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케이의 고압가스용기 생산 현장(부산 녹산공장).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승용차, 버스 등)  6만 7,000대, 2040년까지 290만 대를 국내 보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소충전소는 2022년까지 총 310개소, 2040년까지는 1,200개소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지난해까지 구축된 수소충전소는 14기 정도에 불과하다. 올해는 2018년 이월분 29기, 2019년 신규 43기 등이 새롭게 구축될 예정이어서 수소충전소 충전설비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수소충전소의 주요 충전설비는 수소압축패키지, 고압·중압 압축가스 설비(수소저장압력용기), 수소 제어판넬, 수소충전기(디스펜서), 열교환기 등이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수소충전소 구축비용이 높다. 국산화가 시급한 이유다. 때마침 국내업체에서 수소저장용기 국산화 개발이 이뤄졌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수소충전소 수소저장용기 개발 ‘박차’
고압가스용기 및 소화장비 전문업체 엔케이(회장 박윤소)가 수소충전소용 수소저장용기 국산화 개발에 성공해 수소충전소 구축비용 저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압 기체수소를 저장하기 위한 압력용기는 사용 재료와 복합재료 강화 방법에 따라 Type1부터 Type4까지 총 4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Type1은 용기 전체가 금속재질 라이너로 구성된 금속용기다. Type2는 금속재질 라이너에 유리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해 몸통 부분만 보강한 형태의 용기다. Type3, 4는 알루미늄 및 비금속 라이너 전체에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보강한 형태다.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용 수소저장용기는 Type1과 Type2 형태로, 미국 피바텍(Type1, 2)과 일본 JSW(Type1), 이탈리아 파버(Type2)의 제품이 주로 공급되고 있다.

▲ 엔케이의 수소충전소용 Type 1 수소저장용기.

수소충전소에는 중압(400~500bar)과 초고압(900bar) 수소저장용기가 필요하다. 엔케이는 Type1 타입의 444bar 및 556bar, 990bar 용기를 개발하고, 한국가스안전공사의 검사를 통과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990bar 초고압 용기의 경우 수소취성 문제로 제조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국내는 아직 수소취성 관련 기준이 없어 승인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초고압 압력용기의 재료를 대상으로 수소취성 실험을 진행하고 사용 적합성 평가를 거친 후 압력용기를 제조토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엔케이는 중국 절강대학교 수소연구센터에 990bar 용기에 대한 수소취성시험을 의뢰한 결과 해외 기준보다 동등 수준 이상의 수소취성에 대한 내항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가스안전공사와 990bar 용기 제조 승인에 관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엔케이는 추가적으로 Type1 타입의 ASME 1,000(7,000mm, 556bar, 1,000L) 및 ASME 350(7,100mm, 990bar, 350L) 모델을 개발 중이다.   

▲ 엔케이의 수소충전소용 Type 3 수소저장용기 모형도.

또한 지난 2014년부터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천대학교, 자동차부품연구원 등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으로부터 수소충전소용 초고압 복합재 수소저장압력용기 개발 과제를 수탁 받아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87MPa(870bar)급 복합재 수소저장용기(Type3) 설계 및 제작기술을 개발하고 지난해 시제품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엔케이는 이미 600bar급 Type3 용기도 개발해 870bar급 용기와 함께 제조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엔케이의 관계자는 “Type3 용기는 내부에 알루미늄(AL6061 T6) 소재를 적용한 라이너에 탄소 복합재 섬유를 보강함으로써 초고압 수소저장은 물론 용기 무게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이동식 및 패키지형 수소충전소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가스안전공사는 수소충전소용 복합재 용기 시장 진입을 위해 지난해 관련 안전기준을 제정했다. 용기의 파열검사와 내압팽창시험, 수압반복시험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안전성을 확인하고 외국 규정을 분석해 국내 안전기준인 KGS AC118(압축수소가스용 복합재료 압력용기 제조의 시설·기술·검사 기준)을 마련했다. 

해외시장에도 수소저장용기 공급 계획
엔케이는 Type1과 Type3 용기를 병행 공급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우선 현재 국내 시장이 Type1, 2 위주로 형성돼 있어 Type1 저장용기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수소충전소가 점차 패키지형으로 바뀌는 추세를 반영해 Type3 용기를 적극 공급해 가겠다는 전략이다.

해외에서도 수소충전소용 수소저장용기는 Type 1, 2 위주로 공급되고 있다. 수소충전소 구축 시장이 활성화되면 Type 3 용기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Type 3 용기도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엔케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의 해외시장에도 수소충전소용 수소저장용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5월 중국 자회사인 남양압력용기기술유한공사(NKSH)와 중국의 안커제능 과학기술발전그룹 유한공사와 수소저장용기와 이동식 수소튜브트레일러를 독점 공급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급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 엔케이가 설계한 수소충전소 모형도.

한편 엔케이는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시장에도 진출했다. 엔케이의 자회사인 엔케이텍은 지난해 환경부의 수소충전소 민간자본보조사업자로 선정돼 부산 강서구에 부산 제1호 수소충전소인 ‘NK 서부산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조만간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다.

엔케이텍의 관계자는 “컨테이너 내부에 압축기, 수소저장용기, 프리쿨링 시스템 등을 패키지 타입으로 설계해 설치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충전소 부지 활용도가 높다”고 밝혔다.

이러한 패키지 타입은 기존 LPG충전소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압축기는 현재 미국 PDC사의 제품을 설치하지만 향후 압축기 국산화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엔케이텍은 CNG충전소 설치·운영 및 고압가스 설비 제작·판매 회사로서 A/S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축된 수소충전소는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부품 제조사 인근에 위치해 완공 이후 수소 관련 부품 제조사뿐만 아니라 450bar 튜브트레일러의 테스트 베드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케이는 서부산수소충전소를 향후 전기차 및 LCNG 충전시설까지 포함하는 복합충전소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엔케이는 지게차용, 회사 업무용, 가정용 등의 소용량 수소충전스테이션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르웨이 기업과의 기술협력으로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한 450bar(Type4) 수소튜브트레일러도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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