용 압축기(1,000HP×18kg/㎠×2세트)를 각각 제작·납품한 것이 회사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다.   

특히 충남 대산의 KAM(구 KCC) 125HP, 코리아PTG 울산공장 450HP, 덕양 울산공장 500HP, 효성 용연공장(울산) 1,100HP, 덕양 여수공장 1,500HP 등 중소형부터 대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수소압축기 제작·납품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07년 CNG충전소용 압축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CNG압축기 시장까지 뛰어들었다.       
 
수소충전소용 압축기 개발 배경에 대해 말해달라.
40여 년 이상 다양한 가스압축기 개발 및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다. 지금처럼 수소전기차와 수소경제 사회가 큰 이슈가 되기 3년 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산업현장에 적용되는 압축기는 소음이나 진동이 많이 발생하고, 고압 및 대용량으로 올라갈수록 사이즈가 대형으로 커지다 보니 설치에 있어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고압·대용량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유압식 압축기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해외 선진사의 유압식 압축기를 분해해 수많은 분석 및 시험을 통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게 되었고, 그 결과 수소충전소용 고압·대용량 유압식 압축기 개발을 완료하게 되었다.  

▲ 이원진 지티씨 대표가 함안 공장 수소압축기 성능시험장에 있는 수소압축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소압축기 개발의 주요 과정을 말해달라.
지난 2년간 해외 선진사의 제품을 들여와 분해·조립을 반복하며 테스트를 하면서 유압식 압축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실린더의 피스톤, 라이너, 팩킹 링(packing ring) 등의 소재부터 정밀가공과 같은 기술에 대해 공인시험기관의 분석 및 시험을 진행했다.

부품 소재 수급부터 가공 기술에 대해 100% 국내 기술이 접목된 소용량 사이즈부터 현재 국내에 구축되고 있는 수소충전소에 적용할 수 있는 대용량(350Nm³/hr) 사이즈까지 개발을 완료했다. 시제품을 제작해 지난 7월 실제 수소충전소와 동일한 조건으로 수소가스를 적용한 1차 실증 테스트를 끝내고 11월부터는 하동 실증부지에서 2차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1차 테스트에서는 500bar 압력으로 충전시험을 실시해 성공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질소와 헬륨을 적용해 820bar 압력으로 시험을 해보긴 했지만 2차 테스트에서는 실제 수소가스를 적용해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가스공사에서 우리의 수소압축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11월 중으로 가스공사와 가스기술공사 관계자들이 실증 테스트 현장을 찾을 계획이다. 

11월 실증 테스트가 끝나면 12월경에 하동에 있는 테스트 장비를 지난 3월 함안 본사 공장 내에 구축한 수소압축기 성능시험장으로 옮겨올 예정이다. 이를 활용해 제작되는 모든 압축기에 대해 성능을 검증하고 외부로 보급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 첫 납품·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소압축기 성능시험장을 통해 실제 구매자들이 눈으로 직접보고 성능을 확인하고 구매를 할 수 있게 되어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 하동군 실증 테스트 현장에 설치된 지티씨의 수소충전소용 수소압축기.


수소압축기 개발 시 가장 어려웠던 점과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나.
아무래도 압축기의 가장 큰 이슈는 가스 리크(Leak) 부분이 될 것이다. 가스 리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팩킹 링 및 라이너 부분의 소재 선정과 가공에 대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1년간은 여기에 매달렸던 것 같다.

해외 선진사 제품보다 더 나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 연구소의 연구진과 생산 담당 부서 직원들 간의 의기투합을 통해 노력한 결과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유압식 수소압축기 특장점에 대해 소개해달라.
우선 고온·고압의 수소가스에 대한 이중 실링(Sealing) 공법을 적용해 실제 수소가스를 사용한 실증을 통해 내구성 검증을 완료했다.

압축기의 부품에 대해 밸브류를 제외한 모든 구성품을 국산화했고, 해외의 제품들과 비교해 동등 이상의 성능을 구현함으로써 대부분 외산을 적용하고 있는 수소충전소 구축에 있어 수입대체와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가스압축부(1·2차 측 실린더)와 유압구동부가 분리되어 있는 설계 및 제작으로 저진동과 저소음을 실현할 수 있다. 또 유지보수가 편리한 구조로 돼 있어 유지보수를 쉽게 할 수 있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최근 수소압축기에 대한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는데 소감을 말해달라.
지난 9월 26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9년 신기술·신제품 인증서 수여식’에서  수소충전소용 유압 압축기(82MPa, 350Nm³/hr) 설계 및 제작 기술에 대한 신기술 인증서를 받았다.

우선 2년 전부터 수소압축기를 국산화하기 위해 수많은 실패와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렇게 기술력을 인증받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

NET 인증을 받기까지 서류심사부터 1차 발표심사, 2차 현장심사 및 3차 최종심사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과정 하나 까다롭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그만큼 이번 인증서 수여는 저뿐만 아니라 회사 연구진과 모든 임직원이 일심 단결해 얻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어 굉장히 뿌듯하다.

이번 NET 인증 기술을 적용해 처음으로 한국가스공사에 시험연구용으로 소형 수소압축기를 납품하기로 돼 있고 현재 제작 중이다. 내년에는 신제품(NEP) 인증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지티씨는 지난 9월 4일부터 6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H2WORLD 2019’ 전시회에 수소압축기를 전시해 호평을 받았다.


국산 수소압축기 보급 시 기대효과와 추가적인 개발 계획을 말해달라.
국내외적으로 수소전기차 개발이 활발해짐에 따라 충전인프라가 확대되고 있어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설비인 고압 수소압축기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사에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진행하고 있는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고압의 대용량 수소압축기를 개발했고, 500시간 이상의 실증을 통한 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당사의 수소압축기는 설계부터 모든 소재 및 정밀가공부품까지 국내 기술이 적용되어 국산화율을 95% 이상 이룰 수 있다. 대부분 외산을 적용하고 있는 수소압축기의 수입대체와 비용 절감 부분에 있어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충전소용 수소압축기 개발 외에도 현재 수소전기버스 충전시간을 1/2로 단축할 수 있는 충전시스템과 이동식 수소충전시스템 개발을 위한 국책연구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수소경제 사회가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수소경제 관련 회사의 미래 비전과 각오를 전해달라.
수소는 잠재력이 높은 친환경 에너지원이고, 이를 잘 인식하고 있는 세계 각 국가와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수소에너지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수소충전인프라)와 현대차(수소전기차)에서 발표하는 목표치를 보면 달성할 수 있는 최대치에 도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어 계획대로 간다면 수소경제 사회를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수소사회로의 진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점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부와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이어진다면 우리나라가 수소 사회를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수소의 환경적, 경제적 이익을 우리가 가장 먼저 선점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44년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기본을 근간으로 수소압축기 및 인프라 구축 사업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지티씨는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수소경제 사회 실현을 위해 앞선 도전정신, 최고의 품질 및 신뢰로 보답할 것을 약속한다.

끝으로 국책연구과제로 힘겹게 개발한 국산 제품이 연구·실증으로만 끝나지 않고 실제 상용화에 이를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기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