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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체수소, ‘수소저장합금’으로 ‘안전·경제성·품질’ 잡는다

티타늄계 AB2 type 수소저장합금 설계·제작 기술 확보
저장압력 10bar 이하 고체저장 기술 상용화 ‘박차’
금산 공장에 진공유도용해로 설치, 대량생산 체제 구축
수소충전소·H-ESS·수소건설기계 분야 사업 개발 예정


[월간수소경제 오슬기 기자] 수소의 저장방식엔 크게 기체저장, 액체저장, 고체저장 방식 세 가지가 있다. 이 중 기체 저장기술은 현재 보편적으로 상용화돼 있다. 반면 액체와 고체의 경우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상업적으로 기체저장 방식만큼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고체수소저장 기술의 상용화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기업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고체수소’가 수소저장합금 생산을 위한 핵심설비인 진공유도용해로를 금산 공장에 설치하고 수소저장합금 대량생산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고체수소’는 2차전지 전해액 소재 전문기업 알이피(구 ‘리켐’, 지분 60%)가 사업자금을 투자하고, 한국에너지재료(지분 40%)가 수소저장합금의 독점생산(공급)권을 갖고 최근 설립된 수소저장합금 개발 및 생산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가 양산을 준비하는 ‘수소저장합금’은 금속합금을 이용해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고체저장기술 중 하나다. 이 기술은 다른 수소저장기술에 비해 저장 및 운송 등 운용이 안전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너지재료는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고효율 수소에너지 제조-저장-이용기술 개발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진공유도용해(VIM)를 이용한 고성능 티타늄(Ti)계 수소저장합금의 대량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고체저장방식이란?
고체저장방식은 수소를 고체 물질의 내부 또는 표면에 낮은 압력을 주어 고체형태로 안전하게 저장하고 필요 시 저장된 수소를 재방출하는 기술이다.


△상온에서 작용하는 AB, AB2, AB5 형태의 금속 간 화합물 또는 BCC 구조의 금속합금을 이용하는 저장기술 △중고온에서 작동하는 Mg/Mg합금 또는 금속이온이 A1Hx와 BH4와 같은 착이온과 결합한 금속착수소화물 형태의 고체저장기술 △저온에서 나노다공체 등 표면적이 큰 소재의 표면 수소흡착에 기반한 고체수소저장기술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지난 5월 강릉에서 수소탱크가 테스트 중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수소 에너지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됐다. 이에 따라 수소 산업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고체저장기술이 개발 관심 분야로 급부상했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이에 대해 최광석 한국고체수소 부사장은 “고체저장 방식이 고압 방식에 비해 가격이 비싸면 의미가 없겠지만 한국고체수소는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고압’을 다루지 않는다는 안전성까지 갖췄다”며 “여기에 산업에서는 최근 수소저장기술에 안전성을 요구하고 있기에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수소저장합금을 이용한 고체수소저장 기술은 고압을 다루어야 하는 기체저장기술을 보다 안정적으로 대체할 수 있어 최근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분야다. 고체수소저장기법이 상용화되면 안전성 확보로 도심에도 수소충전소 등의 구축이 용이해 수소전기차의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 부사장은 “수소 사회 진입이 본격화되면 수소의 수요량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소 저장·운송 시장도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수소저장합금의 안전성이 산업에서의 수소 수요를 키우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티타늄계 수소저장합금 대량 제조기술 확보
한국고체수소는 비 화학양론 조성 설계를 통해 저장압력 10bar 이하, 최대수소저장량 1.9 wt% 이상의 높은 저장용량을 가지는 Ti(티타늄)계 AB2 type 수소저장합금 설계 및 제작 기술을 확보해 양산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수소저장합금(Metal Hydride)은 저장압력이 10bar 이하인 저압 수소에너지저장 시스템으로, 충전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고압수소충전 시스템을 수용할 수 없는 설비 및 장소에 대한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빠른 충전(15분 이하)을 통한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다.


김병관 한국고체수소 대표이사는 “기존 기체저장방식으로는 생산된 수소를 저장용 압력 용기인 튜브 트레일러에 실어 운송해야 한다. 때문에 튜브 트레일러를 실을 수 있는 특장차 운행에 따른 물류비가 발생하고, 물질 자체가 고압가스안전관리법으로 다루어지기에 법적인 인허가를 받거나 허가받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반면 한국고체수소의 기술을 이용할 경우 10기압 미만으로 수소를 대량 저장할 수 있다. 또, 튜브 트레일러를 싣는 특장차를 통한 운송이 필요 없고 일반 택배 화물차로 운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재료 단가 역시 줄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고체수소의 수소저장합금은 기존 고가 합금원소인 란탄계(AB5 type) 수소저장합금을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티탄계(AB2 type) 수소저장합금이다. 티탄계 수소저장합금의 경우 란탄계보다 제조단가가 저가로 형성돼 있다. 제조단가를 낮추는 동시에 고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티타늄계 금속 원소 중 우리가 사용하는 ‘망간’은 저가 구입이 가능하며 전 세계 매장량도 많아 고객들의 성능과 가격 니즈를 한 번에 충족시킨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해외 기업들과의 가격경쟁에서 우위에 있어야 의미가 있는데, 현재는 국내 시장 여건의 불충분으로 가격경쟁을 선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고체수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수소저장합금은 고성능 저가격으로 충분히 세계 시장 장악 가능성이 있다. 수소저장합금을 구성하는 물질 간 무게비로 따지면 망간이 절반 이상 사용된다. 합금 단가만 기존 기업 제품 대비 30~40%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한국고체수소가 개발한 수소저장합금을 전문기관이 평가한 결과 LaNi5, Mg2Ni 등의 기존 수소저장합금보다 수소의 저장 방출 특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LaNi5는 1세대 수소저장합금으로 수소저장 및 방출 특성은 우수하나 원재료 가격이 고가이고 수소저장용량이 작은 단점이 있다. Mg2Ni의 경우 수소저장용량은 높은 편이나 수소 저장 및 방출에 고온이 필요해 운용비용이 높은 것이 단점이다.


이에 비해 한국고체수소가 개발한 수소저장합금은 기존 Mg2Ni보다 수소저장용량이 낮으나 상온에서 작동할 수 있으며, LaNi5보다는 저장용량이 높고 재료비가 저렴한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양산설비 구축 및 사업 모델 개발 본격화
한국고체수소는 최근 본격적으로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관련 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먼저 충남 금산에 수소저장합금 생산공장(부지 3,000평)을 마련하고 진공유도용해로 2기(500kg/day 1기, 100kg/day 1기)를 구축 중이다. 연간 약 2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사업 모델로는 크게 수소충전소, H-ESS(UPS 포함), 수소건설기계 분야로 정했다. 


한국고체수소는 수소충전소에 고체수소저장 방식을 적용하면 소요 부지를 획기적으로 줄여 충전소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소충전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이넷, 지자체와 고체수소충전소 실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에 2기의 고체수소충전소를 설치해 실증사업을 실시한다는 목표다. 


한국고체수소는 연료전지 제조회사와 공동으로 비상전원용 H-ESS 장치를 개발해 중대형 건물 및 시설물, 군사 및 통신 시설 등에 적용하는 사업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특정 차량 생산 기술과 한국고체수소의 수소저장기술을 융·복합한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체수소저장 기술을 적용한 특장차, 운반선, 오토바이 등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한국고체수소는 이미 수소저장합금을 적용한 수소전기자전거를 개발한 바 있다. 이제는 프랑스 연료전지 전문기업 프라그마 인더스트리즈와 협력해 혁신적인 수소전기자전거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프라그마는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 자전거를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프라그마는 1차 모델이 200기압의 고압수소저장탱크를 사용함으로써 유럽 내 고압가스 관련 적용을 받는 지역에서는 마케팅의 한계가 있고, 자전거에 수소를 충전할 경우 고압수소충전소로 이동해야 하는 소비자의 불편함을 인식하고 한국고체수소의 수소저장합금을 이용한 저장장치와 이플로우의 고성능 모터를 활용한 2차 모델 개발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고체수소는 올해 안으로 프라그마와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 고체수소저장 기술 적용 가능성
고체저장 방식은 고체라는 특성상 무겁기 때문에 수소전기차의 고압저장용기를 대체해 상용화 하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고체저장기술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한국고체수소의 입장이다.


한국고체수소는 자체적으로(이론적으로) 기체저장 방식의 수소전기차인 현대자동차 ‘넥쏘’와 고체저장방식의 동급 자동차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수소탱크 중량은 넥쏘가 111kg(37kg×3개), 고체저장방식 수소전기차는 376kg으로 고체저장방식의 수소탱크가 더 무거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수소탱크 부피를 보면 기체 저장방식은 156.6L, 고체저장방식은 약 100L로, 고체 저장방식의 수소탱크 부피가 작아 차량의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넥쏘는 고압 700bar로 수소가 저장돼 수소누출센서, 압력센서가 필요하지만 고체 수소전기차의 경우 상압 10bar 이하로 저장함으로써 수소누출센서 등의 고압 감지 센서가 불필요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게 한국고체수소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넥쏘의 경우 700bar의 고압에서 16bar로 1차 감압을 한 뒤 16bar에서 1.0~0.5bar로 2차 감압을 해야 하는 데, 1차 감압에서 고가의 레귤레이터(압력 조정기)가 필요하다. 이에 비해 고체 수소전기차는 10bar에서 1.0~0.5bar로 1회만 감압하면 되므로 고압 감압 레귤레이터가 불필요하다.


최 부사장은 “고체수소전기차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관계로 양산 차량인 넥쏘와 직접적인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대량생산을 가정할 경우 상압 감압의 편의성과 함께 센서·레귤레이터 등의 간소화로 제작공정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면서 “뿐만 아니라 연료탱크의 부피가 30% 이상 축소된다는 점에서 볼 때 고체수소차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고체수소에 대한 기술개발은 진행 중이다. 우리가 느끼지 못한 건 국내 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고체수소의 상업화에 대해 아직 판단할 수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고체수소저장 시스템의 설계, 제작 및 성능 시연에 대한 공개 자료 및 연구개발 보고 사례가 거의 없는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한국고체수소가 개발한 수소저장합금이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만큼 빠르게 양산화를 이끌어 고체수소 산업의 글로벌 리더로서 이 산업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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