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길태 한국선급 책임연구원.
[월간수소경제] 미세먼지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환경 불안이 가중됨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9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미세먼지 국내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는 정책목표를 분명히 했다. 이러한 논의는 해상에서도 예외 없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조사에 따르면 항구 도시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은 선박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체에 매우 유해하다고 알려진 PM2.5의 경우 절반 이상이 선박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1차적으로는 선박 엔진에서 발생되는 입자상물질(PM: Particular Matter), 2차적으로는 엔진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을 전구물질로 해 생성되는 PM이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해서는 엔진에서 발생되는 PM외에 NOx, SOx도 제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IMO(국제해사기구)의 선박배출 오염물질(PM, NOx, SOx) 규제가 순차적으로 시행(지속적 규제치 강화 포함)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오염물질 저감기술에 대한 방안이 다각도로 연구개발 되고 있다.

미주와 유럽에서는 이미 배출가스통제구역(ECA: Emission Control Area)을 설정해 선박에서 발생되는 오염물질의 배출을 방지, 감소 및 통제하고 있으며 2016년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도 배출가스통제구역을 설정하였다. 이러한 배출가스통제구역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선박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LNG 연료추진과 같은 친환경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의 발주는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추세이다.

하지만 LNG 추진선의 경우 건조비 상승, 높은 리스크, 벙커링 인프라 부족 문제 등으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역시 사실이다. 또한 선박으로부터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근원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방법 외에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고 산소와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시스템이다. 연료전지의 원리상 NOx, SOx 및 PM 배출이 전혀 없고 기존의 디젤엔진에 비해 효율이 높다.

▲ 독일에서 개발된 ‘메탄올 개질 연료전지 선박’.

또한 CO2 배출량이 적고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 오염을 개선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술 중 하나이다. 여러 연료전지 기술 가운데 PEMFC(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는 기동 시간이 빠르며 부하추종성이 우수하고 컴팩트하기 때문에 수송용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특히 실증단계를 넘어선 수소전기차가 시장에 출시되고 있어 시스템에 대한 내구성, 안정성이 확보된 상태이다.

육상에서의 이러한 기술적 성숙도를 바탕으로 해상 환경 개선을 위해 선박 동력원으로 연료전지를 사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선박용으로서의 연료전지 장점은 배기가스에 의한 대기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정된 공간에 많은 연료(에너지원)를 저장해야 하는 선박의 특성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다.

연료로서 수소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나 고압의 수소 혹은 액체 수소를 선박의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량 수송 및 저장이 필요하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이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수소 벙커링 인프라(bunkering infrastructure) 구축 문제도 전제돼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요인으로 유럽 등지에서는 선박용 연료전지의 주연료를 LNG 혹은 메탄올과 같은 액체 연료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LNG 연료의 경우에는 LNG bunkering, onboard storage, LNG 개질시 개질 온도가 높아 부하 추종성이 떨어지고 엄격한 안전 시스템이 요구되는 등의 문제로 인해 근래에는 메탄올을 개질해 사용하는 타입의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메탄올은 천연가스로부터 합성하기가 용이하고 현재 사용되는 선박 디젤유의 경우 2020년 Global Sulfur Cap(국제해사기구가 2020년부터 항해를 하는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배출통제지역 외 운항시 현재 3.5% 황 함유량의 연료를 0.5%로 강제로 낮춰 운항하게 하는 규제)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메탄올 연료는 가격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독일의 ‘ZEPSHIP’ 프로젝트 결과 선박의 부하변동성은 자동차와 비교해 마일드한 조건이지만 해상환경 및 인적 요인(human factor)에 의해 변동성이 달라지며 이에 대한 최적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 같은 요인을 고려할 때 연료전지 선박은 배터리와 연료전지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필수적이라고 판단된다.

▲ 미세먼지 무배출 선박용 PEMFC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 및 실증’ 과제 목표.

이러한 요인분석을 통해 한국선급을 주관기관으로 총 8개 기관이 힘을 합쳐 선박용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키로 하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연구과제에 선정돼 지난해 12월부터 4년간 ‘미세먼지 무배출 선박용 PEMFC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 및 실증’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개발과제의 목표는 크게 3가지 제품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메탄올 개질기반의 하이브리드 발전시스템, 두 번째는 선박 및 하이브리드 발전시스템의 제어시스템,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이 탑재된 선박을 개발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메탄올 개질기를 통해 수소를 생산한 후 연료전지에 공급하고 연료전지에서 발생된 전기와 충전된 배터리를 이용, 선박의 추진 및 선내 전원으로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또 육상전원을 이용한 배터리 충전 및 연료전지시스템을 이용한 충전, 최적 운전을 위한 지능형 전력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에너지효율이 높은 최적의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제어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본 프로젝트는 제품 개발 후 선급의 검사 및 승인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 후 선박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상 실증 이전에 육상 시험,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제품의 신뢰도를 확인하게 된다.

이와 함께 해상 시운전을 통해 개발된 제품의 핵심기술 및 예상되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확인할 계획이다.

선급 승인은 모든 선주가 요구하는 필수 사항이다. 또한 선박에 적용되는 제품 및 시스템과 관련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인증체계이다. 본 과제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 후 인증까지 확보함으로써 타 선종, 타 산업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또한 연료전지를 선박용으로 적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진동, 경사, 충격 등의 데이터를 육상 및 해상 실증을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신뢰도를 확보하고 제품의 성능을 검증해 과제 종료 후 즉시 사업화가 가능토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연료전지-배터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CO2, SOx, NOx, PM 등의 선박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시스템으로 IMO 규제 강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이러한 제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나 제도마련도 함께 요구되는 만큼 관련 노력도 병행해 추진될 예정이다.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기술은 가까운 미래에 시장에 적용, 확장될 것이며 연료전지기술이 중소형 선박을 넘어 대형선박의 추진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한국선급을 중심으로 꾸준히 기술 축적 및 개발을 수행하고자 한다.

▲ 액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미국의 연료전지 선박 프로젝트 SF-BREEZE 에서 개발하는 선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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