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올 한해도 벌써 반절 이상이 지나갔다. 기자로서 올 상반기에 취재 현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정부가 지난 1월 울산에서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다. 아마 수소산업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실제 <월간수소경제>가 창간 2주년 특집호(2019년 8월호)와 관련해 수소 관련 업계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수소산업 현안과 과제>라는 제하의 이번 설문조사에서 올 상반기 최대 이슈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꼽혔다.

사실 정부가 이렇게 빨리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지나치게 빠르다 싶은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지난해 정부가 수소전기차 보급 확산을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한 데 이어 혁신성장 전략투자 대상 중 하나로 ‘수소경제’를 선정한 것만 해도 수소산업계에는 큰 선물이었다.

그런데 몇 개월 지나서 2040년까지의 중장기 비전인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까지 발표하게 된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직접 울산을 방문해 로드맵 발표회에서 수소경제 사회 구축 의지를 대내외에 공식 천명한 점은 수소산업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일이었다.

이러한 정부의 수소경제 육성 의지는 이미 예견됐다. <월간수소경제>는 지난해 창간 1주년 특집호(8월호)를 통해 <문재인 정부, 수소에너지 정책 방향의 길을 묻다> 제하의 설문조사 결과 분석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문재인 대통령이 수소에너지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평가했으며, 실제 응답자의 50%가 일본처럼 수소사회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러한 기대와 바람이 올 상반기에 이뤄진 것이다. ‘상전벽해’라는 표현을 써도 지나치지 않다.

이는 세계 에너지 전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일본, 미국, 독일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가 수소에너지에 열광하고 있다.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최적의 대안 에너지로 수소가 부각된 것이다. 또 국내에서의 수소는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손색이 없다. 국내 에너지 전환의 중심인 재생에너지가 수소와 함께 가야 하는 점도 정부가 인식한 것이다.   

반면 지난 5월 강릉 수소저장탱크 폭발사고는 수소산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그동안 수소는 안전하다고 외쳤던 정부와 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사고 발생 후 초기에는 수소에 관한 과학적인 원리와 이론들을 생각하면 세계에 전례가 없는 믿기지 않는 사고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였다. 그렇다고 수소산업계가 수소도 LPG, 천연가스 등 다른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위험하고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안일한 핑계를 댈 수만은 없다. 수소도 취급과 안전관리가 소홀하면 언제든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겨줬다.

더군다나 지난 6월 노르웨이에서 수소충전소 화재사고까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수소충전설비의 폭발사고가 아닌 ‘고압저장용기 볼트 체결부의 조립 불량으로 수소가 누출되었고 이로 인해 발생한 단순 화재사고’로 밝혀졌지만 역시 수소충전소에서도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렇게 상반기가 쉴 새 없이 흘러갔다. 던져준 메시지는 수소에너지의 잠재력과 수소안전이다. 수소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수소경제는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수소경제 시대를 누릴 국민의 수소에 대한 인식 제고 필요성이다. 즉 사회적 수용성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올 하반기는 수소 기술로드맵 발표, 수소시범도시 선정·발표, 수소충전소 안전설비 인증제도 시행, 세계 최초 국회 내 수소충전소 준공, 전국 수소충전소 구축전략 수립·발표, 수소 생산·운송·저장·활용 전 주기에 걸친 ‘수소 안전강화 종합대책’ 수립 등 굵직한 이슈들이 예정돼 있다.        

   
이제 수소경제 로드맵 전략과 방안들을 구체화해 일관되게 추진해나가야 할 중요한 출발점에 섰다. <월간수소경제>가 이번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수소산업 확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수소경제법 제정 등 법·제도 기반 완비’와 ‘수소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확대’를 꼽았다. 

중장기적으로는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림 없이 수소경제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 일관성’이 수소산업계의 바람이다. 

물론 수소산업계가 정부의 수소경제 육성 의지에만 기대어 자만과 희망감에만 도취되어서는 안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수소산업계도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수소 안전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민·관이 협력해야만 수소경제를 활짝 열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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