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2차 IPHE 운영위원회’ 회의 모습.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서울시, REN21(21세기 재생에너지 정책네트워크)가 주최하고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한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KIREC Seoul 2019)’가 지난달 23~25일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번 행사와 연계해 ‘제32차 국제수소연료전지경제파트너십(IPHE) 운영위원회’도 함께 열렸다.

IPHE는 지난 2003년 미국 부시 대통령의 ‘Hydrogen Fuel Initiative’ 선언에 따라 미국이 주도적으로 설립한 수소·연료전지 관련 협의체이다.

친환경·고효율에너지 사회인 수소경제 조기구현을 위한 국가 간 효과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03년 11월 출범했다.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위한 다자간 연구개발 및 실증, 상용화 협력 체계의 구성·운영, 정책개발 및 표준화를 위한 포럼 개최 등을 주요 활동으로 하고 있다.

회원국은 한국, 미국, 일본, 중국, EU 등 총 20개국으로 현재 미국이 운영위원회 의장국이다. 매년 2회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신에너지산업과 한국에너지공단이 IPHE 회의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은 2007~2009년, 2014~2016년 기간에 운영위원회 부의장국 활동을 했다. 2008년 6월에 한국에서 제8차 실행연락위원회를 개최한 바 있다.

특히 2014~2016년 기간에는 수소·연료전지 정책보고서, 상업보고서 등 국가별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했다. 2016년 11월에는 제26차 운영위원회와 연료전지 시장발전 포럼을 한국에서 개최한 바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활동 전문가로는 지난해까지 설용건 연세대학교 교수(현 케이에스엠컴포넌트 기술연구소장, 부사장)가 참여했다. 올해부터는 이해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전 수소연료전지 PD)가 맡고 있다. 

▲ 이해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IPHE 한국 대표 활동 전문가).

3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린 제32차 운영위원회에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수소경제가 급부상함에 따라 수소연료전지 국제협의체로서의 새로운 역할과 방향성(IPHE 2.0)을 정립하는 의미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또한 IPHE는 이번 회의 기간 중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과 함께 국회에서 ‘2019 IPHE 국제 수소경제 포럼’을 개최하고, 국회 수소충전소와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센터(영월)를 견학하며 한국 수소경제 현황을 공유했다.  

이해원 KIST 박사로부터 이번 IPHE 운영위원회의 서울 개최 의미와 주요 논의 결과 등을 들었다. 
        
이번 IPHE 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또 한국 입장에서는 어떤 성과가 있었나.
최근 HEM(수소장관회의), G20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IEA의 ‘수소에너지 미래’ 보고서, 미션이노베이션의 수소계획, 청정에너지장관회의의 체계적인 보급계획 등 각국 정상 또는 장관급 회의에서 반복적으로 다양한 측면의 글로벌 수소계획들이 발표되고 있다.

지난 2003년 창설된 정부 간 협의체인 IPHE는 이번 회의를 통해 새로운 수소경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에 대한 회원국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IPHE의 새로운 역할을 다시 한번 규정하고 실제적인 조치항목들을 점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IPHE 운영위원회 회의는 연 2차례 개최되며, 참석자는 대부분 수소연료전지의 연구개발에서 실증 및 보급을 관장하는 각국의 다양한 부처 및 전담기관의 국장 또는 과장급 실무급 공무원들이 참석하는 회의체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한국에너지공단이 전담기관으로 역할을 담당하고 국내 전문가가 대표로 운영 회의에 참석하는 소극적인 참여 행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통해 실장급의 관심(개회 축사)과 전 회의 과정에 산업부 실무 과장과 관련 공무원, 그리고 에너지공단의 적극적인 참석을 통해 소극적 회원국에서 핵심적인 회원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운영위원회에서는 주최국의 주요기업이나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관을 초청해 주제발표 시간을 부여해 개최국의 현황과 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제32차 IPHE 운영위원회’ 참석자들이 김세훈 현대자동차 상무의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발전 분야의 두산퓨얼셀과 수송 분야의 현대차는 물론 수소안전 분야의 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센터의 현황 발표와 현장 방문 등이 이루어졌다.

실제 회원국 참석자들은 두 기업의 수소경제에 대한 활발한 투자와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수소에너지 보급 정책, 그리고 수소안전을 위한 수소경제 기반 시설 등에 대한 투자가 입체적으로 빠르게 이루어지는 상황을 듣고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한 국회에서 열린 ‘IPHE 국제 수소경제 포럼’에서 국회의원들의 수소경제 관련 입법 지원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 산업부 차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재천명 등을 통해 우리 정부의 수소경제에 대한 투자 의지를 확고히 했다.

특히 IPHE 회원국 대표들이 주최국의 국회에서 수소연료전지 관련 포럼을 가진 것은 사상 처음으로 수소에너지에 대한 수용성 확대 차원의 행사로서 아주 큰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입장에서는 IPHE의 소극적 주변국에서 가장 활발한 핵심 회원국 중 하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 큰 성과이다. 향후 IPHE 회원국 내에서도 발언권을 강화할 수 있는 입지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수소경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번 IPHE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의제와 논의 결과를 설명해달라.
이번 운영위원회 회의는 IPHE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논의한 매우 중요한 회의였다.

IPHE 회원국 참석자들은 글로벌 수소경제 활성화 계획들의 조치항목들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이 부족한 가운데 수소경제 전반에 걸친 보급 현황과 제도적 장벽에 대한 자료를 생산하고 제공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IPHE의 역할에 대해서는 수소에 관한 다양한 국제기구와의 파트너십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운영위원회의 기능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1)글로벌 계획은 물론 각 회원국의 수소경제 계획에 대한 정보와 결과를 공유해 실행 계획과 범위를 정밀하게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2)다양한 장관회의나 글로벌 실행 아젠다의 정책 지향성을 기반으로 실제 현황과의 격차를 평가해 핵심목표와 실행 항목을 준비한다.

(3)수소경제 전반의 진전 상황을 분석하고 IPHE의 워킹 그룹인 RCSS WG(Regulation, Code, Standards, and Safety Working Group)과 E/O WG(Education and Outreach Working Group)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지원한다.

(4)수소연료전지의 광범위한 보급을 가속화하기 위해 RCSS와 E/O 활동의 도전과 과제를 확인하고 상호 협력을 강화한다.

▲ ‘제32차 IPHE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의장국인 미국 에너지부 Dr. Sunita Satyapal 수소연료전지 국장(좌 1번째)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IPHE 2.0에 기술하고 있는 사항들은 각종 장관회의나 정상회의에서 수소경제와 관련해 제시하고 있는 비전과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규제 장벽 완화나 인프라 확대 등의 현실적인 상황과의 격차를 확인하고 분석해 각종 장관회의 등에 제공함으로써 수소경제의 효과적인 수행은 물론 향후 수소경제의 확대를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서도 회원국 대표들이 제안한 8개의 안건 중에서 3개를 실행 조치항목으로 선정했다.

3개의 상정 안건을 소개하면 국제적인 수소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그린 수소’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회원국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터널안전, 대용량 수소저장, 수소 혼합비율(%) 등 다양한 RCSS 이슈들에 대한 정보공유가 필요하고, 이를 해결할 방안을 강구하기로 합의했다. 마지막으로 장관회의 등에서 각국의 활동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2페이지 분량의 간략한 자료를 개발하는 데도 합의했다.

이처럼 IPHE는 수소경제의 범위를 최대한 확대하고 사회적 수용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수소경제의 제도적인 기반 구축에 주력할 것이다.   

앞으로 IPHE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현재 IPHE 개별 회원국들은 전혀 다른 이유에서 수소경제를 추진하고 있고, 전략적인 방향성도 천차만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수소는 지정학적인 국제정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각국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이송하고,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수소경제는 에너지와 환경에 걸쳐 매우 광범위하게 확대되지만, 결국 그린 수소와 수소 유통에서 국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이슈들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에 대한 정보 교류와 국제적인 동의가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경제의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한발 빠른 논의가 IPHE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필요하다.    

  

앞으로 IPHE에서의 한국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전망한다면.
이번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원회에서 강릉 수소저장탱크 폭발사고와 관련한 가스안전공사 관계자의 발표가 있었고, 이후 에너지안전실증센터 견학을 통해 우리나라의 수소안전에 대한 조치가 신속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 국회에서 열린 ‘2019 IPHE 국제 수소경제 포럼’에서 네덜란드 측 전문가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또한 국회 포럼을 통해 정치권과 정부 그리고 언론이 모두 수소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한 곳에 모여 토론하는 모습에 IPHE 회원국 참석자들이 크게 감명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특히 언론의 적극적인 보도 자세에 대해 매우 부러워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주제발표를 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소경제 기업들(현대차, 두산퓨얼셀)의 활동도 회원국 대표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는 우리나라가 수소경제를 추진하는 많은 나라에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앞으로 IPHE에서 한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끝으로 IPHE에 관해 덧붙일 말이나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IPHE는 정부 간 협의체이기 때문에 이번 서울 운영위원회를 계기로 조성된 한국의 핵심적인 지위를 더 향상시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실무자급 고위 공무원들이 대표로서의 활동을 강화하고, 전담기관과 전문가 그룹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정권에 따라 요동치던 수소연료전지 분야의 발전을 위해 이번 서울 IPHE 운영위원회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후속 위원회 활동에서도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 ‘2019 IPHE 국제 수소경제 포럼’에서 국회 및 정부의 주요 인사들과 IPHE 회원국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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