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MW 연료전지 실증 플랫폼동.

[월간수소경제 이종수 기자] 지난 2016년 7월 말 착공한 울산지역의 부생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실증기반 조성사업인 ‘친환경 전지융합 실증화단지’가 올해부터 실증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지융합 실증화단지는 국내 최초의 부생수소 직접 공급 방식의 실증연구시설로 비용 및 안전문제로 실증이 어려웠던 대용량 수소연료전지 장기실증과 사업화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증화단지는 5MW급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 실증 플랫폼을 구축하고 1MW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실증 및 상용화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지난달 15일 울산 테크노일반산업단지 내 전지융합 실증화단지(이하 실증화단지)를 찾았다. 실증화단지 구축을 주관하는 울산테크노파크의 우항수 미래에너지연구전문센터장의 안내로 울산테크노파크의 업무용 차량인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를 타고 약 15분 거리에 있는 실증화단지에 도착했다.

울산시 남구 242 일원에 있는 울산테크노산업단지는 사업면적 128만7,204㎡ 규모로 올해까지 조성이 완료된다. 실증화단지는 테크노산업단지 내(28B-5) 부지면적 6,61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부지에 연면적 3,800㎡ 규모의 연구동과 플랫폼동이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 공사(건축, 통신, 전기, 소방, 플랜트)는 완료된 상태였고 건물 내부에 설치될 실증·연구설비는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실증화단지 바로 옆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울산본원, 인근에는 생산기술연구원, 울산대 및 UNIST(울산과학기술원) 등의 연구소들이 입주하게 돼 연료전지 기술개발 및 실증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 전지융합 실증화단지 공사현장(2017년 7월).

부생수소 연료전지 기술개발·실증기반 구축
지난 2014년 12월부터 시작된 실증화단지 구축사업은 총 사업비 272억5,000만원(정부출연금 175억5,000만원, 지자체 97억원)이 투입돼 오는 2019년 11월30일까지 진행된다.  

연구동에는 수소연료전지 연구센터 및 수소품질시험센터, 실증화사업단 사무실 및 회의실, 임대사무실 및 실험실, 실증단지 전시홍보관이 들어선다.

수소품질시험센터는 ISO 14687-2/3 규격에 부합하는 수소품질 분석체계를 구축해 업체의 수소품질 분석을 지원하는 곳으로 CO, CO2, CH4를 분석하는 GC-FID와 Ar, N2, Total hydrocarbon을 분석하는 GC-MS 장비는 이미 구축됐으며 이 장비들을 활용해 롯데BP 외 2건의 수소품질을 분석하고 DB를 구축한 상태다.  

추가적으로 △IC(할로겐 분석) △GC-PFPD/TD(총황함량 분석) △CRDS(암모니아 분석) △온라인가스분석기 △FT-IR(유기산 분석) △HPLC-MS(포름알데히드 분석) △GC-FID/TCD(저농도수소 분석) 등의 주요 장비와 보조장비(질소발생기, 표준가스희석장치)를 구축할 예정이다. 

연료전지 부품 및 시스템 성능평가를 지원하고 공동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수소연료전지 연구센터에는 △스택평가장비(25, 100kW급) △전기부하조정기 △Single cell test station △전력품질 평가장비 △연료전지 요소효율 평가장비 △전류밀도분포측정기 △가스투과도 측정기 △전해질막 이온전도도 측정기 △전력량 계측기 △연료전지 열효율 평가장비가 구축된다.

임대사무실에는 에너지분야 벤처·중소기업 10곳 정도를 유치해 실험실 등을 이용토록 할 계획이다. 오는 3월경 입주기업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오는 5월부터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5MW 연료전지 실증 플랫폼 레이아웃.

연구동 바로 뒤에 위치한 플랫폼동은 대용량 수소연료전지 기술개발 및 장기실증 지원 시설로 총 5MW 규모의 실증이 가능하다. 플랫폼동에는 1MW급 연료전지 실증시스템이 우선 구축된다.

먼저 25kW 4기, 50kW 6기, 100kW급 4기 등 총 800kW급 연구개발 연료전지 시스템이 올해 3월부터 단계적으로 설치된다. 25kW와 100kW급은 두산퓨얼셀, 50kW급은 에스퓨얼셀의 연료전지시스템(PEMFC)이 국산화 개발·제작을 통해 플랫폼동에 설치돼 실증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해외선진사 벤치마킹용 200kW급 연료전지시스템(PEMFC)이 설치된다. 이 시스템은 싱가포르의 ㈜호라이즌퓨얼셀테크놀로지의 제품이다. 지난해 3월 계약을 체결한 이후 프로토타입(Prototype) 개선 및 시스템 디자인 설계를 확정하고 스택모듈 및 BOP 등 주요부품의 제작을 완료했으며 올해 2월부터 플랫폼동에 설치돼 실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료전지시스템 주변으로는 수소공급설비, 냉각수 저장탱크, 냉각탑, 냉각모듈, 축열조, 제어실이 배치된다. 플랫폼동 외부 주변에는 정압기실과 축열탱크가 들어섰다.

플랫폼동 바로 옆으로는 4MW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 실증을 위한 예정부지가 마련돼 있다.

▲ 전지융합 실증화단지 연구동.

석유화학단지 외부 수소배관 연결 ‘국내 최초’       
수소배관공사도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이번 공사는 석유화학단지 내에서 외부로 연결되는 국내 최초의 수소배관망으로 울산석유화학단지 입구부터 실증화단지 입구까지 약 3km에 이른다.

수소배관설계업체는 세원이앤이가 선정돼 설계를 진행했다. 수소공급업체로는 덕양이 선정돼 계약을 체결했다. 수소순도는 99.99% 이상, 공급용량은 1만N㎥/h, 공급압력은 20bar, 배관크기는 6인치(150mm)이다.

수소배관은 총 3구간으로 나눠 설치됐다. 2~3구간(2.72km)은 경동이앤에스가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공사를 진행했다. 1구간(0.14km)은 대현가스기공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2개월간 진행했다. 배관공사 완료 후 한국가스안전공사의 기밀·내압시험도 무사히 통과해 최종 완공됐다.

특히 일부 구간은 도로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굴착공법이 아닌 압입공법(지하로 배관을 압력으로 추진하는 공법)을 채택해 공사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무사히 공사를 완료할 수 있었다. 테크노산단 기반시설 구축이 완료되면 수소치환 작업 및 플랫폼 시운전을 위한 시험이송을 할 예정이다.

▲ 수소배관 설치공사를 하는 모습.

실증화단지 기대효과 및 기능 확대 방향
실증화단지는 배관을 통한 대규모 수소공급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소공급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실증화단지 수소 공급단가는 167원/N㎥으로 튜브트레일러 방식(500원/N㎥, 울산충전소)보다 가격경쟁력이 높다. 수소 공급용량도 1만N㎥/h로 부안(개질, 83N㎥/h)보다 훨씬 많다.

또한 해외 선진제품의 성능 및 운영결과 분석을 통한 벤치마킹과 대용량 수소연료전지 기술개발 및 장기실증 지원을 통해 국산제품 조기 상업화와 기술 업그레이드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대용량 연료전지 신규제품 성능평가 및 자동차 분야 대용량 스택 평가 지원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실증화단지는 대규모 실증을 통한 데이터 분석으로 부생수소 공급 체계를 활용한 자족형 연료전지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수소연료전지 성능보증의 핵심인 수소품질 분석 및 검증체계를 갖춰 동남권 수소업체의 기술 지원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실증화단지는 향후 기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연료전지 스택평가시스템 실증 분야에서는 최대 1MW 규모 연료전지(PEMFC, PAFC, SOFC) 실증(수소전용 모델 및 LNG 개질 모델 가능)과 최대 25kW급, 100kW급 PEMFC, PAFC 스택평가(건물용·수송용 연료전지 성능 내구성 평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ISO 수소품질 분석 분야는 연료전지 스택평가 및 시스템 실증 시 수소품질 DB를 제공하고 수소생산 시설 및 수소충전소용 수소품질 분석을 지원(KOLAS 시험성적서, 자체 시험성적서 발급)할 방침이다.

기술사업화 분야에서는 수소생산, 연료전지 소재부품 양산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지원하고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수소생산, ESS 연계 사업 등 수소연료전지 연계 실증사업도 발굴할 계획이다.

가정·건물 대상 수소연료전지 보급(실증·보급사업)을 위한 수소연료전지 설치보조금, 경제성 분석 등은 물론 석유화학단지 업체 대상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RPS 사업) 활성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울산 실증화단지 구축을 계기로 대규모 산업단지가 형성돼 있는 대산 및 여수산업단지 등에도 실증단지를 추가 구축해 분산발전 모델을 전파하고 수소 관련 산업 및 지역의 수소산업 인프라 등과의 융·복합을 지원할 계획이다. 

▲ 도로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일부 구간에서 진행된 압입공법의 강관추진작업 현장.

부생수소 연료전지 기술개발 과제 진행  
현재 부생수소 기반 기술개발을 위한 3개 연구과제가 진행 중으로 실증화단지에서 실증이 이뤄진다.

먼저 두산퓨얼셀과 에스퓨얼셀이 참여하는 ‘부생수소를 이용한 PEMFC 발전시스템 실증연구’는 총 800kW 규모의 연료전지시스템(두산퓨얼셀 500kW, 에스퓨얼셀 300kW)을 국산화 개발해 실증하는 과제다. 호라이즌퓨얼셀테크놀로지의 연료전지시스템(200kW)도 함께 실증된다.

‘실증단지용 보급형 수소센서 개발 및 모니터링 연구’ 과제는 세종공업이 울산대 산학협력단과 협력해 수소차단, 누출방지 등 감시기술을 국산화하고 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목표다.

UNIST와 수소제조기업 덕양이 추진하고 있는 ‘PEMFC용 그래핀 촉매 담지체 양산 기술개발사업’은 PEMFC에 사용되는 비싼 백금촉매를 그래핀으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센터장은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제작된 시스템이 실증화단지 플랫폼동에 설치돼 실증을 거치게 된다”라며 “향후 상용화 기술까지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미니인터뷰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미래에너지연구전문센터장>


전지융합 실증화단지, 수소경제시대 진입 가늠할 시금석
“수소에너지로의 전환, 산업의 획기적인 변화 가져와”

전지융합 실증화단지 구축의 의의는.


울산 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하는 대규모의 부생수소를 수소에너지원으로 개발해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와 국내에서 아직 미비한 수소품질 분석기술과 국제규격을 위한 수소품질시험센터 구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부생수소의 공급 인프라를 통해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실증하고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연구개발, 실증 및 사업화를 지원하는 복합 실증단지를 조성하게 됐다.

배관을 통해 가격경쟁력이 확보된 실증용 부생수소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졌다. 대용량 수소연료전지 기술개발 및 장기실증 지원을 통한 국산제품 조기 상업화와 기술 업그레이드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수소연료전지 대규모 실증을 통한 데이터 분석으로 자족형 수소연료전지 사업모델을 발굴해 현장(공장, 건물) 적용 및 타지역 확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증화단지는 수소경제시대 진입을 가늠하는 시금석 역할을 할 것이다. 부생수소로 시작해 개질수소, 기타 수소제조로 전환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할 것이다.

실증화단지의 주요 특징은.


3km 이내 근거리의 석유화학단지 부생수소를 배관으로 직접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일정한 고순도 품질의 수소를 대규모(1만N㎥/h)로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테크노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수소배관의 지속적인 연장이 가능해 수소배관 인근에 수소충전소 구축과 발전시설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국내외의 대용량 연료전지 기술(PEMFC, PAFC) 평가 및 실증이 장기간 이뤄질 수 있고 비영리 공공기관이 운영·관리한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평가 및 실증도 가능하다. 수소품질 분석장비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의 기본 연구장비의 구축으로 산학공동연구 및 기업의 육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인근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울산분원, 생산기술연구원의 국가출연 연구소와 울산대, UNIST, 기업연구소가 입주하게 돼 산·학·연 협업 연구도 수월하다.

실증화단지 구축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은.


수소배관 공사가 어려웠다. 특히 100m 가까운 도로의 통행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굴착공법이 아니라 지하로 배관을 압입하는 공사를 진행한 것이 힘들었다.

수소 관련법이 없기 때문에 고압가스법의 적용을 받아 각종 인허가가 많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었다.

가스사용시설, 전력생산으로 인한 한전계통 연결과 발전사업, 열 활용 문제, 시험평가 기관 인정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실증화단지 운영 계획과 강조하고 싶은 점은.


사업기간(2019년 11월30일까지) 동안 1MW 연료전지 발전시스템 실증에 주력해 국내에서 개발한 대용량(25kW, 50kW, 100kW)과 해외 대용량 200kW에 대한 운전 DB를 비교·분석하고 정보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실증화단지를 국내외 수소기반의 연료전지 테스트베드(Test-Bed) 전문기관으로 육성할 것이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의 경제성 평가와 사업 모델을 실질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수소연료전지의 운영으로 수소의 안전성을 국민에게 홍보하고 수용성을 확대할 것이다.   

사업기간 종료 후에는 기존의 연료전지 장비를 활용해 발전사업 실증 모델로 전환, 경제성 검토를 위한 운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ICT를 접목한 에너지신산업의 발굴을 통해 에너지 다소비처인 제조업을 에너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전환해 울산,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산업전환을 유도하겠다.

한국형 수소에너지저장시스템(KHESS)의 선행 연구라는 생각으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즉 수소는 전력으로 즉시 전환할 수 있는 응답성이 빠른 에너지 캐리어로서 전국에 직경 50cm, 50기압, 1,000km의 수소배관을 구축하면 수소가 약 1,400톤이 저장된다. 이를 전기로 전환하면 22GW의 전력이 발생하고 이는 원자력 발전

20기 정도에 해당된다.

이런 수소배관망과 기존의 전력망을 통합해 전력과 에너지원의 통합 그리드를 완성할 수 있다. 이는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와 예비 전력율을 낮춰 국가의 에너지 기본틀을 다시 점검하는 데 상당한 의의가 있을 것이다.

에너지의 전환은 산업의 전환을 가져온다. 울산에 수소기반의 에너지 공급 체계를 구축하면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의 친환경차로, 조선산업은 친환경 엔진을 장착하거나 보조 엔진을 수소연료전지로 전환할 수 있다.

화학산업의 경우 기존의 원유에서 천연가스(셰일가스),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PNG)의 도입과 개질을 통한 수소의 제조·저장·이송으로 전환되고 이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의 처리와 활용으로 화학산업의 프레임이 달라질 수 있다.

수소에너지 산업으로의 전환은 울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제조업 기반 산업이 에너지기반 산업으로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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