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정부가 지난해 혁신성장 전략투자 대상으로 ‘수소경제’를 선정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을 위해 재정투자를 확대키로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소생산·저장·운송·이용 등 수소산업 전 과정에서의 연구개발 및 신규사업 등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월간수소경제는 2월호부터 <수소경제, 주목되는 기술·제품>이라는 연속 기획을 신설, MS이엔지의 ‘수소충전소용 디스펜서’를 시작으로 새롭게 수소산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 MS이엔지 부산 본사·공장 전경.(사진=MS이엔지)

토탈 가스 엔지니어링 기업인 MS이엔지가 수소 분야 신규 사업으로 수소충전소용 수소디스펜서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발맞춰 수소 분야 기술개발 및 투자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각오다.

MS이엔지(대표 최병철)는 40여 년 동안 가스 관련 각종 밸브·장비 제조·공급 및 플랜트 설계·시공으로 성장해온 기업이다. 일본 다쓰노(TATSUNO)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한 수소디스펜서를 지난해 출시한 이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H2WORLD 2018’(창원국제수소에너지전시회&포럼)에 최신형 수소디스펜서(모델명 H70, 70MPa)를 선보여 관람객으로부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 MS이엔지는 지난해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H2WORLD 2018’ 전시장에서 일본 다쓰노와의 기술협력으로 개발한 수소디스펜서를 선보였다.

이 수소디스펜서는 이미 일본 내 고정식 수소충전소 및 이동식 수소충전소용 디스펜서 점유율 70% 이상을 점유하며 그 성능 및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이다.

국내 방폭인증(KCs)을 받은 초소형(1.3ℓ, 4.5kg) 매스 플로우 미터(MASS FLOW METER)를 채용해 계량정밀도가 ±0.5%로 우수하다.

또한 ASME ‘U’ 스템프 및 KGS 검사품인 마이크로 채널(MICRO CHANNEL) 열교환기를 적용해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70MPa의 압력으로 수소를 충전할 수 있고 KGS 상세기준 등 국내 기준에 적합한 이 수소디스펜서의 국산화율은 50% 정도로 향후 100%에 가까운 국산화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체적으로 개발한 1,000bar(100MPa)급 초고압안전밸브를 적용했다. 안전밸브는 압력상승으로 인한 기기의 파손 및 폭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수소충전소 1기당 10여 개의 안전밸브가 필요하다.

▲ MS이엔지가 개발한 수소충전소용 1,000bar급 초고압안전밸브.(사진=MS이엔지)

안전밸브는 밸브 입구압력이 설정 압력에 도달하면 자동적으로 스프링이 작동하면서 유체가 분출되고 일정한 압력 이하가 되면 정상상태로 복원되는 원리로 작동한다. 수소충전소에서는  1,000bar 압력이 요구되지만 국내 안전밸브는 300bar 이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초고압안전밸브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으로, 국산화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MS이엔지는 그동안의 다양한 밸브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지난해 1,000bar급 초고압안전밸브 개발을 완료하고,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인증을 받았다. 이와 아울러 성능검증·보정설비도 구축했다. MS이엔지는 이미 수소전기버스 충전소용 400bar급 안전밸브를 개발해 공급한 바 있다.

‘MS TATSUNO’라는 브랜드로 출시된 수소디스펜서의 제조는 MS이엔지가, 판매는 MS이엔지와 한국다쓰노가 각각 맡고 있다. 지난달까지 총 8대를 수주할 정도로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MS이엔지는 앞서 수소충전설비 구축 경험을 쌓은 바 있다. 지난 2008년 온사이트 수소충전소 실증과제로 GS칼텍스가 발주한 나프타 개질을 통한 수소 제조 및 충전설비(도심형 수소충전소)를 연세대학교 내에 설치하고 시운전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것이다.

▲ MS이엔지 부산 공장에 구축된 초고압안전밸브 성능검증·보정설비.

이러한 경험과 수십 년간 쌓아온 고압가스 및 초저온 관련 엔지니어링 기술을 접목해 수소충전설비 부문에서 최고의 기술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이 MS이엔지의 목표다.

실제로 MS이엔지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수소전기버스 충전 시간 1/2 단축 및 튜브트레일러 운송용량 2배 이상 증대를 위한 수소충전시스템 기술개발 실증사업’에 미래에너지기준연구소, 태광후지킨, 지티씨,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창원산업진흥원, 가천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참여해 수소디스펜서 국산화율을 100%까지 끌어올리는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최병철 MS이엔지 대표는 “올해부터 수소충전소 구축 예정 물량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국내 수소디스펜서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며 “수소 관련 제품 국산화 개발에도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미니인터뷰 | 최병철 MS이엔지 대표이사>
“고품질 및 저가격의 수소디스펜서 공급할 것”
정부 수소로드맵 발표 “고무적이나 지속 추진해야 경쟁력 갖출 수 있어”

“고품질과 저렴한 가격의 수소디스펜서 공급을 통해
국내 수소충전소의 보급 확대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최병철 MS이엔지 대표의 각오다. MS이엔지가 최근 수소충전소 설비 중 수소디스펜서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다쓰노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한 수소디스펜서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지난해 7월 첫 수주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총 8대를 수주해 제작 중이다.

최 대표는 오래 전부터 수소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일본이 이미 수소사회를 구축하겠다고 나선 상태여서 일본 현지로 날아가 다양한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첫 기회는 빨랐다. MS이엔지가 지난 2008년 온사이트 수소충전소 실증과제의 일환으로 GS칼텍스가 발주한 나프타 개질 수소충전설비를 설치한 것이다. 그 당시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LNG 개질 수소충전소, SK가 발주한 LPG 개질 수소충전소 입찰에도 제안서를 냈으나 GS칼텍스가 구축하는 수소충전소만 수주했다.

최 대표는 “이때 수소충전설비 엔지니어링 기술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할 수 있었고 설치·시운전 경험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때 수소경제 로드맵까지 마련됐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게 최 대표에게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부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됐더라면 온사이트 수소충전소 엔지니어링 기술을 바탕으로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수소충전설비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20여 년 동안 LPG충전소용 디스펜서 제작·공급에 치중해 왔지만 최근 수소충전소 설치 확대가 기대됨에 따라 수소디스펜서 국산화 개발에도 적극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MS이엔지는 지난 2009년부터 일본 다쓰노와 협력관계를 유지해오며 LPG디스펜서를 제작·공급해왔다. 다쓰노의 해외수출용 LPG디스펜서는 MS이엔지가 모두 제조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수소디스펜서를 개발하게 됐다.

다쓰노는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주유기, 디스펜서 분야 세계적인 기업이다. 다쓰노의 수소디스펜서는 일본 내 시장 점유율이 70% 이상이고, 유럽, 미국, 중국 등의 해외 시장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최 대표는 수소디스펜서 개발 과정도 전했다. “다쓰노도 한국 수소디스펜서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 했다. 3년 전부터 수소디스펜서 기술협력과 가격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해 7월 부산에 구축되는 수소충전소의 수소디스펜서 1대를 처음으로 수주했다. 수소디스펜서 개발은 처음이지만 대략 50% 가량 국산화가 이뤄졌다. 유량계 등 주요 부품은 다쓰노의 기술이지만 그 외의 기술을 국산화했다. 사실 수소가 고압기술을 필요로 하다 보니 기술개발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아직 국내는 수소 관련 기술적 요소들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처음부터 100% 국산화는 어렵겠지만 지금처럼 시장이 열리고 관련 기술개발 노력이 이뤄진다면 빠른 시간 내 국산화가 이뤄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MS이엔지가 출시한 수소디스펜서의 시장반응은 호의적이다. 짧은 시간 8대를 수주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디스펜서 분야에 오랜 역사를 가진 다쓰노의 기술력과 시장 신뢰가 두텁게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 대표는 “기술이나 품질, 내구성 등에서 다쓰노의 수소디스펜서가 최고라고 자부한다”라며 “다쓰노가 일본 수소디스펜서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처럼 MS이엔지도 국내에서 이 정도의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수소충전소 구축비용이 높은 만큼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한 업계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우선 (MS이엔지는) 수소디스펜서 기술개발을 통해 국산화율 제고는 물론 가격저감을 이뤄 국내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끝으로 최근 정부 로드맵 발표에 따른 소회도 밝혔다. 그는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단, 과거처럼 수소경제 정책이 흐지부지 끝나지 않고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되게 추진해 관련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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