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수소경제 장성혁 기자] 국회의원이 주축이 된 연료전지발전포럼(19대 국회), 신재생에너지포럼(20대 국회)의 공통점이 있다. 이들 모두 이원욱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화성시을)이 주축이 돼 발족한 포럼이다.

이 의원의 수소·연료전지 산업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포럼을 발족하고 대표의원을 맡은 것에서도 나타나지만 올해는 한 발 더 나아가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안 마련에 힘을 쏟았다. 이른바 ‘수소산업촉진법(가칭)’이다. 수소·연료전지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입법 작업에 공동 참여해 더욱 의미를 높였다. 이 의원은 부처 협의와 공청회 등을 거쳐 상반기 내 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월간수소경제는 이 의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입법 과정을 비롯해 국내 수소·연료전지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얘기를 들어 보았다.

2018년 새해를 맞았다. 수소 및 연료전지산업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여 왔는데 올해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덕담부터 부탁드린다.

지난해는 참으로 오랜 기간 기억될 것이다. 민주주의 시련과 시민정신이 새롭게 발현된 격동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게 나라냐’며 많은 분들이 국가의 미래를 걱정했다. 다행히 성숙한 시민정신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새로운 정부는 촛불에 담긴 시민들의 바람을 되새겨 정책을 펴야 할 엄중한 시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물론 국회 모두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지난 아픈 기억을 빠르게 치유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수소산업도 이 같은 방향에서 바라봐야 한다. 사실 수소산업은 이전 정부에서 홀대받았다. 길을 잃고 있다. 녹색과 창조를 외쳤지만 정작 녹색에너지이자 향후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수소·연료전지산업에 대한 정책은 소홀했다.

이제 다시 변할 것이다. 현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국정의 중심에 놓았다. 수소에너지와 관련해서도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수소로 전환해 가정, 건물, 차량 등에 이용하는 실증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어디 이뿐인가. 연료전지는 기후변화대응기술로, 분산전원으로 각광받는 기술이다.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지난해 국회 최대 포럼 중 하나인 ‘국회 신재생에너지포럼’을 발족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포럼의 활동 성과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말해 달라.

19대 국회에서는 연구책임의원으로, 20대 국회에서는 전현희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직을 맡아 포럼을 이끌어 왔다. 3개 분과인 재생에너지분과, 수소경제분과, 스마트그리드분과를 구축해 운영 중이지만 에너지효율과 수요관리를 위해 확산되어야 할 스마트그리드분과 관련 정책연구를 수행하지 못했다. 에너지생산과 공급도 중요하지만 효율적 이용 역시 제역할이 필요한데 조금 아쉽다. 새해에는 스마트그리드 분과를 활성화해 관련 정책을 연구해 나갈 예정이다.

성과라고 말하기보다 포럼 활동 내용에서 가장 의미가 컸던 것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로드맵을 구축하는데 선도적인 역할과 기여를 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현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2030년까지 20% 확대하는 안을 목표해 그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관련 전문가와 함께 토론회를 개최해 포럼 차원의 제언을 천명한 바 있다. 결국 이 제안이 최근 산업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로드맵’으로 구체화되었다.

또한 새로운 세미나 형식인 ‘에너지어셈블리’를 3회 개최했다. 어셈블리 세미나는 특정 발표나 토론회가 아닌 전문가의 강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국회가 의제를 선정해 논의를 이끌어갈 때 관련 전문가그룹을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에너지어셈블리를 통해 전문가와 소통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일종의 TED형식인 어셈블리를 좀 더 확장해 체계화시키고 그 결과물을 ‘유튜브’ 등에 소개해 일반 국민들과의 소통과 대중적 확산 노력을 시도하고자 한다.

언급했듯 포럼의 3대 분과 중 하나가 ‘수소경제분과’이다. 지난해 이 그룹을 통해 수소산업계의 염원인 ‘수소산업촉진법(가칭)’ 법안 마련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관심이 높다. 현재까지의 활동내용과 향후 입법 계획을 밝혀 달라.

지금은 에너지분야 서적 중 고전이라고 할 만한 제레미 리프킨의 ‘수소혁명’을 읽은 지가 한참 지났다. 수소혁명은 엔트로피와 함께 에너지분야에 있어 제레미 리프킨의 수작이라고 할 만하다. 제레미 리프킨이 책에서 주장한 바를 적극 공감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와 함께 수소에너지 역시 미래에너지원으로서 기술개발과 확대를 꾀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월간수소경제가 수소산업촉진법을 수소산업계의 염원이라고 표현했는데 그 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것은 수소에너지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소에너지는 수소산업계뿐만 아니라 향후 수소사회를 이끌 핵심이다. 수소산업촉진법은 바로 그 시대를 견인할 것이며 수소에너지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얻기 위한 첫 걸음으로 봐 달라. 

이전에도 수소 관련법 논의가 시도된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연구기관에서 용역으로 수행하는 등 관심을 받았지만 발의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그린에너지로드맵을 제시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법적 토대가 없어 관련 정책이 쉽게 폐기된 바 있다.

19대 국회에서 활동하면서 수소에너지 확산과 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수소산업 진흥을 위한 수소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20대 국회에 들어와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 공동대표를 맡아 수행하면서 수소법이 단순히 나 하나의 생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수소에너지 관련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논의해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작년 3월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 수소경제토론회에서 ‘수소법 워킹그룹’을 제안했고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 법을 연구하게 된 것이다.

초기 논의 과정에서 워킹그룹의 활발한 연구활동을 위해 국회 내 공간을 제공하고 직접 참여해 생각을 적극 개진했다. 다만 일정부분 법 구성내용과 방향성이 정해진 이후에는 관련 업계 전문가에 진행을 맡겨 결과를 기다리다 워킹그룹 전체 과정에 참여한 법 전문가인 이종영 중앙대 교수로부터 최종안을 받았다.

현재 이 법안은 주무부처인 산업부와의 세부협의를 기다리고 있다. 큰 틀에서는 서로 이견이 없지만 세부 내용에서 일정 부분 상호 조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고 이후 입법 노력을 해 나갈 것이다.

법이 제정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예상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각기 다른 이해관계자의 협의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 것이다. 수소전기차가 비록 적은 대수지만 현재 도로를 달리고 있다. 또한 제조사의 광고 등을 통해 많은 국민들이 수소에너지를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는 여전히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 이를 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차량 제조사는 물론이고 수소산업계 역시 사회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안전을 강요하는 것보다 실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준정립과 체계적인 관리 노력도 필요하리라 본다.

월간수소경제가 수소에너지 전문저널인 만큼 이 부분에서 좀 더 노려해 주길 바란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량과 관련해 ‘가장 앞서 양산했지만 충전인프라 부족으로 일본에 밀리고 있다’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 국내 충전인프라의 조기 구축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그리고 국회 차원에서 도와 줄 방법은 없나

먼저 수소전기차를 언급하기 앞서 우리의 친환경차 인식이 아쉽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를 경쟁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전기차, 수소전기차 어느 한 쪽을 확대하면 다른 쪽이 몰락하는 인식이 대표적이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차량의 특성에 맞춰 보급 확산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수소전기차 보급을 말할 때 충전인프라가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차량이 보급되기 위해서는 당연하지만 이 역시 닭과 계란으로 표현돼 누가 먼저냐의 이견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제조사는 차량개발과 양산에 공을 들여야 하고 정부는 차량 보급 초기 충전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 문제는 충전소 1기 구축에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된다. 이런 특성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충전소를 구축하라고만 할 수는 없다.

운행량이 많고 상징성도 높은 경부고속도로 상하행선에 먼저 수소충전소를 구축해야 한다. 이후 지역적 특성과 인구 정도를 감안해 구축지도를 그리고 실행에 나서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 바뀌지 않고 느려도 꾸준히 걸어가는 것이다. 지난날의 그린에너지 로드맵을 기억해 보자. 계획을 거창하게 세운다고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한 걸음이라도 흔들리지 않고 가는 게 중요하다.

수소 및 연료전지 산업에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다. 이들 산업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그리고 향후 수소경제시대를 대비해 산업계와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나

자연으로부터 얻는 에너지 즉 바람과 태양으로 대표되는 재생에너지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아이슬란드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당시 보았던 지열에너지 역시 감동적이었다. 한 드로잉 작가가 아이슬란드 여행기를 썼는데 내용 중에 지열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일본에 획기적으로 적용하고 싶지만 인구수, 도심밀집도, 전기사용량 등을 비교할 때 옮겨 올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을 보았다. 나 역시 아이슬란드의 재생에너지 설비가 부러웠지만 국내 상황이 다른 만큼 우리와 맞는 재생에너지 설계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재생에너지가 어찌 할 수 없는 틈에 수소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이 증가하면 간헐성, 공급 불안정, 송전 설비 문제 등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에너지가 수소에너지다.

수소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기에 필요한 만큼 만들어 사용해야 하는데 연료전지에 공급하는 수소를 얻기 위해 현재 대부분 천연가스 개질을 통해 얻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결국 무엇을 통해 생산할 것인가의 문제, 또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생산이 경제성을 갖추기 전 시기(과도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것들을 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다시 말해 각 시기에 적용할 수소 소스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수소산업계의 기술개발 노력과 진정성 있는 논의 과정이 결국 정책을 움직일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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