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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본격화되나…물꼬 틀 사업 줄줄이 ‘예약’

수소생산기지 구축, P2G 기술 개발, 수소도시 조성…수소경제 실현 위한 역점 사업
거점형 수소생산기지…도시가스법 개정되는 올 하반기 추진될 듯
올해부터 P2G 기술 개발 본격화…재생에너지 활용 수소 생산·저장 등 3개 과제 추진
2019년 수소 시범도시 1곳 선정…‘수소도시 인프라 기술개발 로드맵’도 수립



[월간수소경제 송해영 기자] 수소산업은 지난해와 비교해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수소경제 실현’과 ‘수소전기차 보급 확산’이 동의어처럼 받아들여졌으나, 최근 들어 수소 생산부터 운송·활용에 이르는 수소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 1월 발표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영향이 크다. 2040년까지 수소전기차 620만 대를 보급한다는 목표 외에도 수소생산기지 구축을 통한 수요 증가 대비, 그린 수소로의 수소 생산 패러다임 변화, 수소 시범도시 조성, 인력 양성, 국제표준화 활동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어 ‘수소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향후 수소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수소생산기지 구축과 그린 수소 생산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P2G 기술 개발, ‘수소경제의 축소판’인 수소도시 구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사업은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모델이다. 각 사업은 올해부터 부지런히 목표에 따라 추진될 예정이다. <월간수소경제>가 이들 사업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봤다.

수소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수소생산기지 구축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2022년 8만 1,000대(내수 6만 7,000대), 2040년 620만 대(내수 290만 대)의 수소전기차가 보급(누적기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수소 수요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프사이트(Off-site) 방식의 수소충전소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상업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 중 매립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서울 상암충전소를 제외하면 대부분 석유화학단지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튜브트레일러로 이송해 차량에 충전하는 방식이다.

현재 수소충전소에서 이용 가능한 부생수소는 약 5만 톤으로, 수소전기차 25만 대를 움직일 수 있는 양이다. 문제는 ‘운송’이다. 석유화학단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일수록 수소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또한 도심은 튜브트레일러 진입이 힘들어 수소 운송에 어려움을 겪는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대량의 수소를 생산 및 공급하기 위한 ‘수소생산기지’다.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LNG(액화천연가스) 공급망이 잘 갖춰져 있다. 4개소의 LNG 인수기지(인천, 평택, 삼척, 통영)와 143개소의 정압관리소를 통해 전국 곳곳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살리면 수소 생산 및 공급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LNG 공급 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액체 상태의 LNG를 수입해 인수기지에서 기화한다. 그 결과물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천연가스다. 천연가스는 배관을 통해 정압관리소로 공급되며, 정압관리소에서는 천연가스의 압력을 조정한 다음 다시 배관을 통해 소매 도시가스 회사로 보내진다.

전국 LNG 공급망에 개질기(추출기)를 설치하면 추가적인 인프라 투자 없이도 수소를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생산 및 공급할 수 있다.


거점형·분산형 수소생산기지 구축
정부는 지난해 주요 가스 공급거점 내 수소생산기지 30개소 구축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예산사업으로 150억 원을 투입해 3개소를 우선 구축할 예정이다. 당초에는 한국가스공사가 운영 중인 도시가스 공급관리소(정압관리소)에 수소생산기지를 건설하고 한국가스공사로 하여금 이를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도시가스사업법령상 공급관리소에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할 수 있는 개질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수소생산기지 구축 방식을 변경했다. 현재는 ‘도시가스사업법 시행규칙’ 중 ‘정압기(지) 및 밸브기지’ 시설 기준에 ‘정압기지에는 가스공급시설 외의 시설물을 설치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명기되어 있어 도시가스 공급관리소에 개질기를 설치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CNG충전소가 설치되어 있는 버스차고지에 개질기를 설치해 수소를 생산하는 ‘분산형 수소생산기지’를 우선해 추진토록 계획을 일부 변경했다. 정부는 3월 중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4월 무렵 구축 지역 및 사업수행주체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수소생산기지 구축 방향을 명확히 했다. ‘거점형 중·대규모 수소생산기지’와 ‘분산형 소규모 수소생산기지’를 병행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거점형 수소생산기지는 한국가스공사 정압관리소에 시간당 300~1,000Nm³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개질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구축한다. 운영은 한국가스공사가 담당한다. 올해 1기를 우선 구축하고 수소 수요를 감안해 연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유인 운영 정압관리소 142개소(서울 17, 인천·경기 31, 강원 14, 충청 11, 전북 12, 광주·전남 16, 대구·경북 20, 부산·경남 21)를 거점형 수소생산기지 후보지로 선정했다.

거점형 수소생산 방식은 앞서 지적했듯, 정압관리소에 개질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도시가스법령 개정이 필요하다. 올해 중으로 법령을 개정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올해 처음 3기가 구축되는 분산형 수소생산기지는 수요처 인근에 위치한 LPG·CNG 충전소 또는 CNG 버스 차고지 등에 300Nm³/h급 개질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구축한다. 이때 1일 수소 생산량은 500kg이며, 이는 수소전기버스 20여 대, 수소전기차 90~1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분량이다. 생산된 수소는 생산기지에서 직접 차량에 충전하거나, 배관 또는 튜브트레일러로 운송해 인근의 다른 충전소에서 활용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신에너지산업과 관계자는 “거점형 수소생산기지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가스공사가 주체가 되어 도시가스 법령 개정을 추진하는 중”이라며 “단기적으로 CNG충전소가 설치되어 있는 버스차고지에 300Nm³/h 혹은 그 이상의 개질기를 설치하고, 법령 문제가 해결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거점형 중·대규모 수소생산기지 구축을 추진하면 수소 공급량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수전해 이용한 그린 수소 생산
국가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르면 수소경제 이행 초기 단계에서는 부생수소와 추출수소(화석연료 개질 수소)를 활용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수전해 등을 통해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 수소(Green Hydrogen) 생산국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022년까지 MW급 재생에너지 연계 수전해 기술, 즉 P2G(Power to Gas)을 개발하고 100MW 규모로 실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P2G 기술 개발은 수전해 효율 향상과 수소 가격 저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린 수소 생산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R&D 과정을 통해 수전해 및 제어기술을 개발하고, 전력 및 가스 등 그리드와 연계한다. 이후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되는 실증 단계에서는 MW급 실증플랜트를 구축하고 1,000시간 이상 운영할 계획이다. 국가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르면 현재 55% 수준인 수전해 효율을 2022년 70%까지 향상시킬 방침이다. 

올해 P2G 기술 개발에 52억 원 지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말 총 547억 원 내외 규모의 ‘2019년도 제1차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신규지원 대상과제’를 공고했다.



이 중 ‘재생에너지 장주기 저장 및 전환을 위한 P2G 기술개발’에는 2019년 52억 원(3개 과제)의 예산이 지원된다. 과제 종료 후 평가를 거쳐 2단계로 실증(2년)을 진행할 예정이다.

첫 번째 과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저장 기술 개발(2019년 31억 원 이내 지원)’이다. 재생에너지 부하 비중이 10~15%를 넘을 경우 전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부하 안정성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로서 가장 효율적인 해결 방안은 재생에너지 미활용 전력(curtailment)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 및 활용하는 것이다.

이에 해당 과제에서는 PEM 수전해와 알칼라인 수전해 각각의 장점을 하이브리드 형태로 연계해 통합 운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200Nm³/h급 알칼라인 수전해 단일 스택과 하이브리드 수전해 시스템, LOHC(액체 유기물 수소 담체)나 암모니아화 공정 등 P2G 연계 수소저장 기술개발이 동시 진행된다.

두 번째 과제는 ‘수소의 메탄화 공정 모듈화 기술개발(2019년 20억 원 이내 지원)’이다.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그린 수소를 생산한 다음 이를 이산화탄소와 합성해 메탄(CH₄)으로 전환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청정 가스 연료를 생산하게 된다.

해당 과제에서는 MW급 재생에너지 발전 플랜트 연계 수소를 이용한 열화학적·생물학적 CO₂ 메탄화 시스템의 설계 패키지를 개발 및 국산화한다. 최종 생성물 메탄의 농도는 96% 이상을 목표로 한다.

마지막 과제는 ‘Power-to-Gas 시스템 통합 엔지니어링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2019년 1억 원 내외 지원)’이다. P2G의 핵심 기술인 ‘수소제조 기술’과 ‘이산화탄소 메탄화 기술’은 플랜트 적용 지역 및 여건에 따라 기술의 조합, 시스템 설계 수준 등이 달라진다.

따라서 경제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하려면 가스 및 재생에너지 전력 그리드 연계를 포함한 단위 기술의 연계, 통합 공정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 등이 필요하다. 해당 과제에서는 재생에너지 전력, 수전해, 이산화탄소 메탄화 설비의 연계 및 제어를 위한 시스템 통합 엔지니어링 개발이 추진된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지난 1월 말부터 3월까지 신청 접수를 받았다. 4월 선정평가를 추진해 5월 중으로 최종 사업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수소경제의 축소판, ‘수소도시’
수소도시는 ‘기존 에너지 공급을 전기와 수소만으로 가능하도록 실현한 도시’라고 정의할 수 있다. 도시에서 수소를 활용하려면 수소의 생산부터 이송·저장·활용에 이르기까지 전주기 수소생태계가 도시 내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즉 ‘수소도시’는 수소경제를 도시 단위로 축소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수소도시를 수소경제의 조기구현 모델이라고 일컫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수소기반 시범도시 3개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수소도시 구축 관련 실증이 추진되고 있다. 덴마크는 롤란드(Lolland) 섬에서 생산한 수소를 파이프라인으로 공급해 35가구(2009년)에서 활용하도록 했으며, 일본은 ‘기타큐슈 수소타운 프로젝트’를 통해 일반 가정 및 상업·공공시설 등에 수소를 공급했다. 영국은 2030년까지 리즈(Leeds) 시를 수소도시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16년부터 ‘H21 Leeds City Gate Project’를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4년 8월부터 울산 온산읍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주거타운인 ‘울산 수소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수소타운은 일반 가정, 체육관, 기숙사, 읍사무소 등에 수소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인근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부생수소를 활용, 전기를 만들어 각 시설의 전력을 공급한다.

그렇다면 울산 수소타운과 수소도시는 어떻게 다를까. 정시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기획3그룹장에 따르면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추진 중인 수소도시 조성은 도시 유형(신도시/기존 도시), 수소생산 여건,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해 주거·교통·물류 등 분야별 특화 모델을 구상하고 새로운 도시 모델을 창출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밝혔다.

정시교 그룹장은 “특히 우리나라는 주거 방식의 76% 이상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 형태이므로 이를 반영해 단지 규모로 100~1,000kW급 연료전지를 설치하고 수소전기버스 등 대형 충전(저장)시설을 중심으로 도심 지역 주거 및 상업시설에 수소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했다. 

‘수소도시법’ 제정 검토 예정…올해 상반기 ‘수소도시 인프라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
정부는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신도시 및 혁신도시, 수소 활용 선도지역 등을 대상으로 수소 시범도시를 조성하고 인프라 구축 지원, 규제특례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6월까지 수소 시범도시를 설계하고 하반기 중 도시별 수소 생산 및 공급 여건, 수용성 등을 검토한 다음 시범도시 1곳을 우선 선정한다. 2020년 이후 시범도시 2곳을 더 선정해 2022년까지 수소도시 3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직 후보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많은 지자체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8일 ‘수소도시 조성을 위한 법제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공고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수소도시 관련 국내 법·제도와 해외 사례 분석을 통해 현행 법제 개선방안을 도출함으로써 수소도시를 보다 체계적으로 조성 및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국내외 수소도시 현황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분석한다. 국내 혁신도시, 투자선도지구, 스마트도시 관련 법·제도, 지정기준, 운영체계, 지정현황 및 사업추진 계획 등 국내 사례와 더불어 일본이나 영국 등 해외 수소도시 사례를 조사한다. 이후 부생수소 발생지나 LNG인수기지 등 수소 시범도시 후보지에 대한 현장 조사를 통해 수소생태계 구축 가능성을 검토한다.

다음으로는 수소도시 조성을 위한 법제화 방안을 연구한다. 일반적인 도시에 대한 개념과 스마트도시, 에너지자립도시 등의 개념을 종합해 ‘수소도시’에 대한 법적·기술적 개념을 정립할 계획이다.

그리고 ‘스마트도시법’, ‘혁신도시특별법’ 등 유사 특별법과의 비교분석, 국토계획법과의 정합성, 법 제정 실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소도시 조성 및 운영을 위한 특별법(가칭)’ 제정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에는 수소도시 지정 및 관리기준, 설계 가이드, 도시 내 수소 활용 인프라 설치·관리·정비의 제도화 방안, 주민 수용성 제고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수소도시법 제정과 별개로 올해 상반기 중 ‘수소도시 인프라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함으로써 도시설계, 인프라 구축 및 실증, 안전성 평가, 홍보 등과 관련해 재정 및 R&D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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